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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문자 한 건당 매겨지는 요금을 당연하게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카카오톡의 등장으로 모든 게 변했다. 2022년 10월 일시적인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로, 전국은 그야말로 마비됐다. 전 국민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의 변화와 현재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2010년, 카카오톡의 등장
2010년 3월. 카카오톡(이하 카톡)이 탄생한 날이다. 아이폰 등장으로 모바일 세상이 도래할 것을 직감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세운 스타트업 아이위랩에서 4년간 개발한 끝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먼저 아이폰에 카톡이 도입됐고, 몇 개월 뒤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됐다. 혁신이었다. 마음 놓고 메시지를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이듬해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성장 속도는 매서웠다. 2012년 5,000만 명, 다음 해 7월 전 세계 1억 명 이상이 카톡을 쓰게 됐다.
하루에 카톡을 통해 오가는 메시지만 30억 건을 웃돌았다. 자연스레 이용자 요구 사항이 다양해지면서 이모티콘이 생기고 ‘페이스톡’, ‘보이스톡’ 기능이 더해졌다. 카톡 내에서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는 별도 탭과 채널 시스템, 그리고 지인 외의 사람들과 공통 관심사를 주제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오픈채팅이 2015년 생겨났다.
카카오와 포털 다음(Daum) 간 합병은 카톡과 뉴스 콘텐츠 연계로, 언론 생태계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포털 뉴스 소비 체계가 우리 일상에 가장 가깝게 연결된 카톡과 융합돼, 언론사들은 광고·커머스 등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 마련에 나섰다.
카톡은 타인과 대화하는 단순 메신저 수단을 넘어 뉴스를 비롯해 여러 콘텐츠를 즐기는 동시에, 전 세계 어느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는 창구로 지금도 변화를 맞고 있다. 현재 카톡 탭은 친구와 채팅, 오픈채팅, 쇼핑, 그리고 더보기 다섯 개로 이뤄져 있다.
세 번째 탭으로 ‘격상’한 오픈채팅
업데이트는 올해 들어서도 계속됐다. 카톡 세 번째 탭에 오픈채팅이 별도로 신설된 건 눈여겨볼 부분이다. 카톡 접속 후 이용자 노출 빈도가 높은 메인 탭에 오픈채팅이 들어섰다는 건, 카카오가 볼 때 그만큼 이용자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카드였다는 것이다. 그간 두 번째 탭 채팅방에서 이용할 수 있었던 오픈채팅은 좀 더 이용자들과 가까워졌다.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1월 당시, 카카오 새 수장으로 내정된 남궁훈 전 대표는 취임 전 기자들에게 연신 소통을 강조했다. 남궁 전 대표는 “전 세계 70억 인구 기준, 카톡 비중이 1% 미만을 차지한다”며 “오픈채팅으로 나머지 99% 비(非)지인 소통 체계를 아우를 것”이라고 했다. 실시간 기상 상황부터 인기 드라마까지 대중성 있는 주제를 놓고 다양한 채팅방에서 가볍게 소통할 수 있는 오픈채팅방(오픈채팅 lite)을 만든 것도 이 전략의 일환이다.
오픈채팅 격상과 함께, 글로벌 소통 메신저로 거듭나기 위한 카톡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이용자들이 서로 게재한 게시물에 공감하듯, 카톡에도 프로필과 상태 메시지에 반응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다고 남궁 전 대표는 강조했다. 실제 카톡 프로필에는 이전에 없던 스티커가 붙었고, 공감 버튼 등이 생겨났다.

‘무거워진’ 카톡
카카오를 출입하면서 가장 즐거운 일은 수시로 바뀌는 카톡을 다각적인 시선으로 목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 메신저 변화상을 색다른 견해로 해석해 보는 것도 필자 업무 중 하나다. 그런데 이번 업데이트와 맞물려, 최근 카톡 변화를 두고 유독 눈에 들어오는 공통된 시선이 있었다. 카톡이 ‘무거워’졌단다. 초창기 메시지만 주거니 받거니 하던 가벼운 카톡이 그립다는 이용자들의 소망이 느껴졌다.
