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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베이비뉴스 <광장에서 국회로 총선 마이크>
취재기제작기 | 등록일 : 2020-07-03

시민사회 활동가들은 제20대 국회를 역대 최악이라고 말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탁상행정은 무능했고 답답했기 때문이다. 약속만 남발하는 정치권이 아닌 광장의 활동가들이 전하는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그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총선 기획보도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정치권은 보육 현장에 대한 무지와 탁상행정의 전형적인 모습만 보이고 있어요. 저는 20대 국회에 100점 만점에 1점도 주기 아까워요.” -이현림 전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

 

제20대 국회는 ‘평균 30점짜리’ 성적표를 받았다.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매긴 점수다. 베이비뉴스는 2020년 2월 13일 시작해서 4월 17일까지 총 22편 의 총선 기획보도 <광장에서 국회로 총선 마이크>에서 21명의 시민사회 활동가들에게 “제20대 국회, 백 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느냐”라는 공통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최악’으로 기억했다. 그도 그럴 것이 법안 통과율은 36%로, 대한민국 국회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다. 역대 국회 법안 통과율을 살펴보면 제16대 62.9%,  제17대 50.4%, 제18대 44.4%, 제19대 41.7%였다. 지난 제20대 국회가 폐기한 법안만 1만 6천여 개에 달한다. 지난 국회는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라는 사건을 겪으며 온탕과 열탕을 오갔다. 2018년 말 시작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은 ‘국회선진화법’ 도입 7년 만에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 결과 민생법안은 뒷전으로 밀려났고, 이슈가 되는 법안들만 겨우 처리하는 수준이었다. 하물며, 지난해 9월~10월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극한 대치가 겹치면서 어떤 법안도 처리되지 못하는 이른바 ‘식물 국회’의 모습도 보이면서 사실상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박지주 장애여성권리쟁취연대 대표는 이번 총선보도 인터뷰에서 “국회는 편 가르기가 심하다”라며, “당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고 서로 ‘내로남불’만 지적하는 과정에서 장애 여성은 지쳐가고 있다. 제20대 국회는 장애 여성 인권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후보자들은 선거 때만 되면 ‘표’를 얻기 위해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지만, 선거의 주인공은 국민이 아니라 항상 ‘후보자’다. 마이크도 늘 후보자에게 가 있다. 어떤 후보자가 어디에 가서 무엇을 먹고 무슨 말을 했는지를 다룬 똑같은 기사들이 매일 수도 없이 쏟아진다. 같은 시각 ‘유권자’는 광장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소리 없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아동과 양육자를 대변하는 시민단체 활동가 21인

 

베이비뉴스가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아동·보육·유아교육·인권·복지 등 양육자와 아동의 삶을 대변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21명을 만난 것은 그 때문이다. 선거의 주인공은 ‘후보자’가 아닌 ‘유권자’라는 것, 정치인들은 말하기보다 듣기를 먼저 하라는 것, 표를 얻기 위해 수박 겉핥기 같은 약속만 늘어놓지 말고 매일 땀 흘려온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먼저 들으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광장에서 국회로 총선 마이크> 기획보도 당시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대면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 대신 전화와 서면 인터뷰로 진행했다. 인터뷰 대상자를 찾고 그들에게 연락할 때마다 놀랐다. 21명의 시민사회 활동가들은 모두 “연락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마이크를 쥐여 줄 그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렸던 것이다. 이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듣고, 오히려 미안함을 느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려주는 게 기자의 역할인데, 그들이 “연락해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할 때까지 ‘직무유기’를 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과 마지막을 정해놓고 시작한 기획

 

‘천리지행 시어족하’(天里之行 始於足下)라는 옛말이 있다. ‘천 리의 먼 길도 첫걸음을 내딛는 데서부터 시작된다’라는 뜻이다. 기획을 처음 구상할 때부터 1편과 마지막 기사의 인터뷰이는 정해져 있었다. 

 

1편의 인터뷰이는 바로 태호 아빠 김장회 씨. 태호는 2019년 5월 15일 송도 축구클럽 차량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베이비뉴스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이른바 ‘어린이생명안전법안’(태호·유찬이법, 민식이법, 해인이법, 하준이법, 한음이법) 통과 촉구를 위해 매일같이 국회를 찾은 유가족들을 집중 취재한 바 있다. 김장회 씨는 자녀의 이름을 딴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의 안쪽까지 들어갔다 온 시민이었다. 약 한 달간 베이비뉴스와 동고동락한 그에게 가장 먼저 제21대 국회에 바라는 점을 들어보고 싶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 본회의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듣고, 국회를 찾은 김장회 씨가 본회의 연기 소식을 듣고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출처 - 김재호 베이비뉴스 기자>

 

 

 

마지막 인터뷰이는 학부모 당사자 단체인 정치하는엄마들의 김정덕·백운희 공동대표였다. 이들은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를 위해 유가족들과 함께 국회에서 투쟁한 이들이다. 그뿐만 아니라 유치원 3법 (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통과, 어린이집 급·간식비 인상 등 아이와 관련된 일이라면 어디든 적극적으로 앞장서 왔다. 

