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사 상세
[커버스토리]_2025년 미디어 산업의 방향은?_잡지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4-12-27

한국언론진흥재단 <2024 잡지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잡지 업계는 비용 증가와 매출 감소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콘텐츠와의 경쟁이 심화하고 생성형 AI 기술이 나날이 발달하는 가운데, 잡지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인해 본다. 편집자 주

 

2023년 5월 코로나19 엔데믹 선언으로 잡지 업계는 산업 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리라 전망했다. 국제 공급망 불안정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국내 인건비 증가, 물류비 부담 등이 해소되고, 내수 경기 회복으로 정기간행물 소비가 촉진돼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한 <2024 잡지산업 실태조사>는 국내 잡지 업계가 여전히 비용 증가와 매출 감소의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3년 12월 기준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잡지 발행사업체 수는 1,796개로 2022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총매출액 규모는 2022년 대비 21.1% 감소한 5,315억 원으로 역성장을 겪었으며, 사업체당 평균 매출액도 2억 9,600만 원으로 21.5% 줄어들었다. 총매출액은 2015년부터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으며, 엔데믹 선언 이후의 내수 경기 개선 기대에도 불구하고 감소세는 지속됐다. 잡지 부문 매출액이 1억 원 미만인 영세사업체의 비중이 2022년도 조사에 비해 10.1%p가 증가한 60.9%에 이르렀으며, 10억 원 이상의 매출 기업의 비율은 1%p 감소한 4.4%로 집계됐다. 수익인 잡지 판매 수입과 광고뿐만 아니라, 콘텐츠 판매 수입과 기타 수입 모두 지난 조사에 대비하여 감소했다.

 

발행하던 잡지를 휴간한 경험이 있는 사업체는 약 4.1%로 나타났다. 영리기업/단체(3.8%)보다 비영리 기업/단체(4.6%)에서 휴간 경험이 약간 많았으며, 다른 유형의 발행사에 비해 1인 또는 독립 발행사(12.5%)에서 휴간 경험이 더 많았다. 발행 잡지를 휴간한 이유는 재정 악화(50.0%)가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매출 감소는 잡지 업계 비용 구조에 변화를 가져왔다. 국내 잡지 산업 총지출액은 4,669억 원이었으며, 인쇄 제작비(40.0%), 인건비(25.1%), 기사/콘텐츠 제작비(16.5%), 유통비(9.9%), 일반경상비(7.6%) 순으로 비용지출이 이뤄졌다. 잡지 업계는 발행 종수와 부수를 줄이고 발행 주기를 늘리는 등 인쇄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국제 펄프 가격 인상 등의 요인으로 인해 인쇄 제작비 감소가 쉽지 않았다. 연간 평균지출액에서 인쇄 제작비 규모는 2022년 1억1,180만 원에서 2024년 8,713만 원으로 감소했으나, 전체 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5%에서 2024년 40%까지 증가했다. 호당 평균 발행 부수는 2022년 대비 39.7%가 감소한 3,947부로 집계됐으며, 특히 월간지의 경우 발행 부수가 42.1%나 감소했다.

 

잡지 산업의 위축은 고용 측면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잡지 업계 전체 종사자 수는 7,483명으로 2022년 대비 1,056명이 감소했으며, 정규직(562명)은 줄고 비정규직(215명)과 프리랜서(46명) 수가 증가했다. 내부 인력(정규직+비정규직)만을 기준으로 하면, 사진/편집/디자인 부문에서 503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광고/마케팅 부문 186개, IT/디지털 제작 부문 130개, 판매/유통 등 기타 부문에서 23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매출 감소와 인건비 증가에 대응해, 잡지 업계는 고용이 안정적인 내부 인력보다는 프리랜서와 위탁 외부 업체 인력의 활용을 높여왔다.


온라인 서비스 제공 대폭 감소, 향후 제공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늘어

 

잡지 업계는 종이매체가 중심인 정기간행물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비즈니스의 확장 가능성을 탐구하려고 시도해 왔다. 연간 발행 부수가 5만~10만 부 이상인 사업체의 경우 온라인 진출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경험을 했다.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환경에 부합하는 콘텐츠 형식으로 재가공이 필요하므로, 전담 인력이나 IT/시스템 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온라인 서비스 제공이 유료 콘텐츠 수익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발행 부수에 도달해야 함을 암시한다.

 

이번 조사 결과는 온라인 유통시장을 잡지 산업의 미래로 보기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잡지업체는 44.2%로, 지난 2022년 대비 오히려 17.5%p가 감소했다. 향후에도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44.8%로 지난 조사 대비 15.4%p가 늘었다.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고(11.0%), 온라인 콘텐츠 유료 이용자의 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6.7%)에서 시스템 전환 비용(20.3%)과 인력 등 추가 비용 부담(19.3%)이 많다는 것이 온라인 서비스 진출을 꺼리는 이유였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수익모델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온라인 서비스 제공 이후에 매출액 변화가 없거나(83.8%) 오히려 감소(1.9%)하는 경험을 한 것도 잡지 업계가 온라인 진출에 대해 더 보수적으로 변한 원인이었다.

