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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현장] 유튜브 유해 콘텐츠 관리 시스템, 무엇이 문제인가
미디어현장 | 등록일 : 2022-02-25

유튜브는 폭력적인 콘텐츠나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는 콘텐츠에 이른바 ‘노란 딱지’를 붙인다. 해당 콘텐츠의 광고 게재를 제한하는 이 표시의 기준은 구글의 자율규제정책이라고 알려졌다. 문제는 구글이 그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 유튜브 유해 콘텐츠 관리 시스템을 둘러싼 쟁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제재하지 마라 vs. 제재하라

 

얼마 전, 구글코리아 사옥 앞에서 전혀 다른 성격의 집회가 번갈아 열렸다.

 

 

2021년 11월 1일 유튜브탄압피해자연대가 구글코리아 사옥 앞에서 “일방적인 채널 삭제를 중단하라”는 시위를 열었다. <출처 – 필자 제공>

 

 

지난 1월 20일 민주언론시민연대, 전국언론노조가 구글코리아 사옥 앞에서 “구글은 혐오차별 유튜브 방관말라”며 시위를 열였다. <출처 – 필자 제공> 

 

앞선 집회는 구글 측이 명확한 설명 없이 유튜브 채널을 삭제했다고 주장하며, 보수 유튜버들이 개최했다. 구글이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유튜버들의 콘텐츠 제작에 간여한다는 비판이다. 올해 1월에는 전국언론노조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채널을 적극적으로 규제하지 않는다며 구글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쪽은 규제가 미흡하다며, 한쪽은 지나치게 엄격하다며 집회를 연 것이다.

 

구글은 문제가 되는 콘텐츠를 걸러내기 위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이라는 자율규제책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사기성 스팸 △폭력적인 콘텐츠 △민감한 콘텐츠 △규제상품 △잘못된 정보 등 크게 다섯 가지 기준을 적용한다. 이 기준을 위배한 콘텐츠에는 ‘노란 딱지(수익 제한 조치)’를 붙여, 광고 수익을 얻지 못하도록 한다. 수익 제한 조치를 통해 유튜버가 영상물을 수정하도록 유인하는 정책이다. 문제가 지속될 경우 종래에는 채널을 삭제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이 구글의 자율규제책이 어떻게 운영되기에 상반된 비판이 동시에 나오는 것일까?

 

KBS 뉴스가 유해 콘텐츠?

4년 동안 8,000여 건에 ‘노란 딱지’

 

구글은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1차적으로 유해 콘텐츠를 판별한다고 설명한다. AI가 자막과 해시태그 같은 문자 정보에 포함된 부적절한 단어는 물론이고, 화면에 표현되는 색상과 형태까지 감별해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유튜버들은 이 노란 딱지를 붙이는 기준도, 붙이고 난 뒤 설명도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만난 열린공감TV 측은 삶은 달걀을 까서 입에 넣는 장면을 클로즈업해 방송했다가 ‘성적인 영상물’로 판별돼 노란 딱지가 붙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여행 유튜버는 아프가니스탄 관련 영상에 일괄 노란 딱지가 붙어서 항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글 측이 노란 딱지를 붙이는 기준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으면서, 그 기준과 적용 양태에 대해 의구심만 커지는 상황이다. KBS <질문하는기자들Q>팀은 대체로 무해하다고 할만한 KBS 뉴스에도 노란 딱지가 붙는지, 그렇다면 어떤 내용을 담은 동영상에 노란 딱지를 붙이는지 분석해 구글의 자율규제 제도의 사각지대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데이터 분석 전문가와 함께 KBS 뉴스 유튜브 채널 정보 4년 치를 내려받아 영상에 달린 ‘해시태그’와 ‘제목 키워드’ 분석을 함께 진행했다. 키워드 사이의 연관도는 ‘노드 엑셀’ 프로그램을 사용해 구현했다. 4년여 동안 KBS 뉴스 유튜브 채널에 달린 노란 딱지는 모두 8,054건으로 예상을 웃돌았다. 구글 본사가 유튜브 알고리즘과 관리체계를 자주 바꾼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4년치를 한꺼번에 분석하지 않고 1년 단위로 나눠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KBS 뉴스 유튜브에 달린 노란 딱지의 대부분은 ‘학대’와 ‘성추행’, ‘성범죄’, ‘학교폭력’ 등 사건·사고와 관련된 것이었다. ‘탈레반’과 ‘아프간’, ‘코로나19’ 태그가 포함된 뉴스의 노란 딱지도 비교적 많았다.[표 1]

