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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같은 호기를 겨냥했던 이들에게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은 되려 많은 것을 잃은 해로 기억될 것이다. 경제를 비롯한 모든 활동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만큼이나 멀어지고 위축됐다. 직격탄을 맞은 광고 시장 역시 코로나19 이전과 그 이후는 많이 다를 것이다. 올 하반기, 광고 시장은 위기가 떠난 자리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경기를 예측하는 전문가들과 광고인들은 짝수 해를 반겨 맞는다. 국제적인 메가 스포츠 이벤트인 동·하계 올림픽, 또는 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이다. 시청자는 거실 소파에서 편안하게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의 금메달급 플레이를 볼 수 있는 시간이고, 광고주는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신제품과 브랜드를 손쉽게 알릴 수 있는 최적의 미디어 타이밍이 된다. 짝수 해인 올해 2020년 7월 24일은 도쿄올림픽이 예정돼 있었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4월 15일 국회의원을 뽑는 21대 총선이 열리는 해다. 이 호기를 올림픽 스폰서 같은 글로벌 광고주를 비롯해서 국내 치킨 브랜드까지 수년간 손꼽아 기다려 왔음은 분명하다.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새봄과 함께 적극적인 광고로 소비자의 눈과 귀를 끌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준비했을 것이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였다. 동일본 쓰나미와 원전 사고 이후 구겨진 일본의 국가 브랜드를 끌어올려 심혈을 기울여온 아베의 꿈은 2021년 여름으로 미뤄졌다. 쿠베르탱의 근대 올림픽 이후 전쟁으로 개최가 취소된 것을 제외하고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1년 연기돼 열린다. 2021년에 개최할 도쿄올림픽의 흥행도 아직은 장담하기 어렵다. [그림 1]은 일본의 한 네티즌이 만든 것으로 도쿄올림픽 엠블럼의 연도를 2021로 바꾸고 그 위에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도장을 찍은 것이다. 이 이미지가 보여주듯 최악은 피했지만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과 복잡한 문제들이 여전히 남았다.

[그림 1] 도쿄올림픽 엠블럼 패러디
<출처 –https://twitter.com/osamukosaki/status/1242384853670096897>;
[그림 2] 코로나 맥주의 탄산수 론칭 광고
<출처 - 코로나USA 트위터(Twitter/@coronaextrausa) 갈무리>
그 이유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 코로나19 때문이다.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도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후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전 지구적 대유행(pandemic)으로 확대됐다. 공교롭게도 [그림 2]의 코로나 탄산수 광고 카피처럼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 코로나19가 모든 대륙에 상륙했다. 이 광고는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입 맥주인 코로나(Corona)의 미국 판매를 담당하는 콘스텔레이션브랜즈(Constellation Brands)사가 2019년 말 실제로 집행한 광고다. 코로나 맥주가 만든 탄산수의 출시를 북미 시장에 알렸는데, 아이러니하게 탄산수와 함께 코로나19도 상륙한 것이다. 이 광고를 내놓은 직후부터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돼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까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감염 최소화를 위해 각국은 자발적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시행함으로써 민간의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 활동이 둔화돼 경기와 모든 경제지표를 급락시키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광고시장에서도 예외일 수 없었다.
전 세계적 위기 속 광고시장의 동향
3월 2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매월 광고경기를 전망하는 광고경기전망지수(KAI Korea Advertising Index)1)를 발표했다. 주요 조사내용은 광고비 집행의 전월 대비 4월 전망, 전년 동기 대비 4월 전망, 전월 대비 3월 동향이다. 또 매체별로 지상파TV 광고, 케이블TV 광고, 종합편성TV 광고, 라디오 광고, 신문 광고, 온라인·모바일 광고에 대해 광고주의 광고비 지불의사를 온라인과 전화로 조사한 결과이다. 전국 459개 주요 광고주를 대상으로 조사된 이 전망 지수에 따르면 111.1로 3월은 전월인 2월에 비해 광고시장의 강세가 전망되었다. 아직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광고시장에 반영되지 않은 결과겠지만 지상파TV와 신문, 온라인 모바일 등이 100을 넘겼다. [그림 3] 지수만 보면 라디오를 제외한 모든 매체의 광고비가 늘어날 것이란 해석에 봄철 광고시장의 훈풍이 기대됐다. 통상 3월은 개강과 새 학기를 여는 학교를 비롯해서 기업과 사회의 전반적인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한 해의 출발을 의미한다. 계절적인 요인과 함께 대형 광고주들의 적극적인 캠페인 전개로 광고비 규모가 전월과 비교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출처-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2020.3.2)>
그러나 이런 낙관적인 전망은 아쉽게도 1월 20일 첫 환자 발생과 대구·경북 지역 감염이 확산되면서 분위기가 급랭됐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시장의 전망은 더욱 불확실해질 우려가 제기됐다. 코로나19의 여파는 언론과 미디어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학이 미뤄지고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집에서의 지상파TV를 중심으로 뉴스와 프로그램 시청 등 미디어 소비는 전반적으로 늘어난 반면, 광고·협찬이 부진해지면서 경영 실적 하락으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코로나19의 경제적인 영향은 언론사의 광고와 협찬의 감소를 시작으로 체감되고 있다. 2월 신문사들은 예년의 80~90%로 그럭저럭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3월 이후 광고주들은 지출을 대폭 줄이고 있으며 방송사의 경우 예능과 드라마 제작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방송사의 경영 성과를 어둡게 하는 지표로 올해는 흑자 언론사가 하나도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최승영, 2020.3.11).

