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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현장] 7월호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의 위기, ‘퇴출’ 제재 남발이 초래했다>에 대한 반론
미디어 현장 | 등록일 : 2022-08-26

《신문과방송》은 지난 7월호에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의 위기, ‘퇴출’ 제재 남발이 초래했다>를 게재했다. 이번 호에는 이 기사에 대한 반론을 게재한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직면한 쟁점은 무엇인지, 시민단체와 학계에서 논의되는 비판과 개선 방안을 확인해 본다. 편집자 주

 

인터넷이 발명되면서 포털은 이용자 편리성을 위한 관문이었다. 특히 한국에서 포털은 플랫폼화되면서 사회·정치적 영향력이 큰데, 이는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에 잘 나타난다. 한국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포털 및 뉴스 수집 서비스를 통해 뉴스를 이용한다는 비율이 68.6%다. 조사 대상 국가 중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언론 측면에서 포털 뉴스 영향력이 커졌지만 법제도 정비는 미진하다. 포털은 단지 「신문법(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뉴스를 생산하지 못하는 ‘인터넷 뉴스서비스사업자’(동법 제2조 6)로 규정돼 뉴스를 배열 원칙에 따라 서비스하는 플랫폼으로 한정돼 있다.

 

현재, 한국의 포털뉴스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그동안의 공과는 있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는 내외의 압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쟁점은 바로 ‘포털뉴스 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다.

 

그런데 지난 《신문과방송》 7월호에 게재된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의 위기, ‘퇴출’ 제재 남발이 초래했다> 기고문은 제평위가 직면한 쟁점은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운영과정의 문제만 변명하고 있다. 지난 7월 기고문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를 주장한다. 첫째, 포털 뉴스 제평위는 공과가 있으며 앞으로 변화가 불가피하다. 둘째, 제평위의 과도한 제재는 언론사와 기자들의 생사가 걸려 있어 신중해야 한다. 셋째, 제평위가 위기인 것은 법적인 고려 없는 제재 남발로 인한 권위 실추인데, 제평위가 이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는 것이다. 저널리즘 발전이나 한국 미디어 공론장 발전보다는, 제재로 인한 언론사 피해와 기자 실직을 걱정하고 있어 답답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기고문은 기본적으로 제평위의 당위성에서 시작한다. 물론 필자도 7년 전 제평위 출범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하지만 7년이 지나면서 포털 뉴스 제평위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데, 기고문에는 비판적 시각은 반영돼 있지 않다. 제평위를 보는 시민단체와 학계의 비판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듯하다. 이 글은 《신문과방송》 7월호에 게재된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의 위기, ‘퇴출’ 제재 남발이 초래했다>에 대한 반론 차원에서 언론 시민운동과 학계에서 논의되는 제평위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이 글을 계기로 정치권이 아닌 언론계에서부터 제대로 된 포털 뉴스 개혁과 포털과 언론의 상생 생태계 구축을 위한 미래지향적 논의가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제평위는 왜 등장했는가?

 

제평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전에 등장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 제평위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게시판에 공지된 바와 같이 “2015년 10월 국내 온라인 뉴스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설립된 독립 기구로 언론 유관 단체 및 이용자 단체, 학계 및 전문가 단체 등 15개 단체에서 각각 2명씩 추천한 3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단체”다. 제평위는 말 그대로 네이버, 카카오뉴스와 제휴할 수 있는 언론사의 제휴·제재·퇴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와 2위 포털 뉴스 사업자들이 경쟁관계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함께 제평위를 만든 이유는 뉴스 서비스의 문제에서 시작됐다. 2015년 포털뉴스 공간에서는 의도적으로 검색이나 클릭 수를 늘리기 위해 동일 제목 기사 반복 전송이나 자극적 제목을 다는 어뷰징 문제가 극심했다. 그리고 제휴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정치적 압력이 있기도 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평위는 시작됐다. 그런 맥락에서 초기 제평위는 일종의 ‘시장주도 자율규제(self-regulation) 모델’로 주목받았다. 포털 뉴스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인터넷 생태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데 시장 논리, 국가 규제가 아닌 자율적인 거버넌스 모델을 제안한 것은 신선한 시도였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본다면 결국 포털과 언론사 스스로 어뷰징 기사나 제휴 논란을 해결하기 힘드니, 그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조직이 제평위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포털은 논란의 뒤로 숨어버렸다.

