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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은 늘 위기였다지만 현재 상황은 더욱 복잡하고 부정적이다. 구독자 급감, 지역 광고시장 축소, 수도권 집중 가속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신문의 회생을 위해 새 정부가 나서야 할 일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2025년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했다. 지난 6월 16일에는 국정기획위원회가 출범해 대통령 공약을 바탕으로 국정 과제를 다듬고 정부 조직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공약집을 살펴보면 지역신문 정책에 관한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역방송, 지역문화, 지역 균형 발전, 지역 출판 정책은 대통령 공약에 담겨 있지만 지역신문 정책에 관련된 내용은 없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지난 5월 15일 체결한 정책협약서에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금 지원사업의 실효성을 제고한다”란 내용이 담겨 있다. 6월 12일 주간신문단체인 바른지역언론연대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에게 전달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역언론 정책제안’에도 지역신문발전기금 증액, 직접지원제도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대선을 앞두고 지역신문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라며, 지난 5월 22일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역신문발전기금 안정화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독립사무국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지역신문법은 제정된 지 20년을 넘어 대폭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렇게 대통령 공약에는 반영되지 못했지만 지역신문지원정책 의견이 더불어민주당 선대본부에 전달됐고 대선을 앞두고 지역신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지역신문지원정책, 특히 기금 지원 확대는 시급한 사안이다. 지역신문은 상시적인 위기에 있었다지만 현재 위기 양상은 더욱 복합적이고 부정적이다. 지역신문은 구독자 급감, 지역 광고시장 축소, 수도권 집중 가속화 등으로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지역신문은 투자 여력이 없어 디지털 전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재정 악화, 인력 유출, 뉴스 품질 하락이라는 기존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가속화된 지리적 지역성 붕괴는 근본적으로 지리적 범위에 근거하고 있던 지역신문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
규모와 재원 안정성 확보 시급한 지역신문 지원 제도
지역 소멸 시대, 생존 위기를 겪고 있지만 지역신문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지역신문은 지역 정보의 핵심적인 공급처이고 지역 소멸에 맞서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고 지역민의 생활복지를 지키며 지역 정치와 행정 그리고 부정부패를 감시할 마지막 근거다.
지역신문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역신문 지원 제도는 3년 단위 지역신문발전지원계획 수립,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설치,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 지역신문조례 등의 정책 수단으로 구성된다. 지역신문 정책 수단은 하나같이 문제를 안고 있다. 지역신문이 상시적인 위기에 있듯이 지역신문 지원 제도도 언제나 위기인 것이다. 2021년 지역신문법이 한시법에서 상시법으로 전환됐지만 그렇다고 지역신문 지원 제도의 안정성이 확보되지는 않았다. 3년 단위 지역신문지원계획을 수립한다고 해도 그 핵심인 지역신문발전기금 예산 확보가 안정적이지 않고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은 예산 규모가 적어 우선지원대상사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이라는 지원 방향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규모와 재원이다. 2005년부터 지원된 지역신문발전기금은 사업비로만 보면 초기에 200억 원을 넘었다가 현재 80억 원 규모로 축소됐다.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증액하지 않으면 지역신문을 위한 디지털 전환 사업 등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 지역신문발전기금 재원도 문제다. 현실적으로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조성할 수 있는 재원은 일반회계전입금과 언론진흥기금이다.
2023년부터 언론진흥기금 전입금으로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재원을 안정화하기 위해 언론진흥기금으로부터 전입하고 있지만 지역신문발전기금 독립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기금존치평가는 언론진흥기금과 지역신문발전기금이 재원이 동일하고 사업수행기관도 언론진흥재단이란 점에서 동일하니 통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두 기금의 지원 대상과 지원 방식은 다르다. 통합하면 강력한 선별 지원을 목표로 하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 제도는 무력화될 것이다.
디지털 유통 활성화, 지역신문 지원 핵심사업 돼야
이재명 정부가 지역신문 지원 의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매년 일정하게 일반회계전입금을 지역신문발전기금 조성을 위해 투입해야 한다. 그것이 지역신문발전기금 재원 안정화 방안이다.
지역신문이 생산하는 디지털 뉴스 유통은 매우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포털 뉴스 서비스의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고 주장하지만, 지역신문의 현실에서 보면 납득하기 어렵다. 지역신문에 대한 포털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지역일간지의 네이버 콘텐츠 제휴 매체 입점은 영향력과 수익의 측면에서 그 효과가 엄청나다. 지역신문 뉴스 유통이 전통적인 배달·수송이 아니라 포털을 통한 유통을 의미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포털과 관계에서 지역신문은 어떠했나.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지역신문을 공정하게 대우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제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해체되고 카카오와 네이버가 각각 새로운 입점 체계를 운영하게 된다. 지역신문이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 생태계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자율기구라는 특성상 정부가 개입하기 쉽지 않지만, 지역신문이 적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포털 적응 혹은 포털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서 지역신문발전기금 증액을 통한 디지털 유통 활성화 사업이 지역신문 지원의 핵심사업이 돼야 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지역신문발전기금 증액도 지역신문 지원 정책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지역신문 현실에 맞는 미디어바우처 제도의 실험적 도입과 정부광고의 지역언론 배분 체제에 대한 정책적 고민도 필요하다.
올 3월부터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언론학계, 지역신문단체와 함께 ‘지역신문발전포럼’을 발족해 지역신문지원제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논의를 통해 새 정부가 추진해야 할 지역신문지원정책의 방안과 지역신문법 개정 방향이 도출되길 기대한다. 물론 지역신문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참여민주주의를 위해 제대로 역할을 하는 것이 새 정부의 지역신문지원정책 의지를 기대하고 국가적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요건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