[그림 4] 슬로베니아 디자이너가 사회적 격리를 강조해 만든 글로벌 브랜드의 패러디 디자인
< 출처 - https://www.behance.net/gallery/93755381/Coronavirus-Logos>;
[그림 4]는 슬로베니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주어 토블잔(Jure Tovrljan)이 사회적 거리두기 현상과 연결해 재탄생시킨 글로벌 브랜드의 로고 마크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일부 글로벌 브랜드의 로고 마크도 패러디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한 스타벅스 로고부터 절반이 분리된 마스터카드, 올림픽 오륜이 나눠진 엠블럼까지 이색 로고들이 등장했다. 세계 경제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물론 이전의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의 위기가 밸류체인의 위기, 유동성의 위기, 금융위기로 커지면서 전 지구적 위기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침체된 경기를 일으키고 새봄을 힘차게 출발할 경제 주체들의 발목을 코로나19가 붙잡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시장 전망은 더욱 불확실해질 것이다. 코로나19 여파가 기업의 경영 활동을 비롯한 마케팅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광고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활동이 활발해야 할 봄 시즌이 시작됐음에도 위축된 모습이다. 함께 코로나19의 위기에서 벗어나자는 격려광고[그림 5]가 지면을 장식할 뿐 신제품의 출시와 새로운 캠페인들은 가급적 뒤로 미뤄지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광고비는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예측됐다. 외부 활동에 대한 제약이 생기면서 각종 행사와 이벤트 등이 취소됐다. 경기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면서 고객사들이 광고비 집행 규모를 줄이거나 연기할 가능성도 커졌다. 대표적인 글로벌 IT기업인 구글의 광고 매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초 목표보다 286억 달러(약 34조 8천억 원) 가량 줄어 1,275억 달러(약 155조 4천억 원)로 예상됐다. 디지털 광고시장도 크게 위축될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주요 광고 업종 중에서는 호텔과 관광, 항공뿐 아니라 오프라인 쇼핑과 자동차와 정유 등이 직접 영향을 받을 것이다. 타격을 받는 건 구글뿐만이 아니라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른 디지털 광고주들도 해당된다(김익현, 2020.3.26). 고성장을 이어온 구글 등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들은 광고 매출 감소란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코로나19는 고용시장에도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55%가 ‘현재의 경제 위기로 인한 고용불안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경제 위기로 인한 권고사직·희망퇴직을 목격하거나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라고 답한 직장인은 전체 응답자의 31%로, 고용불안이 막연한 불안감이 아닌 현실적 경험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업계별로 살펴보면 고용불안 응답이 가장 많은 업계는 여행(93%)과 항공(90%)이었다. 실제로 ‘권고사직 · 희망퇴직을 목격하거나 직접 경험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곳은 여행(56%), 영화(54%), 항공(51%), 조선(46%), 건설(44%), 스타트업(39%), 가구·인테리어(39%), 광고(39%), 방송(38%), 건축자재(38%) 업계였다(글로벌경제신문, 2020.3.27). 여행과 항공만큼은 아니지만 광고와 방송업계의 경우에도 39%의 직장인이 고용불안과 희망퇴직의 스트레스를 겪고 있음은 광고비 감소 경향과 무관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다행히 코로나19로 기업의 향후 마케팅 행보가 불투명한 가운데 4월 국회의원 선거로 인해 비영리 기관과 공공단체는 강세일 전망이다. 2월 중순부터 국내 상황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광고시장도 약세였으나, 3월 들어 다소 진정되면서 일부 내수업종을 중심으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
