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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등장 이후, 국내 대표 검색엔진인 네이버의 점유율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이에 네이버는 AI 검색 서비스 ‘큐:(Cue:)’를 내놨다. AI 검색 시스템에 플레이스 등 자사 서비스를 결합해 검색 편의성을 높이려는 의도가 보인다. 큐:의 특징과 가능성을 확인해 본다. 편집자 주
검색엔진은 궁금증 해결사다. 검색창에 키워드만 입력하면 관련 웹사이트를 전부 찾아준다. 그동안 한국인의 궁금증을 가장 많이 해결한 건 ‘네이버’일 테다. 네이버는 지난 20년간 점유율 과반수를 차지하며 국내 검색엔진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전 세계 검색 시장 1위 구글의 추격도 무시할 수는 없으나, 여전히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챗GPT 등장으로 위기 맞은 네이버
그러나 2022년 말, 네이버는 큰 위기를 맞이한다. 오픈AI에서 챗GPT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챗GPT는 생성형 AI 챗봇이다. 기존 콘텐츠의 패턴을 학습해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사용자마다 맞춤형 답변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축구선수 손흥민이 성공한 이유’를 질문하면 핵심 요인만 짚어 서너 문단으로 정리한다. 논리 전개 능력이 우수하고 문장에도 군더더기가 없다. 2024년 반도체 시장 전망, 예술과 윤리의 관계 등 난도 높은 질문을 던져도 논리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반면 검색엔진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 자료만 찾아주는 방식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답변을 직접적으로 제공하지는 못한다. 사용자는 주어진 자료를 하나씩 직접 클릭해야 하며, 자료를 전부 살펴봐도 원하는 답을 아예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챗GPT가 전통적인 검색엔진을 대체할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의 인류는 검색창이 아닌 대화창으로 궁금증을 해결할 거란 예측도 나온다. 챗GPT를 통한 정보 습득 방식이 훨씬 매끄럽고 간편하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 점유율은 챗GPT 출시 이후 60% 아래로 하락했다. 웹 사이트 분석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2023년 네이버 평균 점유율은 58.16%였다.1) 챗GPT 출시 전인 2022년 5월에는 63.1%였는데, 이듬해 5월에는 55.7%까지 떨어졌다.
물론 네이버 점유율 변화는 챗GPT 때문만은 아닐 테다. 최근에는 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 호밍’ 현상도 원인으로 꼽힌다. 플랫폼별로 제공하는 정보에 차이가 있어 굳이 하나의 검색 서비스만 사용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검색엔진 대신 소셜미디어(SNS)나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대 청소년의 85.4%가 정보 탐색 시 유튜브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고 답했다. 구글은 지난 2022년 내부 조사 결과, 미국 내 Z세대의 40%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을 검색엔진처럼 사용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챗GPT는 ‘맞춤형’ 답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장 위협적이다. 소셜미디어나 동영상 플랫폼은 검색엔진처럼 관련 자료만 제공할 뿐 이용자가 원하는 답변 그 자체를 제시하지는 못한다.
네이버의 돌파구는 AI 검색 서비스 ‘큐:’
네이버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남은 점유율마저 챗GPT에 빼앗길 수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챗GPT 대항마로 AI 검색 서비스 ‘큐:(Cue:)’를 내놨다. 큐:는 네이버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에 기반한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다. 지난해 9월 첫 공개 이후, 11월 말부터 네이버 PC 통합 검색에 공식적으로 도입되었다.
큐:는 기존 검색엔진에서 대화형 검색을 가능하게 한다. 대화형 검색을 위해 서비스를 별도로 전환할 필요가 없다. 쉽게 말해, 네이버와 챗GPT를 합친 셈이다.
사용법은 여느 AI 챗봇처럼 간단하다. ‘~해줘’, ‘~있어?’, ‘~뭐야?’와 같은 문체로 질문하면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답변에 대화를 더 이어가고 싶다면 ‘대화하기’ 버튼을 눌러 추가 질문을 남길 수 있다.
