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상세
이번 세계뉴스미디어총회에서는 최근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로 화제가 된 존 리딩 파이낸셜타임스 CEO의 기조연설이 큰 관심을 모았다. <생성형 AI가 몰고 올 정보 생태계의 미래>를 주제로 한 그의 연설을 요약·소개한다. 편집자 주
제75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 2024) 둘째 날 첫 세션으로 열린 존 리딩(John Ridding) 파이낸셜타임스 CEO의 기조연설은 참가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생성형 AI가 전 디지털 산업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한 달 전 영국 언론계 최초로 오픈AI와 전략적 파트너십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파이낸셜타임스 수장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가 초미의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오전 첫 세션이었는데도 그 넓은 콩그레스홀이 일찌감치 찼고, 심지어 앞자리 쟁탈전도 벌어졌다.
드디어 주최 측의 환대를 받으며 리딩 CEO가 무대에 올랐고, 그가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홀에는 키보드 소리가 바쁘게 울려 퍼졌다.
2006년 취임 후 18년간 장수한 CEO답게 그의 말에는 생성형 AI가 몰고 올 위기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대응 전략,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노련함이 있었다. 무엇보다, 피할 수 없는 시대 흐름과의 정면 돌파도 불사하는 승부사적인 모습에서 136년 역사를 이어온 FT의 저력이 묻어났다. 다음은 리딩 CEO의 연설 중 주요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일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폭풍과도 같다”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이 뉴스 미디어 업계에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뉴스 미디어가 양질의 성장 사업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성공을 위한 전략이 있다고 믿으며, 파이낸셜타임스가 그 전략이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고 믿는다. 그간 미디어 업계가 겪은 시련과 고난은 AI가 주도하는 정보 생태계가 전염병 수준으로 발전할 것을 생각하면 더 깊은 위기의 일부일 뿐이다. 엘리엇 히긴스(Eliot Higgins) 오픈소스 저널리즘 벨링캣(Bellingcat) 설립자의 말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회의론은 냉소주의로 변하고, 대중은 지속적으로 허위 정보에 노출돼 조작에 취약해진다. 민주적 절차의 본질인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에델만 트러스트 바로미터(Edelman Trust Barometer)에 따르면 조사 대상 28개국 중 절반 이상에서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만큼 정보의 상태가 썩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모든 이해관계자, 즉 언론사, 플랫폼, 정책 입안자가 구조적인 문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구조적 충격 속에서 흔들렸던 언론 입장에서는 솔직히 우리가 여전히 여기에 있다는 사실이 놀랍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상황에 우리는 적응했고, 지금 번창하고 있으며, 이제 다시 빨리 적응해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독자, 구독자, 수익 측면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건전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내가 뉴스룸에서 수습기자로 일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우리의 비즈니스와 비즈니스 모델은 완전히 바뀌었다. 당시에는 70%가 인쇄광고였고, 거의 나머지가 종이신문 판매였다. 지금 우리 비즈니스 모델은 텍스트에서 동영상, 데이터 시각화에 이르기까지 3분의 2가 디지털과 콘텐츠, 완전한 멀티미디어다.
파이낸셜타임스 기업 홍보를 위해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이 힘들게 배운 실질적인 교훈과 원칙이 다음 단계의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명히 말하면, 디지털과 모바일 혁명, 그리고 우리 모두가 겪어야 했던 격변은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한 단순한 지원 행위에 불과했다. 구글의 뉴스 생태계 제품 수석 이사를 지낸 짐 알브레히트(Jim Albrecht)는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이것(앞으로 AI가 몰고 올 일)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폭풍과도 같다”고 했다. 알브레히트가 말한 혼란에 대해 몇 가지 핵심적인 내용을 인용하면, 우선 좋은 저널리즘은 대가를 지불할 가치가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래전에 온라인 유료 구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처음에 기술 플랫폼은 당황했다. 그들은 인터넷이 무료를 원한다고 주장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항상 약간 이상했다. 하지만, 인터넷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것은 채널일 뿐이며, 단순한 결제 문제가 아니다. 비인격적인 로봇과 알고리즘이 판치는 시대에 숙련된 기자와 편집자로 구성된 인간 뉴스룸은 필수 자산이자 차별화 요소다.
신뢰, 진실성, 경험을 갖춘 마틴 울프(Martin Wolf) 파이낸셜타임스 수석 칼럼니스트, 그리고 내가 비행기에서 읽은 중국 신장 지역 학자 실종 사건에 대한 파이낸셜타임스 탐사 보도, 룰라 칼라프(Roula Khalaf) 파이낸셜타임스 편집국장이 작년에 독자들에게 우리 신문이 인간답게 남을 것이라고 진심에서 우러나온 편지를 썼을 때 지지 물결은 엄청났다. 이 같은 글은 결코 로봇이나 프로그램이 작성할 수 없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개성을 부여한 로봇을 개발한다고 하는데, 누구도 진정성의 매력과 브랜드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뉴스 산업에 가장 큰 위험은 탈중개화”
파이낸셜타임스와 같은 일부 기업은 100년이 넘는 신뢰와 고유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새로운 기술 단계를 받아들일 수 있고, 받아들여야 한다. 다가오는 물결을 막을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수는 있다. 그리고 아마도 가장 큰 도전은 이를 계획하고 투자하는 것이다. 극심한 혼란의 단계에서 단기 수익성에 집착하는 것은 성공이나 생존의 비결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물론 이러한 원칙은 AI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충돌하고 있다. 언론계에 닥친 가장 큰 위험은 언론사와 독자가 분리되는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라고 생각한다.
