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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뷰]행사 ‘한국언론학회 2025 봄철 정기학술대회’
미디어 리뷰 | 등록일 : 2025-06-27

한국언론학회의 봄철 정기학술대회가 지난 5월 17~18일 이화여대에서 열렸다. ‘회복(恢復): 갈등의 시대, 언론(학)의 역할’이라는 대주제로 총 54개의 세션에서 103개의 발제가 진행된 이번 행사의 주요 세션과 주목할 만한 특징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한국언론학회 2025 봄철 정기학술대회가 지난 5월 17~18일 이화여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한국언론학회는 매년 정기 학술대회를 통해 언론과 언론학 연구의 진단과 미래 지향적이며 실효적인 제언을 나누는 공론장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 학술대회는 단순한 연구 성과 발표의 장을 넘어, 동시대 언론 환경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대안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학문공동체의 집결지로 기능해 왔다. 학문공동체로서 언론학회가 갖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시대적 요구에 귀 기울이며, 연구자들이 상호 교류하고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지적인 연대의 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2025년 5월 17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의 대주제 1세션 구성원들이 토론하고 있다(사회: 김경희(한림대), 발제: 심석태(세명대)·김희원(한국일보), 종합토론: 민영(고려대)·송수진(KBS)·이상복(JTBC)·이종혁(경희대)). ⓒ한국언론학회

 

이번 학회의 대주제는 ‘회복(恢復): 갈등의 시대, 언론(학)의 역할’이었다. 정치적 양극화, 혐오와 배제, 허위 정보 확산 등으로 사회적 신뢰가 손상되고 공론장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오늘날, 언론과 언론학의 역할을 묻는 자리였다. 지성욱 봄철 정기학술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지금의 혼란과 위기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전환의 기회이며, 현재의 갈등은 건강한 사회로 거듭나기 위한 필연적 성장통이자 반드시 극복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현시대 언론의 역할은?

 

배진아 한국언론학회 회장 역시 “우리 사회는 기술 발전에 따른 역설적 소통 단절, 정치적 양극화와 허위 정보 확산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라며, 이러한 갈등과 혼란의 시대에 진정한 회복과 통합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언론학회에 주어진 학문적 소명이자 사회적 책무임을 강조했다. 또한,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언론과 미디어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성찰하는 학술적 만남의 장을 통해 소통해야 한다는 언급은 이번 대회의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했다. 오늘날 언론학은 단순히 보도나 저널리즘 연구를 넘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시민의 공론장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는 학문으로 그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학술대회는 기존의 학문적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실 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실천 의지를 담고 있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사전 등록 인원만 400명이 넘을 정도로 학회원들의 큰 관심을 받았고, 특히 대주제 세션은 학문과 실천을 아우르는 발제자들의 구성으로 기존의 학술적 논의가 현실과 어떻게 연결돼야 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언론 현장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의 현실 인식과 언론학계의 이론적 성찰이 조응하며, 이론과 실제를 통합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갈등 사회에서 언론과 언론학의 책임: 정파성 해소를 위한 현실적 방안 모색(심석태, 세명대)’, ‘생존, 혁신, 민주주의–기자는 무엇을 위해 분투하는가(김희원, 한국일보)’, ‘권력, 시장, 기술 포획된 한국 정치, 언론, 군중: ‘의로운’ 한국언론 규범 역사의 복원(최영재, 한림대)’, ‘유튜브로 번지는 ‘대안사실’: 오픈 채팅방 한 달 관찰기(강한들, 경향신문)’ 등의 발표가 그것이다.

 

그밖에도 연구회 중심 세션, 특별 및 기획 세션, 신진학자를 위한 후원 세션과 라운드테이블까지 총 50여 개 세션에서 100개 이상의 발표가 진행됐다. 다양한 주제를 통한 학문적 접근과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졌고, 언론과 언론학의 사회적 역할을 재조명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산학협력’의 강화도 돋보였다. 콘텐츠 산업 전반에서 일어난 기술 변화와 그에 대한 언론학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아래, 방송문화진흥회, 한국방송협회, 유진이엔티, 한국콘텐츠진흥원, 이투데이, KOBACO, 한국게임산업협회, KBS, CJ ENM, 종편 4사, MBC 등 주요 산업 주체들이 학계와 함께 참여했다.


