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상세

‘나만의 칼럼노트’를 통한, 뉴스와 함께하는 삶
칼럼노트(뉴스일기)와 저의 인연은 15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신문 기사를 읽고, 일요일마다 그 주의 이슈를 골라서 ‘나만의 칼럼노트’를 썼습니다. ‘나만의 칼럼노트’란,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기사를 읽고, 글을 쓰는 ‘생각노트’입니다. 제가 작성해온 칼럼노트의 가장 큰 특징은 뉴스를 읽고 내용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항상 ‘내 생각과 경험’, ‘내가 직접 떠올린 아이디어(문제의 대안, 해결책 등)’를 더 많이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신문을 통해 그날의 뉴스를 좀 더 깊고 넓게 접하게 된 것은 칼럼노트를 쓰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이때부터 제 삶에서 뉴스는 떼어낼 수 없는 친한 친구 같은 존재가 됐습니다. 꾸준하게 다양한 뉴스를 접할 수 있으면서도 사고력, 논증력 등의 역량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저 혼자 알고 있기보다 시사 이슈에 능통하고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학생, 그리고 시민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뉴스를 발행하는 언론사마다 제작 의도가 다르므로, 같은 사안의 기사라도 뉴스 편집이나 논조가 다릅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뉴스를 볼 때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기사의 의도를 비판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저는 꾸준히 칼럼노트를 쓰면서, 뉴스를 ‘비판적으로 읽는’ 능력을 단계적으로 기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초·중·고등학생 때는 꾸준히 신문 기사를 읽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따라서 보도 기사, 사설, 칼럼 등 다양한 기사를 읽은 후 내용을 요약하고, 내 생각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칼럼노트를 작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사의 내용 또는 필자의 생각에 대한 비판적 사고능력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대학생이 된 후 좀 더 심층적으로 사회 이슈를 분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의 이슈를 다른 관점에서 쓴 두 개의 기사를 네 단계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칼럼 노트를 썼습니다.
같은 이슈, 다른 관점 기사: 4단계 분석법
1. 공통 주제의 의미
2. 문제 접근의 시각차
3. 시각차가 나온 배경
4. 내 생각
이 시기에 뉴스 리터러시가 지향하는 ‘비판적 읽기’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언론사 또는 필진에 따라 같은 이슈가 다른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으면서 뉴스를 선별하고 뉴스를 대하는 태도의 전환점이 됐습니다. 일명 ‘같은 이슈 다른 관점 기사 비교 쓰기’라는 이 방식을 꾸준히 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의 경우 한겨레, 중앙일보에서 발행하는 ‘사설 속으로’라는 지면을 활용했는데, 현재는 발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언론진흥재단의 e-NIE ‘비교보기’ 섹션을 이용하거나, 한국경제신문의 ‘생글생글’ 지면을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칼럼노트를 통해 뉴스를 분별 있게 읽고, ‘뉴스에 담긴 의도’를 읽어내는 힘을 우리나라 학생들과 성인들이 갖출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처럼 ‘칼럼노트’는 제게 뉴스를 접하고 스스로 표현하는 역량 이상의 것을 가져다준 보물 같은 존재입니다. 작은 노력이지만 실천해 본다면 ‘반복성’과 ‘꾸준함’이 모여 큰 효과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나아가 일상생활 또는 학업에 활용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와 논리력, 글쓰기 실력이 점점 발전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1회 뉴스읽기 뉴스일기 공모전’ 뉴스일기장(오른쪽)
언론을 통해 사회의 ‘선순환’을 바라다
칼럼노트를 쓰기 위해서는 그 주의 이슈를 꿰뚫고 있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매일 아침 신문을 읽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신문을 통해 그날의 주요 이슈뿐 아니라, 다양한 뉴스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정치·경제·사회 등의 기사가 시사 이슈를 익히고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워줬다면, 제게 개인적으로 큰 감명을 주고 삶의 원동력을 부여해주는 뉴스들이 있었습니다. 사회에서 존경받는 이들의 인터뷰 기사, 마음 수양을 돕는 심리학 기사,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기부 기사가 그러했습니다. 뉴스를 접할 때 시사적인 내용을 담은 기사도 좋지만 때로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각자의 삶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교훈을 담은 기사들을 읽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심리학 교수 또는 마음 수양을 하는 분들이 기고하시는 칼럼을 통해 삶에 힘든 과정이 닥쳐올 때 이를 극복하는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기부해 온 평범한 분들의 사연이 담긴 뉴스를 접하며 기부 실천의 원동력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뉴스를 접하는 경험은 ‘지금 저의 가치관과 삶의 모습을 완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뉴스에서 선한 영향력을 얻는 경험을 함께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제가 최근 인상 깊게 읽었던 한 기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재산 절반 기부”…10조 번 김범수의 마음 움직인 