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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포털과 언론] AI 시대 뉴스 저작권자들이 알아야 할 것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3-05-26

최근 포털의 제휴약관 개정안에 포털 계열사 또는 제3자가 언론사의 콘텐츠를 이용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챗GPT를 필두로 한 AI 시대에 뉴스 콘텐츠가 학습데이터로 활용되는 과정에서 저작권 문제는 없는지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일상적인 삶의 일부인 AI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만들어진 것은 1956년 존 매카시(John McCarthy) 등의 과학자들이 다트머스(Dartmouth)대에서 개최한 워크숍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AI의 기원은 1942년 암호해독을 위해 앨런 튜링(Alan Turing)이 개발한 기계(Bombe Machine)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최근 챗GPT가 등장할 때까지는, AI는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것으로서, 우리의 일상생활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인식됐다. 심지어 2016년 ‘알파고’가 프로 바둑기사를 꺾으면서 AI에 새로운 지평을 연 것처럼 인식됐지만, 이는 바둑에 한정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챗GPT가 등장하면서 이제 AI는 우리의 일상생활이 되다시피 할 정도로 현실적인 존재로 다가오게 됐다.

 

AI와 관계되는 법률적 쟁점은 민·형사책임, 직무평가, 채용, 개인정보(특히 프로파일링) 등 다양한 분야에 존재하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해결책이 요구되는 분야는 단연 저작권이라 할 수 있다. 많은 데이터를 이용해 학습한 AI 모델은 이용자의 요구(프롬프트)에 응해 텍스트, 음악,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결과물을 제공한다. 예컨대 많은 뉴스로 구성된 데이터로 학습한 AI는, 마치 인간 기자가 작성한 것 같은 뉴스 형태의 결과물을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쟁점은 대체로 AI 모델 학습을 위한 데이터 사용과 AI 생성물의 보호 여부로 나눌 수 있다.


AI 생성물 저작권 보호의 부인

 

세계 모든 국가의 저작권법 체제는 ‘인간중심(anthropocentric) 저작자 개념’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인간 중심의 저작자 개념은 소위 ‘낭만주의 저작자 개념’에 기원하는 것으로 외로운 천재인 저작자의 ‘개성’을 그 속성으로 한다. 따라서 인간이 아닌 AI는 저작자가 될 수 없으며, AI 생성물은 저작물이 될 수 없고,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을 수도 없다.

 

AI 생성물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므로, ‘AI를 저작자로 표시’해 이뤄지는 저작권 등록은 거부된다. 실제로 미국의 저작권사무소(Copyright Office)는 2018년 ‘천국으로 가는 최근 입구(A Recent Entrance to Paradise)’라는 미술 작품의 저작자를 ‘Creativity Machine’이라는 AI로 기재하고자 했던 저작권 등록을 거부한 적이 있다.

 

저작권 등록은 저작권이라는 권리의 발생요건은 아니지만, 저작자나 창작 연월일의 추정, 손해배상 청구 시 침해자의 과실 추정, 법정손해배상 청구의 가능 등 여러 유리한 점이 발생한다. 따라서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는 AI 생성물을 인간이 작성한 것으로 허위 기재해 저작권 등록을 시도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더군다나 저작권을 등록해주는 한국저작권위원회는 등록 사항을 실체적으로 심사하는 것이 아니다. AI 생성물에 대해서는 AI가 작성한 것이라고 표시하도록 하는 등 ‘투명성’ 문제를 해결할 것이 요구되는 이유다.

 