2020년 4월 광고경기 전망지수는 105.7로 3월보다 5.4 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83.2로 15.9 포인트가 떨어진 수치다. 다만 매체별로는 신문(98.9), 라디오(98.5)를 제외한 모든 매체는 상승(100 이상)할 것으로 예측됐는데 3월 대비 4월의 전망은 TV를 제외한 모든 매체에서 하락해 전망을 어둡게 했다. 실제 동향만으로 보면 1월부터 3개월 연속 100을 밑돌면서 경기의 침체를 보여줬다. 2월(99.1) 감소세가 1월(86.7)보다 줄어드는 듯했으나 3월(97.4)에 이어 4월도 부진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모바일을 제외한 모든 매체의 광고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그림 6] 업종별로 ‘의류 및 신발(140)’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가정용품 및 가사 서비스(130)’, ‘미용용품 및 미용 서비스(118.2)’ 금융 및 보호 서비스(113.5),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111.1)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음식 및 숙박 운수 서비스는 코로나로 인해 가장 낮은 전망 지수 78.6을 기록했다. 감소한 업종은 ‘음식 및 숙박, 운수 서비스(-28.1 포인트)’, ‘의료용품 및 장비, 의료서비스(-26.3 포인트)’ 순으로 하락 폭이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3월 전망 지수가 111.1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예정보다 광고비 실 집행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불확실성 증가로 변동 폭이 커졌다. 계절적 성수기 업종 역시 강세가 전망됐으나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광고시장의 변화
앞서 논의한 것처럼 2020년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본 정부와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2020 도쿄올림픽의 개최를 1년 연기하기로 발표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올림픽의 글로벌 스폰서, 그리고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고 방송광고에 기대를 걸었을 많은 방송사와 광고산업의 주요 참여 주체들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겼다. 이로 인한 직간접의 피해가 예상되며 일부에서는 코로나의 충격파를 뼈아프게 겪기도 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가 우리 삶을 심각하게 바꿔놓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우리 생활에 ‘새로운 기준(new normal)’이 도래할 것이다. 향후 지금의 비상사태가 일상이 된다면 재택근무는 더 늘어나고 온라인 쇼핑이 활발해진다. 영화관 대신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학교는 온라인 수업이 늘어날 것이다. 바이러스 감염을 막고자 사회적, 물리적 거리 유지가 중요해진다. 최근 코로나19를 예수 탄생 이전과 이후로 비교한 글이 있었다. 서기 원년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는 BC(Before Christ)는 그리스도 탄생 이전이고, AD(Anno Domini)는 라틴어로 그리스도의 해라는 뜻이다. 이를 ‘코로나 이전’, 즉 ‘Before Corona’와 질병 이후란 뜻의 ‘After Disease’로 설명했다(유자효, 2020.4.7).

[그림 7] 월별 광고경기 동향과 전망지수 <출처 –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2020.3.2)>
이처럼 광고와 사회도 코로나 전과 후가 달라질 것이다. 기존의 감소세를 이어오던 TV와 신문 등 매스미디어 중심의 ATL(Above The Line)은 성장 둔화는 물론 이벤트와 프로모션 등 BTL(Below The Line)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기획과 실행 자체가 힘들게 됐다. 마케팅 전략에도 수정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매스미디어가 디지털로 전환됐듯이 대면은 비대면 마케팅(untact marketing)으로 전환될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갤럭시 S20 신제품 발표회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을 중심으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선보였다. 생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 즉 잠재 고객과의 소통 방법으로, 갤럭시 S20을 통한 실시간 생중계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하민지, 2020.3.27).
코로나 사태가 종료된 이후에는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가 확산되고 강조된다. 소비자와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언택트 마케팅 광고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이다. 역설적으로 하반기 이후 코로나19로 미뤘던 소비자의 ‘보복적 소비’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항체를 형성한 건강한 몸이 되듯 광고 산업도 변화하는 소비자와 미디어 환경에서 슬기롭게 적응할 때 생존과 번영이 가능하다. 위기(危機)는 위협의 얼굴로 와서 기회를 남기고 간다.
1) 광고경기전망 지수는 광고주의 익월 광고비 전망에 대한 설문을 통해 광고경기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산출식은 다음과 같음.
KAI = (광고비 증가 응답 업체수 – 광고비 감소 응답 업체수)
전체 응답 업체수 X 100 +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