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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가 국내에서 철수했다. 높은 망 사용료 때문이었다. 인터넷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ISP와 CP 간의 망 사용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문제의 원인과 현황, 쟁점을 확인해 본다. 편집자 주
인터넷 출현 이전에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는 ‘전용’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제공됐다. 종합유선방송과 위성방송 등이 그 사례다. 하지만 인터넷 기반의 스트리밍 기술은 ‘오픈(open)’된 개방형 네트워크를 제공했다. 거대한 선행 투자가 필요한 설비 구축 비용 없이 미디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인터넷이 제공한 것이다. 하지만 초기의 인터넷 기반 미디어 서비스와 달리, 동영상 서비스가 차지하는 트래픽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영상의 품질 역시 4K급으로 격상하면서 네트워크 사업자의 망 투자 비용이 증가하자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망 사용료’ 분쟁이 그것이다. 망 사용료 관련 시장 구조는 [그림 1]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망 사용료는 ISP(Internet Service Provider, KT나 SKB, LGU+ 등)와 CP(Contents Provider, 네이버, 넷플릭스 등) 간에 발생하는 네트워크 비용 이슈다. CP가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ISP를 이용해야 하는데, 제공하는 서비스의 고도화·대용량화에 따른 네트워크 추가 구축 비용을 어떻게 부담하느냐가 문제가 된 것이다. [그림 1]로 보면 CP와 ISP는 소매시장을 형성하고 ISP 간에는 도매시장을 형성한다. 쟁점이 되는 망 이용료 부과 쟁점은 대부분 국내 CP가 아닌 글로벌 CP와 ISP 간에 발생하고 있다.
네트워크 비용 관련 분쟁 동향
트위치는 2023년 12월 댄 클랜시(Dan Clancy) CEO가 직접 2024년 2월 27일 자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트위치는 2022년 9월에도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서비스 품질을 720p로 제한한 바 있다.
트위치 사태 이전에는 페이스북(현 메타) 서비스 관련 분쟁이 있었다. 페이스북은 국내 ISP인 KT에 캐시서버를 두고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SKB나 LGU+ 가입자가 KT에 접속해 ‘KT에서 SKB와 LGU+’로 전송되는 트래픽을 유발하게 됐다. KT는 [그림 1]의 도매시장 관련 거래 규칙인 ‘상호접속고시’에 따라 트래픽 전송과 함께 ‘비용’을 SKB와 LGU+에 지불해야 했고 그 비용을 페이스북에 청구한다. 그 결과 페이스북은 SKB와 LGU+ 가입자에 대한 접속 회선을 홍콩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서비스 품질이 하락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접속 경로 임의 변경에 따른 서비스 품질 저하 명목으로 2016년 약 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페이스북은 이러한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얻었지만 최종적으로는 SKB, LGU+와 협상을 통해 망 사용료 협상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유튜브는 2023년 4월 프리미엄 가입자들에게만 1,080p 프리미엄급 화질을 제공한다고 발표하며 망 사용료를 핑계로 무료 가입자를 차별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
무엇보다 망 사용료 관련 이슈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린 사건은 넷플릭스와 SKB 간 소송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서비스를 제공하며 LGU+에는 캐시서버를 설치하고 KT에는 서비스 품질 확보를 위한 별도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SKB는 상호 접속을 통해 넷플릭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인터넷 접속 비용을 미국에서 내고 있기 때문에 ISP 간 상호 접속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반면, SKB는 넷플릭스 콘텐츠를 담고 있는 캐시서버가 ISP인 SKB 네트워크에 직접 접속하고 있으므로 상호 접속에 해당하는 대가 정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넷플릭스 측의 ‘이중과금론’과 SKB 측의 ‘상호접속 유상성’1) 논지다.
