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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뷰] 행사 '한국언론학회 2025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미디어 리뷰 | 등록일 : 2025-10-31

한국언론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가 ‘과잉과 편향의 시대, 기술혁신 속에서 다시 묻는 미디어의 책임과 신뢰’라는 대주제로 지난 10월 18일 열렸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 언론의 역할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자리였던 이번 학술대회의 주요 세션을 요약·소개한다. 편집자 주

 

‘한국언론학회 2025 가을철 정기학술대회’가 지난 10월 18일 성균관대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총 58개 세션, 116개 발표가 이뤄졌으며, 미디어·저널리즘·기술혁신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학회의 대주제는 ‘과잉과 편향의 시대, 기술혁신 속에서 다시 묻는 미디어의 책임과 신뢰’였다. 생성형 인공지능(GAI,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s)을 비롯한 고도의 기술혁신은 미디어 이용의 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한편 과잉된, 왜곡·편향 정보라는 부작용을 동반했다. 학술대회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미디어의 책임과 신뢰를 돌이켜보는 장이었다.

 

홍주현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조직위원장은 “기술혁신이 불러온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면서 저널리즘의 신뢰성과 공공성을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소통 생태계를 구축할 해법을 모색하는 장이 될 것”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배진아 제51대 한국언론학회 회장은 “변화의 한가운데서 언론과 언론학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성찰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하며 학문 공동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기술혁신의 의미 그리고 저널리즘

 

대주제에 관한 발제는 ‘다시 묻는 기술혁신의 방향과 의미: 인간, 공동체, 민주주의’, ‘기술혁신 시대 저널리즘: 공공성, 책임, 지속가능성’이라는 두 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미디어 알고리즘은 무엇을 보이게 하고 무엇을 감추는가: 자동화 미디어의 비가시적 인프라’를 이희은 조선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발표했다. 그는 자동화 미디어가 사회적 지식을 조직하고, 인식론적 감각을 구성하는 거대한 인프라로 작용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보이지 않고, 말할 수 없는 것을 탐색하는 것이 미디어 연구의 역할”이라고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는 정정주 경북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와 권하나 경북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강사가 ‘대규모 언어모델은 왜 그럴듯한 문장을 만드는가?: 챗GPT 환각과 ‘웃는 얼굴의 쇼거스’ 은유 탐색’을 발표했다. 웃는 얼굴의 쇼거스(Shoggoth with a Smiley Face)는 러브크래프트(Lovecraft)의 소설에 등장하는 괴물에 웃는 얼굴을 붙인 밈(meme)이다. 이는 겉보기에는 친근하고 귀엽지만 그 내부에는 기묘한 괴수가 들어있다는 은유적 표현이다. 그들은 챗GPT를 통해 대화 세션을 심층 분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챗GPT는 사용자의 질문에 그럴듯한 답변을 제시하지만, 진실성을 보장할 수 없고, 편향된 정보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었다. 연구진은 “AI에 가면만 씌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내면의 위험성을 알고, 비판적으로 검증하고 활용하며, 법적·윤리적 공백을 메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기술혁신과 저널리즘의 지속가능성: AI 시대, 가치의 직접 판매를 통한 생존 전략 모색’을 주제로 김경달 더코어 대표가 발표했다. 그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저널리즘의 ‘클릭 기반 수익 구조’ 변화를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며, 새로운 생존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인 성과에 대한 집착이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키고 플랫폼 종속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장기적 생존을 위해 가치 직접 판매 전략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생성형 AI 시대, 뉴스 저작권의 쟁점과 정책 과제’를 남윤재 경희대 문화관광콘텐츠학과 교수와 이두황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 반형걸 변호사가 발제했다. 그들은 생성형 AI와 뉴스 저작권 간의 규범적 충돌을 해결하고 다차원적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문헌 조사, 실제 저작권 침해 사례 연구, 전문가 인터뷰 등을 종합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들은 결론적으로 “언론 산업 보호와 혁신 촉진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공동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협력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혁신의 의미부터 사회적 변화까지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총 30개의 연구회 세션에서 발표가 이뤄졌으며, 산학협력 특별위원회, 저널리즘 특별위원회 등 다양한 현안 의제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다. 또한 학술대회의 주제와 긴밀히 연관된 미디어 분야를 다루기 위해 KBS, MBC, EBS, JTBC, TV조선 등 방송사와 언론중재위원회가 참여한 특별 세션도 개최됐다. 학술대회 참여자들은 현재도 진행 중인 기술혁신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았다.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거칠게 구분하면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으며, 각각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대주제 1세션 구성원들이 토론하고 있다. <출처 - 필자 제공> 

