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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제작기] 동아일보 <2019 양육비 계산기>
취재기제작기 | 등록일 : 2020-03-02

사회는 출산을 강요하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이를 감성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데 과연 얼마나 많은 돈이 들까. 동아일보 인터랙티브 사이트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기>는 매우 중요하지만 누구도 답해주지 않았던 이 질문의 답을 이용자가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해 큰 반향을 일궈냈다. 편집자 주

 

 

젊은이들이 결혼을 안 하고, 설령 한다 해도 자녀를 갖지 않는다는 말이 더 이상 새삼스럽지 않게 됐다. 팍팍한 시대에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것, 짐작할 만한 이유다.

궁금했다. 과연 그 부담이 얼마나 되는지, 막연한 짐작에서 벗어나 실제 금액을 알아보고 싶었다. 결혼했든 안 했든, 아이가 있든 없든 많이들 궁금해할 것 같았다. 결혼이나 출산이야말로 삶의 어느 단계에 이르면 할지 말지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 경제적 부담도 의사결정의 중요한 근거이기에 유용하겠다 싶었다.

물론 아이 한 명 키우는 데 총 얼마 든다는 보도가 간간이 있긴 했다. 하지만 평균치였다. 양육비는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달라진다. 소득 수준, 맞벌이 여부, 키우고 싶은 방식(혹은 교육 방식)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처한 환경과 나의 양육 방식을 감안한 나의 양육비는 얼마인가.

동아일보 인터랙티브 사이트인 <대한민국 양육비계산기: 요람에서 대학까지(baby.donga.com)>는 이런 고민에서 탄생했다. 지난해 10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이해 공개한 뒤 올 초 조회수가 200만 건을 돌파했다. 2년여 전 경쟁사가 만든 의회 관련 인터랙티브 사이트 조회수가 100만 건으로 화제였던 점에 비춰보면 꽤 고무적인 성과다.

양육비 계산기는 전국구 육아카페나 각 지역의 육아 카페는 물론 직장인카페, 재테크카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폭넓게 공유됐다. 이용자들은 블로그나 유튜브, 트위치1) 등을 통해 양육비 계산기를 직접 해보는 과정 등을 자발적으로 제작해 올려 사이트가 활발하게 재()공유됐다. 양육비 계산기 제작 과정과 여기서 얻은 교훈을 소개한다(이 글은 양육비 계산기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우버 게임 <출처 - 우버 게임 페이지 갈무리>

 

양육비 지출의 파고FT 우버 게임에서 착안

 

구상 단계에서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랙티브 사이트인 우버 게임(The Uber Game)’2)에서 착안했다. 긱경제3)부상했던 2017년에 사이트 방문자가 공유자동차 회사인 우버 운전사임을 가정하고 하루를 보내는 방식이다. 현재 재정 상황을 선택하고 어떤 손님을 태울 것인지 단계별로 답하면 그날 번 택시비가 총 얼마인지 나온다. 게임 형식의 인터랙티브 사이트로, 이용자가 우버 운전사가 돼 하루를 체험하는 것이다. 임신·출산·양육도 비슷한 흐름으로 접근하면 되겠다 싶었다. 나 자신도 임신·출산·양육 과정을 겪으며 예상치 못한 지출에 당황스러울 때가 많았다. ‘애 키우는 데 돈 좀 들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구체적으로 이러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러이러한 항목에 지출하리라는 것을 따져본 적은 없었다. 그때그때 맞부딪히면서 해결(?)했을 뿐이었다. 예컨대 출산 준비를 하면서 인터넷 카페나 포털 등에서 출산 준비물 리스트를 접하는데, 엑셀 파일에 빼곡하게 정리된 준비물 100여 개를 보면 그야말로 압도당한다. ‘압도적이란 영어 단어 ‘over-whelming’이 딱 들어맞는다(지나고 보니 모두 필요한 건 아닌데도 이에 맞춰 준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산후조리원도 마찬가지다. ‘평타수준으로 할지, 일생일대 한 번일 수 있는 산후조리를 최고로 할지 선택의 폭은 넓다. 조리원 비용은 350만 원(서울시 평균)일 수도, 1,000만 원 이상일 수도 있다. 심지어 조리원 입소가 끝이 아니다. 붓기 빼고 회복을 빨리한다는 명목으로 회당 10만 원 안팎의 산후 마사지를받으면 200만 원 안팎이 추가된다.

