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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의 세계와 이 가운데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언론은 코로나19의 복잡성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위협에 정면으로 맞서거나, 그러지 못해 초래된 결과를 대중에게 알리는 일 등 말입니다. 특히 저는 오늘 코로나19가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아마도 방금 여러분은 “코로나19가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다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라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우리 경제와 사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질병이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다니? 이 생각을 처음 접했을 때 저도 그랬습니다. 사실 저와 제 아내는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주 사이에 우리와 50~60년을 아주 가까이 지냈던 친구 네 명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코로나19의 미덕을 찾고자 하는 건 정말로 터무니없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아마도 백신이 개발돼 있을 내년에 이 세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당연히 코로나19는 인류 역사에 처음으로 나타난 전염병이 아닙니다. 이전에도 많은 전염병이 있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병은 700년 전 중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전파된 흑사병입니다.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했습니다. 중국에서 중동을 거쳐 유럽까지 지배했던 몽골 제국의 힘을 약화하기도 했습니다. 그덕에 중국은 몽골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흑사병에 감사해야 할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한국, 중국, 일본인들은 몽골어가 아닌 자국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흑사병보다 더 많은 목숨을 앗아간 더 중요한 전염병들이 있었습니다. 유럽 탐험가들이 전 세계로 퍼뜨린 천연두와 홍역입니다. 많은 비유라시아인들이 감염돼 사망했습니다. 그들은 유럽과 아시아의 질병에 노출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천연두와 홍역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발생했고, 따라서 유럽인과 아시아인들은 시간이 흐르며 유전적 저항성을 갖게 된 셈입니다. 아동기에 천연두와 홍역에 노출되면 항체 저항성, 일종의 면역 저항성이 생겨납니다. 그러나 유럽인들이 이러한 질병을 신대륙으로 처음 전파했을 당시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천연두와 홍역에 노출된 경험이 전혀 없었습니다. 유전적 저항성도 없었고, 면역 저항성도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이유입니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처음으로 발견한 아메리카 원주민 제국은 멕시코의 아즈텍 제국이었습니다. 스페인의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Hernan Corteś)는 600명의 스페인 군대를 이끌고 아즈텍 수도로 진군해 정복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아즈텍인들은 스페인군 3분의 2를 몰살시키며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쿠바에서 스페인 함선 한 대가 도착했고, 그 함선에는 천연두에 감염된 노예 한 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곧 아즈텍을 비롯한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삽시간에 천연두에 걸렸습니다. 아즈텍인들은 천연두에 대한 저항성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즈텍 제국의 황제를 포함해 아즈텍인의 절반이 천연두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유럽인들이 천연두로 죽지 않는 것을 본 아즈텍인들은 사기가 꺾였고, 코르테스는 아즈텍 제국을 정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유럽인들은 전염병 덕분에 신대륙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를 정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례는 유럽인들이 태평양제도, 폴리네시아, 호주의 원주민을 정복할 때 질병이 어떻게 작용했는지 보여줍니다.
코로나19 이전에 발생했던 전염병은 많은 사람을 죽이고, 빈 땅을 만들었습니다. 전투 결과에 영향을 주고, 무역과 경제에 해를 입혔습니다. 과거의 전염병들을 보며 아마 여러분은 이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코로나19는 뭐가 다르지? 이전에도 전염병은 있었잖아.’ 언론인은 이때 코로나19가 과거의 전염병과 어떻게 다른지 대중에게 알려야 합니다. 코로나19는 여러 면에서 평범한 질병입니다. 기침과 접촉을 통해 쉽게 전파되지만 치사율은 2%대로 낮은 편입니다. 30~70%가 사망하는 천연두, 에볼라, 마버그열보다 훨씬 낮은 사망률입니다. 모든 감염자가 사망하는 에이즈나 광우병에 비해서도 훨씬 낮습니다. 코로나19는 치사율이 낮은 비교적 경미한 질병입니다.