 

 

 

한국언론진흥재단 세션 발제자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첫 번째는 기술혁신에서 ‘혁신’의 의미에 관한 것이다. 박승일 캣츠랩 소장은 문화/젠더 연구회 세션에서 ‘인공지능은 비인간 존재인가?: 인간을 닮은 기계, 인간 외부의 존재’를 발표하며, 비인간에 대한 논의를 자연적 존재뿐 아니라 기술적 존재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논의했다.

 

두 번째는 기술혁신이 우리 사회에 가져온 변화는 무엇인지에 관한 것이다. 장혜연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생은 정치커뮤니케이션 연구회 세션에서 ‘연결된 사회, 분열된 정치: 온라인 사회자본이 정치 냉소주의와 음모론적 사고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그는 온라인 사회자본이 정치적 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으며, 디지털 환경의 사회자본 효과가 입체적임을 주장했다.

 

세 번째는 기술혁신으로 인한 변화에 따라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관한 것이다. 저널리즘 연구회에서 전현지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박사과정생과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언론사의 젠더 데스크 유무가 뉴스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하며, 젠더 데스크의 설치가 실질적으로 더 나은 젠더 보도로 이어졌는지 검증했다. 그들은 젠더 데스크가 있는 언론사가 없는 언론사에 비해 여성과 청년의 목소리에 더 주목하고 포용적 태도를 지향한다고 제안했다.

 

전환의 시대, 학문 후속 세대를 위한 노력

 

기술혁신으로 인한 시대적 전환은 앞으로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할 학문 후속 세대에게도 큰 과제다. 한국언론학회는 이전부터 학문 후속 세대의 발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 대학원생들의 연구를 독려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전국 대학원생 콘퍼런스’를 개최해왔으며, 정기 학술대회에서 대학원생 발표를 한정해 우수논문상을 시상하기도 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신진학자들이 참여하는 세션은 발제와 라운드테이블 두 가지로 구성됐다. 특히, 라운드테이블은 한국언론학회의 지난 봄철 정기학술대회의 연장선상으로 개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정성은 제52대 한국언론학회 회장이 직접 토론자로 참여해 신진학자들과 의견을 나눴다.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했던 이장근 한림대 디지털콘텐츠융합스쿨 연구교수, 이하나 이화여대 연령통합고령사회연구소 연구교수, 이혜선 국립암센터 암지식정보센터 박사후연구원, 임인재 성균관대 글로벌융·복합콘텐츠연구소 선임연구원, 정금희 제주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신진학자로서 겪은 어려움을 바탕으로 학회에서 노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학위 취득 이후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창구가 부재하다거나, 열정적인 신진학자들이 응집하고 교류할 수 있는 구성체가 구조적으로 형성되기 어렵다는 점 등이 있었다. 사회를 맡은 오세욱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부터 개선해 나가면 신진학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소회를 밝혔으며, 정성은 한국언론학회장은 “신진학자들이 직접 학회에 의견을 내고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모색하겠다”라고 밝혔다.

 

 

신진학자 라운드테이블 구성원이 토론하고 있다. <출처 - 필자 제공>

 

 

사람, 사회, 미디어의 본질에 대한 논의 지속돼야

 

이번 학술대회는 기술혁신이 미디어 산업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학문적으로 점검하고, 저널리즘의 사회적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한 심층적 논의의 장이었다. 다양한 세션을 통해 제시된 연구 결과와 토론은 미디어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구조적 변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동시에, 학문적 논의가 공공성과 윤리성의 토대 위에서 이뤄져야 함을 환기했다. 

 

기술혁신에 관한 논의는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급물살을 탔다. 약 3년 동안 그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들은 사람들의 삶의 영역에 비집고 들어왔다. 앞으로도 미디어와 관련된 기술혁신은 여러 방면에서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혁신적 변화가 발생할 때마다 그것에 몰두하여 논의를 이어 나가야 할까?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적절한 논의도 응당 필요하겠으나, 기술혁신이 쉽게 바꿀 수 없는 사람의 영역도 존재하는 법이다. 시대적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사람, 사회, 그리고 미디어의 본질에 대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학문 공동체를 통해 다양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진행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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