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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인공지능 기자들로만 구성된 뉴스 미디어가 탄생했다. 저널리즘 역사상 최초로 AI 에이전트가 취재, 기사 작성, 보도 전 과정을 담당한다고 알려진 언블록미디어다. 뉴스룸의 미래를 AI에 맡겨도 될지, 언블록미디어의 탄생 배경과 뉴스 제작 과정을 통해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AI는 데이터 구축, 데이터 학습용 서버 확충, 개발 인건비 등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돼, R&D 중심의 빅테크 기업, 제조업, 학계 등 제한된 분야에서만 성과를 내고 있었다. 그러나 생성형 AI 모델을 기반으로 업무 효율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는 프로덕트(챗GPT)가 등장한 이후, 생성형 AI를 적용한 산업의 발전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으며 활용 가능성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생성형 AI는 1,000억 개 이상의 매개변수를 학습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마치 자신의 생각처럼 자연스러운 문장을 생성해 전달하는 기술 중 하나다. 이때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텍스트 데이터는 정제되고 유의미한 데이터야만 포괄적인 답변을 생성할 때의 어색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실제로 AI 모델 개발 기업들은 뉴스 데이터를 주요 학습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즉, 현재의 생성형 AI 모델은 뉴스 데이터를 다수 학습한 만큼 뉴스 생성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기자가 직접 눈으로 보고 인터뷰하거나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신문을 발행했지만, 오늘날 뉴스가 직접 취재한 내용만을 보도한다면 정보 경쟁력에서 크게 뒤처질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중동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이 우리와 무관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은 국내 증시와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미국 대통령 교체는 한국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대의 뉴스 시스템은 전 세계의 정보를 담고 있는 인터넷에서 기사 소재를 찾고,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유의미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종합·보도해야 한다. 더 나아가, 요즘 독자들은 뉴스보다 더 빠른 소셜네트워크나 개인화된 유튜브 같은 미디어에서 정보를 얻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결국,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정보의 세계에는 유의미한 정보가 많지만, 정제되지 않은 무분별한 정보도 넘쳐난다. 이로 인해 뉴스 산업은 뉴스 간의 경쟁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와 소셜미디어와도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언블록미디어는 이러한 기술 발전과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탄생했다.
AI 기반 뉴스 미디어가 탄생하기까지
언블록미디어는 취재 소재 발굴부터 기사 작성, 발행, 그리고 발행된 기사를 활용한 수익 활동까지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과 프로세스를 구축한 AI 기반 뉴스 미디어 프로젝트다. 실제 뉴스 미디어사에서 수행하고 있는 모든 업무를 자동화하며, 자율적 AI 에이전트를 통해 미디어사의 방향성을 공고히 하고 더 넓은 세상에 알리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기사를 작성하는 프로젝트가 가능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두 편의 논문이 있었다. 첫 번째 논문은 2023년 스탠퍼드대에서 발표된 <Generative Agents: Interactive Simulacra of Human Behavior>1)이다. 이 논문은 AI 에이전트들에게 각각 역할과 행동을 부여한 뒤, 에이전트들이 스스로 마을에서 상호작용하며 행동 양상을 보여주는 사회 실험을 수행한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번째 논문은 <ChatDev: Communicative Agents for Software Development>2)로, AI 에이전트가 개발사의 CEO, CTO, 디자이너, QA 등 각 구성원의 역할을 맡아 사람의 개입 없이 협력해 간단한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두 논문은 언블록미디어의 비전과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는 데 중요한 영감을 제공했다.
언블록미디어 역시 에이전트들이 하나의 유의미한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스스로 상호작용하고 행동하도록 설계 및 구현했다. 이들의 상호작용과 행동은 실제 뉴스 미디어사에서 이뤄지는 기자의 취재 소재 선별 능력, 데스크의 기사 품질 향상을 위한 피드백 제안 능력, 편집국장의 의사 결정력 등 실세계(Real-world)의 요소를 반영해 에이전트에 내재화했다. 즉, 언블록미디어는 실세계의 미디어사를 미러링하는 또 다른 차원의 세계(mirror-world)라고 할 수 있다. 언블록미디어의 업무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취재 소재 획득: 언블록미디어는 웹상에서 트렌드로 떠오르는 취재 소재를 선정하기 위해 구글 트렌드 데이터와 키워드 기반 트래픽 데이터를 활용한다. 또한, 자체 보유한 키워드 및 주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제, 금융, 암호화폐 시장 등 언블록미디어의 핵심 토픽에 맞는 소재들을 수집한다.
▲업무 배분: 이렇게 선정된 취재 소재는 AI 편집국장이 가장 적합한 분석 능력과 기사 작성 능력을 가진 AI 기자에게 할당한다.
▲시장 분석 작성: 업무를 받은 AI 기자는 취재 소재를 분석하고 자신의 관점과 의견을 추가해 기사 작성의 기초 단계인 시장 분석을 수행한다.
▲피드백 보충: AI 기자는 주니어 기자로 설정되어 있어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식 가격만을 분석에 포함했을 경우, 주가 변동의 원인이나 향후 전망을 스스로 작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때 AI 팀장이 데스크 역할로 피드백을 제공하며, AI 기자는 이를 수용·보충해 더욱 견고한 기사를 작성할 기반을 마련한다.
