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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1~22일 이틀간 국제뉴스미디어협회가 주최하는 2025 세계뉴스미디어총회가 뉴욕에서 열렸다. 전 세계 주요 언론사와 IT 업계, 학계 종사자 등 600여 명이 참여해 미디어의 현안과 혁신을 모색한 이번 총회의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ternational News Media Association)가 주최한 ‘2025 세계뉴스미디어총회(World Congress of News Media)’가 지난 5월 21~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렸다. 전 세계 43개 국에서 모인 6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생성형 AI, 뉴스룸의 디지털 전환, 독자 수익 모델, 브랜드 전략, Z세대 공략 등 언론 산업의 핵심 의제를 넘나들며 미래를 모색했다. 그 논의의 중심에는 ‘독자를 다시 이해하려는 시도’가 자리하고 있었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결국 사람
이번 총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언론이 상품이 아닌 ‘관계’로서의 기능을 자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애틀랜틱(The Atlantic, 미국)은 충성 독자들의 반복 소비를 분석해 콘텐츠 포맷 자체를 재구성했고, 콘데나스트(Condé Nast, 미국)는 브랜드별 중복 구독자를 분석해 전사 전략을 조정했다. 베르덴스갱(Verdens Gang, 노르웨이)은 자사의 디지털 정체성을 강화하며 충성 구독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미국)은 검색 의존도를 줄이고, 자사 플랫폼에서 개인화된 콘텐츠를 중심으로 제공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타미디어(Tamedia, 스위스)는 부서마다 흩어진 데이터를 통합하고 뉴스룸 교육을 통해 전사적 AI·데이터 전략을 정착시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영국)는 Z세대를 겨냥해 뉴스레터와 팟캐스트를 중심으로 ‘이슈 기반 저널리즘’을 강화했다. 스탬펜미디어(Stampen Media, 스웨덴)는 조직 개편을 통해 뉴스룸을 독립적이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고, 내부 인재 육성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뉴스룸 내 실험적 프로젝트를 수용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팀을 재편하고, 젊은 인력의 데이터 활용 능력과 디지털 제작 기술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모든 발표에서 반복되는 키워드는 ‘독자’였다.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보다 ‘독자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고민거리였다. 결국 총회는 ‘기술 전시회’가 아니라 ‘독자 관계 콘퍼런스’에 가까웠다.

한국일보 통합멤버십은 선언이다
한국일보는 총회가 열리기 불과 약 일주일 전, ‘통합멤버십’이라는 회원 전용 시스템을 공식 도입했다. 1년 전부터 전사적 TF를 꾸려 준비해 온 결과물이다. 시스템을 설계·운영하는 입장에서 이번 총회는 남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독자를 이해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포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언론 환경에서는 초기 유입부터 쉽지 않다. 유입된 이용자의 경험을 어떻게 유지할지, 수집된 데이터를 콘텐츠 생산과 어떻게 연결할지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결국 AI든 조직 전략이든 ‘독자를 향한 관점’이 가장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번 총회의 화두는 깊이 있게 다가왔다. 한국일보의 통합멤버십은 독자와의 직접 연결을 위한 첫걸음이자 선언이다. 하나의 계정으로 다양한 사업 접점을 통합하고, 회원 전용 혜택과 로그인 기반 서비스를 통해 독자와의 관계를 맺고자 한다.
서비스는 오픈 25일 만에 가입자 1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뉴스레터 구독 시 로그인을 유도하고, 문자 알림 등을 통해 이용자의 반응을 기록한다. 이제는 콘텐츠를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총회 현장에서 해외 언론인들은 “한국은 포털 의존도가 높은데, 어떻게 자체 유입 기반을 만들고 있느냐”고 물었다. 실제로 한국 언론 생태계는 포털을 통한 뉴스 소비가 대부분인 특수 구조를 갖고 있어 독자와의 직접 접점을 만드는 일 자체가 도전이다. 통합멤버십은 이 구조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실험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시스템 구축이 아니라, 그 시스템이 향하는 방향이다. 한국일보는 독자의 관심과 습관, 기대를 분석할 수 있는 ‘이용자 중심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했다. 이제 뉴스룸은 더 이상 콘텐츠만 생산하는 조직이 아니다. 콘텐츠에 대한 반응, 이용자 분석, 데이터 활용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게 다가왔다. 한국일보의 통합멤버십은 독자와의 직접 연결을 위한 첫걸음이자 선언이다. 하나의 계정으로 다양한 사업 접점을 통합하고, 회원 전용 혜택과 로그인 기반 서비스를 통해 독자와의 관계를 맺고자 한다.
