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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앤트로픽이 MCP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MCP는 ‘AI의 혈관’, ‘AI 소통의 혁명’으로 불리며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AI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USB-C 포트’라고 할 수 있는 MCP의 기능과 특징을 알아보고, 언론사가 주목해야 할 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개발자 협업 플랫폼인 깃허브(Github)에는 ‘스타(Star)’라는 기능이 있다. 쉽게 말하면 SNS의 ‘좋아요’ 같은 기능이다. 줄 세우기를 좋아하는 건 만국 공통인지, 이 ‘스타’의 순위를 매기고 트렌드를 추적하는 서비스도 있다. 스타히스토리(starhistory.com)1)라는 곳이다.
스타히스토리는 매월 눈에 띄는 주목도를 보인 깃허브 리포지토리(저장소)를 소개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 두 번이나 소개된 리포지토리가 있다. 바로 MCP(Model Context Protocol)다. 지난 3월에는 다양한 기능의 MCP 서버들이 많은 별을 받았고, 5월에는 새로 등장하는 인공지능(AI) 규약(프로토콜)을 주목하면서 그중 하나로 MCP를 꼽았다.
인공지능 전문 미디어나 전문가들은 MCP를 ‘AI의 혈관’, ‘AI 소통의 혁명’으로 부른다. 도대체 MCP가 무엇이기에 개발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불러모으는 걸까. 이런 트렌드를 언론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MCP, LLM을 세상과 연결하는 USB-C
MCP는 2024년 11월 25일 거대언어모델(LLM) 챗봇 ‘클로드’를 서비스하고 있는 앤트로픽이 제안한 개념이다. 앤트로픽은 MCP를 “콘텐츠 저장소, 비즈니스 도구, 개발 환경을 포함한 데이터들이 있는 시스템에 AI 어시스턴트를 연결하기 위한 새로운 표준”이라며 “최신 모델이 더 좋고, 더 관련성 있는 응답을 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더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앤트로픽은 MCP를 ‘AI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USB-C 포트’라고 말한다. 우리가 노트북을 쓸 때 USB-C 포트만 있으면 충전부터 시작해 외부 저장장치, 스마트폰 등 웬만한 외부 장치와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다. 이렇게 연결 창구를 표준 규격으로 단일화해 개발과 사용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것이다. 여기서 노트북을 LLM 챗봇으로, 외부 장치를 포토샵, 피그마, 구글드라이브 등으로 바꾸면 되는 것이다.
LLM 챗봇과 컴퓨터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려는 시도는 계속 있었다. 오픈AI는 외부 서비스와 챗GPT를 연결해주는 ‘GPTs’를 선보이기도 했고, 이후 로컬 PC를 원격 조종할 수 있는 ‘컴퓨터 유즈(클로드)’나 ‘오퍼레이터(오픈AI)’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사용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신기하긴 한데 일상적으로 쓰기에는 좀 부족하다’는 반응이었다. 그 이유는 수많은 앱과 연결된 LLM 챗봇이 생각보다 유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러 앱을 맥락에 맞춰 활용해 가며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MCP는 이런 복잡한 업무의 맥락을 이해해가며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DB에서 5월에 올라간 기사들을 찾아서 조회수 합계를 구해줘”라고 챗봇에게 요청한다면, 챗봇은 MCP 서버를 통해 DB 구조 확인, 검색, 쿼리 요청 등 여러 기능을 단계별로 알아서 사용해 가며 사용자가 원하는 답을 내놓을 수 있다. 이런 기능을 모아놓은 일종의 라이브러리를 ‘MCP 서버’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챗봇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이 정의돼 있다.

올 3월과 4월 클로드의 경쟁사인 오픈AI와 구글이 모두 MCP를 채택하면서 MCP는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됐다. 표준화의 장점은 사용자보다는 개발자들이 더 잘 느끼는 것 같다. 기존에는 챗GPT, 클로드, 구글 제미나이 등이 요구하는 방식에 맞춰 각각 개발을 진행해야 했지만, 이제는 MCP라는 표준 규약이 있기 때문에 한 번만 개발하면 된다. 고민할 시간도 적어지고, 개발 속도도 빨라졌다. 전 세계 개발자들이 이 신기한 새로운 도구에 너도 나도 뛰어들면서 MCP 서버는 빠르게 늘어났다. MCP 서버가 모여있는 가장 큰 웹사이트인 ‘스미서리(smithery.ai)2)에는 지난 6월 17일 기준 7,400여 개의 MCP 서버가 등록돼 있다.
