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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포럼] PDLN 연례 정기총회 참가기
미디어포럼 | 등록일 : 2022-06-24

PDLN은 세계뉴스저작권관리기관협의체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포함하여 23개국 27개 회원사가 소속돼 있다. PDLN은 해마다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지난 5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시대 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2년 PDLN 정기총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며 2022년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제14차 PDLN 연례 정기총회가 개최됐다. PDLN(Press Database and Licensing Network)은 뉴스 데이터베이스를 소유하고 뉴스 라이선스를 제공·판매하는 세계뉴스저작권관리기관협의체로서 상호 정보 교류와 네트워크 형성을 목적으로 한다. 2008년에 설립되었으며,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015년에 회원사로 가입했다. 매년 개최되는 PDLN 연례 정기총회에서는 각국 저작권 관리 기관인 PDLN 회원사 외에도 뉴스저작물을 이용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디어 분석업체들도 참여해 미디어 및 뉴스저작권 산업의 현황을 교류한다. 2022년 현재, 국내 유일의 뉴스저작권 신탁 관리 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포함해 23개국 27개 회원사가 가입해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PDLN 정기총회는 2년 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그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듯, 60여 명의 PDLN 회원사 뉴스저작권 담당자들은 주최 측이 마련한 사전 트램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기대 반, 설렘 반의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이번 총회 참석이 처음이었던 필자와는 달리, 대부분의 담당자들은 이전에 해당 총회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PDLN 총회는 2008년부터 매년 유럽에서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상당수 회원사는 유럽 내 국가에 소속돼 있어 지난 세월 속에 그들이 쌓아온 깊고 단단한 네트워킹을 엿볼 수 있었다. 회원사들 사이에는 독자 확대와 뉴스저작권 사용료 징수와 같은 고충에 대해 서로 깊은 공감이 교류된 상태였다.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플랫폼에의 대항이라는 당장의 문제도 공유하고 있었다.

 

나라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언어도 달랐지만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뉴스저작권의 발전과 언론의 미래에 ‘진심’인 그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 속에서 어떻게 하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 너나 할 것 없이 열정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 진심이 실제로 독자들에게 가닿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PDLN 회원사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현실적 고민이었고, 우리가 이곳에 한데 모인 이유기도 했다. 이번 총회의 모토가 ‘시대 변화(Changing Times)’인 만큼, 과거에서 벗어나 뉴스저작권 및 미디어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키는 것에서부터 출발하고자 했다.

 

제1세션에서는 각 PDLN 회원사들이 현지 뉴스저작권 사업 현황에 대해 발표하며 현 상황을 공유했다. 제2세션에서는 패널 토론을 통해 저널리즘의 궁극적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발표와 토론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각 나라는 어떤 서비스와 기술을 새롭게 접목할 것인지, 현재 당면한 구조하에 언론사들은 어떤 방식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인지 등에 대한 문답으로 다채롭게 구성됐다.

 

 

제14차 PDLN 총회의 모토는 ‘시대변화(Changing Times)’였다. <출처 - PDLN 공식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수익 방식의 변화, 결국 답은 독자 ‘취향 저격’

 

