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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영저널리즘스쿨
미디어포럼 | 등록일 : 2020-04-01

프런티어저널리즘스쿨2007년 국내 최초의 저널리즘 스쿨로 문을 열었다. 퀄리티 저널리즘을 교육해 한국 저널리즘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저널리스트를 키우는 곳. 올해부터 이름을 바꾸고 한국 언론에 더 큰 희망의 숨결을 불어넣을 이곳의 내력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윤세영저널리즘스쿨 입구 <출처 - 이화여대 제공>

 

 

국내 첫 실무형 저널리즘 교육기관으로 꼽히는 프런티어저널리즘스쿨(FJS, 윤세영저널리즘스쿨의 전신)이 생긴 것은 지난 20075월이다. 그때 FJS를 설립해 지금까지 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재경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사회운동차원에서 저널리즘스쿨 설립을 구상했다고 한다. 그는 이 땅에도 언론에 헌신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실무형 저널리즘스쿨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FJS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방송기자 출신 언론학 교수로서 세계 최초최고 저널리즘스쿨로 꼽히는 미국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 같은 모델을 떠올렸다고 한다. 이에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예비언론인교육과정을 지도해왔던 송상근 당시 동아일보 오피니언팀 차장, 중앙일보에서 신입 기자 교육을 오랫동안 맡았던 이규연 JTBC 국장, 조선일보 기자 출신의 박재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등이 의기투합해 윤세영저널리즘스쿨이 시작됐다.

탐사보도 전문가인 이규연 국장은 JTBC 초대 보도국장을 거쳐, JTBC의 간판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스포트라이트>의 진행자 겸 탐사기획국장을 맡고 있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과 임흥식 MBC C&I 사장도 MBC 재직 당시 이곳에서 강의했다.

사회운동으로 시작한 저널리즘스쿨이라 교수진의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도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학부 때 한 번은 읽어봤을 저널리즘의 기본원칙(빌 코바치톰 로젠스틸 공저)부터 다시 배운다. 챕터별로 쪽지 시험을 보는 탓에 매년 원성이 자자하다. 1기 졸업생인 필자의 집에도 이 책 두 권이 있다. 이재경 교수는 또 14년째 글로벌 스탠다드과목을 가르친다. 자신의 제자들이 기본 원칙에 충실하고, 뉴욕타임스나 BBC 같은 세계 유수 신문·방송의 언론인들과 경쟁하는 날을 손꼽아왔을 것이다.

 

 

윤세영저널리즘스쿨이 자리한 이화여대 대학원 별관 <출처 - 이화여대 제공>

 

 

실무 접목한 교육으로 언론인 347명 배출해

 

그동안 윤세영저널리즘스쿨을 졸업한 뒤 현업에 진출한 언론인은 347(중복 합격 포함)으로 집계된다. 기자가 293, PD54명이다. 이들 졸업생은 언론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중 하누리 KBS 기자(3)2016년에, 노유진 SBS 기자(6)2020년에 한국기자협회의 한국기자상을 받았다. 여현교 채널A 기자(11)2020년 올해의 여기자상을 받았다. PD 중에서는 이관원 SBS PD(4)가 한국PD협회 이달의 PD상을 2회 받았다.

윤세영저널리즘스쿨을 거쳐 간 현직 언론인들은 실무와 접목한 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염혜원 YTN 기자(1)윤세영저널리즘스쿨 재학 시절 꾸준히 연습했던 기사 작성과 취재 실무는 정치부 기자로 일하는 지금도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향신문 신입 기자 공채에 합격한 윤기은(13) 씨는 기사 작성 수업에서 반복적으로 첨삭 지도를 받으면서 역피라미드를 비롯한 다양한 스타일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다면서 수습을 시작한 후에도 기본기를 잘 닦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윤세영저널리즘스쿨은 다양한 전·현직 언론인들을 초빙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통찰력을 얻을 수 있도록 이끈다. 2019년에도 다양한 신문과 방송 등의 전현직 언론인을 초대해 강의를 듣고 토론할 시간을 가졌다. 또 최근에는 주요 언론사 계열사 대표 출신의 전직 언론인을 초빙해 모의 면접을 진행하기도 했다. CEO를 역임한 대선배의 날카로운 질문에 학생들이 허를 찔렸다는 후문이다.