지식재산권 관련 문제는 이전 단계의 혼란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그 영향이 다르다.
알브레히트의 말을 다시 인용하면 “세상이 뒤집어졌다”. 이는 플랫폼이 뉴스 기사에 대한 링크를 게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AI가 언론사 사이트로 연결할 필요가 전혀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들은 뉴스를 가져와서 로봇을 통해 재작성하고 자체 제품을 게시할 수 있다.
언론사 입장에서 광고의 중심이 언론사에서 플랫폼으로 급격하게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는 매우 큰 문제였지만, 솔직히 변화의 속도를 고려하면 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링크 자체가 사라지면, 독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링크 없이 저널리즘을 사용해 많은 요약과 질의에 참여하게 된다. 언론사는 독자와의 직접적인 관계 및 수익원을 잃을 수 있다는 의미다. “언론사는 AI 기업에 콘텐츠 사용 대가 요구해야” 그렇다면 이 다음 단계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우선 나는 AI가 가져올 기회가 적어도 위험만큼이나 크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회 중 일부는 최근 몇 년간의 경험을 통해 익숙한 것이지만, 모두 기술 변화에 따른 새로운 수준의 속도와 민첩성이 필요하다. 우리의 성장을 주도한 독자 수익 모델은 AI를 통해 더욱 효율화할 수 있으며, 고객 확보, 이탈률 모두 인사이트 분석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 비용적 측면에서는 비용 절감의 잠재력이 현실화된다. AI를 통해 고객 서비스 대응 속도가 향상돼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계약은 비용 절감의 또 다른 기회 영역이다. 즉, 사람들은 더 가치 있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더 많은 리소스를 저널리즘에 투입할 수 있게 된다. AI는 뉴스룸 내부와 외부에서 새로운 도구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도구는 휴먼 저널리즘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휴먼 저널리즘을 결코 대체할 수는 없다. 일례로 작년에 처음 일본 후지산 정상에 올라갔다 내려오다가 AI에 세계 신기록을 물어봤더니 말도 안 되는 대답을 내놨다. AI는 바로 사과했지만, 중요한 것은, AI가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통해 학습하고, 쿼리를 검증하고 근거를 찾지 않으면 오류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AI의 과대광고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생성형 AI는 자기 꼬리를 먹는 개와 같다.1) AI 개발 업체들이 아무런 대가도 없이 언론사들이 만들어 낸 생산물들을 그대로 가져다 학습시키게 내버려 둔다면 뉴스 콘텐츠를 파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간단히 말해 이는 뉴스 조직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AI 업체에 콘텐츠 사용 대가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AI 플랫폼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자기 이익에 부합한다는 뜻이다.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매우 드물고 중요한 일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판매, 광고 또는 구독인지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가 달라지고, 독자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훈련되고 기반을 둔 플랫폼을 따르게 되며, 플랫폼은 독자와 돈을 따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AI 기업의 일부에 불과한 5대 주요 기술 플랫폼은 2024년 1분기에 전년 대비 30% 증가한 880억 달러(약 121조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챗GPT로 자체 추산한 결과, 전 세계 뉴스 미디어의 연간(분기별이 아닌) 수익이 30억 달러에서 60억 달러 사이인 것과 대조되는 수치다. 빅테크들이 이들 자금 중 일부를 저널리즘에 투자해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현명하고, 옳은 일이다. 뉴스 미디어와 AI 플랫폼 간의 협력 모델 몇 가지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5월 초 오픈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파이낸셜타임스는 AI 도구를 활용해 문서 요약, 번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챗GPT 사용자는 관련 쿼리에 대한 응답으로 선별된 어트리뷰션 요약, 인용문, FT 저널리즘 링크를 볼 수 있다. 물론 원칙과 수익을 위한 대가도 중요하지만, 디지털 및 모바일 혁명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도달 범위를 확장하고 사용자가 AI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할 기회도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끄는 것은 성공 전략이 될 수 없다. 궁극적인 목표는 연구와 수익을 체계적으로 연계하는 것이다. 언론사가 자신의 콘텐츠가 이용자 요청에 대한 답변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보여주는 데이터를 갖게 된다면, 수익에 대한 체계적인 인식의 기반이 마련되고 신뢰할 수 있고 독창적인 리포트에 대한 인센티브가 증가하며 정보 저하의 악순환이 역전될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 이것은 단순한 백일몽이 아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기술-미디어 간 긴장감 속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소비자 중심의 시장 기반 솔루션으로, 플랫폼과 언론사가 신뢰할 수 있는 뉴스를 생산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규제 당국과 정책 입안자들은 가만히 앉아서 모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려선 안 된다. 지금 당장 지적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의회는 경쟁하는 많은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는 저작권 프레임워크를 만들 수 있으며, 결정적으로 뉴스 미디어의 가장 중요한 업무를 재정적으로 유지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나는 AI 기업-언론사 간의 새로운 거래가 정보 생태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제안할 만큼 순진하지는 않다. 신뢰할 수 있는 독창적인 저널리즘의 사용과 보상에 관한 뉴스 미디어와 기술의 잠재적인 연계를 제안한다. 이것은 언론과 플랫폼, 당국, 사용자 등 모두의 쇠퇴와 전염의 순환을 피하기 위해 필요하다. 뉴스 미디어라는 장기 방영 중인 이 드라마는 주연 배우들이 지금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연기한다면 더 나은 결말, 심지어 해피엔딩을 맞을 수도 있다. |
1) “generative AI is the dog that eats its own tail.” 피터 라이트(Peter Wright) DMG미디어 명예 편집자가 최근 영국 상원의 뉴스의 미래 청문회에서 말한 경고를 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