코로나19가 인류에게 두려움을 주는 이유
코로나19가 경미한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영향력이 크고, 또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걸까요? 세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 이유는 코로나19가 과거의 질병보다 손쉽게 확산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는 비행기를 타고 퍼집니다. 과거의 그 어떤 질병보다 훨씬 쉽게 전파합니다.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도 증기선을 타고 느리게 확산했습니다. 그 이전의 천연두는 범선을 타고 온 스페인인에 의해 신대륙에 전파됐습니다. 흑사병은 말을 타고 중앙아시아에 전파됐고, 그 이전의 질병은 도보를 통해 전파됐습니다. 그런데 현재 코로나19는 과거의 어느 질병보다도 빠른 속도로 비행기를 타고 전파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오늘날 세계 인구가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지구상에서 흑사병이나 천연두로 사망할 수 있는 사람의 수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훨씬 많아졌습니다. 오늘날 세계 인구는 70억 명이 넘습니다. 그러나 1만 년 전에는 세계 인구가 100만 명밖에 되지 않았죠. 코로나19는 이미 1만 년 전의 세계 인구 전체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세계 인구가 더 많아짐에 따라 사망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아진 것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코로나19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는 새로운 질병입니다. 그 누구도 노출된 경험이 없습니다. 과거 유럽인들과 아시아인들은 전염병에 대한 유전적 면역을 보유했지만, 오늘날 코로나19에 대한 유전적 면역 또는 항체 면역을 보유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오늘날 세계 인구가 77억 명이고, 전체가 감염됐다고 가정해봅시다. 그중 2%는 사망할 것입니다. 77억 명의 2%이니 코로나19로 사망할 수 있는 사람은 1억 5,400만 명인 셈입니다. 사망자 1억 5,400만 명은 인류 역사상 질병으로 인한 최대 사망자 수입니다. 하지만 77억 명에서 1억5,400만 명을 뺀 세계 인구의 대부분은 여전히 생존할 것입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해도 75억 4,600만 명은 여전히 살아있는 것입니다. 즉, 코로나19가 인류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코로나19가 독특한 점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코로나19가 전 지구적 해법이 필요한 문제임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는 비행기를 타고 전파되는 만큼 그 어느 국가도 코로나19 문제를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가 세계 어딘가에 존재하는 한, 자국 내에서 바이러스 박멸에 일시적으로 성공한 국가라 하더라도 박멸하지 못한 국가에서 유입되는 방문자들로 인해 재감염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상황이 최근 뉴질랜드, 베트남, 중국, 그리고 호주에서 실제로 발생했음을 여러분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들 국가는 국내적으로는 코로나19 퇴치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해외에 체류하던 뉴질랜드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채 뉴질랜드로 다시 돌아오면서 재감염이 시작됐습니다. 마찬가지로 베트남, 중국, 호주를 방문한 사람들로 인해 재감염이 시작됐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자국 내에서 코로나19 박멸에 성공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영원히 안전할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해외에서 방문하는 한국인 중 일부, 그리고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중 일부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여러분이 국내적으로 코로나19 박멸에 성공한다 해도 세계 다른 곳에서 감염된 채 입국하는 방문자들로 인한 재감염의 위험은 여전히 상존한다는 것입니다. 즉, 세계 어딘가에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한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국가는 없는 것입니다.
