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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독자 데이터, 수집에서 분석까지
테크 | 등록일 : 2020-07-31

뉴스 소비 방식은 날이 갈수록 빠르게 바뀌고, 사람들은 종이 매체보다 온라인 뉴스 소비에 길들여져 있다. 하지만 국내 언론사는 아직 이런 변화에 대응하며 효과적으로 독자를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언론사의 온라인 독자 정보 수집과 이용 사례를 통해 그 해법을 엿본다. 편집자 주

 

 

 

 

한국은 뉴스를 소비할 때 포털사이트 의존도가 매우 높다. 그런데 포털은 독자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국내 언론사들은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디지털 독자를 분석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최대 포털사인 네이버의 아웃링크 위주의 뉴스 인터페이스 개편, 해외 언론사들의 독립적인 독자 분석 도구 개발 등 변화로 인해 점차 그 타당성을 잃어 가고 있다. 수용자의 요구를 알아내 이를 보도 서비스와 언론사 수익구조 개선에 이용하는 것은 이제 오롯이 언론사의 책임이 되어 가고 있는 셈이다. 해외의 유명 언론사들은 장기적인 경영 위기와 변화하는 뉴스 소비 양식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뉴스 소비 분석 도구들을 도입해 왔다. 최근에는 이렇게 알아낸 수요를 바탕으로,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독립적인 ‘구독 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저널리즘 연구기관인 포인터연구소(Poynter Institute)는 2016년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And Garfunkel)의 멤버 폴 사이먼(Paul Simon)의 1975년 노래 제목을 패러디한 글<당신의 분석을 측정하는 50가지 방법(50 ways to measure your nalytics)>을 통해 독자 정보를 분석하기 위한 다양한 척도를 제시하고 있다. 이 목록은 페이지뷰, 소셜미디어상의 수용자 관여, 시청각 미디어 관련 척도들을 광범위하게 포괄하고 있지만, 우리의 상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즉, 언론사의 독자 분석에 필요한 최신 척도의 대부분은 우리가 독자 정보 분석, 더 넓게는 웹 로그 분석이라는 맥락에서 오래전부터 논의해 왔던 것들이다. 그러한 척도들을 도출하기 위한 정보 수집 방법 역시 우리에게 아주 생소한 기술들은 아니다. 한정된 지면 관계상 모든 척도를 소개할 수는 없지만(관심 있는 독자들은 위의 제목을 검색해 쉽게 해당 글을 찾아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언론사의 정보 수집과 관리를 위해 독자 분석에 필요한 다양한 척도가 가질 수 있는 몇 가지 함의를 한정적으로 논의해 보고자 한다. 

 

해외 언론사는 온라인 독자 정보를 어떻게 수집할까 

 

우리는 웹 애널리틱스(analytics,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 전반) 도구들을 이용해, 기사의 주목도, 몰입, 충성도, 신규 독자, 구독 의향, 지속적 소비 등을 포괄하는 독자 행위에 관한 척도를 바로 측정할 수 있다. 많은 해외 언론사들 역시 가장 인기 있는 웹 로그 분석 도구 중 하나인 구글 애널리틱스를 이용하고 있다. 구글 애널리틱스는 웹페이지(예컨대 개별 온라인 기사)의 HTML 헤더에 숨어 있는 자바스크립트 형태의 추적 코드를 통해 수집된 방문, 구매, 트래픽 유입 경로 등 정보를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구글 애널리틱스 외 다른 범용 분석 틀이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어도비(Adobe)사가 인수한 유료 도구인 옴니추어(Omniture)는 구글 애널리틱스만큼이나 자주 사용되는 선택지다. 일반 웹 로그 분석보다는 뉴스와 구독 서비스에 특화된 차트비트 (Chartbeat)라는 도구도 자주 사용된다. 뉴욕타임스는 실시간 독자 분석을 위해 차트비트를, 장기 추세 분석을 위해서는 구글 애널리틱스를 주로 사용한다고 자체 기사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제삼자 데이터 제공 정보 공개 페이지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 역시 구글 애널리틱스, 옴니추어, 차트비트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이용자 분석의 일부를 제삼자에게 위임하는 경우도 있다. 소스 코드를 들여다본 결과, 허핑턴포스트는 유명 조사 업체 컴스코어(Comscore) 의 스코어카드리서치(ScorecardResearch)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BC는 그동안 컴스코어 애널리틱스 시스템(Comscore Analytics System)을 이용했으나, 이후 입소스(Ipsos)라는 리서치 업체로 공급자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기사의 소스 코드에도 여전히 아카마이 엠펄스(Akamai mPulse) 및 차트비트 관련 자바스크립트 태그가 심겨 있는 것으로 미뤄 보아, BBC의 실시간 독자 모니터링은 여전히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차트비트와 유사한 실시간 모니터링 도구인 오펀(Ophan)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옴니추어와 병용한다. 크리스 모란(Chris Moran) 가디언 편집혁 신실장(Head of Editorial Innovation)에 따르면, 뉴욕타임스가 구글 애널리틱스와 차트비트를 병용하는 것처럼 가디언 역시 즉각적인 반응이 필요한 실시간 분석에는 오펀을, 이른바 ‘롱테일(긴 꼬리)’ 에 대한 분석이 필요한 경우에는 옴니추어를 사용한다. 

