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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점검: 국민연금 개혁 어떻게 보도됐나] BERT로 분석해 본 국민연금 개혁 보도
집중점검 | 등록일 : 2023-03-31

국민연금 개혁은 온 국민이 관심을 갖는 주제다. 이 중요한 사회적 주제를 언론은 어떻게 보도했을까. 네이버 뉴스에서 ‘연금&개혁’을 키워드로 검색된 기사를 BERT로 분석했다. 어떤 측면으로 주제가 다뤄졌고 논조는 어떠했는지 분석 결과를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연금 개혁 논의가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민간자문위원회가 보험료와 소득대체율 조정안을 마련했지만, 특별위원회가 다른 연금을 포함한 구조개혁을 우선 해야 한다며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앞으로도 모수개혁이냐 구조개혁이냐를 놓고 혼란과 갈등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국민이 연금 개혁에 반발해 대규모 시위와 파업을 벌이는 상황도 참조할 만한 사례다. 어렵지만 중요한 사회적 의제인 연금 개혁에 대해 우리 언론은 어떻게 보도했을까? 균형된 관점의 심층 보도를 기대하며, 지난 2022년 5월 10일(새 정부 출범일)부터 2023년 2월 28일까지의 관련 보도를 분석해 보았다.

 

수집 기간 보도량의 변화


이번 분석은 네이버 뉴스에서 ‘연금&개혁’을 키워드로 검색된 기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웹스크래핑 결과 519개 언론사의 기사 2만 1,306건이 수집됐다. 기사 빈도 기준으로 연합뉴스 715건(3.36%), 뉴스1 698건(3.28%), 뉴시스 671건(3.15%), 이데일리 526건(2.47%), YTN 444건(2.08%), 한국경제 436건(2.05%), 중앙일보 433건(2.03%), 서울경제 428건(2.01%), 세계일보 412건(1.93%), 헤럴드경제 408건(1.91%)의 순으로 집계됐다.

 

첫 번째 분석은 수집 기간 동안의 보도량 변화였다. [그림 1]에 따르면, 보도량이 갑자기 증가한 몇 차례 시기가 관찰된다. 우선, 2022년 5월과 6월에는 새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 공약이었던 연금 개혁이 언론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7월 보도량이 잠시 폭증한 이유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됐기 때문이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보도량이 2022년 12월과 2023년 1월에 큰 폭의 증감을 보인다. 이는 2022년 11월 구성된 민간자문위원회가 여러 가지 개혁 방향을 논의했기 때문이다. 이후 2023년 2월까지 민간자문위원회의 합의가 지지부진하면서 보도량이 줄어들었다.

 

 


 

 

언론이 연금 개혁과 관련해 새로운 사건이나 형국이 펼쳐질 때마다 집중 보도한 것은 현실을 정확히 전달하고 환경을 감시하는 언론의 기본적 역할에 충실했다고 할 수 있다. 아쉬운 대목은 언론이 정치권 변화만 따라가면서 심층 보도를 통해 의제를 주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연금 개혁과 같은 국민적 의제는 풍부한 정보와 다양한 관점을 바탕으로 국민적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 언론이 연금 개혁 관련 문제와 해법을 선도적으로 제시하고 국민적 의견을 정치권에 전달하는 적극적 태도를 보여야 하겠다.

 

토픽모델링 기법으로 보도 주제 검토

 

두 번째 분석은 토픽모델링 기법을 사용해 보도의 주제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잠재 디리클레 할당(LDA, Latent Dirichlet Allocation)1) 토픽모델링 분석 결과, 전체 기사에서 8개의 토픽을 도출했다. 토픽 8개는 혼잡도(perplexity)와 일관성(coherence) 수치의 변화를 확인해 설정됐다. [표]는 도출된 토픽과 이를 구성하는 빈도 기준 상위권(20위) 키워드를 보여주고 있다. 각 토픽의 이름과 이를 구성하는 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토픽1(정부 경제정책): 정부의 재정 건전성과 규제 개혁 중심의 경제정책을 보도하며, 연금 개혁을 위한 금융 규제 완화 등을 언급

△토픽2(연금 개혁 방향):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와 산하 민간자문위원회 중심으로 논의되는 연금 개혁 방향에 대한 보도.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가입과 수급 개시 연령 등 개혁의 주요 소재가 구체적으로 언급됨

△토픽3(정당 정치인 활동): 정당 연찬회나 토론회 등에서 연금 개혁과 관련해 등장한 논의나 주장 보도. 유명 정치인의 연금 개혁 관련 발언(SNS 언급도 포함)도 소개됨

△토픽4(국회 여야협상):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구성, 여야의 연금 개혁과 관련된 입장 차이와 협상, 대통령의 국회 연금 개혁 논의 주문 등에 대한 보도 

△토픽5(국민적 반발): 프랑스의 연금 개혁 반대

파업과 시위를 주로 보도했으며, 한국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및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의 연금 개혁 반대 회견과 서명 운동 등을 소개

△토픽6(인사 조직 개편): 기획재정부 출신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임명에 대한 논란, 사학연금 직제 개편,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에 관한 보도

△토픽7(정치권 모임 행사): 정당 의원총회,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등 정치권 일정에서 연금 개혁과 관련된 발언 보도

△토픽8(연금 개혁 필요성 강조): 대통령의 ‘문재인 케어’ 폐기와 연금 개혁 추진 의지, 국무총리의 연금 개혁 본격 추진 발표 등을 비롯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금융투자협회장, 보험연구원장 등의 연금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 전달

 