코로나19보다 심각한 세계적 문제는 기후변화, 자원 남용, 불평등
우리는 코로나19를 문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왜 한국, 미국, 중국, 아프리카 등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코로나19가 문제라고 생각할까요? 코로나19는 감염 후 1, 2주 내에 사망자를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사망하는 경우, 사망 원인이 코로나19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전 세계 인구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세계 경제는 결국 회복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이미 200만 명이 사망했으며, 최대 1억 5,000만 명이 사망할 수 있을 거 라고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는 아니며 가벼운 질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장 하루 이틀이 아니라 천천히 그리고 눈에 띄지 않게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각국 경제를 영속적으로 파괴하는, 진정으로 심각한 세 가지 세계적 문제와 비교한다면 말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진정으로 심각한 세 가지 세계적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다. 언론인들은 세계가 직면한 진정한 문제에 관해 많은 글을 썼습니다. 그 세 가지 문제는 기후변화, 자원 남용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 간의 불평등으로 인한 결과입니다. 모두 복잡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언론인은 기후변화와 자원 남용과 불평등을 설명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언론인의 노력 덕분에 모두가 기후변화에 대해 새로운 현실 인식을 하게 됐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후변화는 복잡합니다. 기온이 상승하고 가뭄이 오면, 기근이 들고 식량 공급이 줄어듭니다. 기후변화는 또한 바다를 산성화하고 쓰나미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산호초를 파괴합니다. 예를 들어, 10~20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20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기후변화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산호초 일부가 파괴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기후변화가 우리를 죽였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쓰나미가 우리를 죽였다”고 했지요. 그렇습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을 죽인 것은 쓰나미였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인 쓰나미가 발생한 근본적 원인은 바로 기후변화였습니다. 즉, 기후변화는 간접적으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갑니다.
또한 기후변화는 질병을 확산시킴으로써 목숨을 앗아가기도 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열대병이 온대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풍토병인 치쿤구니야열(Chikungunya fever)에 걸려 죽게 된 사람은 “내가 치쿤구니야열로 죽게 됐다”고 하지 “기후변화 때문에 죽게 됐다”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사실 그 사람은 기후변화의 간접적 결과 때문에 죽게 된 것입니다. 이는 기후변화가 코로나19보다 훨씬 더 큰 문제임을 보여주는 사례입니 다.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19를 더 걱정합니다. 빠른 속도로, 단 며칠 안에 우리의 목숨을 앗아가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는 수년에 걸쳐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데 말입니다. 기후변화는 직접적으로가 아니라 간접적으로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전 세계적 문제를 알리는 것이 언론의 역할
자원 남용도 코로나19보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천연자원에 의존해 살아갑니다. 천연자원에는 산림과 나무가 포함됩니다. 우리는 건설용 목재를 얻기 위해 나무에 의존합니다. 종이를 만들기 위해 나무에 의존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산림이 다시 자라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전 세계의 산림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속 불가능한 방식으로 세계의 산림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의존하는 또 다른 천연자원은 해산물입니다. 한국, 일본, 아프리카 등 전 세계인의 거의 절반이 해양 단백질을 주된 단백질 공급원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의 어선이 수산자원을 남획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한국, 중국, 일본, 그 외 국가들이 지나치게 규모가 큰 어선으로 세계의 수산자원을 고갈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토양에 의존합니다. 표토를 이용해 경작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의 표토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담수에 의존합니다. 그러나 전 세계 호수와 하천의 담수가 남용되고 있습니다. 아직 남용되지 않은 담수 자원은 호주 북서부와 아이슬란드 등 외딴곳에 있는 담수뿐입니다.
