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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 영상 조회수 ‘대박’ 났던데요?!”
출근 후 하루를 여는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유튜브 이야기가 나옵니다. 조회수가 곧 성과인 만큼, 어떤 영상이 흥했는지가 큰 화두가 됩니다. 우리 채널 영상뿐 아니라 타 채널 영상의 성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게 되죠.
유튜브는 몇 년 사이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었고, 이제는 출퇴근길에도 많은 사람이 이어폰을 낀 채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고 있습니다. 누구나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하나쯤은 있는 시대가 됐죠. 이제는 언론사들도 앞다퉈 뛰어든 유튜브 시장, 그 안에서 YTN이 살아남은 노하우는 무엇이었을까요? 지금부터 유튜브 채널을 관리하면서 우리가 어떤 점을 고민해왔고, 변화시켜왔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채널명 빼고 다 바꿔라
YTN 유튜브 채널도 방치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TV로 방송된 뉴스 리포트들이 그저 시간 순서대로 업로드돼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수익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했습니다. 몇 년째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먼지만 가득 쌓여 있는 가게를 청소하듯이 우리는 간판부터 모든 것을 바꿔 보기로 했습니다.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눈앞에 수백 가지 상품이 보입니다. 하지만 그 상품들은 아무렇게나 놓여있지 않습니다. 철저한 마케팅과 소비자 패턴 분석을 통해 분류되고 진열돼 있죠. 소비자의 관심을 끌 만한 ‘핫’한 품목들은 잘 보이는 곳, 손이 쉽게 갈 수 있는 곳에 배치됩니다.
우리의 유튜브 채널에도 이런 법칙을 적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재생 목록을 만들어 영상들을 하나의 공통된 주제로 묶기 시작했고, 시청자가 더 관심 있어 할 만한 콘텐츠들(제보 영상, 단독 기사)을 전면에 배치했습니다. 물건들이 너저분하게 쌓여 있던 오래된 창고 같았던 유튜브 채널이 마트의 깔끔한 물품 진열대처럼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고민은 ‘어떻게 우리의 콘텐츠에 주목하도록 할 것인가’였습니다. 유튜브에서 시청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섬네일(대표 이미지)입니다. 섬네일에 효과적인 이미지와 문구를 넣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조회수 견인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재생 목록별로 섬네일 디자인을 통일시키면 채널이 깔끔해 보이는 시각적인 효과도 있고요. 특히, 섬네일 문구는 영상 제목보다 시선을 끌기에 용이합니다. 사진과 문구의 시너지가 좋다면 이른바 ‘클릭을 부르는 섬네일’이 완성되는 것이죠.

물론 ‘과대 포장’, ‘허위 광고’ 같은 섬네일은 지양해야 합니다. 시청자가 기대하고 설레며 과자 봉지를 뜯었지만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딸려 왔다’ 같은 느낌을 받게 하면 안 되니까요. 시청자의 배신감은 곧 조회수 감소로 이어집니다. 보기 싫으면 쿨하게 ‘관심 없음’ 할 수 있는 곳이 유튜브니까요.
뉴스를 색다르게
<자막뉴스>, <3분뉴스>
뉴스 채널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생산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유튜브에 특화된 우리만의 ‘스테디셀러’가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콘텐츠가 <자막뉴스>였죠. 일반적인 뉴스 영상은 앵커 멘트로 시작해 기자의 리포팅으로 끝납니다. 그대로 업로드하다 보니 ‘이게 시청자가 원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영상의 시작 부분이 좀 더 흡입력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린 앵커 멘트 부분을 떼버리고 관련 리포트 영상만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거기다 소리 없이도 기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내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기사의 모든 내용을 자막으로 달았습니다.
