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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점검 : OTT계의 지각변동] OTT 시장의 성장 요인과 전망
집중점검 | 등록일 : 2023-10-27

등장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국내 OTT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토종 업계 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구독자 증가는 정체되고, 제작비 인상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무엇이 문제고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OTT 시장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에 기대보다 우려가 커진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2023년에 접어들며 OTT를 비롯한 시장의 성장에 대한 기대 심리는 급속히 냉각됐다. 넷플릭스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수익을 내는 사업자가 없는 현실이지만, 애초에 OTT에 대한 기대에는 수익보단 성장성에 무게가 실려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기대감의 대전제인 성장성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게 됐다는 것이다. 구독자 증가율은 정체되고, 계속되는 콘텐츠 제작비 인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 역시 크다. 앞으로 OTT의 성장이 어떻게 지속될 수 있을지 질문이 필요한 이유다.


OTT 시장 성장의 해법은

 

OTT 시장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크게 나누어 본다면, 이용자 규모 자체를 확대하거나, 기존 이용자에게 돈을 더 받거나, 확보한 콘텐츠의 수익성을 높이거나, 광고나 커머스 등 외부 재원을 적극적으로 끌어오는 것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타난 우려의 본질은 결국 이용자 규모 확대에 기반한 성장 전략이 단기적으로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에 기인한다.

 

국내 OTT 사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각자 구독자 수 증가의 가능성을 탐색해 봐야 할 것이다. 이상적으로는 다수의 OTT를 구독하는 이용자가 늘어나며 시장 전체의 파이가 확대돼야 한다. 그러나 전체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선 서비스 간의 수평 이동에서 기회를 찾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성장 속도가 제한된 상황에서 수익 개선을 위한 선도 사업자의 시도가 나타난다는 점에 있다. 당장 수익성 개선을 시도하는 디즈니플러스는 <무빙>의 흥행과 더불어 구독료를 인상했고,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의 한국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금지는 국내 1위 사업자로서 지배력을 가진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OTT 구독에 대한 파이를 나누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국내 OTT 사업자에겐 위협적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부 반사 이익을 얻을 수도 있으나 근본적으로 OTT 시장 자체에 대한 총 구독비 증가가 이뤄지지 않는 한 지배적 사업자를 제외하면 불리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인공지능은 OTT를 구할 수 있을까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진출을 통한 가입자 규모 확대는 국내 OTT가 선택 가능한 한 방향일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실 해외 진출은 시장 규모 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당장의 수익화 측면에선 어려움이 많은 전략이다.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자원이 만만치 않으며, 많은 경우 효율적으로 현지화를 추진하지 못하면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은 큰 반면 성과 창출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은 해외 진출에 필요한 다양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대표적인 적용 방식은 음원의 대체다. 특히 예능 콘텐츠 분야에 강점이 있는 국내 OTT 서비스들 입장에선 해외로의 콘텐츠 공개 단계에서 국내와 다른 음원 저작권 제도의 차이가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음원 이용에 대한 ‘선 이용-후 허락’이 용이한 국내 환경에서 제작된 예능 콘텐츠는 수출할 때 권리 확보가 되지 않은 음원을 대체하는 ‘재제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인공지능을 통한 음원 생성을 통해 재제작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면, 해외 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AI 기술 기업 포자랩스(Pozalabs)가 만든 AI 음원 플랫폼 비오디오(VIODIO)가 대표적인 사례다.

 

번역과 더빙의 자동화 가능성 역시 인공지능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변화에 대한 기대 요인이다.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국내 OTT 기업 입장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번역과 더빙 등 언어 변환에 필요한 비용을 낮춰준다면 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시도를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콘텐츠 추천도 해외 시장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콘텐츠 라이브러리의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발표한 ‘AI와 디지털 기반의 미래 미디어 계획’에 포함된, 인공지능을 활용해 미디어와 콘텐츠 기획·제작·유통 전 단계에서의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는 전략은 이러한 방향성을 담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신기술을 활용하는 전략이 당장 OTT 사업자들이 수익성 개선을 요구받는 상황에서 단기적 대응 차원의 해법을 제공해 주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신기술을 활용한 시장 확대 전략이 실제 시장에서 작동하기 위해선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 또한 해외 시장 개척은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규제와 현지 사업자와의 협력 등 더 많은 변수를 고려한 노력이 필요하다. 글로벌 경영 경험이 많지 않은 국내 OTT 사업자들에게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 전략은 사실 보조적인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게임의 성패는 성과 창출

 

이런 점에서 그동안 OTT 경쟁의 중요한 요소였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전략의 연장선에서 콘텐츠의 활용성을 높이는 전략 역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사례는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의 전략 변화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지난 6월 경쟁사인 넷플릭스에 오리지널 시리즈를 공급하는 비독점 방식의 판매를 시도한다는 소식을 알린 바 있다. OTT의 재정적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콘텐츠 투자의 재무적 성과를 높이기 위해 기존의 독점 전략에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국내 OTT 사업자인 티빙의 오리지널 작품인 <몸값>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파라마운트플러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이 경우는 물론 글로벌-로컬 OTT의 협력 관계에서 나타난 사례긴 하지만, 콘텐츠 유통 범위의 확장을 위한 OTT 간 협력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외부 재원을 확보하는 전략 역시 성장 동력의 확보 차원에서 중요하다. 광고를 도입하려는 시도(FAST), 그리고 커머스 산업과 연계된 모델(아마존프라임과 쿠팡플레이)에 대한 주목도 결국 OTT에 대한 주목을 어떻게 돈으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연계 전략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이는 이미 기존 유료 방송 시장과 같은 미디어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전략이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는 OTT라는 혁신이 기존의 질서를 흔들어 놓았지만, 결국은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미디어 산업 요소들이 재배치되는 국면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OTT 시장은 이제 콘텐츠를 통한 경쟁에서 콘텐츠를 통한 수익화로 게임의 법칙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구독 중심의 모델이라는 단일한 OTT 유형에서 벗어나 단건 구매 VOD 판매 모델을 추가로 적용하려는 시도(쿠팡플레이, 왓챠) 역시 변화된 시장의 성격을 보여준다. 이는 결국 OTT라는 서비스 유형이 갖는 가치와 효용을 수익적인 측면에서 증명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OTT로 옮겨온 이용자의 주목을 어떻게 수익이라는 가치로 만들어 낼 것인지를 둘러싼 모델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게임의 성패는 OTT 사업자 각자가 자신이 가진 경쟁력으로 어떻게 새로운 연결의 성과를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OTT라는 서비스는 이용자의 영상 소비 편의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과의 연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기존 미디어 시장에 변화를 촉발했다. 그 변화의 결과 생태계 여러 요소의 재배치와 재묶음(rebundling)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OTT가 보여준 혁신과 성과는 변화의 시작점일 수 있다. 앞으로의 OTT의 성장은, 그 변화의 과정을 통해 보여줄 ‘OTT의 쓸모’와 이로 인한 재묶음화의 결과에 달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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