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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현장] 시청자 제보에 대한 팩트체크
미디어현장 | 등록일 : 2022-10-28

SNS가 보편화되면서 대부분의 방송사는 시청자 제보 영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취재진이 미처 도착하기 전 사고나 재난 현장을 보여주는 시청자 제보는 귀한 정보가 되기도 한다. 문제는 정확성이다. 쏟아지는 시청자 제보에 대한 팩트체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해본다. 편집자 주

 

뒤늦은 팩트체크 

8시간 만에 드러난 진실

 

“비행기가 추락한 것 같아요. 우우웅 소리와 펑 소리가 들렸습니다.”

 

“강릉 공군 기지에 어떤 물체가 추락했다고 합니다. 카페에서 공유받았습니다.”

 

지난 10월 4일 밤 11시를 넘긴 시각, KBS에 들어온 몇몇 제보입니다. SNS를 통해 들어온 시청자 제보에는 사진과 영상도 첨부돼 있었습니다. 무언가 큰 불길이 일고 있는 장면들이었습니다. 난데없는 폭발음과 불꽃. 다만, 제보자들조차 정확한 상황을 알지는 못했습니다. 중대한, 어쩌면 재난 현장일 수도 있을 듯한 제보 내용, 당연히 팩트체크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8시간 가까이 KBS뿐 아니라 국내 주류 언론은 ‘깜깜이’였습니다. ‘엠바고, 훈련 내용 공개 불가’라는 군 당국의 방침에 막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보도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소방당국이나 지방자치단체조차 당시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단순 훈련인지, 비행기 추락인지’ 그 의문은 다음날 아침 7시 군의 발표가 있고 나서야 풀렸습니다. 한미 연합 사격 훈련 과정에서 우리 군이 쏜 미사일, 현무-2C 한 발이 공군 기지로 추락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뒤늦게 팩트체크가 이뤄졌고, 그제야 시청자들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 역시 전파를 탈 수 있었습니다.

 

쏟아지는 시청자 제보 연간 8만 건 넘어

 

시청자 제보는 매일 쏟아져 들어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해 KBS에 접수된 제보만 해도 8만 건이 넘습니다. 이를 처리하기 위해 보도본부 안에 전담 인력이 24시간 상주하며, 제보를 통합 관리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전화 제보도 이어지지만, 사실 상당수 제보는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SNS, 특히 카카오톡을 이용한 제보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2022년 8월 9일 KBS 뉴스특보 <‘시민 기자’ 열혈 제보, 재난방송에 큰 몫> ⒸKBS

 

 

이런 제보는 재난 상황이 되면 급증합니다. 태풍 ‘링링’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쳤을 당시(2019년 9월 7~8일) 이틀 동안 KBS 제보창 등에 4만여 명이 접속했고, 이 가운데 시청자 영상 제보만 1만 7,600건에 달했습니다. 재난 시 ‘KBS 제보’에 대한 하루 평균 검색량이 평상시 대비 5.9배 급증1)했다는 데이터도 있습니다. 제보가 급증한 이유는 SNS의 보편화가 가장 큰 요인이겠지만, 재난 상황에서 시청자 참여를 이끌어 내려는 언론사의 정책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8월 3일 방송분입니다. 중부지방의 집중호우 피해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2011년 7월 당시 올림픽대로 침수 사진을 보여주며, 기자가 호우로 인한 피해 상황에 대해 언급하는 내용을 방송한 사안입니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20년 제30차 정기회의 중

“제보를 잡아라”…하지만 

 

실제로 최근 대부분의 방송사는 시청자 제보 영상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제보TV> 등의 이름으로 시청자들이 보낸 현장 영상을 선별한 뒤, 기자가 직접 그 영상을 설명하며 재난 상황을 전하는 식입니다. 취재진의 접근이 어려운 현장의 생생한 영상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되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2년 전, 한 방송사는 서울의 집중호우 상황을 전하며 한 사진을 보도했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이 물에 잠겨 있고, 차량이 꼬리를 물고 늘어선 장면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사진은 9년 전 사진이었습니다. 당시 취재기자가 사진을 전달한 제보자와 통화까지 했다고 했으나, 단체 채팅방에 제보자 지인이 올린 과거 사진이라는 점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2022년 9월 6일 KBS 뉴스특보 <시청자 제보 영상으로 본 ‘힌남노’ 상황> ⒸKBS

 

 

언론사의 고민…“제보가 사실일까?”