제1세션 현지 사업 현황 발표에서 뉴욕타임스의 앨리스 팅(Alice Ting)이 제시한 해결책은 구독이었다. 뉴스저작권의 주된 수익 모델을 구독 기반 비즈니스 모델로 설정해 시대 변화의 흐름을 타고자 했다. 그 결과, “약 1억 3,500만 명의 사용자가 구독료를 지불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구독 수익이 매출의 7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의 궁극적 목표는 ‘값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저널리즘을 만드는 것’이며, 요리·게임·스포츠와 같은 특정 타깃을 겨냥한 주제를 통해 독자가 열정을 가질 만한 콘텐츠를 담는다. 뉴스를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켜 뉴욕타임스는 이제 지불할 가치가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프랑스의 CFC1)는 2021년 언론사 관련 저작권 수입이 2,800만 유로(약 380억 원)로, 전체 저작권 수입의 52%를 차지한다. 기업용 외부 라이선스와 소셜미디어 게시용 상품 등을 출시해 독자들을 맞이하고 있다.[표] 이와 유사하게, 한국언론진흥재단 또한 뉴스저작권 합법 이용 플랫폼인 뉴스토어2)를 통해 사용 용도에 따라 라이선스, 기사 단건, 크리에이터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스위스의 스위스독스(SWISSDOX) 사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위스독스는 타깃에 따라 여러 가지 상품을 구성하고 있는데, 독립 언론이나 소규모 언론을 대상으로 언론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거나, MMO3)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는 상품도 있다. 스위스 60만 학생을 위해 허가된 IP4)들에게만 뉴스 데이터에 대한 액세스 권한을 부여하는 상품(Swissdox Essentials)도 주목할 만하다.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능5)을 통해 TV나 라디오 프로그램을 텍스트화하기도 한다. 스위스독스는 PPU6) 방식에서 구독 모델로 전환한 후에는 이용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독일 PMG7)의 경우, X-CAGO라 불리는 콘텐츠 디지털 변환 시스템을 통해 언론사와 앱 개발업체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PMG는 2021년 7월, 미디어 솔루션 및 소프트웨어 회사 X-CAGO를 인수했으며, 현재 PMG의 750개 언론사, 4,000개 매체가 X-CAGO를 이용하고 있다. X-CAGO는 문자를 언어로 변환하는 텍스트투스피치(Text to Speech) 기능은 물론 웹사이트·PDF·이미지·비디오·오디오 등 거의 모든 포맷을 디지털로 변환할 수 있다. 이미지의 경우 유리컵에 새겨진 사진까지도 변환 가능하다. 이는 상업화 및 콘텐츠 집계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 형식을 변환하고 표준화하는 것으로, 많은 출판사들의 콘텐츠 배포 플랫폼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위의 네 가지 사례들을 통해 봤을 때 이들이 뉴스저작권 시장에서 거둔 성공에는 공통점이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독자의 구미를 당기게 할 만한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을 끊임없이 제시하며 ‘당신이 원하는 뉴스가 이것이 맞습니까?’를 끈질기게 묻고 또 묻는다. 그리고 독자들은 구매로 그 대답을 대신한다. 독자들은 이제 핸드폰을 열어 배달 앱에서 오늘 저녁에 먹을 메뉴를 고르듯, 자신이 관심 있는 카테고리에서 읽고 싶은 기사들만 갈무리해 내 취향을 저격하는 기사들을 고른다. 배가 고픈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게 하고 싶다면? 입맛에 딱 맞는 한 끼를 제공해야 한다. 결국 어디를 가나 핵심은 독자다. PDLN 회원사들은 입맛이 다양한 독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타깃 분석을 바탕으로 자체 상품과 서비스들을 개발하고, 기술을 접목하는 데 동분서주하고 있다.

 

 

독일 PMG는 콘텐츠 디지털 변환 시스템인 X-CAGO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한다. <출처 - PMG 발표 자료>

 

 

뉴스 독점화 방지와 대중 보호

저널리즘 생존의 키

 

이번 PDLN 총회 패널 세션의 가장 큰 화두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독점에 대한 대항이었다. DVP8)의 수장인 장 마리 카바다(Jean-Marie Cavada)는 “현대 사회에서 독점은 민주주의의 적이며, 저널리즘이 없다면 현실도, 진리도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정 플랫폼에 의해 뉴스 독점화가 이뤄지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저널리즘의 생존 법칙을 위해서는 권력의 분배가 생명임을 강조했다.

 

또 다른 강연자인 EANA9)의 알렉산드르 기보이(Alexandru Giboi)는 “소셜미디어의 부상과 함께 젊은 세대에게 유튜브나 틱톡과 같은 미디어가 주요 뉴스 소스로 사용되며 이에 따라 대중의 미디어 리터러시가 감소했다”고 우려했다. “또한 언론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사실 확인(Fact check)을 통한 균형 잡기가 중요해졌다”고도 말했다. “과거에는 언론이 대중에게 알리는(Inform) 역할을 해 왔다면, 지금은 대중을 보호(Protect)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사실 여부에 방점을 찍는 청소년 대상 뉴스, 로봇 기자 등의 비즈니스 모델들이 개발되고 있다.

