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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미디어교육 전국대회가 저널리즘 주간에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확장과 재해석’을 주제로 진행됐는데, 미디어 리터러시의 정의, 범위, 교육의 주체, 대상, 함의 등에 대해 전문가들이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펼쳤다.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온라인에서 펼치기 위한 전제
미디어 리터러시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르네 홉스(Renee Hobbs) 로드아일랜드대 교수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기조 강연을 했다. 르네 홉스 교수는 팬데믹 이전부터 학생을 전적으로 온라인으로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왔으며 실행해왔다고 했다. 인상 깊었던 점은 교실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어떻게 가르칠지 고민하고, 이를 공유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5개월 동안 60회에 걸쳐 온라인을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각국의 교사들과 세미나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세미나를 통해 전 세계의 교사들과 다음과 같은 고민을 나눴다고 한다.
△ 경험과 스토리 공유: 처음에는 온라인에서 상호 존중이 어떻게 지켜질지에 대한 두려움 탓에 소극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표현과 자기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등에 대해 신경을 덜 쓰게 됨
△ 생산적 대화의 방법 공유: 생산적으로 말하고 경청하는 방법을 익히고 공유하게 됨
△ 학습 자료 공유: 실제로 학생들과 수업 시간에 진행했던 것을 공유
6개월 동안 온라인으로 이뤄진 이번 콘퍼런스는 교사들에게, △새로운 교수법 개발 △디지털 친숙도 △자신감 상승 △자기 평가 △온라인 학습의 유용성 등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을 갖게 해줬다고 진단했다.
르네 홉스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는데, 실시간 참여와 같은 동시간대 학습(예: 줌(Zoom)을 통한 학습) 이외에도 개인의 상황이나 성격에 따라 동시간대 배우지 않아도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학습(예: 이메일을 통한 피드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 뜻깊게 다가왔다. 또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온라인에서 펼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서적 안정감 △공감적 경청 △토론을 통한 탐색 △타인에 대한 관심과 책임 등 네 가지 항목은 오프라인 상황에서도 강조되는 것이지만 온라인에서 더욱 강조되고 필요해진 것들이다.
인간은 왜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에 취약할까?
오전에 있었던 ‘허위 정보 시대의 뉴스 리터러시: 뉴스 바로 읽고, 바로 쓰기’(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 ‘전 세계 학생들에게 뉴스 리터러시라는 백신 접종하기’(하워드 슈나이더(Howard Schneider) 스토니브룩대 저널리즘스쿨 뉴스리터러시센터장), 오후에 진행됐던 ‘가짜뉴스에 취약한 이유’(구본권 한겨레 선임기자), ‘팩트체크 교육, 뉴스 생산자와 뉴스 이용자 관점을 잇다’(양소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 연구원) 등이 공통으로 다뤘던 문제는 ‘진짜보다 더 사실적인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를 어떻게 판별할 것인가’였다. 이 문제는 이날의 마지막에 있었던 특강 ‘정보 시장에서 맹신이 이성보다 더 힘을 발휘할 때’(제랄드 브로네르(G rald Bronner) 파리7대학 사회학 교수)의 특강에서도 중점적으로 다뤄진 문제였다. 구본권 한겨레 선임기자는 우리가 가짜뉴스에 취약한 이유를 인간이 가진 인지적 특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인간은 새롭고 이색적이고 강렬한 정보에 끌림
△ 자신이 아는 것과는 다른 것을 거부하는 인지부조화의 회피
△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인간의 확증편향
특히,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자 하는 확증편향은 연구자들이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에 약한 인간의 취약성으로 공통적으로 꼽은 특성이다. 인지부조화의 회피란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정보와는 다른 정보를 접했을 때 본능적으로 이를 회피하는 특성을 말한다. 어찌 보면 ‘새롭고 강렬한 정보에 끌리는 특성’과 ‘인지부조화의 회피’는 일면 서로 모순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신이 알거나 믿는 분야의 새롭고 강렬한 정보라면 두 특성이 양립을 넘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때 거짓 정보와 가짜뉴스는 맹위를 떨칠 것이다.
많은 연구자가 인간이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에 취약한 원인을 밝혔고, 나아가 제랄드 브로네르 교수는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가 어떻게 빠른 속도로 퍼질 수 있는지 분석했다. 제랄드 브로네르 교수에 의하면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가짜뉴스가 알려지는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빨라졌다고 한다. 이전에는 사건이 있고 그것이 음모론 등으로 바뀌는 시간이 일 년, 한 달, 일주일, 몇 시간에서 실시간으로 바뀔 정도로 그 속도가 빨라졌다고 한다. 제랄드 브로네르 교수는 이토록 가짜뉴스가 빨리 퍼지는 이유로 소수의 인터넷 권력자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고 대다수는 침묵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흔히들 인터넷을 개인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하는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이라고들 말하지만, 목소리가 큰 권력자들의 목소리가 인터넷을 지배하는 현상을 두고 볼 때 과연 인터넷이 새로운 민주주의 실현장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지적 면역체계를 갖춘 정보시장의 조정자가 돼야 하며, 면역체계를 갖추도록 가르치는 것이 오늘날 교육의 가장 큰 과제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 문제는 오후에 있었던 정한진 데이터저널리즘팀장의 발표에서도 지적된 사항이기도 하다.