 

소셜미디어 의존도가 높은 서구의 뉴스 소비  


한국에서 뉴스 소비가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의존적이라면, 서구의 뉴스 소비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의존적이다. 이러한 별도 플랫폼의 존재는 마찬가지로 독자 정보 수집을 어렵게 한다. 국내 사례와 비교해 미국 기반 소셜미디어 서비스의 큰 차이점은 해당 서비스들이 개인화된 광고, 스폰서 등을 수익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이용자를 분석할 수 있는 분석 도구를 기업에 자체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사는 페이스북 인사이트(Facebook Insights), 트위터 애널리틱스(Twitter Analytics) 등 소셜미디어에서 제공한 분석 도구를 이용해 소셜미디어상에서의 언론사 기사 및 언론사 페이지에 대한 독자 관여도, 공유 횟수, 인기 토픽 등을 찾아낸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경우 이용자 정보를 총계 차원에서만 제한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언론사들은 파슬리(Parse.ly)나 뉴스윕(Newswhip)과 같이 소셜미디어 모니터링에 특화된 서비스를 구독하기도 한다. 예컨대 허핑턴포스트와 AP는 뉴스윕과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Reuters Institute)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123개 언론사 중 15%가 뉴스윕을, 12%가 파슬리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소비 또는 다종의 플랫폼을 통한 뉴스 소비를 분석하는 데 있어 발생하는 또 다른 어려움은 제3의 플랫폼 이용자 행위(스크롤, 클릭, 좋아요 등)가 해당 언론사 웹사이트의 이용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아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해외 언론사들은 페이스북 픽셀(Facebook Pixel), 트위터 픽셀(Twitter Pixel)등 소셜미디어에서 제공하는 소셜미디어와 웹사이트 간 전환(conversion)에 특화된 분석 도구에 의존해 왔다. 이러한 도구들은 구글 애널리틱스 또는 옴니추어와 유사하게, 웹페 이지에 포함된 자바스크립트 추적 코드를 통해 독자의 행동 정보를 수집한다. 또 이를 페이스북 등으로 전송해 소셜미디어상에서 해당 독자를 효과적으로 겨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성한다. 이는 다종의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행동 정보를 상호 연결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유용하지만, 독자 정보를 소셜미디어로 자동 이관한다는 점에서 프라이버시와 관련한 우려가 제기돼 온 것도 사실이다. 후술하겠지만, 뉴욕타임스는 이 때문에 기계학습에 기반을 둔 자체 소셜미디어 이용자 분석 도구를 구축하면서 픽셀 사용을 중지하기도 했다. 

 

정보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


포인터가 제시한 이용자 척도에서 주목할 점 중 다른 하나는 언론사가 어렵지 않게 ‘너무 많은’ 종류의 정보를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선의 기자와 편집자들은 이렇게 다양하고 복잡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처리하거나 반영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조직이 추구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수치’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전달하는 것’ 역시 독자 정보 분석 시스템에서 중요한 목표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언론사들은 단순 페이지뷰나 소셜미디어의 공유 수에만 주목할 때,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자극적인 기사나 낚시성 홍보 방식에 빠질 수 있고, 이것이 오히려 언론사의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만약 온라인 광고에 의존하는 경영 모델에서 구독 모델로 전환할 계획이라면, 언론사들은 재방문, 지속 사용 비율 및 시간, 충성도 등 조직 목표에 부합하는 특정 변수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정보를 대시보드 형태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앞서 언급한 구글 애널리틱스, 차트비트, 뉴스윕 등 상용 웹 로그 분석 도구뿐 아니라 가디언의 오펀과 같은 자체 도구들도 특정 정보를 시각적으로 요약하는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더 나아가 기자들이 사용하는 협업 도구인 슬랙(Slack)에 자체 개발한 봇(bot)을 삽입해 기자들이 직접 봇에게 문답 형태로 조언받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포인터의 기사에서 언급된 몇 가지 수치들—예컨대 기사를 읽고 나서 어떻게 행동이 바뀌었는가—은 이용자 설문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디지털 독자 분석이라고 하면 흔히 웹 로그 분석만을 떠올리지만, 온라인 독자에 대한 분석이라고 해서 설문을 피할 이유는 없다. 외려 온라인 뉴스 소비 환경은 특정 기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문하기에 더욱 편리한 환경을 제공해 준다. 컬럼비아대의 응용 수학 교수이자 뉴욕타임스의 CDS(Chief Data Scientist)인 크리스 위긴스(Chris Wiggins)는 2019년 파이데이터 뉴욕(PyData New York City 2019) 기조연설에서 뉴욕타임스의 ‘프로젝트 필스(Project Feels)’를 소개했다. 대학생 여름 인턴의 간단한 작업에서 비롯했다는 이 프로젝트는 온라인 독자에게 특정 기사를 읽고 느끼는 감정을 18가지(긍정적인 감정 14가지, 부정적인 감정 4가지) 선택지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는 매우 단순한 감정 정보 수집 방법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이용해 광고주들에게 특정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기사에 광고를 실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했다. 이는 광고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끌어냈으며, 광고 수익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 언론사에 필요한 것은 과감성 