우리 세계가 직면한 세 번째 문제는 불평등, 즉 세계화 속에 존재하는 불평등입니다. 세상에는 부자도 있고 가난한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의 생활 수준을 알게 되면 간절하게 그것을 원하게 됩니다. 일부는 테러리스트에게 동조합니다.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은 또한 신종 질병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가난한 나라에는 에이즈, 사스, 에볼라, 마버그열과 같은 신종 질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공공보건 시스템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불평등은 이민을 촉진하는 자극제가 되기도 합니다.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기세로 계속되는 이민은 오늘날 유럽, 미국, 그리고 호주에서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바로 우리 세계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입니다. 코로나19가 아니라 기후변화, 자원 남용, 불평등 말입니다. 그러면 왜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 대응을 생각하고 시도하면서, 이러한 정말로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는 세계적 차원의 대응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기후변화가 코로나19보다 더 중요한데도 왜 오늘 콘퍼런스의 주제는 기후변화가 아닐까요? 이 역시 코로나19가 빠르게 사망자를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모호함이 없이 명백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는 기후변화보다 훨씬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코로나19보다 훨씬 천천히, 그리고 은밀하게 목숨을 빼앗고 경제를 파괴합니다. 따라서 기후변화는 우리의 시급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기후변화 역시 세계적 대응을 필요로 합니다. 기후변화는 화석연료 연소로 발생한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초래되는 현상입니다. 비행기가 전 세계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모두 함께 섞듯이 바람은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한데 섞습니다. 전 세계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는 한, 그 어느 국가도 자국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고 자국을 기후변화로부터 보호할 수 없습니다. 한국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발생을 저감해 기후변화로부터 자국을 보호하려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한국이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매출을 저감하면 기후변화로부터 자국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대기는 서로 섞여 있으니까요. 이산화탄소는 대기에 실려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한국으로 유입됩니다. 우리가 세계화된 세계에 사는 한, 그리고 대기가 서로 섞여 있는 한, 한국과 미국은 코로나19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습니다. 또한 한국과 미국은 자국의 행동만으로는 기후변화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없습니다. 기후변화는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전 지구적 대응, 그리고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전 지구적 전쟁을 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코로나19를 대비하지 않았죠. 과거에 다른 유사 전염병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대비를 하고 있었어야 합니다. 사스 역시 2002년 한 야생동물 시장에서 발생했습니다. 우리는 야생동물 시장에서 또 다른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사람은 위기가 발생한 후에야 대응합니다.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대비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대다수 국가는 미리 위기에 대비하지 않습니다.
단, 유럽의 핀란드는 예외입니다. 스웨덴의 이웃국가 핀란드는 1939년부터 1944년까지 구소련과 끔찍한 전쟁을 치렀고, 당시 국제 교역이 봉쇄돼 물자를 전혀 수입할 수가 없었습니다. 핀란드는 이 전쟁에서 교훈을 얻었습니다. 외부 세계와의 연결이 단절될 수 있으니 모든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는 교훈이었습니다. 그래서 핀란드 정부는 매달 위원회를 소집해, 문제가 생길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보고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를 합니다. 핀란드는 전기·통신·금융시스템의 붕괴와 수질 악화에 대해 자국을 보호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핀란드는 코로나19가 나타나기 3년 전부터 질병 발생에 대한 대비가 돼 있었습니다. 핀란드는 마스크 가격이 저렴할 때 이미 마스크를 비축해 뒀습니다. 핀란드는 모든 것에 대비가 돼 있습니다. 하지만 핀란드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모든 것에 대비돼 있어야 합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기조 강연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GtDj5BNA43g)에서 다시 볼 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그래서 제가 앞서 코로나19는 단지 비극만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이득을 가져다줄 수도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각 국가 차원의 노력으로는 코로나19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부터 보호되기 전까지는 그 어느 국가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는 전 지구적인 대응을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는 겁니다. 또한 코로나19는 기후변화, 자원 남용, 불평등이라는 정말로 심각한 또 다른 전 지구적 위협에 대해서도 전 지구적 대응을 시작할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코로나19라는 비극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19라는 비극을 변회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언론인의 역할이 필수적입니다. 많은 정부와 정치인들이 코로나19에 무지합니다. 미국 대통령과 브라질 대통령, 그리고 일부 세계 정치 지도자들이 대중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언론인의 역할입니다. 코로나19와 그의 위험에 관해, 그리고 우리 자신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바로 언론인이 해야 할 일입니다. 언론인은 기후변화, 자원 남용, 불평등의 결과에 관해 가르쳐줘야 합니다. 한마디로 언론인 여러분은 전 세계에 가르침을 주고 코로나19라는 비극을 전 세계에 도움을 주는 존재로 바꾸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제가 앞서 코로나19라는 비극이 실제로는 세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언론인 여러분이 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비극을 이해하도록 도와주신다면 그렇게 될 것입니다.
옮긴이 김지량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영통번역 석사학위를 받았다. 경영컨 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에서 번역사로 근무했고 현재 프리랜서 번역사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