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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제작기] 디스패치 <강종현 빗썸 회장 추적기> 취재기
취재기제작기 | 등록일 : 2023-01-27

연예 전문 매체 디스패치는 배우 박민영의 열애설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된 강종현 빗썸 회장의 정체를 추적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강종현 회장이 부적절한 방식으로 부를 축적했다는 것이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경제보도 부문을 수상한 디스패치의 탐사보도 취재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박민영 열애를 제보 받았습니다. 상대가 누구인지 물었습니다.

 

“강종현이요!”

“네?”

 

검색창을 두드렸습니다. 1994년생 연극배우가 나왔고, 1964년생 기업 임원도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느 강종현이에요?”

 

제보자가 다시 말했습니다.

 

“주변에서는 ‘빗썸’ 회장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정체는 모르겠어요.”

 

그는 강종현에 대해 들은 풍문을 그대로 전했습니다.

 

“아무튼 돈이 엄청 많은 건 확실해요. 하루에 술값으로 1억 원을 쓴대요. 그런데 정말 신기한 건 이 사람 실체가 안 나와요. 한번 조사해 보세요.”

 

박민영의 열애설 상대로 P나 S배우를 (내심) 기대했습니다. 하필 얼굴 없는 재력가라니….

 

그런데 기자의 심리가 그렇습니다. 얼굴이 없으면 얼굴을 드러내고 싶고, 베일로 가렸으면 베일을 들추고 싶습니다. 게다가 ‘빗썸’ 회장 행세를 하고 다닌답니다. 만약 말 많고, 탈 많은 빗썸과 진짜 연관이 있다면?

 

박민영을 핑계로 강종현을, 강종현을 빌미로 빗썸을, 아니 그의 머니게임을 확인해보자 결심했습니다. 강종현 추적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얼굴 없는 대주주 

‘빗썸’에서 힌트를 얻다

 

작정하고 숨은 자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강종현은 그만큼 철저히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습니다. 거래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 은둔의 재력가.

 

빗썸이라는 제보자의 힌트를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빗썸과 관계된 회사의 법인 등기를 모두 뗐습니다. ‘비덴트’,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도 줄줄이 관계사로 엮여 있었습니다(참고로 비덴트는 ‘빗썸홀딩스’의 단일 최대 주주입니다. 빗썸홀딩스는 빗썸코리아의 모회사입니다).

 

비덴트의 대표는 강지연입니다. (그나마) 과거 이력이 투명했습니다. 강지연을 거꾸로 타고 올라갔습니다. 과거, 가족끼리 휴대폰을 판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중에 하나를 강종현이 운영했습니다.

 

강종현은 2010년경, 휴대폰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습니다. 전국 수십 개의 매장에 휴대폰을 납품했습니다. 그러다 사기 사건에 연루됩니다.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약 150억 원을 챙겼습니다. 

 

그리고 휴대폰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그가 다시 등장한 건 2018년입니다. ‘제스퍼’라는 이름으로 클럽을 드나들었습니다. 2020년에는 코스닥·코스피 상장사 3곳의 실질적 주인이 됐습니다.


그의 과거를 쫓아라

#조폭 #사기 #신용불량자

 

강종현은 취재할수록 미궁이었습니다. 휴대폰을 팔았다가, 사기를 쳤다가, 사라졌다가, 나타났다가…. 타임라인은 정리가 됐습니다. 문제는 어디로 튀었고, 무엇으로 벌었고, 어떻게 샀는지가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많이 물어보고 많이 들어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디스패치는 약 3개월 동안 30여 명의 취재원을 만났습니다. 코인, 토토, 클럽, 사채, 조폭 등 어둠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렇게 발품을 팔며 윤곽을 잡아갔습니다. 강종현과 사기 사건에 연루된 사람도 만났고, 그 과정에서 사건번호를 입수했고, 판결문을 확보했습니다. 사기죄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B증권사의 우회 대출 작전에 가담, 120억 원 이상을 ‘먹튀’한 사건의 내막도 들었습니다. 강종현은 사기 전력 및 신용불량 등의 이유로 표면에 나설 수 없었고, 여동생인 강지연을 바지 사장으로 내세웠던 거죠. 

