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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포럼] MWC2023(Mobile World Congress) 참관기
미디어포럼 | 등록일 : 2023-03-31

MWC는 해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산업 전시회다. ‘모바일의 올림픽’이라 불릴 만큼 전 세계 유수의 휴대폰 제조업체, 이동통신 업체, 소프트웨어 업체 등이 참가해 신제품과 신기술, 새로운 서비스를 홍보한다. 올해 MWC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무엇이었는지 참관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매년 테크 업계는 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월 말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를 찾는다. MWC는 글로벌 통신사업자연합회(GSMA, 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 Association)가 주최하는 행사다. 올해는 2월 27일부터 3월 2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Fira Gran Via)에서 개최됐다. MWC에는 삼성전자부터 샤오미, 글로벌 통신사 등 모바일 서비스와 제품을 내놓는 기업이 참여한다.


 

 

MWC와 CES는 무엇이 다른가 

 

글로벌 2대 테크 행사로 꼽히는 MWC는 CES와 무엇이 다를까. MWC는 주제가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에 집중된다. CES는 테크 산업 전반을 광범위하게 다루는 반면, MWC는 ICT와 스마트폰, 통신장비 및 솔루션을 다룬다. 최신 테크 트렌드와 기술의 향연장인 CES와 달리 중요한 비즈니스 의사 결정자가 모여 미팅을 한다. CES는 가전 기술 외에도 자동차, 건강, 웰빙, 게임, 블록체인 등으로 전시 범위를 매번 확장한다. CES가 다양한 산업군을 포용하며 규모를 확장한 것과 달리 MWC는 B2B(Business to Business)에 집중된 모습이다.

 

올해 MWC의 주제는 ‘가속도(velocity)’다. 존 호프만(John Hoffman) GSMA CEO는 “5G는 어느 때보다 빠르게 채택됐다. 속도가 증가했고 이것이 혁신을 주도했다. 오늘날 모든 것이 더 빨라졌다. 이 개념을 표현하기에 가속도보다 더 좋은 테마는 없다. 채택 속도, 혁신 속도, 변화 속도가 초고속이다”라고 말했다.


왜 MWC에 가야 하는가

 

세계 각지에서 스페인에 집결한 사람들은 아침부터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며 저마다 비즈니스를 개척한다. MWC 행사는 티켓 값이 비싸다. 전시장만 볼 수 있는 가장 저렴한 티켓도 878유로(약 120만 원)다. 기조연설까지 들을 수 있는 티켓은 2,415유로(약 337만 원), VIP 티켓은 4,948유로(약 700만 원)에 달한다. CES는 전시장만 볼 수 있는 티켓이 300달러(약 39만 5,000원)인데, 가장 저렴한 티켓만 비교해도 3배가량 비싸다. 비싼 티켓값이 말해주듯 실제로 영업하고 비즈니스를 창출할 사람만 가는 곳이다. 물론 글로벌 테크 트렌드를 봐야 하는 더밀크는 스페인에 갔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미국에서는 중국 기업의 혁신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지난 3년간 중국 기업의 활동을 보기 어려웠다.


 

 


스페인에 갔는데 중국만 보인다

 

MWC2023의 첫 번째 전시관에 들어가니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제1전시관은 그냥 그대로 중국이었기 때문이다. MWC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1관을 유럽 기업도 아닌 중국 화웨이가 장악했다. 1관은 물론이고 다른 전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2,000개의 전시 및 스폰서 기업 중 150개가 중국이다. 미중 무역 갈등과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갇혀있던 기업들이 MWC로 집결했다. 중국 기업은 포화한 스마트폰 시장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확장현실(XR) 단말기를 대거 출시1)했다. 가볍고 스타일리시한 제품으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애플이 XR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중국 기업은 애플이 열어줄 포문을 기대하며 차곡차곡 기술력을 쌓고 있다.

 

화웨이는 9,000㎡ 규모 전시관을 만들었다. 삼성전자보다 5배나 넓은 전시장이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갈등에도 거대한 전시장을 꾸려 건재함을 자랑했다. 화웨이는 통신 네트워크, 엔터프라이즈, 컨슈머 등 3가지 주요 사업 부문의 최신 제품과 솔루션을 전시했다. 화웨이에게는 오랜만에 글로벌 고객, 미디어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였다. 화웨이는 이번 MWC에서 최대 부스를 열고 통신 및 하이테크 산업에서 여전히 핵심 기업이라는 점을 각인시키려 노력했다.