‘더 똑똑한’ 챗봇 만드는 MCP
LLM 챗봇을 사용하는 사용자 관점에서 MCP 서버의 강점은 적용하기가 쉽다는 점이다. 특히 데스크톱 버전의 챗봇을 내 PC 내에 있는 데이터, 앱과 손쉽게 연결할 수 있게 됐다. 공식 문서나 블로그, 유튜브 영상 하나 정도만 참고하면 클로드 데스크톱 앱과 포토샵, 블렌더, 피그마, 파일 시스템까지도 금세 연결할 수 있다.
필자는 데이터 분석을 위해 로컬 PC에 몇몇 언론사의 기사를 DB화 해놓고 종종 활용하고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MCP 서버를 통해 클로드 데스크톱과 연결(데이터를 다 준 것이 아니라 연결했을 뿐이다)하는 데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다음 클로드에게 ‘데이터베이스의 기사를 참고해서 최근 일주일간 주요 뉴스를 분야별로 정리해줘’라고 지시해 봤다. 클로드는 MCP가 정의한 규칙에 맞춰 데이터베이스에 조회 요청을 보낸 다음, 기사 제목과 본문 데이터를 받아와 깔끔하게 이슈를 정리해 냈다. 기사에 활용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참고하기에는 충분했다.
개발자 관점에서는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개발하고 테스트해보기 쉽다. 우리 팀 백엔드 담당자에게 부탁해 더미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날짜, 조회수 등을 챗봇 형태로 물어볼 수 있는 MCP 서버와 테스트용 챗봇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일주일 만에 MCP 서버를 구현해 챗GPT, 클로드와 연결한 테스트 페이지까지 만들어 낼 수 있었다. MCP 서버의 특성상 여러 챗봇과 연결할 수 있으니 두 개를 동시에 연결해 놓고 어떤 챗봇이 성능이 더 좋은지 테스트하기에도 용이했다.
유명 앱과 연결이 가능한 MCP 서버가 더 많이 생기게 된다면, 내 PC의 챗봇이 다양한 앱을 두루두루 활용해가며 내 요청을 더 똑똑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SNS에는 챗봇에 여덟 줄의 프롬프트로 MCP 서버를 활용해 포토샵에서 새 이미지를 만든 다음, 프리미어 프로에서 슬라이드 영상으로 바꾸는 영상도 올라와 있다. 아직은 ‘아무나 못하는 기술’인 데이터 크롤링을 수행해 주는 브라우저 자동화 MCP 서버도 나왔다. 남의 손을 빌려야 했던 업무 자동화(단독과 속보를 검색하는 것 같은 일상적인 업무)도 챗봇을 통해 간단히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검증과 확인은 당연히, 그리고 온전히 기자의 몫이지만.
물론 MCP가 ‘확신의 미래’는 아닐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보안 이슈다. 사용자 모르게 악성 프롬프트가 포함된 MCP 서버를 잘못 사용했다가 데이터 유출 등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공식 프로젝트로 성장시키려면 보안 및 권한에 대한 검토가 필수다.
MCP 흥행, 언론사에겐 어떤 의미일까
MCP의 흥행은 언론사에게 마냥 좋은 신호는 아닐 수도 있다. ‘AI 에이전트’ 시대로 가는 가속 페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AI나 구글이 경쟁사가 제안한 개념을 받아들일 정도로 MCP에 열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들 기업이 ‘AI 에이전트’ 시장 주도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MCP 아키텍처 <출처 - https://modelcontextprotocol.io/introduction>;
음성 또는 텍스트 채팅을 통해 스마트폰, PC를 조작하고 그 결과 또한 챗봇을 통해 접하도록 하는 게 AI 에이전트의 핵심 개념이다. 구글은 지난 4월 ‘A2A(Agent To Agent)’라는 MCP를 보완하는 새로운 프로토콜을 발표하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콘텐츠 소비 환경이 조성된다면, 그때 언론사들은 또 한 번의 큰 존재의 위기를 겪게 될 수도 있다.
지난해 10월 영국에서 만난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 BBC 등 유수의 미디어들의 ‘대(對) 생성형 AI’ 전략은 ‘자체 데이터와 기술력을 통한 대응’이라기보다는 ‘적응과 적용’에 가까웠다. 한 달이 1년 같다는 최근 인공지능 기술 발전의 속도를 생각하면, 언론사에 요구되는 기술적 방향성은 ‘혁신’보다는 ‘적응’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맞춘 유연한 대처와 속도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