토픽별 소속 기사(해당 토픽의 함유량이 가장 높은 기사)의 분포를 살펴보면, 연금 개혁 관련 보도에서 어떤 측면이 많이 또는 적게 다뤄졌는지 알 수 있다.[그림 2] 이에 따르면, 정부 경제정책>연금 개혁 방향>정당 정치인 활동>국회 여야협상>국민적 반발>인사 조직 개편>정치권 모임 행사>연금 개혁 필요성 강조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금 개혁은 정부 경제정책의 틀 안에서 국회 여야의 합의를 통해 국민의 동의를 얻어가며 진행돼야 한다. 언론은 연금 개혁 이슈가 거쳐야 하는 이와 같은 복잡한 과정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이 궁금한 점은 논의 과정이나 정치인의 발언보다 현재 연금 구조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대한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내용일 것이다. 연금 개혁 문제는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에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가입과 수급 개시 연령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하고, 변수 간 조합에 따라 세대 간 대립을 불러올 수 있다. 언론의 연금 개혁 문제와 방향에 대한 보도가 풍부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언론의 연금 개혁 방향에 대한 보도량(17%)은 매우 적은 편이다. 연금 개혁 필요성 강조(6%)도 적은 데다, 이 토픽에서도 정부와 금융 관계자들의 연금 개혁 추진과 협력 메시지만 피상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반면, 연금 개혁의 본질적 내용과 거리가 있는 정당 정치인 활동(16%), 국회 여야협상(14%), 정부 경제정책(19%) 관련 보도가 전체 기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토픽별 보도 긍정·부정 논조 분석

 

세 번째 분석은 각 토픽별 보도 논조(긍정적-부정적 관점)에 대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BERT 모델 기반 딥러닝 모형을 개발하고 연금 개혁 기사 데이터에 적용했다. 학습데이터는 네이버 감성 분류 데이터(NSMC, 영화 리뷰로 구성)와 국립국어원 감성 분석 말뭉치(제품, 영화, 여행 관련 발언으로 구성)를 합쳐 총 13만 6,691건으로 구성됐다. 이를 학습한 딥러닝 모형(긍정-부정 분류기)의 최종 정확도는 0.892로 측정됐다.

 

분석 결과, 모든 토픽에서 논조의 평균은 0.450에서 0.541 사이로 나타나, 대체로 중립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0에 가까울수록 부정적, 1에 가까울수록 긍정적).[그림 3] 물론 이 수치는 수천 개 기사의 평균이므로 개별 기사의 편향된 논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때문에 평균치의 작은 차이도 눈여겨봐야 할 필요가 있다. 8개 토픽의 논조 차이를 비교해보면, 정치권 모임 행사, 인사조직 개편, 정당 정치인 활동, 연금 개혁 방안의 4개 토픽은 대체로 0.500에 수렴해 중립적 보도가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연금 개혁 필요성 강조와 국회 여야협상 토픽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국민적 반발과 정부 경제정책 토픽은 상대적으로 부정적으로 보도됐다고 할 수 있다.

 

 

 


 

각각 대비되는 두 개의 토픽을 비교 분석해보자. 우선, 언론이 연금 개혁 필요성은 긍정적으로, 국민적 반발은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대목이다. 정부와 경제 관계자들의 연금 개혁 추진 발언은 긍정적으로,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노조 및 시민단체의 연금 개혁 비판은 부정적으로 보도된 것이다. 이는 우리 언론이 연금 개혁 찬성론자들과 추진 집단에 힘을 실어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금 개혁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분명 이뤄져야 할 중요한 과제다. 동시에 연금 개혁이야말로 전국민적인 동의와 합의가 전제돼야 성공할 수 있는 어려운 숙제다. 언론에 요구되는 역할은 연금 개혁에 대한 일방향적 메시지 전달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이 논의되는 공론장 조성일 것이다. 언론이 연금 개혁 비판에 대한 부정적 편향을 버리고 비판의 의미를 충분히 전달해야, 바람직한 연금 개혁 공론장이 작동할 것이다.

 

또 다른 대비는 언론이 국회 여야협상은 긍정적으로, 정부 경제정책은 부정적으로 보도한 점에 있다. 연금 개혁과 관련해 국회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민간자문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실질적 활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대립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국회의 다른 상임위원회나 특별위원회에 비해 긍정적인 협상의 성과를 보인 셈이다. 한편, 정부 경제정책 토픽에서는 새 정부의 재정 건전성 확보, 금융 규제 완화, 노후 사회안전망 확충, 문재인 케어 폐지 등의 경제 운영 방향에 대한 보도가 많았다. 여기에서 언론은 경제성장 추락이나 국민연금 마이너스 수익률 등 정부의 성과 부진을 지적하거나, 지나친 정부의 낙관론을 경계하는 등 부정적 논조를 보여줬다.2) 이는 정부의 경제정책 관련 보도가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선행 연구 결과와 부합해 보이지만,3) 언론이 (국회와 대비되는) 정부의 무능을 중요하게 지적한 점도 정부는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언론 보도에 대한 후속 연구와 함께 우리 정부의 경제 정책과 연금 개혁에 대한 신뢰도 제고도 필요해 보인다.

 

 

 

 

 

 

 

1) 자연어 처리에서 주어진 문서에 대해 각 문서에 어떤 주제들이 존재하는지를 서술하는 확률적 토픽 모델 기법 중 하나

2) 문지웅, <국민연금 수익률 석달째 마이너스…열달치 연금 25조 날렸다>, 매일경제, 2022.5.25,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4968991?sid=101

곽윤아, <[뒷북경제]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경제 전망…정부 “내년 성장률 1.6%”>, 서울경제, 2022.12.24,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137150?sid=101

김기환, <세금 깎아주면 낙수효과 본다? 때 안맞는다는 정부 낙관론>, 중앙일보, 2023.1.10,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252352?sid=101

3) 이완수, 《경제와 커뮤니케이션》, 시간의물레,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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