 

제평위의 태생적 문제점 5가지


제평위 등장 이후 포털뉴스와 콘텐츠 제휴 언론사 제휴·퇴출이 공정하고 저널리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에 관한 논란은 7년이 지나도 계속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부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제평위의 언론사 제휴·퇴출은 공정하지 않고 언론의 자유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시각이 강하다.

 

첫째, 제평위는 거버넌스 운영의 중요 원칙인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을 위배하고 있다. 심사 대상이 돼야 하는 언론사 현직 인사가 심사자가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제평위 15개 단체 중에서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심사에 참여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특히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신문법」 제30조에 의해 이사장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임명하는 기관이다. 정부의 간접적 개입도 문제가 된다. 2022년 제7기 위원회 구성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제평위원 개개인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이해충돌 여지가 너무 많다. 30명 위원 가운데 현직 언론인은 11명, 전직 언론인은 2명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심사와 평가에서 배제된다고 해도 30명의 위원이 서로 얼굴을 아는 상황에서 다른 위원과 관계된 언론사를 심사한다면 이해충돌이 없을까? 좁디좁은 한국 언론계에서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다.

 

둘째, 더 큰 문제는 언론의 자유를 무슨 권한으로 제평위에서 심사하고 퇴출하는지에 대한 근본 질문이다. 제평위가 어뷰징 문제로 인해 설립됐다지만 누가, 무슨 권한으로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라는 ‘인터넷 뉴스서비스사업자’의 검색과 뉴스서비스에 노출될 언론사를 제휴하고 퇴출할 권한을 줬는가. 국민이 위임했는가? 법에 근거했는가? 만약에 포털 뉴스 제휴사 중에서 어뷰징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 그 언론사에는 제재를 가하면 된다. 그런데 지난 7년 동안 제평위가 포털뉴스 제휴·퇴출 권력을 행사하고 한국 언론계를 쥐락펴락하는데도 언론계 내외에서 문제의식이 없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다.

 

셋째, 숨어있는 놀라운 사실도 있다. 이른바 제휴 방식의 문제다. 현재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각각 다른 기준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공통적인 것은 제휴 방식으로, 콘텐츠 제휴와 검색 제휴가 있다. 검색 제휴는 포털이 언론사에 전재료를 지급하지 않고 검색 결과에만 콘텐츠를 노출하는 단계다. 상대적으로 심사 기준이 낮다. 콘텐츠 제휴는 포털이 언론사에 금전적 대가를 제공하는 제휴 방식이다. 방식은 인링크와 아웃링크로 각각 다르다. 그렇다면 검색 제휴를 못한 언론사는 어떻게 되는가? 포털에서 검색이 되지 않을 수 있다. 1인 미디어와 유튜버, 블로그 등 개인 미디어가 등장하는 디지털 뉴스 환경에서 제휴가 되지 않았다는 명목 하에 언론사의 콘텐츠가 인터넷에 노출조차 되지 못할 수 있다. 실제 지난 7년 동안 제휴되지 않은 언론사, 신설 언론사는 검색 노출도 되지 않았다.

 

넷째, 포털 뉴스 제휴 과정에 여론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포털 뉴스에서 장애인이나 지역, 사회적 약자, 소수자를 대변하는 목소리는 미미하다. 지난 몇 년간 지역 언론사, 장애인 및 여성 전문 언론사와의 제휴가 있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럽다. 포털 뉴스에서 저널리즘의 공적 가치는 사라지고, 제평위 기준 충족 여부에 따라 연예와 스포츠 뉴스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기반성은 없고 뉴스 제휴만 잘하면 다 해결된다는 인식은 한국 언론 생태계의 위축을 가져올 뿐이다. 중소 언론사나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내는 다양한 언론사들의 생존을 더욱더 어렵게 할 수 있고, 소외받는 지역 언론사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언론사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 실제 네이버의 경우, 여가와 취미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사와의 제휴는 있어도 장애인, 노동자, 다문화 등을 다루는 전문 언론사와 제휴를 맺은 경우는 몇 개 없다.