 

강종현과 상장사의 연결고리도 찾았습니다. 버킷과 비덴트 직원을 만나 ‘강종현 직할팀’의 존재를 확인했고, 그가 뿌리고 다녔던 ‘회장’ 명함도 구했습니다. 강종현이 상장사의 실질적인 오너임을 증명하는 자료였습니다.

 

 

강종현 사기 사건 관련 판결문 입수 Ⓒ디스패치

 

 

8개년도 공시 분석

CB 공장이 된 상장사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밤낮없이 접속했습니다. 상장사 3곳의 8개년도 공시를 전수 분석했습니다. 5,000장이 넘는 엑셀을 채웠고, 1만 장이 넘는 자료를 살폈습니다.

 

기업 공시를 분석하는 전문가를 만나 비상식적 전환사채(CB) 발행에 대한 의견도 구했습니다. ‘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빗썸’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살펴보면, 무자본 M&A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강지연이 대표로 취임한 이후 3사가 찍어낸 CB, BW1) 등의 규모는 약 8,000억 원입니다. 3사 시가총액 합(2023년 1월 9일 종가 기준 3,981억 원)의 약 2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그리고 전환사채가 풀릴 즈음,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사례를 다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환권 행사 당일의 주가와 전환가액을 분석하는 것도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하지만 계산해야 했습니다. 버킷 CB의 경우, 8회차 284%, 9회차 166%, 10회차 55% 이상의 수익(이하 종가 기준)을 기록했습니다. 비덴트 역시 전환권이 풀리는 날, CB 13회차 269%, CB 14회차 281%, CB 15회차 59%, BW 16회차 59%의 수익을 거뒀습니다.

 

쉽게 말해 일반 투자자들은 비덴트의 주가와 함께 이유 없이 추락했고, 강종현의 측근들은 최소 50% 이상의 고수익을 올렸습니다. 정말 우연일까요?

 

 

​공시 내용을 토대로 디스패치가 분석한 자료 일부 Ⓒ디스패치

 

 

강종현의 뒷주머니

클럽 MD, 차명 거래 동원

 

강종현을 파면 팔수록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클럽 MD, 조폭, 사채업자들에게 놀아나고 있는 걸 확인했으니까요.

 

실제로 강종현은 클럽 MD를 여동생 명의의 사업체에 고용했습니다. 그들을 조합장으로 내세워 CB 등에 투자했습니다. 그 수익금은 당연히 강종현의 주머니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강종현의 최측근 J씨의 사례는 더없이 황당합니다. 그는 전직 클럽 서버입니다. 이 J씨가 ‘이니셜1호투자조합’에 약 105억 원(17.55%)을 출자했습니다. 그의 차는 페라리 488 스파이더. 그의 집은 한남동 최고급 빌라입니다.

 

J씨가 클럽에서 서빙해 번 돈일까요? 물론 강종현은 디스패치에 “당시 클럽 종사자들이 돈을 많이 벌었다. J의 경우 부업으로 하던 I토스트 매장이 장사가 잘된 걸로 안다”고 거짓 해명을 늘어놓았습니다.

 

 

강종현 일가의 상장사 지배 구조 Ⓒ디스패치

 

 

“나는 돈이 없다” 

그래서 계속 취재한다

 

디스패치는 강종현의 시세조종 및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차명 거래와 배임 및 횡령 문제도 던졌습니다.

 

강종현은 “나는 돈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손목에 차고 있는 ‘리처드 밀(Richard Mille)’ 시계도 ‘짝퉁’이라 잡아뗐습니다. 그는 휴대폰 판매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강종현은 개인 요트가 있습니다. 하룻밤 1억 원어치 술을 마시기도 하고요. 수행 기사를 대동, 최고급 골프장을 다닙니다. 과연 누구 돈으로 이런 호사를 누릴까요?

 

디스패치 보도 이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 2부가 상장사 3곳을 압수 수색을 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국정감사에서 상장사의 무분별한 CB 남발을 지적했습니다. 국세청도 빗썸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친오빠 강종현 씨를 둘러싼 의혹들은 일방적 주장입니다. 회사 내부의 횡령, 배임 등 어떠한 문제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강지연 대표)

 

강종현 일가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취재를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1) Bond with Warrant; 신주인수권부사채.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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