‘모두, 함께, 계속’: 학회를 위한 이례적 시도

 

이번 학술대회는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학술적 논의뿐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학회 문화를 실천적으로 보여준 자리였다. 특히 지속가능한 학회 운영을 위한 이례적 시도들이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자녀 돌봄 프로그램’이다.

 

자녀 돌봄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을 통해 만 5~12세 자녀를 둔 연구자를 대상으로 운영되었다. 아동심리 및 미술교육 전문가(아츠아카이브)가 참여하는 인문학 기반 미술 수업으로 구성됐고 아이들은 점심시간 이후부터 4부 마지막 세션까지 그리스·로마 신화와 한국사, 세계사 등 흥미로운 주제의 수업을 들으며 부모의 학회 참석 시간 동안 돌봄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쉬는 시간에도 자녀를 돌봐주면 좋을 것 같아요”라는 학회장의 세심한 제안이었다. 일반적으로 학회의 쉬는 시간은 발표를 마친 뒤 재정비하거나 다음 세션의 준비를 위해 숨돌리는 시간이라기보다, 세션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동료 연구자들과 교류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자녀 돌봄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이 인문학 기반 미술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언론학회

 

 

하지만 부모 연구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참여한 세션이 끝나는 시간과 자녀 돌봄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 동일해 본인이 참여한 세션만 빠르게 마치고 곧장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돌봄 프로그램이 없는 학회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배진아 학회장의 고민이었다. 이를 고려해 돌봄 프로그램을 쉬는 시간까지 연장해 운영함으로써, 연구자가 학술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온전히 학문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아이들 또한 학회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부모의 모습을 지켜보며, 새로운 경험을 쌓는 시간이 됐다.

 

이러한 돌봄 프로그램의 도입은 단순한 편의 제공이 아닌, 학문공동체가 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지향한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준 사례다. 육아와 연구를 병행하는 학자들에게 학회 공간이 배제의 장소가 아닌, 동등한 참여의 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기여했다.

 

이번 학회는 젊은 연구자들을 위한 배려도 돋보였다. 실증적 분석과 이론적 성찰을 바탕으로 구성된 신진학자 후원 세션(카카오)과 더불어, 학문 후속 세대가 마주한 현실적 문제와 해결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신진학자 라운드테이블이 운영됐다. 이 자리에서는 학계, 공공기관, 산업계에 소속된 연구자들이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조적 문제를 공유하고, 실천 가능한 대안을 모색했다. 신진학자 라운드테이블은 젊은 연구자들에게 발언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성세대 연구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연구 문화 전반의 성찰과 개혁을 준비하게 했다. 이는 한국언론학회가 미래 세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제도적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는 상징적 메시지로 전달되었으며, 미래 학문 생태계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었다.

 

친환경적인 학회 운영 방식도 눈에 띄었다. 행사 기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용기 내 챌린지’ 캠페인이 시행됐으며, 참가자들이 개인 텀블러를 지참하도록 권장하고, 음료 이용 시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 하는 노력을 했다. 음료 이용 시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또한 행사 현수막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제작하는 작업도 함께 이뤄졌다. 이는 단발적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학문 공동체 역시 기후 위기 시대에 응답해야 한다는 인식을 실천으로 옮긴 사례였다.


새로운 기준 제시한 학회 운영 방식

 

어린아이부터 신진 연구자, 그리고 환경까지.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학회 운영 방식은 향후 다른 학술단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일부 학회에서는 이번 한국언론학회의 운영 방식을 벤치마킹하고자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는 후문도 들려왔다.

 

마지막으로 ‘대학원생 컨퍼런스’의 독립 개최 소식 역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이 콘퍼런스는 단순히 정기학술대회의 하위 세션이 아니라, 대학원생들이 스스로 발표와 토론에 참여하며 운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다. 학문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은 결국 다음 세대의 성장과 맞닿아 있으며, 이들의 자율적 참여는 연구자로서의 정체성 형성에도 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2025년 한국언론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는 단순한 지식 교류의 장을 넘어, ‘지속가능성’이라는 화두를 학문적 내용은 물론 운영 방식과 제도적 실천, 구성원의 관계에까지 확장 적용한 실천의 장이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이틀간의 만남이 던진 질문과 연결의 가능성을 안고 다시 학문적 여정을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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