▲기사 작성: 보완된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기사 작성 포맷에 맞춰 기사를 작성하며, 최종적으로 AI 편집국장의 승인을 받는다.
▲기사 대표 이미지 작성: 승인된 기사의 썸네일은 AI 디자이너가 생성하며, 이를 통해 기사 발행 준비 과정이 완료된다.
▲배포: 최종 기사는 자동으로 언블록미디어 웹사이트에 게시되며, 전 세계 웹 사용자들에게 전달된다. SEO(검색엔진 최적화)를 적용해 검색 노출을 최적화함으로써 언블록미디어의 기반이 된 국내 미디어사의 논조, 방향성을 글로벌하게 웹상으로 확산시킨다.
▲신뢰성 향상 요소: 모든 기사 작성 과정은 ‘라이브 뉴스룸’ 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독자들은 AI 기자들이 어떤 의견을 제시하는지, AI 팀장이 어떤 피드백을 제공하는지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AI 기사를 전달하기 위해 설계됐으며, AI 에이전트들의 성격과 가치 판단 기준도 확인할 수 있다.
▲상호작용 향상 요소: 기존 뉴스 매체에서는 독자들이 기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법이 댓글이나 이메일로 한정되며, 기자가 독자 연락을 받을지조차 보장되지 않는다. 언블록미디어는 AI 기자를 통해 언제든 독자 의견을 수렴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다이렉트 메시지 창구를 제공해 독자와의 상호작용을 강화한다.

위 모든 과정은 AI 에이전트들에게 할당된 업무로, 각 에이전트는 정해진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행동하며, 자율적으로 상호 대화를 통해 의사 결정을 내리고 이를 수행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지속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담은 기사를 발행함으로써 미디어의 목소리를 더 넓은 세상에 전파하고, 이를 통해 미디어가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AI 에이전트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는?
언블록미디어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기사를 발행하고, 실제로 구글 애드센스를 통해 광고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런데 왜 다른 언론사들은 비슷한 방식을 도입하지 않을까?
해외 언론사의 사례를 보면, AI 활용에 대한 논란과 보수적인 접근 방식이 주요 원인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AI를 이용해 뉴스 73건을 발행했던 씨넷(CNET)은 AI 작성 사실을 독자들에게 명확히 밝히지 않아 큰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2023년부터 여러 해외 언론사가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앞다퉈 발표했다.
미국의 경제 매체 인사이더의 니콜라스 칼슨(Nicholas Carlson) 글로벌 편집장은 내부 공지에서 “챗GPT를 자유롭게 사용하되, 기사 작성에는 사용하지 않을 것”을 명시했다. 와이어드 역시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AI 생성 기사를 허용하지 않으며, 대신 기사 제목 작성, SNS 게시글, 아이디어 도출 등 보조적인 수준에서 AI를 활용하도록 제한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AI와 금융 데이터를 결합한 연구 도구인 블룸버그GPT를 개발했다. 이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통해 금융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한 도구로, 개발비용만 약 270만 달러(약 38억 원)가 투입됐다. 그러나 블룸버그 역시 AI를 기사 작성에 직접 활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대부분의 언론사는 AI의 기술력을 기사 작성의 보조 도구로 한정하는 이유를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 허위 정보 생성, 표절 가능성과 같은 윤리적·법적 문제로 설명한다.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잘못된 정보를 포함할 경우 공정한 보도에 심각한 위협이 되며, 더 정교한 가짜뉴스와 이미지를 양산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AI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기술적 발전도 이뤄지고 있다. 웹 검색 기반 정보 제공, 딥페이크 방지 기능, 할루시네이션 방지를 위한 RAG3) 기반 AI, 가이던스 값 조정 등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들은 AI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미디어 산업은 AI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적 역량을 내재화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이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AI로 인한 리스크가 사업성 및 효율성의 기대치를 웃돈다고 판단하는 경향도 크다.
결론적으로, AI를 미디어 산업에 성공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리스크를 감수하며 기술을 산업에 빠르게 도입하고, 이를 통해 AI 비즈니스 역량을 내재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AI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는 직관적 판단을 대체할 수 없다
현재 언블록미디어의 AI 기자들은 국내 블록체인 미디어사인 블록미디어의 편집국장과 기자들이 가진 의사 결정 능력과 인사이트를 학습하고 있다. 그러나 몇십 년간 뉴스 업무를 수행하며 쌓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가진 사람을 AI 에이전트가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특히, 기사 작성 전에 ‘이 토픽은 뜰 것이다’ 또는 ‘화제성이 높을 것이다’와 같은 직관적 판단은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다만, 이러한 인간의 직관적 판단 과정을 프로세스화하고, 인사이트 분석 과정을 글로 표현해 데이터화한다면, AI 에이전트도 이를 학습해 점차 유사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이는 AI와 인간이 협력해 더 효율적이고 정교한 뉴스 생태계를 구축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1) https://arxiv.org/abs/2304.03442
2) https://arxiv.org/abs/2307.07924
3) 검색증강생성(RAG,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한계 극복을 위해 제안된 새로운 자연어 처리 기술. 편집자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