 

첫 시작을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입법 활동에 힘써왔던 당사자 김장회 씨와 함께, 마무리를 이들과 함께 국회에서 매일같이 투쟁했던 정치하는엄마들의 두 공동대표와 함께하고 싶었다. 이들은 <광장에서 국회로 총선 마이크> 기획보도의 ‘상징’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과 끝을 제외한 나머지 시민사회 활동가의 인터뷰 기사는 답변지가 도착한 순서였다.  

 

재활난민인 아이를 구하기 위해 활동가가 된 아빠

 

인터뷰이 21명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인물을 꼽으라면 김동석 사단법인 토닥토닥 대표를 꼽겠다. 김동석 대표는 13살 중증장애아동 건우의 아빠다. 건우는 2살 때 사고로 뇌병변 1급 장애를 갖게 됐다. 사지가 마비된 상태로 말을 할 수도, 걸을 수도 없으며, 음식은 위로 직접 투여하고 있다. 11년째 건우는 이른바 ‘재활난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서면 인터뷰에서 “제21대 국회만큼은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는 심정을 가진 국회의원이 나타났으면 한다”라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사단법인 토닥토닥에서 대전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어린이 재활전문 의료기관은 서울에 있는 ‘넥슨 어린이 재활병원’ 단 한 곳이 전부다. 제20대 국회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방 어린이 재활병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이른바 ‘건우법’을 대표 발의했다. 내용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내 어린이에 대한 진료 및 재활의료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지방 어린이 재활병원을 설립함으로써 어린이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 특히 지난 2017년 2월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 건우를 직접 만나 공공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발의된 법안은 폐기됐다. 김 대표는 “국회는 관심조차 없었다. 제20대 국회는 장애아동의 생명과 건강문제를 이벤트로만 바라보고 무책임한 태도만 보였다”라며 “너무나 아쉽다”고 한탄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8년 7월 9일부터 8일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1,004배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약속한 권역별 공공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서다. 당시 베이비뉴스는 현장에서 1,004배를 하는 김 대표를 만나 취재한 바 있다. 현재 정부는 권역별 병원의 축소, 비정상적인 병상 규모, 현실성 없는 건립 예산 등 원래 약속과 다르게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권역별 공공 어린이 재활병원이 제대로 설립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는 입장이다. 장애아동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 ‘약속’을 꼭 지켰으면 좋겠다. 

 

베이비뉴스는 4년에 한 번 약속만 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1년 365일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과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세상을 위해 광장에서 땀 흘리는 이들의 목소리를 <광장에서 국회로 총선 마이크> 기획보도에 담고자 했다. 선거는 끝났고 제21대 국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국회는 지난 국회와 같이 ‘식물 국회’가 돼서는 안 된다.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 매번 저출생 문제가 심각하다고 발언만 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나라’를 위해 국회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정치인들은 각별히 신경 써줬으면 한다. 정치인들도 한 아이의 엄마 아빠이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이 취재기를 읽는 사람들에게 지금 소개한 시민사회 활동가 이외에 <광장에서 국회로 총선 마이크> 기획보도에 등장한 나머지 활동가들의 목소리도 들어주기를 당부한다. 선거 때가 되면 많은 시민사회단체는 각 정당에 공약을 제안하기도 하고, 정책 이슈를 가지고 기자회견을 하거나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한다. 하지만 그 정도 실무 역량을 갖춘 단체는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특히 베이비뉴스가 만난 21명의 보육, 아동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대개 규모가 작다. 상근활동가조차 없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단체들은 선거를 앞두고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직접 계기를 마련해 전하기가 힘들다. 언론사의 관심을 받는 것도 이들에게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베이비뉴스가 인터뷰 한 21명의 시민사회 활동가(인터뷰 당시 기준)  

▲태호 아빠 김장회 씨 ▲강민서 양육비해결모임 대표 ▲방영탁 한국 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회장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김경희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정병수 국제아동인권센 터 사무국장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 ▲박용환 비리사립 유치원범죄수익환수국민운동본부 대표 ▲박지주 장애여성권리쟁취 연대 대표 ▲박춘선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 ▲김동석 토닥토닥 대 표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 ▲김영란 장애영유아보육교 육정상화를위한추진연대 ▲배민주 공공연대노동조합 아이돌봄분과 사무국장 ▲박정경 제주아이특별한아이 대표 ▲장동엽 가습기살균 제참사전국네트워크 간사 ▲김종명 어린이병원비국가보장추진연대 정책팀장 ▲이현림 전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 ▲이제복 아동 안전위원회 위원장 ▲김정덕·백운희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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