 

온라인 서비스 제공이 잡지 업계의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주된 이유는 잡지 콘텐츠에 특화된 유료 플랫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잡지 사업체가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 유형은 자체 홈페이지 또는 앱(82.7%), 소셜미디어(21.8%), 이메일 또는 뉴스레터 발송(18.3%), 전용 플랫폼 제공(11.1%), 메신저(9.0%)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태조사는 일부 잡지 사업체가 온라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업체가 온라인에서 가능성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규모가 작은 영세 발행업체들은 콘텐츠 제공에 있어 자체적인 앱이나 웹을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고, 포털서비스나 온라인 잡지 플랫폼(예: 모아진 등)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더라도 자체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거나 의미 있는 수익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현재에도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제공할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여전히 44.8%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혁신 지원 사업과 관련해, 잡지 업계는 디지털 인력 육성을 위한 전문교육(3.69점), 영상실/편집실 등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3.61점), 디지털 서체 보급/디지털 취재 장비 구입 및 임대(3.61점),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및 고도화(3.53점), 빅데이터 활용/매거진 플랫폼 구축(3.50점), 매거진 디지털 납본 정보 센터 운영(3.40점), 잡지박물관 리뉴얼(3.22점) 순으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디지털 유통보다는 잡지 콘텐츠 제작을 위한 생산 요소 지원이 더 시급하다는 평가로, 잡지 업계의 디지털 환경 적응 수준이 아직까지는 잡지 콘텐츠의 디지털 변환에 머무를 뿐, 온라인상에서 독자적인 수익구조를 발굴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생성형 AI 활용은 아직… 소규모 업체가 사용에 적극적

 

2023년은 국내 잡지 산업계가 생성형 AI 기술의 잠재력을 탐색하는 한 해였다. 잡지 제작 및 유통 과정 중 생성형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8.9%에 불과하지만, 전체 생성형 AI 기술 이용 사업체 중 90% 이상이 1종의 잡지를 발행하는 소규모 업체로 나타나 소규모 발행사들이 상대적으로 AI 기술 수용에 적극적이었다. 고정비 증가에 대응해 소규모 발행사들은 취재 아이디어 발굴, 문서 교정, 디자인 지원 등 초급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영역에서 인건비 절감과 업무 효율화를 위해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한편, 대규모 발행사들은 여전히 AI 기술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보수적인 태도는 AI가 생성한 결과물에 대한 낮은 신뢰도와 기존의 잡지 제작 프로세스의 관행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주요한 원인이다.

 

생성형 AI 기술이 잡지 업계의 정체된 디지털 혁신을 이끌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잡지 업계가 AI를 단순한 효율성 도구가 아닌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고 독자와의 관계를 심화시키는 전략적 기회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내 잡지 업계의 AI 활용은 주로 기획과 제작 단계에 국한돼 있으며, 독자와의 상호작용이나 맞춤형 콘텐츠 추천 등 더 진보된 활용 단계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잡지 업계는 생성형 AI 기술 채택을 통해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대신에,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콘텐츠 개발을 통해 잡지 콘텐츠의 프리미엄화와 잡지의 브랜드화에 집중하는 계기를 찾아야 한다. 범람하는 온라인 콘텐츠 속에서 잡지만의 전문성, 공공성, 대중성의 장점을 발휘해 잡지의 본질적 가치를 되찾는 기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 


새해 전망은 부정적… 정기간행물 재도약을 위한 과제는?

 

잡지 업계는 잡지 산업의 전망을 다소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응답 기업의 72.6%가 경영 상태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24.2%는 수익 감소를 전망했다. 판매량 감소, 광고 수익 감소, 제작비 증가 등이 주요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2024년도 경영 상태를 긍정적으로 예상한 사업체는 그 이유를 판매량 증가(47.8%), 광고수익 증가(28.3%), 판매경로 다각화(6.5%), 신규잡지 발간(6.5%) 등으로 들었다. 반면, 수익이 감소하리라 예상한 사업체는 그 이유를 판매량 감소(35.2%), 광고수익 감소(23.1%), 인쇄 및 유통비 증가(14.2%), 인건비 및 기사/콘텐츠 제작비 증가(12.1%), 폐간 및 발간주기 축소(3%) 등으로 평가했다.

 

잡지 업계의 부정적인 인식은 산업 전반의 침체 속에서 개인이나 개별 회사가 변화의 동인을 찾기 어려운 상황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잡지 업계가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공급하는 데만 핵심 역량을 쏟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해 지난 2022년 8월에 문화체육관광부는 ‘혁신주체 육성’, ‘성장동력 확보’, ‘세계 진출 확대’, ‘문화적 가치 확산’ 등 4대 전략과 9개 추진 과제를 담은 <제3차 정기간행물 진흥 5개년 기본계획(2022~2026)>을 발표했다. 잡지 업계는 5개년 기본계획의 방향성과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엔데믹 이후에 매출 감소와 시장 축소 속도가 오히려 빨라지는 환경 변화를 고려해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바라고 있다. 침체의 장기화로 인해 잡지 업계가 느끼는 재무적인 압박이 심해질수록, 개별 사업자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진출, 새로운 콘텐츠와 수익모델 발굴을 추진하기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 잡지 산업을 위한 지원 계획에 대한 중간 점검과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자의 다른 미디어
  • 필자 : 천혜선
  • 소속 :
  • 직함 :
  • 발행 : 2024-12-27
  • 조회수 : 9
  • 키워드 :
블로그 공유 트위터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