 

최근 시청자들은 단순히 뉴스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제보를 통해 뉴스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과거에도 제보는 존재했지만, 요즘에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현장 영상을 담은 실시간 제보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것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언제 어디서든 촬영을 할 수 있고, 이를 손쉽게 방송사에 제보할 수 있는 SNS 등의 플랫폼이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겁니다.

 

여기서 언론사의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됩니다. 특히, 재난 상황에선 짧은 시간에 수많은 제보가 밀려듭니다. 제보를 접수하는 시스템은 나름 고도화돼 있지만, 문제는 시청자가 제보한 콘텐츠를 확인하는 건 수작업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자칫 잘못된 정보가 전파를 타는 순간 △피해 최소화 △혼란 방지 △복구 촉진이라는 재난 보도의 가장 큰 목적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확인 또 확인”만이 해답

 

사실 시청자 제보 콘텐츠가 KBS를 통해 방송되기까지, 팩트체크 과정은 특별할 게 없습니다. 정확하고 신속한 보도를 위해 빠른 시간 안에 확인, 또 확인을 거치는 과정의 반복입니다.

 

예를 들어 한 시청자가 집중호우나 태풍 등 피해가 발생한 지역의 영상을 촬영해 실시간 제보한 경우, 뉴스 가치를 우선 판단합니다. 재난 정보로서의 효용이 있다면, 제보자와 유선 연락이 원칙입니다. 전화 통화를 통해 촬영한 영상의 시각과 장소, 현장 상황 등에 대해 취재합니다. 동시에 제보자의 신원을 파악해 실명을 노출할 것인지를 확인하는 과정도 거칩니다. 제보 콘텐츠의 신빙성에 의문이 들 경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 크로스체크하는 작업도 물론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때 연락이 되지 않는 제보자의 제보는 방송 검토 대상에선 무조건 제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실 시청자 제보 가운데 ‘가짜뉴스’가 포함된 경우는 잘 드러나지 않을 뿐 비일비재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체크하는 포인트가 하나 더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촬영한 콘텐츠인지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방송을 위해 마련한 KBS의 여러 체크리스트 중에 이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직접 촬영했는지, 아니면 단체 대화방이나 SNS에서 받은 영상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도록 한 것입니다. 과거 영상이나 사진이 현재의 재난 상황으로 둔갑해 제보로 접수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더 많습니다. 이는 재난 상황이 아닌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여부 확인 안 되면 ‘미보도’

 

결국, 시청자의 제보 콘텐츠에 대한 언론사의 판단 기준은 하나로 귀결됩니다. 사실관계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보도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만 사실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에도, 공적 가치가 크다면 또 다른 내부 논의를 거쳐 검토할 여지는 있습니다. 

 

언론보다 때론 SNS가 더 뉴스를 빠르게 전하는 시대, 동시에 허위 정보가 SNS를 통해 진짜인 것처럼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뉴스 소재 제공을 넘어 양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시청자 제보 콘텐츠의 증가는 언론사로선 두 손 들어 환영할 만한 일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시청자 콘텐츠가 언론사의 문턱을 넘는 순간, SNS와는 분명히 달라야 합니다. 그 핵심은 정확성입니다.

 

 

 

 

1) 분석 데이터 출처: 네이버 데이터랩, 조사 기간: 2020.5.11~2020.8.11(평상시: 2020.5.11~2020.7.25/재난 시: 2020.7.26~20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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