윤세영저널리즘스쿨에서는 또 기사 작성 교육과 실습에도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6개월짜리 수습 교육에는 준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곧잘 쓴다는 평을 받을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동안 고참 언론인 출신 교수진이 기사 작성 수업을 맡아 왔다. 올해부터는 한국여기자협회장을 역임한 정성희 동아일보 미디어연구소장이 영입돼 기사실습기초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또 윤세영저널리즘스쿨 학생들은 학생 신분인 동시에 스쿨 산하 인터넷 매체 스토리오브서울(Story of Seoul)의 기자를 겸하고 있다. 스토리오브서울의 편집장은 동아일보 출신인 송상근 특임교수가 직접 맡고 있다. 기존 매체에서 볼 수 없는 학생기자만의 신선한 시각과 현장성을 강조한 기사가 특징이다. 기사량은 많지 않으나, 기사 한 줄 한 줄에 학생들의 정직한 취재와 열의를 담도록 지도하고 있다.

윤세영저널리즘스쿨의 교수들은 교육자이기 이전에 언론인들이다. 수업 시간에 교수와 학생이 아닌, 선후배 언론인으로서 느끼는 바에 대한 허심탄회한 토론 과정도 적지 않다. 송 교수가 현역 시절 쓴 칼럼 중에는 요즘 수업 시간에 논의할 법한 주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자는 육하원칙대로 기사를 쓰도록 교육받고 훈련받았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 이 여섯 가지가 내용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만든다고 선배들에게 들었고, 후배들에게 강조했다. 하지만 공익을 위해, 취재원을 위해 드러내지 않아야 할 부분도 있다고 본다.” ‘한국 코로나19 환자 TMI(too much information) 논란을 다룬 외신 보도를 떠올린 것은 비단 필자 한 명만이 아닐 것이다.

 

 

YJS에 새로 꾸린 다목적 강의실 <출처 - 이화여대 제공>

 

 

최근 스토리오브서울 기자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다양한 르포와 심층 취재를 하는 중이다. 마스크 대란 속에 이마트 트레이더스 매장에서 실제로 줄을 서고 또 구매 직전 커트를 당해본 생생한 경험을 담은 기사, 고향에 가려는 대학생이 직접 체험한 서울역 르포, 토익이 연기돼 발을 동동 구르는 취업준비생들의 애환까지. 학생기자만이 쓸 수 있는 생생한 기사들이 많다. 평소 같으면 스토리오브서울에 기사를 주 1회 올리지만, 코로나19의 심각성과 취재의 긴박감을 학생이 느끼게 하려고 송 교수는 228일부터 매일 1~3건을 게재한다.

대사관 탐방 시리즈 역시 학생들의 노력으로 진행하는 코너다. 국제부 기자로서 국내에 있는 외교 공관을 관통하는 시리즈를 하고 싶은 욕심은 있다. 하지만 매일 출근하면 많은 현안과 쏟아지는 외신 속에 파묻혀, 주한 공관에 대해 제대로 눈길을 주지 못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필자 역시 가셈 솔레이마니(Qasem Soleimani)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폭사 이후 주한이란대사관을 방문해 본 것을 제외하고는 대사관 근처에도 갈 여유가 없었다. 스토리오브서울에서 학생 겸 기자인 후배들이 주한 대사들을 연속으로 인터뷰하는 시리즈를 쓰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그 시도에 박수를 보내고 싶기도 하다. 기성 기자들이 놓치고 있는 외교 포인트를 제시하는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한다.

 

SBS윤세영 재단 지원으로 전원 전액 장학

 

2014년 윤세영저널리즘스쿨은 파격적으로 전체 입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의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미디어 빅뱅 시대에 우리 미디어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길잡이를 육성하겠다는 취지에 SBS문화재단이 지원하게 됐다고 한다. 스쿨에 필요한 연간 운영비 전액을 충당할 수 있어, 윤세영저널리즘스쿨은 학생 모두를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하게 됐다. 또한 SBS문화재단과의 협업이 시작되면서 조욱희 SBS 시사교양 CP를 강사로 영입할 수 있었다. 또 매년 윤세영저널리즘스쿨에서는 10명 안팎의 ‘PD을 추가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윤세영저널리즘스쿨은 311일 새로운 도전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서암 윤세영 재단이 2020년부터 10년간 해마다 5억 원씩, 50억 원을 이화여대에 기부하면서, 저널리즘스쿨 교육프로그램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그동안 윤세영저널리즘스쿨의 기자 및 프로듀서 양성 과정을 지켜본 후원자인 윤세영 SBS미디어그룹 명예회장이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로 결심하고 김혜숙 이화여대 총장과 합의한 결과다. 우선 이름을 프런티어저널리즘스쿨(FJS)에서 윤세영저널리즘스쿨(YJS)로 바꿨다. 비학위 실무 과정의 틀은 유지하되, 스쿨의 학내 소속도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산하 저널리즘교육원으로 바꾸고 커리큘럼도 1년에서 2년 과정으로 늘렸다. 이화여대 측은 대학원 별관 건물을 10년간 YJS 고정 교육 공간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인물의 이름을 딴 교육기관이 생긴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비슷한 예가 꽤 있다. 하버드대 케네디공공정책대학원이나 시카고대 해리스공공정책대학원이 그렇다. 언론학계에서는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에 있는 설즈버거 이그제큐티브 리더십 프로그램(The Sulzberger Executive Leadership Program)’이 대표적이다. 아서 옥스 설즈버거(Arthur Ochs Sulzberger) 전 뉴욕타임스 회장이 80세 생일을 맞아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에 400만 달러(487,800만 원)를 기부하면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언론사 경영진이나 차세대 리더를 대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뉴욕시립대 역시 저널리즘스쿨에 200만 달러(244,000만 원)를 기부한 인터넷 사업가 크레이그 뉴마크(Craig Newmark)의 이름을 붙였다.