AI 생성물의 저작자를 인간으로 표시하는 문제는 저작권 등록에만 한정되지 않으며 많은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 예컨대 AI가 생성한 글을 글짓기 대회에 제출해 입상하거나, AI가 생성한 이모티콘을 기업에 제안한 후 승인받아 상품화되거나, AI가 작성한 음악을 저작권집중관리단체에 신탁 양도해 보호받는 등 인간을 저작자로 허위 표시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AI가 생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의 예에서 볼 수 있는 입상한 글, 상품화된 이모티콘, 신탁 양도된 글이 사실상 보호받아, 궁극적으로 저작권으로 보호받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AI 생성물이 일정한 권리로 보호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AI 생성물에 대해서는 AI가 완전히 자율적(autonomous)으로 결과물을 생성하였는지, 아니면 인간이 결과물 생성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를 결정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AI로 뉴스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①단 한 번의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②AI 결과물에 대해 반복적으로 프롬프트를 입력할 경우 훨씬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 AI 생성물인 뉴스의 저작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는데, AI 생성물의 저작자에 대해서는 ㉮프로그래머, ㉯이용자, ㉰AI 자신(따라서 저작권 부인) 등이 논의되고 있다. 전자의 경우(①)에는 프로그래머가 저작자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AI의 자율적인 결과물이라면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없게 된다. 후자의 경우(②), AI 생성물의 창작에 이용자인 인간이 ‘기여’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해당 이용자는 자신이 기여한 것에 대한 저작자로 인정될 수 있다. 미국 저작권사무소는 2023년 2월 18페이지 분량의 애니메이션 <여명의 자리야(Zarya of the Dawn)>의 개별적인 이미지에 대해, 프롬프트에 있는 정보가 이미지 생성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프롬프트가 특정 결과물을 지시한 것이 아니므로, 미드저니(Midjourney)1)의 이용자들은 개별 이미지들의 저작자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이러한 판단은, 이 작품의 작가가 이 이미지는 자신의 프롬프트에 의해 생성된 것이므로 자신이 창작에 기여했다는 주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AI 결과물이 AI에 의해 완전히 자율적으로 생성됐는가, 아니면 인간이 기여했는가 여부의 쟁점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다.


AI 학습 데이터로써 뉴스의 이용

 

‘뉴스 제작자’는 AI 모델을 이용해 뉴스를 제작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제작한 뉴스가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이터의 권리자가 되기도 한다.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러한 데이터는 어문, 사진, 영상, 미술 저작물 등 많은 저작물 또는 데이터베이스로 구성되거나 실연 및 음반을 포함할 수 있다. AI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저작물, 데이터베이스, 실연, 음반 등의 전송·복제가 수반되므로, AI 모델의 학습데이터 이용에는 저작권 침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AI 학습데이터에는 뉴스가 포함될 수 있으므로, 뉴스 제작자는 우선 저작권자로서 이해관계를 가진다. 그런데 저작권 제도는 저작권을 보호함과 동시에 공정한 이용을 도모해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저작권은 제한될 수 있는데, 저작물 이용이 수반되는 AI나 빅데이터 분석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되는 것이 바로 ‘텍스트·데이터마이닝(TDM, text and data mining)’ 및 공정이용의 예외다. 전자가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예외라고 한다면, 후자는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예외로서, AI 학습데이터 이용에 있어서 1차적으로 TDM 예외를 적용한 후,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공정이용의 예외를 적용하게 된다. 현재 한국에서는 TDM 예외가 저작권법 개정안으로 제안(도종환 의원 및 이용호 의원 대표발의)돼 있다.

 

AI의 학습데이터 이용을 위한 저작권 예외는 국제적인 측면에서 논의할 수밖에 없는데, 미국은 공정이용 예외만을, 일본과 유럽연합 지침은 TDM 예외만을 입법하고 있고, 영국은 TDM 예외 및 공정거래(fair dealing) 예외를 각각 입법하고 있는데, 한국은 TDM 예외가 개정안으로 나와 있고 공정이용이 입법된 상태다.

 

올해 1월 게티이미지(Getty Images, Inc.)는 이미지 생성 AI를 개발한 스태빌리티 AI(Stability AI)에 대해 영국 런던과 미국 델라웨어주(연방법원)에서, 스태빌리티 AI가 자신의 1,200만 장 이상의 사진을 상업적 목적을 위해 대규모로 복제하고, 심지어 자신의 서비스와 경쟁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게티이미지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미지에 접근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지만, 약관을 통해 게티이미지의 이용 허락 없이는 저작물의 복제 등을 금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실관계에 대해 각 국가의 저작권 예외가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 살펴보자.

 

한국 저작권법 개정안상의 TDM 예외에서 정보 분석은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화 분석 기술을 통해 추가적인 정보 또는 가치를 생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수의 저작물을 포함한 대량의 정보를 분석(규칙, 구조, 경향 및 상관관계 등의 정보를 추출하는 경우)하는 것으로 정의되는데, 대체로 ①저작물에 표현된 사상이나 감정을 향유하지 아니할 것과 ②저작물에 대한 적법한 접근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일본 저작권법은 저작물의 사상·감정을 향수하지 않는 경우와 저작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을 것을 요건으로 하며, 저작물에 대한 적법한 접근은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 한국의 저작권법 개정안과 일본 저작권법은 TDM 예외로서 상업·비상업적 목적을 구별하지 않는다.