출산 비용도 병실이 1인실과 2인 이상 다인실인지에 따라 비용이 100만 원대 중반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태교 여행을 가거나 태아 보험을 들기도 한다(보장만기를 30세까지로 할지 100세까지로 할지 선택해야 한다). 임신 30개월 전후로 만삭사진을 찍으러 스튜디오에 갔다가 100만 원 넘는 아이 백일과 돌잔치 사진 패키지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2의 결혼식으로도 불리는 돌잔치는 연회장에서 할지 식당에서 할지, 사진 촬영팀을 부를지, 의상·돌상을 대여할지 등등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

맞벌이 부부라면 경제적 부담이 확 뛰어오른다. 아이 돌봄 비용이다. 출퇴근 도우미는 월 170만 원, 입주 도우미는 월 200만 원을 드리는데, 도우미가 한국인이라면 더 드린다. 아이 키우는 회사원들 사이에서 내 통장은 모래사장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나오는 이유다. 월급이 통장에 잠깐 스쳐 들어온 뒤 다시 나간다는 뜻이다. 여기에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에 보내면 월 100만 원 안팎의 비용이 더 들고.

양육비 계산기는 이런 과정을 녹여 내고 싶었다. 마침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획취재 지원사업 공모 공고가 나왔고, 디지털 스토리텔링 보도 분야에 지원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디자인 겸 개발작업을 조현익 스튜디오 하프-보틀 대표와 협업했다. 편집국에서도 황규인 디지털뉴스팀 기자와 강은지 정책사회부 기자, 김형민 경제부 기자가 합류했다. 기자들은 모두 양육자였지만 미혼에 자녀가없는 조현익 대표 의견도 때때로 반영해 균형을 맞추려 했다.

 

() 아닌 데이터로 접근

 

결괏값이 나오는 인터랙티브 사이트 제작은 본보로서는 처음 하는 작업이어서 일단 되게 하자(get things done)’는 생각으로 임했다. 선 비용 추산의 프레임을 어떻게 짤지가 관건이었다. 우리는 관련 보고서를 샅샅이 읽었다. 일선 기자 시절, 공들인 정부 용역 보고서들이 적지 않은데 신문 지면에 깊이 있게 소개하기엔 한계가 있어 아쉬웠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야말로 이런 보고서를 활용하기에 제격이었다. 도처에 널린 데이터를 취합해 독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취합하고 가공하고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기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 생각했다. ()에 의존하지 않고 철저하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예컨대 임신부터 언제까지의 비용을 양육비로 책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대한민국 부모의 59.2%가 자녀를 대학 졸업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답한 데 착안해 대학 졸업까지의 비용을 산출했다. 사이트 부제를 요람에서 대학까지로 정한 것도이에 근거했다.