YJS가 출범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공간이다. 이화여대 대학원 별관건물을 스쿨에서 사용하게 됐다. 건물 내부는 올해 1~2월 전체 개보수를 했다. 학생들은 스쿨 내에서 다양한 수업과 실습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학생 전용 라운지에서 삼삼오오 스터디그룹을 꾸려 공부할 수 있다. 글을 돌려보는 일이 많은 예비 언론인들의 편의를 위해 스쿨 전용 컴퓨터와 복합기도 비치된다.

데이터 저널리즘 등 컴퓨팅 기반의 저널리즘 교육도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데이터 저널리즘과 구독자 수익 모델이 저널리즘의 대안으로 주목받았지만, 언론인 양성 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시키기에 여건이 부족했다. 당장 한국어능력시험 등 각종 시험이 산적한 데다, 공채 대비 논술과 작문 공부에 열중한다는 핑계로 새 트렌드 교육에 대해서는 소홀히 했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제대로 교육하기 위한 여건도 부족했다. 이번 지원으로 데이터 저널리즘과 더불어 탐사보도에 관한 교육과정을 추가한다.

올해 들어 YJS 첫 입학생인 1(통산 14) 학생들도 53명 입학했다. 기자 지망생이 38, PD 지망생이 15명이다. 입학 과정은 크게 투 트랙이다. 서류 전형 위주의 선발로 기사 기초를 강조하는 프렙스쿨(예비과정)을 거쳐서 들어오거나, 서류와 논술, 면접을 거쳐서 입학하는 정시선발 등 두 가지 전형이 있다. 프렙스쿨은 경쟁률이 11.81, 정시선발 전형은 경쟁률이 8.71이었다. 남학생도 입학할 수 있지만 여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다.

 

예비 언론인 넘어 기성 언론인 교육도

 

YJS는 앞으로 기성 언론인 교육으로 그 활동 대상을 확대한다. 졸업생들이 현업에서 필요한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 트렌드를 익혀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끈다는 취지지만, 꼭 졸업생으로 대상을 한정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확한 방향은 교수진의 논의에 따라 정해지겠지만, 예상되는 모델은 현직 언론인을 대상으로 집체교육과 해외 연구, 원격 멘토링, 개별 프로젝트 등을 혼합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직 언론인들이 몇 주 동안의 집체교육을 통해 최신 동향과 이론트렌드스킬 등을 배우고, 개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교수진과 일대일 멘토링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또 서암 윤세영 재단은 함께 수준 높은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기자와 시사교양 PD를 대상으로 한 해외연구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이다.

YJS는 또 좋은저널리즘연구회와 함께 퀄리티 저널리즘 연구도 진행한다. 좋은저널리즘연구회는 기자 경험이 풍부한 저널리즘 교수들이 4년 전부터 모여 정파 저널리즘에 묻혀 헤어나지 못하는 한국 언론의 현실 극복을 위한 대안을 찾아온 학술 단체다. 이재경 교수는 한국 사회가 선진화하려면 퀄리티 저널리즘이 실천돼야 한다면서 현장에서 실천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 가는 분명히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연구할 만한 좋은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것은 현업에 진출한 제자들의 과제이기도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3월 한 달 동안 YJS도 온라인 교육 위주로 강의가 진행됐다. 국내 많은 대학은 물론, 해외 대학들에서도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 교육과 웨비나(Webinar,온라인 세미나)가 대중화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미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에서도 일부 과정은 노션(notion) 같은 게시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과제물을 걷고,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한 영상 수업으로 강의가 대체됐다. 발표 수업 역시 노션에 파워포인트 자료를 올려두고 줌을 통해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교수와 학생이 만나서 진행하는 대면 수업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우리는 모바일 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진행하는 저널리즘 교육 환경으로 성큼 다가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대회의실 <출처 - 이화여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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