 

이외에도 아직 광범위하게 사용되지는 않으나 점차 등장하고 있는 몇 가지 독자 정보 관련 기술 트렌드가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셜미디어(또는 여타 외부 플랫폼)와 언론사 간 관계에서 이용자 정보가 소셜미디어로 집중해 발생하는 프라이버시 문제는 최근 중요한 현안이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페이스북 픽셀과 유사한 기술을 통해 화웨이(Huawei) 온라인몰 이용자 정보가 중국 바이두(Baidu)로 전송되는 스캔들이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문제를 피하고자 페이스북 픽셀과 같은 소셜미디어 추적시스템을 포기하는 대신, 머신 러닝에 기반을 둔 TAFI(Twitter and Facebook Interface)라는 자체적인 소셜미디어 이용자 분석 툴을 개발했다. 뉴욕타임스의 크리스 위긴스에 따 르면 이 도구는 개별 이용자의 브라우징 히스토리를 이용하지 않고, 소셜미디어상의 기사 단위 퍼포먼스와 뉴욕타임스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독자 정보를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조합해 소셜미디어에서 집중적으로 홍보할 기사를 정한다. 이러한 도구의 정확한 작동 방식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별 정보들의 조합을 통해 연결 데이터 부족을 극복한다는 발상은 독자 정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한국 언론사들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에 더해, 크로스 미디어 환경의 뉴스 소비를 분석하기 위해 대규모 웹 마이닝 대신 전통적인 패널 조사에 추적(tracking) 기술을 결합해 정보를 모으는 방법 역시 시도되고 있다. 최근 BBC는 글로벌 조사업체 입소스가 개발한 패널 추적 기반 독자 정보 시스템 ‘BBC 컴퍼스(BBC Compass)’를 발표한 바 있다. 입소스 발표에 따르면 BBC 컴퍼스는 영국 인구 분포를 대표하는 2,900가구로 구성된 패널에게 TV, 라디오 등 전통적 미디어 이용과 노트북, 스마트폰 등을 통한 콘텐츠 이용 정보를 종합적으로 수집한다. BBC와 같이 다종의 미디어에 서비스가 걸쳐 있어 디바이스 간 연결 데이터의 이용이 중요한 경우, 이러한 접근법 역시 고려될 만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지금까지 논의한 독자 정보 수집의 경향들은 기술적 관점에서 아주 새로운 것들이 아니다. 심지어 설문조사, 패널 조사와 같은 전통적인 정보 수집 방법들이 웹 로그 기반의 독자 분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려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 언론사들이 결여하고 있는 것은 아주 혁신적인 기술보다는, 조직 목표에 적합한 정보 수집 체계를 수립하고 이에 따른 금전적, 조직적 비용을 감수할 ‘과감성’일지 모른다. 단, 이러한 독자 정보 수집도 언론사 조직 및 보도, 편집 문화의 변화가 없다면 충분히 이용되지 못한 채 별 소득 없는 투자로 남을 수도 있다. 오히려 지표 달성에만 매몰돼 자극적 보도와 홍보 남발이라는 부정적 사회적 효과로 귀결될 수도 있다. 독자 분석을 위한 선택지는 이미 다양하게 실험되고 있고, 이미 꽤 긴 시간에 걸쳐 그 성패도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기술적 변화를 받아들여 우리 언론이 지향하고자 하는 새로운 역할을 분명히 하고, 그에 따 라 발생할 사회적 책임을 숙고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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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 : 박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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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 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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