내용물을 바꾼 만큼 포장지도 더 세련되고 주목받을 수 있도록 바꿔야 하겠죠? 그래서 섬네일에 임팩트 있는 장면 하나와 내용 한 줄을 노출하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초반에 시선을 끌어야 한다는 간단하고도 확실한 전략으로 YTN 채널의 스테디셀러가 탄생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톡톡 튀는 ‘기획 상품’도 만들었습니다. 유튜브 영상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시청자가 빠져나가기도 쉽죠. 그래서 계속 시청하도록 붙잡아 둘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콘텐츠가 <3분뉴스>였습니다. 3분 안에 하나의 이슈를 설명한다는 형식이었는데, 각 이슈에 맞는 배경과 옷차림 선정 등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유승준의 병역 기피 이슈를 설명하면서 직접 그의 무대의상을 입고 춤을 추던 기자의 영상은 우리에게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3분뉴스>는 시청자의 높은 집중도를 끌어내 콘텐츠 평균 시청 시간도 2분에 근접했습니다.

공든 탑이 꼭 명소가 되진 않더라
영상물을 제작하다 보면 아무래도 퀄리티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막도 좀 더 세련되게 넣고, 영상 효과도 여기저기 빵빵 터지게 하고 싶은 게 제작자의 마음이죠. 그런데 유튜브는 공들인 영상이라고 반드시 우대해주지는 않습니다. 어떤 때는 2시간짜리 날 것 그 자체의 영상이 흥하기도 하고, 어떤 영상은 1분 미만의 속도감 있는 구성물이 시청자의 선택을 받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시청자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는 것입니다.
<와삼스톡>(YTN 삼촌들의 스포츠 토크)이라는 스포츠 콘텐츠를 제작한 적이 있습니다. 장비는 DSLR과 고프로 한 대, 스튜디오도 없이 회의실을 배경으로 시작했죠. ‘일단 계속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매주 신선한 주제를 다룬 덕분에 기존의 스포츠 뉴스 콘텐츠와는 다른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콘텐츠의 내용이 부실해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존의 방송처럼 세련된 자막과 영상 효과 등이 필수는 아니라는 점이죠. 날것 그대로의 브이로그(V-log) 형식 영상에 텍스트 자막만 입혀도 그 내용이 흥미롭다면 시청자들은 콘텐츠를 소비할 것입니다.
유튜브는 ‘계급장 떼고 한 판 붙자!’가 가능한 플랫폼입니다. 하나의 주제로 검색하면 수많은 영상이 나옵니다. 개인이 핸드폰으로 찍어 편집한 영상일 수도 있고, 수십 수백 명의 인력과 자본이 투입된 방송사의 영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후자가 반드시 더 좋은 성과를 내진 않습니다. 내 채널이 어떤 강점을 가졌으며 시청자가 어떤 내용을 기대하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죠. 우리는 개인 유튜버들이 담기 어려운 생생한 사건의 현장이나, ‘제보 영상’ 같은 콘텐츠들을 내세워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었습니다.
아카이브, 조회수의 보물창고
매주 토요일 저녁 시간을 MBC의 <무한도전>과 함께 보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죠. 그런데, 이 <무한도전> 관련 영상은 지금도 유튜브에서 어마어마한 조회수를 자랑합니다. 심지어 저도 추천 영상에 뜨면 유혹에 넘어가 제 인생의 5분이 ‘순삭(순간 삭제)’ 되는 경험을 하고는 합니다. 이처럼 방송국들이 ‘아카이브(archive, 기록 보관소)’ 영상들을 다시 올리는 것도 구독자를 끌어들일 전략 중 하나가 됐습니다.
우리에게도 발굴해낼 만한 영상이 없을까 고민해 본 끝에, 과거의 향수를 자극해 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90년대의 사회 모습을 다시 보여줄 <N년 전 뉴스>라는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기성세대에게는 추억 여행을, 젊은 층에는 새로운 경험을 잠시나마 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또 과거 뉴스 인터뷰 중 화제가 됐던 코너들을 <창고대방출>이라는 타이틀로 재업로드하기도 했습니다. 아카이브 영상은 업로드 시기를 잘 선정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이나 인물의 과거 영상을 발굴해낸다면, 그야말로 ‘물 들어올 때 노 젓기’가 가능해지는 것이죠.