SKB는 먼저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정신청을 하여 협상에 임하라는 근거를 마련하려 했고 넷플릭스는 협상 의무 없음과 채무부존재를 확인받기 위해 관련 분쟁을 법원으로 가져갔다. 2020년 4월에 시작된 소송은 3년이 넘게 이어졌지만, 결국 두 기업은 분쟁보다 협력이 서로에게 보다 큰 이익을 준다고 보고 2023년 9월 소송을 중단,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국내 CP와 해외 CP
성과 차이 발생의 배경은?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OTT 사업자의 시장 성과는 네트워크 비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등록된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2년 말 기준으로 국내 사업자는 적자를, 글로벌 사업자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OTT 사업자의 2022년 영업이익을 구체적으로 보면 웨이브 △1,213억 원, 왓챠 △454억 원, 티빙 △1,192억 원인 반면 넷플릭스 143억 원, 구글 278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국내 CP와 해외 CP 간의 시장성과에는 망 이용료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망 이용료에 글로벌 OTT와 국내 OTT 간 차별적 취급 행위가 있다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2019년 구글의 한국 매출은 2,124억원이나 됐지만 망 접속료는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2) 반면 국내 OTT 사업자들은 통상적으로 매출의 10~15% 정도를 네트워크 이용 비용으로 지불3)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과 국내 OTT 사업자 간 비대칭적 네트워크 비용을 해소하기 위한 입법 활동이 제211대 국회에서 활발히 진행돼 왔다. 입법 방향은 대부분이 일정 규모의 가입자를 확보하거나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OTT 사업자에게 망 이용 대가 협상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표]
국내 CP가 받는 역차별 해소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것과는 별개로 ISP간 상호접속 제도4) 역시 국내 CP의 시장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것은 해외 대부분의 나라가 ISP 간 상호접속시장에 무정산 원칙5)을 적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상호정산 원칙6)을 적용하고 상호정산 방식도 발신자 종량제7)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 상호접속시장의 상호정산과 발신자 종량제 두 가지 모두 CP의 네트워크 비용 관련 이슈에 숨어 있는 핵심 쟁점이다.
우리나라 ISP 상호접속시장에 대한 네트워크 비용 정산 관련 정책은 ‘인터넷 망 상호접속고시’에 명시돼 있다. 정부는 2005년 인터넷 망 상호접속제도를 도입했고, 2014년 고시가 개정됐다. 이때 개정된 내용 중, 그동안 무정산 대상이었던 동일 계위 간 직접 접속시 접속통신료가 ‘상호정산’으로 바뀌고, 비용은 발신자가 지불하는 ‘발신자 종량제’로 변경된다. ISP 간 발신자 종량제 방식의 상호정산은 ISP에 접속해야 하는 CP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사태에서 SKB 이용자가 KT의 페이스북 캐시서버에 접속하여 트래픽을 유발하면 KT가 SKB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이후 KT는 그 비용의 일부를 페이스북, 즉 CP에게 청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ISP는 대량의 트래픽을 유발하는 CP를 기피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권오상의 연구8)에 따르면, 발신자 종량제 도입 이후 ISP 간 ‘CP 시장의 과도한 단가 인하 경쟁이 완화’되었다고 한다. 즉 ISP가 대용량 트래픽 유발 CP를 자사의 DC(Data Center)에 유치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ISP 간 발신자 종량제 적용 효과는 정부의 보고서에도 나타나 있다. 2016년부터 적용된 상호접속고시에 대한 규제영향분석 보고서9)에 따르면 ‘통신사 상호 간에 발생하는 접속료가 CP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인터넷 시장의 경쟁이 위축되는 현상이 일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2019년 12월 상호접속고시 일부 개정을 통해, ISP 간 접속료 정산 방식에 ‘무정산 구간’을 설정하는 방안이 도입됐다.
상호접속시장의 상호정산 방식과 발신자 종량제 원칙이 CP의 네트워크 비용을 높이는 효과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트위치 사태’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댄 클랜시 트위치 CEO는 한국 서비스 철수 원인을 높은 네트워크 비용이라고 명시했으며 한국의 네트워크 비용이 다른 나라의 10배에 달한다고 했다. 네트워크 비용은 ISP와 CP 간의 계약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트래픽 당 단가를 알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네트워크 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수치는 여러 자료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CCIA(Computer & Communications Industry Association)는 2016년 발신자 종량제 영향을 포함해 한국의 네트워크 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를 분석했는데, 2015년 뉴욕에 비해 5배 정도 높던 서울의 10 GigE IP 트랜짓 비용이 2016년 발신자 종량제 도입 이후 2019년 약 11.8배로 증가했고, 싱가포르나 홍콩에 비해서는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약 2.7배까지 상승했다고 한다.
