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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人사이드]대담: 뉴스레터 만드는 기자들
미디어 人사이드 | 등록일 : 2024-06-28

한때 밀레니얼 세대 독자를 사로잡기 위한 국내 언론사의 이메일 기반 뉴스레터가 붐을 이뤘다. 다양한 주제, 친근한 문체로 독자와의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뉴스레터. 지금은 누가 어떻게 만들고 있으며 한계와 지향점은 무엇일까. 언론사 뉴스레터 담당 기자들에게 직접 들어봤다. 편집자 주

 

《신문과방송》은 각 언론사에서 뉴스레터를 제작, 발행하는 기자들과 이야기 나누고자 김정화 경향신문 기자, 박지연 한국일보 기자, 송정 중앙일보 기자, 한애란 동아일보 기자와 간담회를 열었다. 김지숙 한겨레신문 기자는 서면으로 참여했다. 간담회는 지난 6월 7일 프레스센터에서 이뤄졌고, 정선호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진행했다.


언론사 뉴스레터, 누가 무엇을 만드나

 

정선호 뉴스레터 누가 만들까, 어떤 세상을 나에게 보여줄까. 독자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박지연 법조팀, 사건팀, 기획취재부, 경제산업부 등을 거친 13년차 기자다. 현재 커넥트팀장으로 뉴스레터 11종을 관리하면서, 뉴스 큐레이션 콘셉트의 ‘뉴잼 스토리’를 담당하고 있다. 뉴스를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3가지 주제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를 제시한다. 다른 뉴스레터를 받아볼 때 ‘이건 누가 쓸까’ 궁금했다. 그래서 ‘h큐레이터’라는 ‘부캐’를 만들었다. 독자와 기자를 이어주는 ‘무물봄(무엇이든 대신 물어봄)’과 취재 뒷이야기를 담은 ‘미니 인터뷰’ 코너도 운영한다.

김정화 경향신문 플랫팀은 여성과 젠더 관련 기사를 아카이빙 하면서 여성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고 ‘플랫 레터’를 발행한다. 젠더 기사가 갈등이나 싸움으로 이어질 때가 많아 독자들과 좀 더 소통해 보고자 시작했다. 독자 피드백을 보면, 여성 이슈를 다루면서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온라인 공간이 많지 않은데 플랫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주셔서 의미가 크다. 

한애란 동아일보 경제부 소속 22년 차 기자다. 예전에 중앙일보에서 앤츠랩이라는 뉴스레터를 만들며 좋은 점을 많이 느껴, 이직 후에도 뉴스레터를 계속 만들고 싶은 의지가 있었다. ‘딥다이브’는 글로벌 경제와 산업 트렌드가 기본 주제다. 글로벌 경제는 경제산업부 출입기자나 국제부 기자들이 챙기기 어려워 소외됐던 분야지만, 아프리카부터 미국까지 전 세계 곳곳의 다양한 뉴스를 다룰 수 있다.

송정 중앙일보 쿠킹팀은 비즈솔루션본부 안에 있고 사업을 같이 한다. 편집국 스타일팀, 강남통신 섹션에서 계속 푸드 분야를 담당했고, 폴인에서도 요리와 F&B 관련 콘텐츠를 만들었다. 요리레터 ‘쿠킹’은 ‘먹을 게 많은 시대인데 사람들은 잘 먹고 있는가’, ‘요즘 친구들은 급식이 아닌 음식에 대한 추억이 있을까’ 생각하던 중 레시피와 식단을 친절히 알려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김지숙 한겨레의 동물 전문 매체 애니멀피플은 개 식용, 반려견 산업, 동물 쇼, 비건 기획 등을 해오며 동물복지, 동물권, 야생동물 진화와 생태 등 다양한 동물 뉴스를 전해왔다.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 ‘애피레터’는 이러한 콘텐츠와 현안에 대한 에디터 칼럼, 동물권 행사 등을 소개하는 동물 뉴스 전문 레터로 2021년 7월 시작해 100호를 채우고, 2023년 10월부터 휴간 중이다. 