 

 

[표 1] KBS 뉴스 ‘노란 딱지’ 태그 순위(2021년) <출처 – 필자 제공>

 

 

2020년의 경우에는 노란 딱지가 일괄 적용되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표 2] ‘코로나’, ‘우한폐렴’, ‘신종코로나’는 물론 ‘마스크’에도 수익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노란 딱지가 붙은 대부분의 뉴스가 코로나19 관련 뉴스였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만난 언론사 유튜브 관리 담당자는 “2020년의 경우 ‘코로나’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노란 딱지가 붙어서 기사를 배포할 수가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렇게 노란 딱지가 붙은 영상의 경우 광고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유튜브 알고리즘 추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된다. 국민이 정당하게 접해야 할 뉴스 시청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표 2] KBS뉴스 ‘노란 딱지’ 태그 순위(2020년) <출처 – 필자 제공> 

 

노드 엑셀 프로그램을 통해 연관도를 분석해 보면 이런 현상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물고기 머리 모양에 코로나19 관련 태그가 매우 촘촘하게 엮여 있고, 꼬리 모양에 성글게 사건, 사고 태그가 모여있다. 실제로 2020년에 구글이 코로나19 관련 태그를 단 영상에 대거 노란 딱지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그림] 


[그림] 노드 엑셀 프로그램을 통해 분석한 연관도 <출처 – 필자 제공>

KBS 뉴스 유튜브 채널의 노란 딱지 현황 4년 치를 종합적으로 분석했을 때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기사 △2018~2021년까지 세월호 관련 태그 △중동 문제 관련(아프간-팔레스타인, 이란-미국) △2019년 ‘홍콩시위’ 관련 기사에 수익 제한 조치가 이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분석은 국내에서 극히 드물게 노란 딱지와 관련해 실제 채널 기록을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유튜버 47% “노란 딱지 제도 필요하지만 과도해”

 

앞서 본 것처럼 구글의 노란 딱지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면서 유튜버들은 구글 측이 지나치게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주장해왔다. 2018년에는 미국의 한 유튜버가 자신의 영상에 노란 딱지가 달린 것에 불만을 품고 유튜브 본사로 난입해 총기를 난사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질문하는기자들Q>팀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튜버들이 실제로 이 노란 딱지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인식 조사도 진행해봤다. 조사는 유튜버 지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전파진흥협회의 도움을 받았다. 2021년 12월 셋째 주에 한 주 동안 조사했으며, 54명의 유튜버가 답변했다.

 

전체 조사 인원의 32%가 콘텐츠에 노란 딱지가 붙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노란 딱지가 붙었을 때 구글 회사 측이 설명을 해줬는지?’ 문항에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등 관리 규정에 따른 조치라는 설명을 들었다는 유튜버가 68.4%로 가장 많았고,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유튜버가 21.1%,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는 유튜버는 10.5%에 불과했다. ‘노란 딱지 제도가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커뮤니티를 위해 필요하지만 과도하다는 대답이 47.6%로 가장 많았고, 커뮤니티를 위해 필요하다는 대답은 33.3%,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대답은 14.3%로 조사됐다. 마지막으로 ‘노란 딱지 제도에 대한 불만’을 물었더니 결정 내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대답이 40%로 가장 많았고, 기준이 모호하다는 대답이 30%, 유튜브 회사에만 유리하다는 대답이 20%로 집계됐다.

 

실제로 안산시에서는 지난 2020년 조두순의 출소 장면을 방송하기 위해 수많은 유튜버가 몰려들어 거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안산시는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가 있다며 해당 영상에 ‘수익 제한’ 이나 ‘삭제’ 조치를 내려 줄 것을 구글에 요청했다. 하지만 구글은 ‘크리에이터(유튜버)들의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안산시가 직접 법적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보고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1>을 보면, 우리 국민의 44%가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우리가 어떤 영상을 봐야 할지, 보면 안 되는지 사기업인 구글의 선의에 더 이상은 기댈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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