알고리즘의 유혹
지금 올린 영상이 인기가 없더라도, 업로드해놓는 것만으로도 잠재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유튜브의 추천 영상 ‘알고리즘’은 굉장히 신비하고도 오묘합니다. 갑자기 내 추천 영상 목록에 6년 전 영상이 뜨기도 합니다. 저도 YTN 채널을 구독해 놓고 지내다 보면, 몇 년 지난 뉴스 영상들이 갑자기 추천 영상 목록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최근 검색했던 주제와 관련된 영상이 뜰 때도 있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키워드와 유사한 내용의 영상이 뜨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알고리즘’의 수혜를 조금이나마 더 누리고자 해당 영상의 섬네일을 수정했습니다. 지나가는 시청자가 한 번이라도 더 ‘알고리즘의 유혹’에 빠지도록 말이죠.
본방송 말고, 틈새 라이브
YTN은 24시간 채널인 만큼 유튜브에서도 24시간 뉴스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합니다. 여기서도 꾸준한 시청자의 유입이 있지만, 우리가 라이브로 또 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는 없을까 고민해봤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콘텐츠가 <서브라이브>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이 서브라이브는 시청자들에게 중요한 뉴스를 더 자세히, 신속하게 전달해 주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YTN 본방송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청문회 현장, 주요 토론회, 기자회견 등 생생한 현장을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과 협업해 진행한 ‘우주쇼’ 관련 라이브도 시청자의 많은 참여를 유도해낼 수 있었습니다. YTN의 강점인 현장성과 생중계를 유튜브로도 실현하니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이 따라왔습니다. 완성된 영상을 올리는 것은 단방향적인 소통이라면, 라이브는 시청자와 채팅창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쌍방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유튜브 채널도 ‘독립만세’
채널이 성장하면서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영상을 제작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채널의 몸집은 커졌지만 새로운 콘텐츠를 올린다고 해서 꼭 조회수가 보장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본 채널과는 다른 수요층을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채널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새 채널을 만든다는 것에 당연히 고민이 따릅니다. 본 채널에 올리면 수익이 되는데 굳이 분리해야 할까?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데, 괜히 독립했다가 아무도 안 찾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들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콘텐츠를 좀 더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어 ‘와이퍼’라는 버티컬 채널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새 채널은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반대로 새집을 짓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집의 재료와 분위기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건물이 서양식 건물이었다면, 그 양식에서 벗어나 멋들어진 한옥을 지어낼 수도 있는 것이죠.
다만 새집을 짓는 데는 당연히 시간과 추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이전과 같은 조회수가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채널 성격에 맞는 콘텐츠들을 꾸준히 제작하다 보면 어느새 단단한 뼈대가 갖춰지고, 멋진 집이 완성된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일단 독립했다면 ‘언제 성공하나’ 초조할 필요는 없을 거 같습니다. 내가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해 낼 의지와 여력이 있느냐가 중요한 거겠죠.
꾸준히 데우자, 물은 언젠가 끓는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유튜브는 꾸준함이 가장 큰 전략입니다. 꼭 TV처럼 요일과 시간이 일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콘텐츠를 자주, 여러 개 올려 시청자들에게 노출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시청자의 반응이 크게 없다면 초조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 방향이 맞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겠죠. 당장 다른 채널만 봐도 수십,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영상들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옆 사람 냄비의 물이 팔팔 끓는다고 너무 조급해하지 않길 바랍니다. 찬물을 천천히 가열하듯이 본인의 유튜브에 콘텐츠들을 하나둘 올리다 보면 어느새 나의 냄비에서도 수증기가 올라오고 물이 끓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정답은 없지만 정도(正道)는 있는 게 유튜브의 생태계 같습니다. 본인이 관심 있고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해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것이죠. 남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고, 내 냄비의 물이 더 팔팔 끓고 있다고 당장 기뻐할 이유도 없습니다. 손짓 한 번, 강한 바람 한 번에 불이 꺼질 수도 있으니까요. 꾸준함이라는 정도를 걷되 길을 이탈하지 않도록 지나온 길을 끊임없이 확인하며 개선점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더 큰 성공을 가져올 것입니다.
이제는 내가 알던 TV 속의 그 연예인이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합방(방송을 함께하는 것)을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TV 방송사의 방송과 온라인 방송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진 것이죠. 아마 시간이 갈수록 이 둘 사이의 벽은 더욱 사라질 겁니다. 따라서, 언론사들도 유튜브를 통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전달자의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지금은 ‘유튜브 전성시대’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