 

 

 


발행주기는 주 1~2회, 담당자는 주로 1인

 

정선호 뉴스레터 발행 과정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업무 부담은 어떤가? 

박지연 한국일보는 주중에 매일 1~3종의 뉴스레터를 보낸다. 그중 뉴잼 스토리는 주 2회 발행하고 혼자 쓴다. 매회 기자 인터뷰를 담고 독자들과 소통하고 기사를 선정한 뒤 키워드를 뽑는다. 확실히 이전보다 품이 많이 드는데 호응이 좋아 중단할 수가 없다. 여기에 다른 필자들이 쓴 10종의 뉴스레터를 관리하니 업무 부담이 높은 편이다.

김정화 플랫 레터는 주 1회 금요일 발행하고 혼자 쓰고 있다. 그 주간에 있었던 주목할 만한 여성 이슈와 해외 여성 사례를 많이 쓴다. 플랫팀에서 다른 기획도 많이 하기 때문에 전체 업무에서 레터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발행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한애란 주 2회 발행하고 혼자 쓴다. 롱폼으로 쓰고 있다. 친절하게 쓰려다 보니 글이 길어졌는데, 그래서 좋다는 독자도 있다. 길어도 쓱 읽히는 맛이 있고 스토리텔링이 좋으면 사람들이 읽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되면 좋겠다. 레터 내용을 기초로 유튜브 영상이 주 1회 나가고, 지면 기사도 월 2회 쓰게 되면서 업무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송정 주 1회 건강한 삶을 위한 먹거리에 대해 쓴다. 레터는 후루룩 읽히도록 쓰는데, 끝까지 보셨으면 해서다. 구독자들이 요리를 한 번이라도 더 하고, 식재료에 대한 관심도 더 가졌으면 좋겠다. 일이 너무 많아 뉴스레터 발행을 10개월 정도 쉬었는데, 음식은 기존에 언론사가 다루던 중심 이슈에서는 소외된 분야라 콘텐츠를 쌓아보려 한다.

김지숙 레터 하나면 주간 동물 이슈를 전반적으로 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애니멀피플과 한겨레 기사가 주된 콘텐츠지만 다른 매체 기사도 배제하지 않았다. 회사에서 월요일 하루는 기사 작성을 하지 말고 뉴스레터에 전념하라고 배려했지만 업무 자체가 과중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취재도 뉴스레터도 제대로 안 된다는 스트레스가 커졌고, 결국 휴간을 결정했다.


독자의 반응과 격려가 큰 보람, 독자 소통 프로젝트도 지속

 

정선호 뉴스레터 주요 독자층은 어떻게 되나? 사내외 반응도 궁금하다. 

박지연 현재 뉴잼 스토리 구독자는 3만 5,000명 정도고, 연령대는 다양하다. 독자 피드백에 답을 해주자 충성 독자가 늘었다. 뉴스레터를 통해 박학다식해졌다, 매일 큐레이션해줘서 고맙다는 피드백이 많고, 어떤 독자는 회사에 커피차(?)를 몰고 왔다. 새 코너를 만든 뒤 사내 반응도 좋다. 서로 바빠 만나기 힘든 동료들 소식을 ‘미니 인터뷰’로 본다고 한다.

김정화 인스타그램에 1만 명, 트위터(X)에 5,000여 명, 레터에 그보다 좀 더 적은 수가 모인다. 그런데 레터 독자들이 소속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 같고, 독자 대부분은 젊은 여성으로 추정하지만 40~50대도 있다. 젠더 이슈 중에서도 폭력 관련해서는 반응이 있고, 노동과 돌봄의 경우 즉각적인 반응이 떨어진다. 이런 간극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구독자에게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프로젝트도 하고 있다. ‘플랫 입주자 프로젝트’는 구독자들의 의견을 받아 진행하는 기획이다. 부계성이 아닌 모계성을 쓰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모여 단체소송을 진행하기도 했고, 반려견과의 산책 시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기획도 있었다. 