큐:는 다양한 유형의 대화를 소화한다. 간단한 지식 검증용 대화는 기본이다. 3월을 맞아 ‘한국 봄꽃 종류’를 물었더니 벚꽃, 진달래, 개나리 등이 유명하다는 답변을 제공했다. 지역마다 다양한 꽃축제가 열린다는 정보와 함께 축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까지 제시했다. 묻지도 않은 축제 정보를 제안하는 것을 보며 기존 네이버와는 확실히 달라졌음을 느꼈다.
큐:의 주요 특징은 네이버 플레이스와 연계된다는 점이다. 기존 검색엔진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맛집이나 여행지 등 다양한 장소 정보를 제공한다. 가령 강남역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추천해달라 부탁하면, 네이버 플레이스로 맛집을 추천해 주는 식이다. 영업 여부나 예약, 리뷰, 메뉴, 위치 등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어 상당히 편리하다.
외국인 친구와 여행할 수 있도록 관광 코스도 짜준다. 종로에 있는 관광지를 찾아달라 요구했는데, 10곳의 장소를 추천해 줬다. 길 찾기도 가능하다. 동작역에서 양재역까지 가는 길을 알려달라 했더니 지하철과 버스 두 가지 코스를 제시했다.
‘큐:’ 탑재 이후 점유율 60%대 회복
네이버는 큐:로 기량을 회복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 60%대에 다시 진입했다. 11월 말 PC 통합검색 창에 큐:를 탑재한 시점과 맞물린다. 인터넷트렌드에서 조사한 지난해 12월 네이버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60.32%였다. 63.06%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 수치보다는 낮지만, 50%대에 머물던 올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성과를 보인 셈이다.2)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네이버의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인 큐:는 이용자 규모와 사용성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용자 대상으로 진행한 평가에서도 신뢰성 부문에서 경쟁사 대비 높다는 결과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물론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지금보다 점유율을 높이려면 앞으로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한다. 특히 큐:의 답변 정확도를 높이는 게 중요해 보인다. 가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염창역에서 양재역까지 가는 길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엉뚱한 경로를 제시했다. 일반적인 경로는 9호선 염창역 탑승 → 고속터미널역에서 3호선 환승 → 3호선 양재역 하차 순이다. 그러나 큐:는 2호선 당산역에서 환승한 뒤 강남역에 내려 신분당선으로 환승하는 경로를 알려줬다.
답변 정확성이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생성 AI 검색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답변에 관한 출처를 함께 제시한다. 기사, 홈페이지, 블로그,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출처로 삼는다. 그러나 큐:는 유독 블로그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았다. 블로그에는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지만, 개인이 작성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100% 신뢰하기 어렵다.
앞으로의 ‘큐:’, 이렇게 달라진다
다행히 발전의 여지는 남아 있다. 네이버는 올 상반기 안으로 큐:를 모바일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제는 PC뿐만 아니라 모바일 앱에서도 대화형 검색이 가능해질 것이다.
‘멀티모달(multimodal)’ 기술도 추가할 계획이다. 여기서 모달이란 ‘모달리티(modality)’의 준말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 현상이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말한다. 눈으로 보고 인지하는 건 ‘시각’, 피부로 접촉해 느끼는 건 ‘촉각’, 귀로 소리를 듣고 받아들이는 건 ‘청각’ 모달리티에 해당한다. AI에서는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일컫는다. 현재 큐:는 텍스트 데이터만 처리하는 ‘유니모달(unimodal)’ AI다. 멀티모달 기술을 적용하면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할 수 있다. 챗GPT처럼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나 음성으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큐: 안에서 서드파티(외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플러그인’ 기능도 탑재할 예정이다. 큐:에게 여행 계획을 부탁하면, 여행 서비스 플랫폼 데이터를 활용해 답변해 줄 것이다. 숙박, 렌터카, 항공권 예약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도 있다. 네이버가 AI 검색 서비스 큐:로 어떻게 성장할지 함께 지켜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