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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계속 오르지만 실질적 대책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언론은 편향적인 보도만 양산하고 있다. 분양 광고에 의존하는 보수 경제 언론과 부동산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는 진보 언론 사이에서 공정 보도를 기대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부동산 보도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 해결책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문재인 정부 이후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오히려 상승하고 있고, 최근 용적률까지 대폭 완화해주는 공공재개발, 역세권 개발 대책을 발표한 이후 단독·다세대·빌라·연립, 준공업지역 등 구도심 전역으로 집값 상승이 확산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값은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한 채당 5억 3,000만 원, 82%가 올랐다. 같은 기간 노동자 임금은 300만 원, 9% 상승에 그쳐 땀 흘린 대가와 불로소득의 격차가 177배로 나타났다. 노무현 정부 때 65배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격차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약속했지만 현실은 불로소득 주도 성장이고, 청년들까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 투기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헬조선’ 탈출을 꿈꿨던 국민에게 문재인 정부가 더 큰 절망과 분노를 안겨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도 정부와 국회는 근본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김상조 정책실장,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투기 근절을 얘기하면서 투기 조장책을 내놓는 무능력함으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만 키웠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아예 대대적 공급 확대책으로 서울 전체를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언론과 전문가들도 집값을 잡을 수 있는 대책보다는 기득권을 대변하는 논리에 치우쳐 있다. 연일 부동산 기사는 쏟아지는데 정작 소비자를 위한 공정한 기사는 찾기 어려운 현실이다.

분양 광고에 의존하는 언론사, 공정 보도 가능할까?
수많은 부동산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상당수는 아파트값 최고가 경신, 어디어디 올랐다, 투자수익률 등 주택을 투자 상품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기사가 넘쳐난다. 분양 광고인지 기사인지 헛갈릴 정도의 광고성 기사와 분양 광고도 많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서울경제, 한국경제 등 7개 주요 언론사의 지면 광고 중 11.2%가 부동산 광고인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도시공간정책포럼 토론회자료, 2020.12.15). 특히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는 부동산 광고 중 30% 이상을 전면광고로 실을 정도로 부동산 광고 비중이 높다고 밝혔다. 이렇게 부동산 광고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에서는 집값이 오르면 분양 광고가 늘어나고 언론사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만큼 언론사들도 주택을 투기 수단으로 바라보는 투기 조장 기사를 내놓기 쉽다. 집값 하락 시 분양광고도 줄어들기 때문에 집값 거품을 떠받치는 규제 완화책을 집값 안정책으로 바라보는 기사를 내놓기도 한다. 이런 경향은 분양 광고 의존도가 높은 보수 경제 언론 보도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는 후분양제 관련 보도다. 우리나라는 아파트를 짓지도 않고 팔 수 있는 선분양제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수억 원을 부담해야 하는 주택을 분양 광고, 홍보성 기사 등에 의존해 사야 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소비자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반면 건설사는 소비자가 부담한 분양대금으로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금 확보의 어려움이 없다. 짓기도 전에 팔 수 있는 상황인지라 분양만 되면 이후에는 불량자재 사용, 자재 바꿔치기 등 부실 시공을 해서라도 원가를 절감하고 이윤을 극대화하는 데 급급하다. 2000년 분양가자율화 이후로는 분양가 책정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막대한 이익까지 챙길 수 있다. 수분양자들도 짓지도 않은 아파트 분양권을 전매하며 웃돈을 챙기는 투기 행위에 자연스레 가담하게 되는 등 선분양의 폐해는 수없이 많다. 때문에 외국에서는 후분양이 의무다. 미국 등 일부에서 선분양이 허용되지만 이는 주택예약제 시스템으로 소액을 지불하고 완공 후 입주 여부를 결정짓는 방식으로 우리나라처럼 분양 광고에 기대 주택 구매를 결정지을 수밖에 없는 선분양과는 완전히 다르다.
불법전매 웃돈 거래, 부실시공, 분양 사기 등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후분양제 의무화가 거론되고 국회에서는 법 개정안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보수 경제 언론들은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소비자 분양대금이 올라간다’, ‘건설업계 자금난 때문에 공급이 축소되고 이로 인해 아파트값이 상승한다’등의 논리를 앞세워 후분양제 도입에 부정적 기사를 내보냈다. 분양 광고 의존도가 높은 보수 경제 언론들이 후분양제 이행 시 없어질 선분양 광고와 이로 인한 매출액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를 위한 후분양제 이행이 반가울 리 없기 때문이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분양가상한제 폐지도 마찬가지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어 사업이 활성화되면 공급이 늘어 주택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양질의 주택을 선호하는 데 반해 정부가 강남 등 재개발·재건축을 규제해 사업 추진이 안 되고 그 결과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오른다’, ‘공급가격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분양받는 수분양자들에게 막대한 시세 차액을 안겨주기 때문에 문제’라는 식의 기사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주택이 투기 수단으로 변질된 지 오래고 실수요자 아닌 투기적 가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수요공급 논리로 주택 가격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같은 논리라면 과거 집값 하락 안정세를 보였던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때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하게 추진됐어야 하는데 당시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미분양 아파트가 쌓였기 때문이다. 2012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393개의 뉴타운 지역을 해제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투기적 가수요가 사라지게 되고, 실수요자들도 내 집 마련에 신중해지면서 진행되던 조합원들은 개발사업 해제를 요구하고 미분양이 넘쳐나게 된다.