또 양육비 계산기 사이트 초반에 소득을 입력하게 했는데, 이를 생활비 책정의 근거로 삼았다.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소득이 커질수록 양육비도 많아지는 특징을 지닌다. 식비는 소득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비용 상승세가 매우 완만해지지만, 양육비는 다르다. 소득이 높을수록 대체로 자식에게 더 많이 투자하는 경향에서 비롯된 듯하다. 양육비 주요 항목은 서울시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민간 연구소 등 주요 보고서나 각종 통계에서 끌어왔다. 읽은 보고서 분량을 나중에 계산해보니 도합 5,004. 특정 양육비 항목을 물으면 바로 무슨 보고서의 어디에 있다는 답을 내놓는 팀원이 있을 정도로 숫자를 많이 들여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없는 데이터도 있었다. 이를 구해내는 것 또한 기자들의 몫으로, 게스티메이션(guesstimation)4)을 거쳐야 했다. 합리적인 가설과 논리(logic)를 세우고 관련 데이터를 입력해 추정했다. 대표적으로 생활비는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조사를 기반으로 작업했다. 아이가 없는 부부가 아이를 출산했을 때 늘어나는 비용을 근거로 소득별 추가 양육비를 산출할 수 있었다. 도우미 비용이나 출산준비물 가격 등 통계에 안 잡히는 데이터들은 아이 키우는 가구를 일일이 취재해 평균값을 구했다. 이 지점이 저널리즘 기반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이 지닌 강점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구할 수 없었던 항목은 서브(sub) 페이지에서 보완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남편 역을 맡았던 배우 공유의 대사 , 애 하나 생긴다고 크게 달라지겠어라는 짤막한 대사를 끌어와 팩트체크를 했다. <통계로 보는 임신 출산 양육>이라는 페이지5) <행복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 어떤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아이 있는 여성은 아이 있는 남성보다, 또 아이 없는 여성보다 더 오래 집안일에 매달리고 개인 여가도 줄어든다는 점 등 통계적으로 환산이 힘든 시간과 노동의 양을 보여줬다.

 

 

1. 양육비 계산기 첫 화면 동아일보

2. 양육비 계산기 서브 페이지 동아일보

 

 

긴 여정, 지루하지 않게 스토리텔링

 

수많은 데이터를 확보한 뒤에도 고민되는 지점이 곳곳에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 대학 졸업할 때까지의 기간은 20년이 넘는다. 항목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이트에서 클릭 횟수가 많아지면 이용자 이탈률이 높아질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여줘 현실성을 살리면서도 단순화하는 게 중요했다. ‘단순구체는 상충되는 개념이지만, 관련 항목을 패키지로 묶는 방식을 택했다. 출산준비물의 경우 많게는 100가지가 넘는데, 소비 성향에 따라 가짓수가 다를 것으로 가정했다. 따라서 이를 기본 중의 기본만-실속형 남들 하는 만큼만-절충형 우리 아이, 뭐든 최고로-고급형으로 나눠 각 패키지별 물품을 나열해 선택하게끔 했다. 스토리라인은 단계별로 나눠서 중간에 쉬어가도록 했다. 임신~출산 출산 이후~1세 이후~유치원 ···대학으로 나눠서 중간마다 정산 결과를 보여줬다.

위트도 담았다. 어린이집 입소는 부모들에게 중차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어린이집 사고가 잊을 만하면 터지기도 해서 그나마 믿고 맡길 만한 곳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대체로 입소가 힘들다. 이를 당신은 운이 좋으십니까라는 생뚱맞은 질문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문제의식도 녹이려 했다. 일부 부모 사이에서는 아이가 이때쯤 되면 으레 해야 한다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돌 전후로 전집을 구매하는 것. 많게는 80만 원 가까이 되는 교재를 사고, 이도 모자라 방문 교사를 월 5만 원 안팎에 모시기도 한다. 이에 대한 질문으로 우리 아이 천재성을 길러줘야겠습니다로 시작했다.

긴 과정을 마치고 미션 완료라는 완결된 경험을 주기 위해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아이를 낳겠느냐고. 여기에 정답은 없다. 의사 결정의 근거를 준 뒤, 생각해볼 거리를 주기 위함이다.

 

소셜미디어, 인터넷 카페 통해 확산

 

팀원들이 헌신적으로 작업한 덕에 양육비 계산기를 예정일에 맞춰 공개할 수 있었다. 신문 기사도 상··하 시리즈로 병행했다. 사이트 조회수는 초반에 평이했다가 12월 들어 급증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을 타고 확산된 덕택이었다. 이번 작업에서 얻은 교훈을 공유한다.

