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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점검: 2022 KPF 저널리즘 주간] 기후&사회적 약자
집중점검 | 등록일 : 2022-11-25

지난 11월 9~11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은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2022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국내외 언론인과 전문가들이 저널리즘 최신 이슈를 논한 이번 행사는 1일 차 ‘신뢰ON, 지속가능한 저널리즘을 켜다’, 2일 차 ‘편견OFF, 플랫폼을 벗어나다’, 3일 차 ‘신뢰ON, 편견OFF! 미래로 나아가다’를 주제로 구성됐다. 이중 컨퍼런스 첫날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22 저널리즘 주간 ‘저널리즘 온앤오프’의 1일 차 컨퍼런스는 ‘신뢰ON, 지속가능한 저널리즘을 켜다’라는 주제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지속 가능한 언론의 참된 모습을 그려보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본격적인 세션에 앞서, 생물학자이자 구독자 약 44만 명의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을 운영 중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기조 강연을 펼쳤다. 최재천 교수의 강연은 기후와 환경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첫 번째 세션 주제와 밀접하면서도 컨퍼런스 참가자들에게 기후와 환경 이슈를 환기시키는 몰입도 높은 내용들로 채워졌다. 전 세계 인류가 공통적으로 직면해 있으며 발생한 지 3년이 되어감에도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는 코로나19 문제와 기후변화의 관련성을 설명하며, 개인, 사회, 세계가 기후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시나리오를 작성해 보자. 코로나19가 박쥐로부터 시작됐다고들 이야기한다. 박쥐는 주로 열대 환경에 거주하는 포유류인데, ‘기후변화’로 열대 지역에서 온대 지역으로 이동하게 돼 온대 지방의 야생동물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겼고, 그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됐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2022 저널리즘 주간 1일 차 ‘신뢰ON, 지속가능한 저널리즘을 켜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기조 강연 Ⓒ한국언론진흥재단

 

 

이 시나리오만으로도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학적 변화와 그로 인해 보호받지 못한 생물다양성이 인류에 끼칠 재앙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2020년 한국에서는 54일간 최장 장마가 이어졌고, 2021년 독일,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는 대홍수가 발생하는 등 자연은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를 끊임없이 대규모적으로 보내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대재앙의 원인이 기후변화로 부터 시작돼,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생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 언론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첫 번째 세션: 기후와 환경

 

2022년 9월 프랑스 언론인들은 ‘환경 및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저널리즘 13 헌장’을 공표했다. 이 헌장은 기후 위기가 인간에 의해 발생했고, 생명체 멸종 등 생물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한 언론인들의 공동 선언문이었다. 헌장 작성을 주도한 프랑스의 안소피 노벨(Anne-Sophie Novel) 환경 전문기자(경제학 박사)는 첫 번째 세션(좌장: 김영욱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대학원 초빙교수) 첫 연사로 나서 지속 가능한 언론을 위해 언론인이 갖춰야할 태도에 대해 강조했다.

 