진짜보다 더 사실적인 가짜를 어떻게 판별할 것인가?
정한진 팀장은 2016년 대선 전에 있었던 사건을 언급하면서 이 문제를 다뤘다. 당시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에서 언급되던 데이터의 양을 보며 대선의 방향을 가늠했고, 선거는 데이터의 흐름대로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몇 년 후 그 데이터들이 누군가의 조작에 의해 이뤄졌음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정보나 데이터가 가짜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 두 개의 데이터가 ’우연의 일치‘는 아닌가?
△ 제3의 변수는 없는가?
△ 역의 인과관계가 아닌가?
이 중에서 사람들이 두 데이터, 두 개의 사건을 겹쳐 다루는 뉴스나 정보를 생산하거나 소비할 때 가장 많이 오류를 범하는 것이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치부하는 것이라고 했다. 쉽게 말해서 서로 연관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인과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다. 예를 들어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늘었을 때 백신 접종과 사망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지만, 백신 때문에 사망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역의 인과관계는 원인과 결과가 혼동된 경우이다. 예를 들어, 경찰관이 많은 지역은 범죄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을 때, 역으로 범죄가 많은 우범지역이어서 경찰관이 많이 배치된 것일 수도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구본권 한겨레 선임기자는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를 구별해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다음과 같은 비판적 사고의 도구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 모든 지식은 완벽하지 않다
△ 주장의 근거를 의심하라
△ 발화자의 의도를 파악하라
△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라
이와 유사하게 양소은 연구원도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의심스러운 정보를 판단해나가는 과정, 즉 의심하고, 따져보고, 검색하면서 합리적으로 의심하는 생활 습관, 새로운 읽기 근육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나 데이터가 어떻게 배열되는지를 알면 정보를 더욱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뉴스 배열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만든 미디어 교육용 사이트 ‘뉴스 알고(NewsAlgo)’를 소개했다. 심층성, 균형성, 공정성 등 저널리즘의 가치 기준을 계산하는 절차, 기사를 입력한 후 기준에 따라 산출된 결과 등을 보여줬다. 11월 12일(목), 11월 20일(금) 양일에 걸쳐 19시부터 21시까지 두 시간 동안에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교사 연수를 실시한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포미(http://www.forme.or.kr)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학생들에게 어떻게 미디어 리터러시를 가르칠 것인가?
많은 강연자가 약간은 다른 방향에서 유사한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치면서도 학생들에게 어떻게 미디어 리터러시를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제시했다. 아래의 내용은 특정인이 제시한 것이기보다는 강연자들이 제시한 방안을 정리한 것이다.
△ 팩트와 거짓 정보를 구별하게 하라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논증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는 음모론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구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항상 주장이 아닌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가 타당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또한 논증도 항상 진실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자.
△ 모든 과목에서 비판적 정신을 가르쳐라
비판적 사고를 다루는 사회나 국어와 같은 과목뿐 아니라 모든 과목에서 비판적 정신을 주입해야 한다. 왜 이론이 직관에 반하는 것인지 교육해야 하며, 왜 이론이 직관과 다른 결과를 산출하는지를 검토하도록 해야 한다.
△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 교육하라
연령이 낮을수록 소셜미디어에 치우쳐 있는데, 이런 학생들에게 예를 들어 동화 <늑대와 돼지 3형제>와 같은 이야기를 읽어주자. 그리고 늑대의 관점에서 다시 쓴 이야기를 들려준 뒤,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자. 이런 식으로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 뉴스 리터러시에 접근할 수 있다.
△ 온라인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새로운 방안을 고민하라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너무나 갑작스럽게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모두를 온라인으로 마주하게 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이, 새로운 교육 환경에서는 새로운 교육 방법이 필요하다. 이성철 교사의 강연 ‘온라인 수업으로 듣말읽쓰(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새롭게 가르치기’는 이 땅의 많은 교사의 몸부림과 나아갈 방향을 축약해서 보여줬다.
비대면이 연결을 갈망하게 하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 탓에 ‘미디어교육 전국대회’는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낯선 풍경이다. 해마다 이즈음에 전국의 미디어 관계자, 교육자가 얼굴을 맞대고 교류했던 전국대회가 올해는 다른 형태로 열린 것이다. 한편으로 아쉽기도 했지만, 올해 콘퍼런스는 전국적이면서 세계적인 차원에서 이뤄져 감탄하기도 했다. 비록 팬데믹이 우리를 집이나 학교라는 작은 공간에 묶어 뒀지만, 온라인을 통해 우리는 전 세계와 연결됐다. 역설적으로 팬데믹이 우리를 확장한 것이다. 그것은 공간의 확장이자, 인식의 확장이다. 또한 면대면 접촉이 불가능한 상황은 역설적으로 면대면 접촉의 가치를 느끼게 해줬다. 이번 콘퍼런스는 우리가 얼마나 연결돼 있고, 연결을 갈망하는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와 연결돼 있으며, 나아가 다른 나라의 교사들과도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불어 미디어 교육은 국경을 초월해 이어져 있으며, 많은 사람이 새로운 미디어 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