 

1. ‘재미·유용·의미라는 키워드

독자들은 의미 있거나 유용하거나 재미있는 콘텐츠에 반응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양육비 계산기를 실제 눌러보면서 단계별로 나온 결과치를 캡처해서 이미지로 첨부하고, 시뮬레이션 영상을 제작하고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매스미디어 시대에서 마이크로미디어 시대로서 접어들면서 본인의 플랫폼도 하나의 소통 수단으로 쓰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자신과 관련된 것이면 더 관심을 갖고 사이트에서 경험한 결과를 공유했다. 덕분에 참여를 통한 관여자발적인 공유재확산이라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실제로 단톡방이나 친구 카톡을 통해 해봤다는 사람이 꽤 많았고 전국구 맘카페나 지역 맘카페는 물론 직장인 카페, 재테크 카페 등 곳곳에 소개 글이 올랐다. 양육비 계산기 마지막 항목의 아이를 낳겠다’, ‘안 낳겠다투표창을 만들어 결과를 실시간으로 보여준 이용자까지 있었다.

한때 출판업계에서 책의 발견성(Discoverability)6)이라는 단어가 화두였다. 수많은 책들이 쏟아지는 시대에 독자들에게 어떻게 발견되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서점, 도서관, 언론사를 통해 독자와의 접점을 만들었던 기존 방식이 통하지 않게 됨에 따른 것이다. 미디어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결국 새로운 연결(Connectivity)을 통해 발견성을 높이는 전략인데, 지난해 공개한 양육비 계산기도 이런 연결 덕분에 올해까지 이용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양육비 계산기 지면 기사 ©동아일보

 

2. 서비스 저널리즘의 가능성

이용자 반응의 면면도 흥미로웠다. 우선 미래 대비형. “재미로 했다가 경제관념을 갖고 수입과 소비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절약과 재테크를 생활화하고 회사도 열심히 다녀야겠다등이다. 현실 자각형은 웃긴데 현타 온다”, “실제 키워보면 이보다 많이 나온다등의 반응을, 출산 부담형은 크툴루가 인천 앞바다에 올라와도 이것보단 덜 무서울 듯”, “아이 낳기 겁난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보은(報恩) 다짐형은 나를 키워준 부모님에게 감사해야겠다(혹은 미안해진다)”, “엄마한테 양육비 계산기 보냈더니(그간 들인 양육비) 내라고 한다등으로 반응했다.

이 중 실제 도움을 받았다는 반응은 기획자로서 보람됐다.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기는 숫자를 통해 육아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유용한 서비스입니다. 양육비를 수치로 알아야 준비를 하든 또 다른 의사 결정을 하든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자녀 계획에 대해 고민하는 부부나 연인들에게 꽤 도움 될 것 같습니다. 매년 업데이트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바로 여기서 서비스 저널리즘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독자들의 선택을 돕고 나아가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정보가 도처에 있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사와 독자가 필요로 하는 기사 사이에 간극이 있을 때도 있다. 정보 과잉의 시대에 탐색 비용이 들고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정보를 찾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7)

실제로 아이가 없는 부부가 시뮬레이션을 여러 번 함께 돌려보며 각 항목의 주제를 놓고 서로의 양육 철학을 논의했다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면 보람됐다. 양육비 계산기 자체는 비용을 알아보는 형태를 띠었지만, 사이트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의사 결정에도 도움을 줬으리라 생각한다.

디지털 전략에서 단연 앞서나가는 뉴욕타임스는 독자가 더 나은 삶을 살게 한다는 것을 표방하는 <스마터 리빙(Smarter Living)>이라는 코너를 운영한다. 예컨대 은퇴 자금을 마련하는 법, 자전거 투어를 하는 법, 이혼하지 않는 법,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법등을 3,000~4,000자로 심도 있게 소개한다. 이런 서비스 저널리즘은 새로운 독자와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양육비 계산기의 착안점이 된 FT의 우버 게임 이용자도 기존 FT 구독자는 10% 미만이었던 반면 비()구독자가 90%에 이르렀다.8) 양육비 계산기 역시 20~40대가 많이 쓰는 플랫폼에서 공유가 활발해 새로운 독자층에 소구했다는 의미가 있다. 전통적인 신문 독자층과는 다소 다르다.