카톡은 국민 메신저다. 최근 집계된 카톡 월 이용자 수가 5,000만 명에 달하는 걸 보면, 어떤 서비스보다 이 칭호에 걸맞다. 때문에 이용자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프로필상 빨간 점이 생겨 친구 업데이트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이 막 생겼을 때, 처음에는 반감을 가졌던 이들도 점차 여기에 동화된다. 어느덧 빨간 점이 뜬 친구 프로필을 눌러본다. 단, 끝까지 적응 못 한 채 카카오에 빨간 점 비활성화 기능을 촉구하는 이용자들도 적잖다. 굳이 변동 사항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다.
일례로 최근 카톡에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이 생겼는데, 나갈 타이밍을 놓친 그룹 채팅방 내 불필요한 메시지와 알림으로 불편을 겪던 이용자들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취재하다 보면, 카카오는 이용자 목소리를 꽤나 경청하는 편이다. 한데 느슨한 카톡, 기본에만 충실한 국민 메신저를 원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니, 카카오 입장에서도 머리 무거운 일이겠다.
업데이트는 왜 계속되나
기업 존재 목적은 이윤 추구다. 돈을 벌어야 한다. 사업 규모를 키우고, 수익성 좋은 사업에 힘을 주는 건 당연한 일이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오픈채팅을 떼어내는 등 일련의 과정은 글로벌 소통 창구를 총망라하겠다는 카카오의 포부 이전에, 돈 될 만한 일이라는 확신 때문일 것이다.
올 1분기 기준 카카오 플랫폼 부문 매출(9,647억 원) 비중은 55%가량. 흔히 볼 수 있는 카톡 채팅방 상단 광고나 선물하기 등을 통해 얻는 수익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얘기다. 현재 카톡은 1% 광고주가 70% 이상 매출을 내는 디스플레이형 광고 위주라, 오픈채팅으로 중소상공인 광고주까지 섭렵한다면 수익 다각화를 노려볼 수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광고 시장이 둔화한 데 따라 IT 업계도 타개책 강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카카오 역시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키워드 검색을 통해 오픈채팅방을 찾아가는 이용 행태를 고려했을 때, 방장들이 검색 상위권에 오르기 위해 광고비를 지불할 여지가 생긴다”고 했다.
원래 오픈채팅 자리에 있던 카카오 뷰를 개편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카카오는 재작년 실시간 검색어와 자체 편집한 뉴스를 보여주던 샵(#) 탭을 카카오 뷰로 바꿨다. 카톡을 창구로 뉴스 구독자를 모아 언론사 제휴 및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었다. 다만, 카카오 뷰는 더보기 탭으로 쫓겨났고, 뉴스는 발견 탭으로 전환했다. 네이버와 구글이 잠식한 포털 시장에서 다음 뉴스 콘텐츠를 활용한 구독자 유입보다, 오픈채팅으로 진입하는 이용자 수 오름세와 이로 인한 광고 수익 확보가 더욱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이용자-회사 ‘윈윈’ 하는 국민 서비스 되길
지난해 10월 15일 에스케이씨앤씨(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톡 먹통 사태’는 우리 일상에 카톡이 얼마나 스며들었는지 보여줬다. 일시적으로 다른 메신저로 갈아탄 이용자들도 금세 카톡으로 돌아왔다. 이처럼 카톡과 한국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금번 업데이트로 카톡 노른자 위치를 차지한 오픈채팅은 하반기에도 꾸준히 이용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광고가 카톡에 새롭게 자리하고, 독특한 이모티콘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선물하기 입점 업체도 불어나, 기존에 접하지 못한 종류의 물품도 선물할 수 있겠다. 이는 곧 카카오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
카톡은 오늘도 야금야금 달라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수익화도 좋고, 기능 다변화 역시 환영한다. 오픈채팅에서 훗날 모르는 사람과 화면을 공유하며, 남궁 전 대표 제언대로 전 세계 어느 사람들과도 맞닿을 수 있는 카톡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단 국민을 움직이는 메신저인 만큼, 카톡 업데이트 과정에서 무엇보다 우리 요구 사항을 녹여내 양방 간 ‘윈윈’ 할 수 있는 국민 서비스로 진화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