공급 확대가 집값 안정책이 아니라는 것은 다주택자의 소유편중 심화에서도 알 수 있다. 경실련이 국감자료를 조사한 결과 다주택자 상위 1%가 보유한 1인당 주택 수는 2008년 3.5채에서 2018년 7채로 두 배 증가했고, 10년 동안 다주택자 보유물량이 250만 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기 수단이 돼버린 주택을 다주택자가 사재기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공급을 확대하더라도 주택 가격 안정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수분양자에게 막대한 시세 차액을 안겨주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가 문제라는 접근도 잘못됐다. 분양가자율화를 통해 시세대로 분양가를 책정하면 집 주인, 건설사 등이 로또를 맞는데 이런 문제는 전혀 언급조차 없기 때문이다. 선분양을 허용하는 한 소비자를 위한 가격 규제를 통해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다. 이런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 주택 가격 안정책이라는 것은 소비자를 위한 공정 보도가 아니며, 규제 완화로 개발 활성화를 통해 분양 광고 증가 등 매출액을 늘릴 수 있다는 계산에 기인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진보 언론은 왜 부동산 문제에 소극적인가?
보수 경제 언론의 기울어진 보도에 지쳐있는 시민들은 진보 언론의 공정 보도를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한겨레, 경향신문 등 진보 언론은 분양 광고 의존도도 낮을뿐더러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에 있어서도 보수 경제 언론보다 월등히 낮다. 언론에 보도된 2019년 언론사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일간지에서는 조선일보가 매출액 2,991억 원, 영업이익 301억 원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가장 높다. 경제지인 한국경제도 매출액 2,406억 원, 영업이익 235억 원으로 영업이 익이 두 번째로 높다. 반면 한겨레는 매출액 815억 원, 영업이익 20억 원이고, 경향신문은 매출액 873억 원, 영업이익 33억 원으로 조선일보나 한국경제 매출액의 3분의 1, 영업이익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시사저널, 2020.4.21).
때문에 부동산 기자도 적고 부동산 문제를 다루는 양도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역대 정부 최고로 집값과 땅값이 폭등했고, 부동산이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제일 중요한 문제가 된 상황에서 진보 언론도 부동산 문제에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보수 경제 언론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드러내지만 정책 대안은 공급 확대, 세제 완화, 규제 완화 등 무주택 서민이 아닌 재벌 건설사와 투기 세력을 대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촛불정권인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부동산 가격을 역대 정부 최고로 올렸는지에 대해 올바른 원인 진단과 해법을 제시해 주는 것이 진보 언론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본다.
집값 폭등의 주범은 유튜브 동영상 제공자?
문재인 정부에서의 집값 폭등은 전 국민을 투기 대열로 내몰고 있고, 이런 상황을 악용한 일부 유튜버들의 활약도 커지고 있다. 투자 정보, 절세 전략 등을 알려주는 유튜버들의 동영상이 연일 쏟아지며 은퇴 노인, 20~30대, 중장년층 등에게 부동산 재테크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자초한 것은 수차례 투기 조장책으로 집값을 폭등시킨 정부다. 개인들도 손쉽게 동영상을 만들어 소통할 수 있는 상황에서 유튜버 영상을 하나하나 점검해 투기 조장 여부를 밝히고 처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부동산 카페, 블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등 온라인에 대한 합동특별점검 등을 실시해 적발 시 처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개인의 금융, 과세, 범죄 등의 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는 부동산 감독기구인 부동산거래분석원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집값 폭등을 초래한 불쏘시개 정책을 집값 안정책이라고 속여온 개발 관료, 투기 조장책을 방관한 정치인 등은 책임지지 않은 채 개인 투기가 집값 폭등의 주범인 것인 양 몰아가는 것은 정책 실패를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며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국민의 입장에서 집값 폭등의 원인과 해법을 제대로 진단해주는 언론 보도를 기대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연일 집값만 치솟고 있다. 4년째 집값 폭등을 해결 못한 무능력한 대통령은 아직도 공개적으로 집값 안정, 투기 근절을 강조하며 공급 확대라는 투기 조장책으로 집값을 잡겠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보수 경제 언론은 연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책으로 집값이 올랐다면서 규제 완화, 공급 확대가 해법이라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 언론마저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인 부동산 문제를 비중 있게 보도하지 못하면서 정부 정책은 자꾸만 재벌 건설사, 부동산 부자, 투기 세력 등 기득권들을 위한 방향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국민을 위한 공정한 언론 보도가 이뤄지도록 근본적인 대안이 제시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