바람직한 CP의 네트워크 비용 정책 방향
미디어 산업의 인터넷 활용도가 증가하면서 CP의 네트워크 비용은 국내 CP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국내 OTT 업체 중 하나인 왓챠는 2021년 248억 원, 2022년 454억 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왓챠가 2021년 국내 통신사에 지불한 망 이용료는 71.5억 원10)이었는데 이는 왓챠의 2021년 매출 708억 원의 10.1%에 해당하는 액수다. 왓챠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회사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CP와 국내 CP의 네트워크 비용은 ‘협상력’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네이버가 연 1,000억 원대에 이르는 비용을 지불하는 데 반해 구글은 훨씬 적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글은 2016년 상호정산, 발신자 종량제가 도입되기 전 국내 3대 ISP의 IDC에 GGC(Google Global Cache) 서버를 구축했고 이용자 수 기준 1위 CP가 됐기 때문에 네트워크 비용 협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었다. GGC는 초창기 유튜브 영상을 버퍼링 없이 스트리밍하는 데 활용됐으나 지금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G메일, 구글 드라이브, 구글 포토 등을 서비스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더구나 구글은 국내 ISP 3사에 모두 GGC를 구축하고 있어 발신자 종량제의 네트워크 비용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그 결과 국내 동영상 서비스 제공업자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 트래픽을 유발하며 그에 따른 비용을 감수하는 대신 유튜브를 이용할 유인이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지상파 3사는 자신들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웨이브를 이용하는 대신 유튜브에 경쟁적으로 채널을 구축하고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그 결과 유튜브 이용 시간은 지난 10년 동안 약 20배 증가했다.[그림 2]

넷플릭스와 SKB 간의 소송이 협력 관계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해소됐듯 국내 CP와 ISP 관계 역시 상호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SKB가 소송 과정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 서비스를 위해 2018년 6월부터 2022년 1월 사이에 인터넷 전용회선을 50G에서 1,400G로 28배나 증설했다고 한다. 그 비용을 어떻게 충당하느냐가 콘텐츠 사업자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한 네트워크 비용 문제 해결책 중의 하나로 제시되는 것이 정부의 지원이다. 기간통신사업의 구축 및 운용에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해 네트워크 비용을 보조하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11) 나아가 네트워크 해외망 확장 및 1계위 국제통신망사업자 지위 형성을 위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 역시 필요하다. 현재 국내 통신 3사는 인터넷 백본사업자(IBP, Internet Backbone Provider)라고 할 수 있는 Tier_1 ISP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국내 CP의 트래픽을 글로벌로 유통하기 위해서는 국내 CP가 접속하는 통신 3사가 글로벌 Tier_1 ISP에 접속하며 트랜짓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 구축을 확대해야 하는데 정부가 이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망 사용료 관련 ISP 간 비용 정산 이슈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소되고 글로벌 Tier_1 ISP 지위를 획득한 통신사가 출현한다면, 인터넷 스트리밍 시대에 불고 있는 ‘한류’의 확산 및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CP의 네트워크 비용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며 콘텐츠 경쟁력이 제고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트위치 서비스 종료 같은 사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국내 OTT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성과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며, 콘텐츠를 최종적으로 소비하는 인터넷 이용자 후생도 크게 증진될 것이다.
1) 조대근, 《공짜는 없다》, 지베르니, 2022
2) 불공정거래행위(차별적 취금) 신고서, 6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2019
3) 김종은, <구글, 넷플릭스만 불만? 국내 OTT들도 “망사용료는 큰 부담”>, TV Daily, 2023, https://tinyurl.com/2jnuuv6b
4) 서로 다른 2개 이상의 통신망을 서로 연결하고, 망 이용 시 트래픽 양에 따라 상호접속료를 정산하는 제도 <출처 - IT 시사상식사전>
5) 전 세계 동일계위 ISP 간 피어링의 99.98%가 무정산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현경, <인터넷 접속통신료 정산방식의 국제관행 조화방안에 대한 소고>, 성균관법학, 23(1), 129-169쪽, 2020
6) ISP가 트래픽 증가에 따른 네트워크 투자비를 보다 원활히 회수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취지에서 접속통신료 산정을 트래픽 누적량 기반으로 산정하는 것과 동일계위 간 상호정산 방안을 도입함. 조대근, 《공짜는 없다》, 지베르니, 2022
7) [그림 1]의 도매시장(상호접속 시장)에서, 두 개의 ISP가 상호접속할 때, 트래픽 수신량보다 송신량이 많은 ISP가 다른 ISP에게 트래픽 '순송신량’에 비례해 비용을 지불하는 방안(SPNP, Sending Party Network Pays).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제42-46조
8) 권오상, <인터넷전용회선 및 IDC 요금에 대한 사후 규제방안 연구>, 방송통신위원회, 2018
9)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고시 일부개정안 행정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0
10) 김주완, <[취재수첩] 왓챠가 年 150억원씩 ‘상납’해야 했던 사연>, 한국경제, 2022.8.11,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2081177921
11) <2022 네트워크 정책 제안서: 대한민국 디지털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네트워크 정책 제안>, 스타트업얼라이언스, 2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