한애란 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 세상 돌아가는 것 알 수 있어 좋다고 하시는 분들 반반이다. 주식과 하나도 상관없는 내용을 썼을 때 반응은 더 좋다. 포털 댓글에 비하면 뉴스레터 구독자 피드백에는 애정이 있다. 레터 발행 5개월 만에 사내에서 상을 받았다. 새로운 시도를 격려하는 차원이었던 것 같다. 

송정 독자층은 30~40대 후반 여성이 많은데, 의외로 남성들이 좋아하고 피드백을 준다. 퇴직한 개발자가 은퇴 후에 요리를 배우면서 찾아봤다는 사연도 있었다. 저희는 요리와 관련된 사업도 하고 있는데 이번에 출시한 네 번째 밀키트는 반응이 정말 좋았다. 건강한 식재료나 맛집에 관한 내용도 많이들 좋아하신다. ‘지글지글클럽’이라는 커뮤니티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쿠킹 클래스, 맛집 모임과 농작물 키우기 모임 등을 운영하는데 꽤 많은 수의 회원이 참여한다. 이렇게 독자나 업계에서 연락이 오고 반응이 올 때 보람을 느낀다.

김지숙 동물단체 활동가, 출판사, 독자들의 따뜻한 격려와 반응이 늘 뿌듯했다. 구독자 수 1만 명이 목표인데 아직 못 미치고 있으나 휴간 중에도 독자가 늘고 있다. 체감상 여성, 20~30대가 많은 것 같으나 정확한 통계는 아니다. 

 

 

‘딥다이브’는 주 1회 한애란 기자가 직접 출연하는 영상 콘텐츠로도 재가공되고 있다. <출처 –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

 

경향신문 플랫팀은 독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기획 입주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 경향신문 홈페이지>


뉴스레터도 고유의 콘텐츠로 인정해야

 

정선호 회사 지원 상황은 어떠한가,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가?

박지연 현장 기자들이 뉴스레터를 발행하면 현금성 복지 포인트를 준다. 퇴근 후 따로 시간을 내는 데 대한 보상이다. 다만 뉴스레터 관리자로서 뉴스레터를 함께 관리할 인력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커넥트팀 본연의 업무 중 뉴스레터 발행과 관리는 일부에 불과한데, 토크콘서트와 신규 뉴스레터, 기존 뉴스레터 개편 등 업무는 늘어간다.

김정화 요즘은 젠더 연구소를 많이 없애는 추세인데, 젠더데스크와 플랫팀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지원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목표는 플랫 채널 활성화인데 강연이나 세미나 같은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다른 분들 말씀처럼 앞으로 커뮤니티의 역할도 하고 싶고,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한애란 회사에서 어떤 지원을 해줄지 물어본다면, 밖에 더 널리 알려달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마케팅을 하면 반응이 오는 것을 아니까 그러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 해외와 달리, 뉴스레터에 광고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제목에 ‘(광고)’라고 표시해야 하는 것도 큰 장벽이다. 이번 주에 ‘딥다이브’는 네이버 메일에서 프로모션함에 분류되기 시작했는데, 그러면 오픈율이 확 떨어진다. 내용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 분류하는 것 같아 한국에서는 뉴스레터가 콘텐츠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중앙일보 쿠킹팀이 운영하는 커뮤니티 서비스 ‘지글지글클럽’. 뉴스레터를 넘어 요리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출처 – 지글지글클럽 홈페이지>

 

송정 회사 내부 시스템이 갖춰진 것이 큰 지원이다. 필요한 기능이 있으면 내부 인원에게 묻고 답변을 들을 수 있어 안정화가 됐다. 앞으로 푸드 콘텐츠를 잘 가공하고 신뢰도를 높여 레터로 전달하고, ‘지글지글클럽’과도 연결하여 확장할 계획이다.

김지숙 독자와 소통하는 행사, 강연 등을 진행하고 싶었는데 기획을 할 여력이 없었다. 함께 진행할 사내 단위와의 협업도 쉽지 않았다. 추후 회사 내에서도 뉴스레터를 주된 매체로 인정하면 이러한 시도도 활발해지고 더 많은 지원이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 휴간 중인 애피레터 시즌2 리부트가 앞으로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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