서비스는 오픈 25일 만에 가입자 1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뉴스레터 구독 시 로그인을 유도하고, 문자 알림 등을 통해 이용자의 반응을 기록한다. 이제는 콘텐츠를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총회 현장에서 해외 언론인들은 “한국은 포털 의존도가 높은데, 어떻게 자체 유입 기반을 만들고 있느냐”고 물었다. 실제로 한국 언론 생태계는 포털을 통한 뉴스 소비가 대부분인 특수 구조를 갖고 있어 독자와의 직접 접점을 만드는 일 자체가 도전이다. 통합멤버십은 이 구조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실험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시스템 구축이 아니라, 그 시스템이 향하는 방향이다. 한국일보는 독자의 관심과 습관, 기대를 분석할 수 있는 ‘이용자 중심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했다. 이제 뉴스룸은 더 이상 콘텐츠만 생산하는 조직이 아니다. 콘텐츠에 대한 반응, 이용자 분석, 데이터 활용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독자를 잘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해
총회의 발표들을 지켜보며 가장 강하게 들었던 감정은 ‘반성’이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독자를 외면해 왔던 건 아닐까. ‘좋은 기사’만 만들면 당연히 읽힐 거라 믿었고, 클릭 수가 낮으면 ‘좋은 기사’를 분별하지 못한 독자의 문제라고 생각해 왔다. 가끔 술자리에서 자기 얘기만 계속하는 사람이 있다. 상대가 뭘 듣고 싶어 하는지는 신경도 쓰지 않고, 오직 자신이 말하고 싶은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언론도 그랬던 것 같다. 우리는 전하고 싶은 이야기만 했지, 독자가 원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묻지 않았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독자가 어떤 주제에 반응하고, 어떤 방식의 콘텐츠를 선호하는지 진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한국일보 통합멤버십은 그러한 전환의 출발점이다. 로그인 기반으로 독자의 콘텐츠 흐름을 파악하고, 그것을 뉴스룸과 공유해 맞춤형 전략을 만들 수 있다. 총회는 단순히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언론이 독자와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 앞으로 어떤 관계를 설계할지를 묻는 자리였다. AI든, 조직 전략이든, 결국 모든 변화는 독자를 향해 있어야 한다. 그 시작은 독자를 더 잘 이해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트래픽 감소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살 길’은 있다
총회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또 하나의 문제는 검색 기반 트래픽의 지속적인 감소였다. 니콜라스 톰슨(Nicholas Thompson) 애틀랜틱 CEO는 “검색 유입의 90%를 잃더라도, 나머지 10% 안에는 구독 가능성이 높은 독자가 있다”며 “흘러가는 방문보다 남는 독자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 기반의 ‘답변형 검색(Answer Engine)’이 확산하면서, 사용자는 더 이상 링크를 따라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고 질문한 자리에서 모든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국 역시 이 변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네이버·다음 등 포털 중심의 유입 모델이 점점 불안정해지는 상황에서 트래픽 하락에 대한 위기감은 현실이 됐다.
총회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낙관도 비관도 아닌 ‘전환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반복적으로 언급된 키워드는 ‘의도 있는 독자(intentional audience)’였다. 다시 말해, 우연히 유입되는 다수보다 다시 돌아오는 소수와 관계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언론은 독자의 현재 상태와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톰슨은 “누군가 15분의 여유가 있고, 놀랄 준비가 돼 있으며, 특정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콘텐츠는 그 ‘지금’에 맞춰 제안돼야 한다”고 말했다. AI는 바로 그 순간을 파악해 콘텐츠를 큐레이션할 수 있는 도구이며, 이 기술이야말로 독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AI 산업의 구조적 문제, 즉 ‘모든 데이터를 가져가면서도 콘텐츠 생산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지 않은 것’이 일종의 원죄라고도 지적했다. 언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히 AI를 막기보다, 신뢰를 기반으로 독자와 관계를 맺는 사람 중심 전략에 기술을 접목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총회를 관통했다.
언론은 더 이상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대신 ‘누구와 연결될 것인가’를 선택하고, 그 선택에 집중해야 한다. 2025 INMA 세계 총회는 말한다. 뉴스는 관계이고, 그 관계는 ‘독자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