 

모바일 단말기는 MWC2023의 메인 전시품이다. 시장조사기업 카운터포인트마켓모니터(Counterpoint Market Monitor)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2022년 4분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하며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2년 출하량도 2013년 이후 최저인 12억 대로 줄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포화된 시장에서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다. 기술이 상향 평준화됐다. MWC 현장에서도 제조사의 프리미엄화 전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 진영은 폴더블 스마트폰에 집중했다. 삼성은 2022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5% 감소했지만 매출이 1% 증가했다. 폴더블폰 덕이다. 중국 제조사도 이런 추세에 빠르게 편승했다. 브랜드를 보지 않으면 삼성전자 지플립이나 지폴드로 보이는 폴더블폰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아너(Honor), 오포(Oppo), 화웨이(Huawei), ZTE, 모토로라 등이 모두 폴더블폰을 선보였다. 마감이나 접히는 부분에 어색함이 전혀 없다. 깔끔한 마감을 자랑하는 중국산 폴더블폰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을 시작했다. 중국 기업의 현재를 보며 삼성전자에 닥친 혁신가의 딜레마를 느꼈다.


 


 


망 중립성 문제 공론화

 

이번 MWC에서 흥미로웠던 사실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휩쓸고 있는 챗GPT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전 세계 어느 콘퍼런스, 이벤트이건 챗GPT는 첫째 이슈인데 MWC에선 마치 ‘금기어’ 같았다. 챗GPT 사용 폭증이 결국 망 부하를 유발한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글로벌 통신사의 최대 화두는 ‘망 사용료’ 문제다. MWC2023 첫 번째 기조연설 주제는 ‘공정한 미래에 대한 비전(VISION OF A FAIR FUTURE)’이었다. 인공지능(AI)과 5G, 증강현실(AR) 등이 시장을 혁신하고 있고 통신 업계는 모바일 네트워크를 지원해 변화를 뒷받침하는 상황이다.

 

티에리 브르통(Thierry Breton) 유럽연합(EU) 내부시장담당 집행위원은 기조연설에서 유럽 통신사와 빅테크의 충돌에서 어느 한 편을 들지 않고 “연결성 혁명이다. 막대한 투자를 공정하게 분배하고 보존할 수 있는 자금 조달 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망 중립성 논쟁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렉 피터스(Greg Peters) 넷플릭스 공동 CEO는 기조연설에서 망 사용료를 부과할 경우, 콘텐츠 투자, 제작 퀄리티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콘텐츠 제공 업체(CP)가 망 이용료를 내야 한다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의 주장에 반격한 것이다.

 

보다폰, 텔레포니카, T모바일, NTT도코모 등 글로벌 통신 사업자 부스에도 AI는 없었다. 통신의 미래는 메타버스, 스마트시티 등이라고 보고 있었지만 AI를 사업의 중심에 둔 사업자는 없었다. 오히려 SK텔레콤과 KT 등 한국의 통신사가 AI를 모든 사업의 중심에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

 

영국 런던에 거점을 둔 GSMA가 모바일의 표준을 제시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기술 혁신은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아이폰으로 촉발된 모바일 혁명, 챗GPT가 이끄는 AI 혁신 등에서 유럽은 뒤처지고 있다. EU를 중심으로 한 규제 강화 등을 통해 유럽의 불안감이 그대로 드러났다. MWC를 통해 6G 도입을 기대했는데 에릭슨(Ericsson), 시스코(Cisco), 화웨이 등 글로벌 리딩 통신장비 업체를 현장에서 보니 시간은 더 걸릴 전망이다. MWC2023 현장에서는 6G보다 5G와 5.5G가 더 많이 언급됐다.

 

MWC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의 격전지기도 하다. 맥킨지(McKinsey), BCG, 액센추어(Accenture), PWC, 딜로이트(Deloitte) 등이 인더스트리얼 시티관에 모두 출동했다. 이들은 정부 주도로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관심이 높다. 스마트시티는 기술뿐만 아니라 현황 분석, 요구사항 도출 등 비즈니스 측면에서 컨설팅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가까운 사우디아라비아가 진행하는 미래 도시 구축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인 네옴시티(Neom City)가 대표적인 사례다.

 

매일 2만 보씩 걸으며 MWC 전시장에서 각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설명을 듣고 만져봤다. 나흘간 행사장을 돌면서 만약 브랜드를 가리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중국과 한국 제품을 구별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구별이 쉽지 않다. 아니 일부는 중국 제품 질이 더욱 높을 수 있다. 우리 기업이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 등을 따라잡고 글로벌 기업이 된 역사는 다시 반복될 수 있다.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중국. 미중 무역 갈등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여를 외면했던 중국. 우리가 보지 않았을 뿐이지 그들은 혁신을 가속했다.

 

 

 

 

 

 

 

1) 김인순, <중국 스마트폰 넘어 XR 기기 점령 가속화>, 더밀크, 2023.2.27, https://www.themiilk.com/articles/a699257e8?u&utm_source=Viewsletter&utm_campaign=7ad0a7c9dd-viewsletter_432&utm_medium=email&utm_term=0_-7ad0a7c9dd-[LIST_EMAIL_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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