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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디어 현장]미국_ 2024 뉴욕 기후 주간
글로벌 미디어 현장 | 등록일 : 2024-10-25

지난 9월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인 뉴욕타임스 빌딩에서 ‘2024년 뉴욕 기후 주간(climate week 2024 in NYC)’ 행사가 개막했다. 세계 최대 기후 행사 중 하나인 만큼 전 세계 여러 지도자와 기후 관련 석학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번 ‘기후 주간’의 핵심 내용은 한마디로 요약·정의할 수 있다. ‘지금 바로 행동해야 한다’다. 이는 기후 주간의 슬로건인 ‘It’s Time’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개막식부터 일주일 동안 ‘바로 행동해야 할’ 필요성이 가장 높은 분야로 꼽힌 곳은 바로 ‘금융’이었다. 실제 많은 국가가 2050년 온실가스 넷제로(Net-Zero,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량이 같은 것)를 목표로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2050년 온실가스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른바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다. NDC는 5년마다 계획을 발표해야 하는데, 2025년에는 2035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많은 국가가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한 중간 단계로 2030년을 제시하고 있고, 2030년 변화의 시작을 위해 늦어도 2025년부터는 에너지와 산업 등에서 많은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당연히 산업과 에너지 등의 변화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고, 변화의 자금을 뒷받침하는 수단이 바로 금융이기 때문에 2025년 변화의 시작 직전인 올해(2024년) 기후 주간에서는 금융의 역할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주최사인 기후그룹의 헬렌 클락슨(Helen Clarkson) CEO는 개막식에서 “이제는 지불해야 할 때”라며, 지금까지 산업이나 문명 발전을 위해 배출했던 막대한 온실가스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극복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우리 모두에게 이로운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과거의 경제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며 “이제 때가 됐다”고 피력했다.

 

마크 파텔(Mark Patel) 맥킨지 수석 파트너는 개막식 연설에서 본격적으로 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변화의 시작과 변화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금 투입이 필요하고, 전 세계 많은 국가가 정책 기조로 내세우고 있는 ‘그린 경제’의 핵심이 바로 산업 규모를 만들어 기존 산업을 빠르게 대체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샌’ 기후 주간, 언론 주목서도 멀어져

 

기후 주간 개막식에 다양한 연사들의 의미 있는 연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후 주간은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는 표현이 적절했다. 많은 전문가가 참석했지만, 개최 시기의 한계가 명확해 보였다. 뉴욕 기후 주간은 항상 유엔 총회 기간에 열린다. 앞서 설명했듯 유엔총회 참석차 전 세계 정상들은 이 시기 뉴욕을 많이 찾는다. 그러나 이번 유엔 총회는 미국 대선 직전 열렸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하면서 많은 정상들이 미국에 올 필요성이 줄었다. 때문에 우리나라 대통령 역시 유엔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대부분의 국가들도 마찬가지였고, 자연스레 기후 주간 개막에도 그만큼 핵심 VIP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참석자 명단만 보더라도 김태흠 충청남도 도지사와 강금실 경기도 기후대사 정도가 익숙한 이름이었고, 여당과 야당 국회의원 3명 정도만 참석했다. 다른 나라 초청 인사 역시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한 유명인사는 없었다.

 

당연히 뉴욕 기후 주간 개막식 현장은 언론의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한국 언론 입장에서 보면 기사로서 가치가 유엔 총회보다 떨어지고, 개막식이 일요일 오후인데다 개막식에 소위 G7 정상과 같은 굵직한 연사가 포함되지 않은 점 등으로 인해 취재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 현장에서 한국 기자는 필자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지 않았다.

 

이런 점은 해외 언론도 비슷했다. 현장에서 본 기자들은 10명가량으로 대부분 미국 언론사에 종사하는 기자들이었다. 영상 촬영기자 1명과 방송 리포터 2명, 7명가량의 펜 기자가 주최측이 마련해준 기자실에 있었다. 기후 주간 취재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개막식 초반은 기자실에서 TV 화면을 통해 시청했다. 하지만 현장까지 와서 개막식 취재를 하지 않을 수 없어, 첫 번째 브레이크타임에 개막식 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방송기자 1팀을 제외한 다른 미국 기자들은 그저 기자실에 앉아서 TV를 통해 연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이 굳이 개막식 현장에 가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됐다. 한국과 달리 개막식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저 앉아서 연설을 듣고, 토론을 경청하는 것, 즉 TV로 보는 것과 다른 행보를 할 수가 없었다. 초청 인사들에게 현장에서 가볍게 질문을 던질 수도 없었다. 이후 다시 기자실로 돌아가 주변 기자들이 어떻게 취재하는지 유심히 관찰했는데, 개막식에 온 기자 대부분은 기후 전문기자들이었다. 다음 브레이크타임에 옆자리에 있던 라마 존슨(Lamar Johnson) ESG다이브(ESG Dive) 기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그는 탄소배출 관련 뉴스를 집중적으로 전하는 기자였다.


기후 위기 보도하는 전문기자들만 취재 현장 지켜

 

질문은 크게 3가지로 ‘기후 주간 취재 분위기’, ‘주요 관심 사안’과 ‘이번 기후 주간 개막식에 대한 느낌’을 물었다. 문답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Q . 기후 주간 취재 분위기가 매우 딱딱하다. 자유롭게 여러 연사와 이야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과 달랐다. 취재 분위기가 보통 이렇게 경직돼 있나?

A. 기후 주간 취재가 올해로 4번째다. 4번의 취재 중 올해가 가장 대중성이 떨어진 것 같다. 이미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은 움직이고 있다. 다만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기 전, 각국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올해 주제는 기후 금융이 아니라 정권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책을 어떻게 확립하고 각 정부에 강제성을 부여할지 논의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국 정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와야 할 이야기가 안 나오고 이미 나온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 적극적인 취재가 안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네트워킹 하는 곳에 한번 가봤는데,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한마디로 인터뷰를 따로 진행할 만한 사람은 없었다.

 

Q . 개막식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래도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어떤 것이었나?

A. 맥킨지 대표의 연설이 들을 만했다. 유일하게 정부가 민간 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정책 개선을 언급했는데, 사실 정책 개선보다는 미국으로 한정하면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지난 2015년 파리 기후협약의 주요 국가로 참여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 때 탈퇴했다가 바이든 대통령 때 다시 들어갔다. 이렇게 정권에 따라 미국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국제 사회에 기후 위기 극복에 대한 나쁜 신호로 작용할 것 같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정책 개선도 필요하지만, 국가 단위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게 먼저일 것 같은데, 항상 당위성만 이야기해서 조금 아쉽다.

 

Q . 4번의 기후 주간 취재 경험에 비춰 봤을 때 올해 기후 주간 개막식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A. 여기 기자실에 있는 대부분의 기자들은 이곳에 오면 많이 보는 사람들이다. 기후 주간 말고도 다양한 기후 관련 행사나 현장에서 자주 본다. 올해 역시 이 사람들을 봐서 좋았고, 한편으로는 취재 인원이 더 이상 다양해지지 않는 점이 아쉽다. 아무래도 기후 이슈가 이 분야에 관심 있는 기자들에게만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뉴욕 기후 주간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 전까지는 매우 큰 관심 대상이었다. 재선 가능성이 있는 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전 세계 많은 정상이 유엔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었고, 더불어 기후 주간에도 모습을 나타낼 예정이었다고 한다. 만약을 가정해 봐야 바뀔 것은 없겠지만 혹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미국 기자와의 인터뷰 내용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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