 

다섯째, 제평위의 운영상 투명성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위원 명단 비공개와 외부 방청 불가라는 문제다. 위원 명단도 공개하지 않으니 이제는 언론이 먼저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당연히 회의록도 공개하지 않는다. 한국의 언론 지형을 좌지우지하고, 지난 7월 기고문에서 지적한 대로 언론사 구성원의 생사를 결정하는 제평위는 불투명한 구조 속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다.

 

 

정부까지 개입하려는 제평위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가? 

 

최근 정부·여당과 야당은 포털뉴스 제평위에 대해 개혁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간섭을 하려 한다. 명목으로는 언론사 제휴·퇴출 투명성과 책임성을 운운하지만, 결국 국가가 포털뉴스 언론사 제휴·퇴출에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 110대 정책과제에서 제평위의 개혁을 제시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당론으로 제평위 개혁을 확정했다. 정치권의 이러한 움직임은 제평위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결국 포털 뉴스 제휴·퇴출 권한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우려가 크다. 아무리 투명성과 책임성, 중립성을 강조해도 정치권이 개입한다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는 정책 방향이다.

 

필자는 사실상 제평위 설립 목적은 다했다는 생각이다. 제평위는 발족 당시 임무였던 어뷰징 방지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어느새 제평위의 검색·콘텐츠 제휴 제도는 언론의 자유와 배치되는 진입장벽이 됐고, 제평위는 포털의 방패막이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 심지어 정부가 개입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어 우려될 만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제 제평위는 전면적으로 해체해야 한다. 해체가 힘들다면 문제점을 개선하는 근본적 자기혁신과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제평위 해체 이후 과정을 제시하면, 첫째, 제휴·퇴출 기준은 매년 학계와 시민사회, 법조계 추천 연구팀이 만들고 그 결과를 포털마다 개별 적용하면 된다. 지난 7년 동안 제평위 기준안은 체계적으로 정립된 상태다. 이를 활용한다면 포털사가 각자 적용할 수 있다. 

 

둘째, 진입장벽 설정은 또 다른 논란을 양산하고 있다. 심지어 정치권에서 포털뉴스 제휴·퇴출 권한을 이용하려는 불순한 의도도 나타나고 있다. 포털 마다 발전적 차원에서 언론의 자유를 신장하고 이용자의 알 권리를 충족할 수 있는 창조적 뉴스 제휴로 전환해야 한다. 모든 언론사가 검색되고 제휴는 쉽도록 해 인터넷 공론장에 들어와야 하고, 문제가 되는 언론사의 퇴출 기준은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 언론사는 제휴·퇴출·제재의 부당성이나 불이익이 있을 경우 승복하지 못하면 계약에 근거해 법적 소송으로 해결하면 된다. 이는 당연한 민주주의 법치국가의 질서다.

 

셋째, 매년 포털마다 ‘제휴언론 투명성 보고서’를 발간해야 한다. 투명하고 공정한 제휴·퇴출 과정을 공개해 언론사의 위반 건수와 심의 결과를 시민들에게 검증받아야 한다. 이것이 포털 뉴스 제휴·퇴출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책임성을 높여줄 것이다.

 

전 세계 어떤 국가에서도 합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1, 2위 포털사가 뉴스 제휴를 위한 위원회를 공동으로 운영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거버넌스라는 초기의 선한 의도와는 다르게 과정상에서 발생한 많은 문제점은 이제 스스로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다. 심지어 정부 개입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포털과 80여 개 제휴 언론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었던 제평위는 이제 한계가 분명해졌다. 그런 차원에서 제평위는 포털사와 일부 기득권 언론사들이 공동의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언론 권력화의 중심이 되고 있지 않은가 스스로 반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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