 

영국 저작권법은 적법한 접근과 비상업적 목적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유럽연합 지침은 저작물에 대한 적법한 접근을 요건으로 하면서, 저작권자가 TDM을 위한 저작물 이용을 명시적으로 배제(optout)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명시적 배제는 약관이나 웹사이트를 통한 저작물 이용의 배제는 물론이고, 심지어 로봇배제표준을 적용한 것도 포함된다고 해석되고 있다. 특정 웹사이트가 로봇배제표준을 적용했다는 것은 검색엔진의 로봇 소프트웨어(또는 크롤러)가 웹사이트의 데이터를 긁어가지 못하도록 표시하는 일종의 신사협정에 해당하는 것이다. 명시적 배제를 무시하고 저작물을 이용했다면 저작물에 대한 적법한 접근이 부인될 수 있다고 논의되기도 하지만, 저작물에 대한 적법한 접근과 저작물 이용의 명시적 배제는 분명히 구별되는 개념이다.

 

스태빌리티 AI가 자신의 이미지를 상업적 목적으로 대규모 복제했다는 게티이미지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영국 저작권법상의 TDM 예외의 요건은 충족되지 않는다. 또한 게티이미지는 약관에 따라 저작물 이용을 명시적으로 배제하고 있으므로, 유럽연합지침상의 TDM 예외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AI를 위한 학습데이터 이용은 저작물에 표현된 사상이나 감정을 향유하지 아니하는 것에 해당하고, 게티이미지의 웹사이트에서 저작물에 대한 접근이 가능한 것이므로, 한국(개정안)이나 일본 저작권법상의 TDM 예외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작권법 개정안상의 TDM 예외가 입법된다면, 공정이용을 적용할 여지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상업적 목적의 TDM에 있어서는 저작권자와 AI 개발자들 간에 이해관계가 대립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해서는 영국의 시사점을 참고할 필요성이 있다. 영국의 정부기관인 IPO(Intellectual Property Office)는 2022년 6월 저작물에 대한 적법한 접근 요건에 의해 저작권자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다면서, 상업적 목적의 TDM도 허용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2023년 1월 영국 의회는 IPO가 상업적 목적까지 허용하는 TDM 예외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면서, 상업적 목적의 TDM 예외 확대 시도는 저작권 산업에 미칠 수 있는 피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2023년 3월 IPO는 상업적 목적의 TDM 예외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상업적 목적의 TDM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명확하게 구분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어떠한 TDM이 상업적인지 혹은 비상업적인지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실험실 내에서만 이뤄지는 TDM은 존재하기 어렵고, 비상업적인 목적의 TDM이 상업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는 일정한 상황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비상업적인 목적의 TDM이 이뤄졌지만, 일정한 시간이 경과한 이후 이러한 TDM의 결과물이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로 공개돼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됐다면, TDM은 상업적인 것이라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AI 시대 뉴스 저작권자의 과제

 

이제 AI는 현대사회의 구성원들에게 필연적인 존재가 될 수밖에 없으므로, 뉴스 제작자들도 AI 사용자로서 이를 잘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뉴스 제작자들은 AI에 대해 저작권자로서의 입장을 견지할 필요성이 있다. 이미 게티이미지 등 저작권자들이 AI 개발자들에 대해 학습데이터 사용과 관련해 여러 저작권 침해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저작권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저작물이 특정 AI 모델의 학습을 위해 사용됐음을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게티이미지의 경우, 스태빌리티 AI가 생성한 결과물에 게티이미지의 저작권 관리 정보가 나타나는 등으로 인해 게티이미지의 사진이 학습데이터로 사용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텍스트 형태의 결과물을 제공하는 AI의 경우, 뉴스를 학습데이터로 사용했다는 것을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고, 특정 뉴스의 저작권자가 자신의 저작물이 사용됐음을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학습 데이터는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것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AI 모델 자체에는 데이터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저작권자들이 AI 모델에 의한 학습 데이터 이용을 확인·입증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 인공지능이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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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 : 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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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 20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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