 

한편, 벨기에와 네덜란드에 35개 TV 채널과 신문사 등을 소유하고 있는 미디어 그룹 DPG 미디어의 패트릭 라크로이스(Patrick Lacroix)는 “우리는 다국적 기업으로서 각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을 지상 과제로 삼는다”고 말했다. “벨기에 현지 뉴스를 생산하면서 이를 국제화하려면 네트워크 파트너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고, 장기적 목표는 주요 유럽 뉴스룸을 만드는 것”이라고도 했다. 세계화의 흐름과 시대 변화는 언론사들에게 있어 국경의 존재를 흐릿하게 만들었고, 더 넓은 세상으로의 도전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논의된 회원사들의 고민은 ‘같이의 가치’로 귀결된다. 언론사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손을 맞잡고 함께 가야 저널리즘에 더 나은 미래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거대 플랫폼의 뉴스 이용 독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널리즘의 훼손을 야기한다. 이런 측면에서 유럽 내 저작인접권 도입에 따른 구글, 페이스북 등과의 저작권료 협상 진행은 긍정적인 내딛음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시대 변화 속 시시각각 바뀌는 미디어 환경 아래 대중을 보호해 균형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모든 PDLN 회원사들의 과제이자 임무라는 것에 공감할 수 있었다.

 

뉴스저작권 수호는 필수적인 생존의 문제

 

이번 제14차 PDLN 총회는 그야말로 스몰 토크(Small Talk)의 향연이었다. 우리는 커피 브레이크 타임과 식사 시간마다 서로를 소개하고는 가벼운 대화를 시작했다. 흥미로운 점은 그 스몰 토크의 목적지는 결국 언제나 저작권이었고, 언론이었고, 미디어였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 회원사 담당자들이 한데 모여 의견을 나누면서 뉴스저작권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은 계속됐다.

 

클레멘스 피그(Clemens Pig) 오스트리아언론협회(Austria Presse Agentur) 회장은 마무리 인사말을 통해 “우리 회원사들에게 미디어 사용에 대한 모니터링 라이선스, 즉 뉴스저작권을 수호하는 것은 필수적인 문제”라고 말하며, “이는 우리에게 그저 명예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도 덧붙였다. 거대 플랫폼과의 뉴스 이용료 징수에 관한 협상 문제부터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독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그들은 부단히도 머리를 맞댔고, 열정적으로 토론했다.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심정으로 단체 행동을 통해 독점에 대항하고 독자와 가까워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회원사들의 모습을 생생히 엿볼 수 있었다.

 

 

 

 

 

1) Centre Francais d'exploitation du droit de Copie, 프랑스의 주요 신문·잡지·전문 언론 등 250개 언론사 2,000여 개 매체가 CFC에 뉴스저작권 전반에 대한 권한을 부여함

2) https://www.newstore.or.kr/

3) Media Monitoring Organization, 뉴스 저작물을 이용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디어 분석 업체

4) Internet Protocol, 인터넷으로 연결된 모든 컴퓨터에 주어지는 고유의 식별 번호

5) 스위스식 독일어 방송을 표준 독일어로 변환

6) Pay Per Use,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지불하는 가격 제도

7) PMG Presse-Monitor는 2001년 7개의 독일 주요 신문 및 잡지 발행인이 설립한 회사로 독일에서 가장 큰 언론 데이터베이스를 보유 중이며, 850개 언론·잡지사의 4,000개 이상 매체에 대한 라이선스를 소유하고 있음

8) Socit des Droits Voisins de la Presse, 프랑스 언론저작인접권협회

9) The European Alliance of News Agencies, 1956년에 설립된 유럽 뉴스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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