 

3. 인터랙티브 공식이란 없다포장보다는 본질

미디어 환경의 발달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기반으로 디지털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를 벌이는 시도도 이어지면서 인터랙티브 사이트에도 관련 기술을 구현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수도 있다. 양육비 계산기는 사실 하이테크(high-tech)라기보다 로테크(low-tech)에 가까운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갖가지 경우의 수에 따른 연산 과정을 코딩해야 해서 논리(logic)를 정확히 이해해야만 할 수 있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방대한 데이터를 담아야 했기에 화려한 그래픽이나 현란한 기술을 내세우기보다는 본질에 충실하려 했다.

내용이 많은 만큼 디자인적인 요소는 최대한 단순하게 했다. 20~40대 타깃에 맞춰 레트로 분위기를 내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인 도스(DOS)를 떠올리게 하는 폰트를 썼다. 또 아기부터 어린이 성인이 되는 과정을 형상화했고, 양육비 결괏값은 영수증 형식으로 디자인해 보여줬다.

또한 모바일 시대엔 짧은 형태의 기사만 읽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잘 만들어진 롱폼(long form) 기사가 반향이 큰데, 인터랙티브 콘텐츠도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길어도 사람들은 본인에게 의미있거나 재미있으면 기꺼이 시간을 들여 체험했다.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기는 베타 버전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새로운 형식으로 구현하는 시도를 하면서 배운 점이 더 많다. 개인적으로는 양육비 계산기를 하다가 아이 주()양육자를 묻는 복직이냐, 퇴사냐, 기로에 선 당신! 아이를 어떻게 키우실 건가요가 너무 마음 아팠다고 말했던 이용자가 기억에 남는다. 아이 양육을 위해 퇴사한 친구도 있고, 퇴사 고민을 하는 친구와 눈물 흘린 적도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를 낳을지 말지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이고, 정답은 없다. 전업 부모가 될지, 복직할지도 선택의 문제다. 하지만 아이 맡기는 비용과 월급을 따져 봤을 때 어쩔 수 없이 전업으로 돌아서고 정작 아이가 커서 취직에 나서면 경력 단절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꽤 있다. 아이를 맡기고 복직해도, 그 마음은 간단치 않다. 프랑스 워킹맘 친구가 육아를 부담 없이 병행하는 걸 보고 한국 부모들과 다르다 여겼던 기억이 난다. 프랑스에서는 아이가 만 18세가 될 때까지 오전 8시 반부터 실비만 부담하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개인이 누군가의 노동력을 거금을 들여 사거나 친인척에 신세를 져야 가능한 일이다. 이런 양육 여건이 차츰 개선되길 희망한다.

 

 

 

 

 

 

 

1) 아마존이 운영하는 생방송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전 세계 생방송 시청시간 1(73%·2019년 기준)로 유튜브(21%)를 앞선다. 게임 분야 위주였다가 정치·사회·스포츠·음악·영화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2) https://ig.ft.com/uber-game/

3) gig economy, 임시직이나 프리랜서가 주를 이루는 경제 구조.

4) ‘추측하다라는 뜻의 ‘guess'와 추정하다는 뜻의 ‘estimation’을 합친 단어. 대개 특정 주제를 추정해 수치화할 때 사용한다.

5) http://baby.donga.com/2019-10-10-born-and-raise-receipt/02_statistics

6) Laura Fredericks,

7) 김영주·정재민·강석, 서비스 저널리즘과 언론사 수익 다변화, 한국언론진흥재단, 2017.

8) Robin Kwong, , iDocs,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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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 : 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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