△횡단적인 방식으로: 환경 및 기후 이슈는 정치·사회·경제 등 뉴스 전 분야에서 다뤄야 한다 △교육을 통해: 독자가 생태학적 이슈와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들을 이해하는 것을 돕기 위해 검증된 관련 지식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올바른 단어와 일관된 어휘를 사용해: 기후 위기를 인식·환기시키기 위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문제를 다루는 범위를 확장해서: 개인적, 사회적, 정치적 차원에서의 대응까지 다뤄야 한다 △생태계 위기 원인을 조사하고: 생태 위기와 관련된 행위자들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 △투명성을 보장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사실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가를 확보해 사회적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기후변화를 의심하도록 유도하는 전략들을 밝혀내야: 대중의 기후변화 인지를 막아서고 위기 대응을 지연시키는 행태들을 밝혀내야 한다 △위기 대응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지속적인 교육을 받아야 하고: 모든 언론인은 현재 진행 중인 기후변화와 관련된 교육을 재직 기관에 적극적으로 요청해 받아야 한다 △공해 유발 행위로 얻어지는 자금 지원은 반대하며: 환경 및 기후 보도의 일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유해한 행위자의 지원과 협약은 반대해야 한다 △독립성을 보장받고: 뉴스룸은 어떠한 압력도 받지 않고 편집자율권 등의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저탄소 저널리즘을 실천하며: 저널리즘 활동에서의 생태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협력을 강화해야: 모든 언론인과 언론사가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기후와 환경’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노벨 기자는 프랑스에서도 기후변화와 관련된 보도를 방해하는 언론사가 존재하며, 이러한 행태를 막기 위해 언론인이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헌장 공표와 같은 행위가 언론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 보도가 어떻게 실천되고 확산하는지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장치라는 점을 전하며 이야기를 마쳤다. 프랑스의 환경 및 기후 보도 뉴스 생태계가 머나먼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국가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이다. ‘한국 언론이 기후 위기를 다루는 방식’이라는 주제로 이어진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의 발표와 패널 토론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진민정 책임연구위원은 연구서 <국내 기후변화 보도의 현황과 개선방안>(2021)을 요약하고, 2022년 10월에 진행된 ‘기후변화 보도에 대한 수용자 인식 조사’를 발표했다. 수용자 조사 결과, 이들은 기후 위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고(84.7%), 그만큼 기후변화 보도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76.6%). 관련 정보는 포털사이트(1,248명), TV 프로그램 및 다큐멘터리(1,169명), 주요 언론사 뉴스(1,084명) 등을 통해 접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기후변화 보도를 소비하는 이유로는 위기에 대한 일상적 대응 방법을 습득하기 위해서(752명)와 위기에 관한 구체적인 상황과 쟁점을 이해하기 위해서(669명)란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수용자들의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후변화 보도량은 아직까지 부족하다고 인식됐고(73.1%), 보도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 또한 뚜렷했다(67.8%).

 

신혜정 한국일보 기후대응팀 기자는 “대중이 기후변화 보도량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설문조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수용자들이 기후변화 보도를 보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로 ‘보도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점을 선택했다는 것은 정치·사회·경제 분야와 비교할 때 이슈 중요도가 떨어져 노출 시 배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또한 “프랑스처럼 기후변화 보도는 횡단적인 방식으로 뉴스 전 분야에서 다뤄지고, 전담팀이 구성돼 운영될 필요가 있음에도, 언론사 내부 조직의 공감대 형성 부족 등의 이유로 미진한 상태가 이어져 오고 있음”을 지적했다. 천권필 중앙일보 기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눈에 띄는 보도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독자, 기후변화에 관심이 없는 대중에게 기후 관련 보도를 어떻게 소구하게끔 할 것인가는 여전히 기자의 숙제며, 이들이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제공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고, 이때는 편집국 내 협업뿐만 아니라 학계 연구자 혹은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라며 말을 이었다.

 

기후변화 보도에 대한 대중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언론사와 언론인은 노력하고 있다. 현인아 MBC 보도국 기후환경팀 기자에 따르면 MBC는 올해 기후환경팀을 구성해 시청자들에게 환경 및 기후 보도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는 단순 반복적인 보도가 아니라, 기후변화와 이에 따라 직면하는 문제적 상황과 그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열쇠는 언론임을 주지하고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한국 사회에서는 공공의 관심을 끄는 기후변화 보도를 찾기란 쉽지 않다.