시 한편>(중앙일보 2021년 2월 9일 자 1면)이라는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톡’을 만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한 내용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우리 사회의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기부 문화’의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는 뉴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도 이후 젊은 기업인들의 대표가 ‘재산 절반 기부’ 선언을 하면서 고액 기부자 모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코로나19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는 의식이 늘어나 코로나19 유행 이전보다 기부가 29%나 증가했다고 합니다(사회복지공동모금회 추산). 기부는 주변의 영향이 매우 크게 작용하고, 사람들 대부분은 보고 배워서 기부를 실천합니다. 이 기사는 사람들에게 기부 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영향력과,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부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시의성을 갖춘 뉴스였다고 생각합니다. 뉴스의 가치를 잘 구현한 의미 있는 보도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뉴스는 혐오, 차별, 장애인 관련 기사 등 당사자가 아니라면 무관심할 수밖에 없는 사안들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뉴스를 통해 공동체의 중요한 문제를 접하고 토론해 건강한 여론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뉴스의 또 다른 역할입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는 소수자 문제, 장애인에 대한 처우 문제 등 반드시 공동체 구성원들이 협력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최근 지역사회에서 주최한 《사이보그가 되다》라는 책의 독서토론회에서 한 토론자로부터 인상 깊은 말을 들었습니다. “각자 개인의 삶이 바쁘고 힘들어서, 장애인이 사회를 살아감에 있어 어떤 점이 불편하고,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장애인 또는 장애인 가족을 둔 사람들을 제외하면 다들 큰 관심을 두지 못한다. 따라서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이것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이 말에 대해 공감이 갔습니다. 하지만 소수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은 많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중들에게 전달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이때 뉴스가 이 역할을 할 수 있고, 해야 합니다. 신문 또는 방송,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뉴스에 대한 접근성이 예전보다 많은 사람에게 용이해졌고, 아직까지 언론의 영향력은 매우 큽니다. 어떤 매체보다도 접근성과 영향력이 큰 언론이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통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지금보다도 더욱,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사안들, 우리 사회에서 미처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수면 위로 끌어내고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공론화하는 역할을 언론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자가 기대하는, 앞으로 채워질 뉴스 지면의 모습
거대 기업과 정권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언론의 자유와 특권을 이용하는 뉴스, 허위 조작정보로 사람들의 올바른 정치적 의사결정을 저해하고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는 뉴스는 뉴스 보도의 왜곡된 한 측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현대는 자극적인 기사 타이틀과 선정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려는 목적의 뉴스들이 범람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러한 뉴스와 정보들의 범람 속에서, 개인이 뉴스 리터러시를 통해 뉴스에 대한 ‘비판적 읽기 능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과 사회에 두루 도움이 되는 ‘선한 영향력’을 지닌 기사들로 뉴스 지면을 채우는 것이 이 시대의 중요한 언론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개인이 뉴스를 접할 때, 자신의 관심사와 취향에 맞는 뉴스를 우선으로 좇는 일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언론이 이러한 개인의 특성을 악용해 비판적 보도와 여론 형성이라는 역할을 간과하고, 언론의 상업성에 주목해 개인의 재미와 욕구 충족을 위한 보도를 주로 한다면, 이러한 언론은 사회적 건강성을 저해할 것입니다.
언론사의 사익 추구와 관련된 기사를 지양하고, 공동체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기사, 해결이 필요한 사회문제에 대해 사람들에게 화두를 던지고 문제 해결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사 등을 인터뷰, 연재 기사, 기획 기사 등의 다양한 형태로 보도해야 합니다. 이러한 보도가 활성화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믿고 볼 수 있는 언론 생태계가 조성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자극적이고 편향된 보도를 하지 않더라도, 기사에 대한 많은 이들의 관심이 뉴스 수요로 이어져 지금보다 더 활성화된 언론 산업을 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언론이 공동체의 관심사를 충실하게 보도하고, 보도를 접한 사람들이 건강한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문제 해결 공론의 장을 열어주는 본연의 기능을 다한다면, 독자와 언론이 상생하는 ‘함께 만들어가는 언론’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