 

“기후변화에 대한 상반된 논조의 기사를 동일한 지면에 배치하고, 언론사의 판단이 담긴 뉴스 보도를 하는 것, 가짜뉴스 생산으로 오히려 언론이 환경 및 기후 보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두 번째 세션: 사회적 약자 재현

 

두 번째 세션은 미디어가 사회 내 존재하는 여성, 장애인, 성 소수자 등 수많은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그려내고,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지, 사회적 약자 재현을 주제로 진행됐다(좌장: 김수정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밀리카 페시치(Milica Pesic) 영국 미디어다양성연구소 소장은 ‘미디어 포용성: 장애인, 여성, LGBT+’ 발표를 통해 “차이라는 것은 정말 단순한 차이일 뿐이다. 다양성은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 개념으로서,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차츰 개선되고 있는 미디어와 언론의 포용성에 대한 태도는 지속적인 논의와 행동을 통해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비장애인이 장애인 연기를 하거나 성 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이 성 소수자를 재현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성에 대한 희롱, 혐오가 강화되는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형성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매체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포용성 있는 언론과 언론인으로의 변화를 주문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유수정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뉴스에서 나타난 사회적 약자의 재현 문제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미디어 다양성 조사>(2020) 결과를 활용해, 실제 사회 구성원의 성비가 유사하고 기자가 접근 가능한 전문가(정보원) 성비 또한 거의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뉴스의 정보원은 남성이 여성보다 3배가량 많고 50∼60대 남성 정보원의 등장 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을 밝히며(45.5%),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뉴스 보도 환경을 지적했다. 장애인과 성 소수자는 과소재현되거나 뉴스 소재로 사용되더라도 매우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인식에 기반한 기사로 대다수 생산됐다. 문제는 “언론의 이러한 행태가 사회적 약자에게 2차 가해를 입히고, 대중에게는 이들에 대한 거리감을 더욱 강화시킨다”는 사실이다. 끝으로 유수정 연구원은 “뉴스룸 내부에서는 자정 노력1)을, 또 재현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에 대해 시청자와 끊임없는 외부 소통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 등 뉴스룸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유수정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연구원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언론의 역할로 ‘뉴스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지하철 시위’ 관련 기사가 대중에게 불편하게 다가가는 것은 “‘전장연 시위 중단, 지하철 소통 원활’, ‘전장연, 시위 다시 또 시작’과 같은 헤드라인과 내용이 담긴 기사들만 보도되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한 공마리아 대구대 재활심리학과 교수는 앞선 유수정 연구원의 발표에서도 지적된 바와 같이, 장애인이 ‘왜’ 시위에 나섰는지에 대해 언론이 관심을 기울여주고 기사화하는 등 이들 목소리에 대한 자세한 언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언론인도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남성의 얼굴을 한 사회에 익숙하다보니 기자가 의식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이상 남성 취재원을 활용하게 되고, 젠더 이슈 전담팀 등의 필요성이 지속적인 논란거리로만 머물러있는 언론사의 구조적인 문제(박다해 한겨레 기자)”와 “언론사가 가시적인 성과 위주로 사내 기자들을 평가·포상하고, 편집국의 간부가 40대 후반 남성인 경우가 대다수인 경우(유대근 한국일보 기자)” 등으로 사회적 약자 보도 과정에서 마주하는 현실적 제약이 토로되기도 했다.

 

박다해 기자가 소개한 것처럼 한겨레에서는 내부적으로 여성 취재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활용하는 등 변화를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는 다양한 속성을 가진 이들로 구성되고, 사회 구성원 간에 발생한 이슈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언론사와 기자의 긍정적인 역할이 중요하다. 언론이 가진 재량과 권한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활용해 미디어 수용자가 다양성이 보장되는 미디어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당부한 백세희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변호사의 의견까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언론의 참모습을 고민하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우리들의 블루스>가 호평을 받았던 것은 장애인을 주요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실제 장애인을 연기자로 등장시키는 등 실재감 높은 연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 그들과 마주하고, 보여주는 것이 대중의 선택을 받는 가장 현명한 길이다.

 

 

 

 

1) 예를 들어 KBS는 대통령 선거 관련 방송에서 여성 패널 참가자의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는 점을 인식하고(9.8%), 자사 성평등센터 주최의 토론회를 거쳐, 지방선거 관련 방송에서의 여성 패널 비율을 높였다(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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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 : 진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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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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