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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언론인 스킬업: 기사쓰기 ➋
기획 연재 | 등록일 : 2026-04-24

뉴스 콘텐츠에서 헤드라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제는 클릭 저널리즘을 넘어 ‘스크롤 저널리즘’의 시대, 독자의 시선을 붙들지 못하면 곧바로 외면당한다. 종이 매체와 온라인 플랫폼, 각기 다른 헤드라인 작성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매일 344번 이상, 최소 4분에 한 번꼴로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하나의 콘텐츠를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6초. 클릭한 웹페이지를 읽는 데 걸리는 시간, 15초다. 뇌가 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는지 결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0.017초. 아니다, 싶으면 금방 다시 스크롤 한다.”


파편화된 글쓰기 스킬에 대해 알려주는 《스마트 브레비티(Smart Brevity)》라는 책의 한 대목이다. 충격적이지 않은가. 레거시 미디어건, 플랫폼(유튜브, 블로그, 숏폼) 콘텐츠건 마찬가지다. 미국의 뇌과학자 폴 왈렌(Paul J. Whalen) 교수가 ‘첫인상’이 형성되는 시간으로 정의했던 단 0.017초, 그 찰나의 순간 안에 독자의 시선을 끌지 못하면 버려진다는 살벌한 의미다.


클릭 저널리즘 시대를 넘어 ‘스크롤 저널리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층 더 치열해진 미디어 판에선 소설가 한강, 언론계 대선배 김훈이 와서 명문의 글을 쓴대도, 헤드라인으로 ‘후킹’하지 못하면 바로 외면이다. 필력, 분석력보다 ‘후킹력’, 즉 한눈에 시선을 끄는 타이틀(제목) 설계가 더 먹히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헤드라인의 맥을 제대로 짚어라


매력적인 헤드라인 구사를 위해선 먼저 알아야 할 게 있다. 미디어 생태계 구성이다. 현대판 미디어 생태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신문으로 대표되는 종이 매체가 지배하는 미디어 생태계, 또 다른 하나는 디지털 기반의 플랫폼 미디어(유튜브, 블로그, 숏폼) 생태계다. 이 두 가지 생태계가 왜 중요할까. 각 미디어에 쓰인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뇌의 구조가 달라서다.


종이 매체가 기반이 되는 미디어 생태계는 좌뇌 알고리즘이 작동한다. 즉, 논리, 이성, 패턴이 지배한다. 반대로 플랫폼 미디어 생태계는 우뇌가 작동한다. 본능적인 자극, 반응이 지배하는 세계다. 굳이 좌뇌, 우뇌로 미디어 생태계를 구분한 데는 이유가 있다. 독자들이 콘텐츠를 접하는 방식과 순서가 달라서다. 결정적인 차이는 ‘이성(생각)이 작동하는 순서’다.


신문으로 대표되는 좌뇌적 미디어에선 기사를 통해 독자의 뇌에 자극이 가면, 뇌에서 이성적으로 여과를 거친 뒤 자극(반응, 클릭)을 일으킨다. 상대적으로 ‘소요 시간’도 길어진다. 자극(헤드라인)-이성(아! 읽고 싶구나, 관심사야)-반응(본문 읽기)의 순서다.


플랫폼(유튜브, 블로그, 숏폼) 기반의 우뇌적 미디어의 세계는 완전히 다르다. 일단 자극(헤드라인) 다음이 바로 ‘반응’ 단계다. 이게 ‘클릭’이고 ‘터치’의 과정이다. 마지막에 비로소 ‘이해(읽기)’의 단계로 간다. [표 1]을 보면 이해가 쉽다.




여기까지 따라오셨다면 헤드라인의 설계에 대해 맥점을 제대로 짚을 수 있다. 좌뇌적 미디어는 일단, 핵심부터 질러야 한다. 보도기사가 있다면 제목 한 줄에 핵심이 되는 모든 것을 다 담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이성이 자극(아, 읽고 싶구나)되고, 반응(본문 읽기) 단계로 넘어간다. 반면, 우뇌적 미디어는 다르다. 제목, 헤드라인에 모든 것을 보여주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 그러니 여기서는 헤드라인 설계법이 180도 달라져야 한다. 오직 자극에 집중할 것. 그래서 핵심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반대로 숨겨야 한다. 이걸 ‘간지럽히기(Teasing) 기법’이라고 한다.


[그림 1], [그림 2]는 같은 기사를 지면과 온라인에 다르게 반영한 매일경제신문의 최근 기사다. 우뇌적 미디어 생태계와 좌뇌적 미디어 생태계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지시는가. 자, 지금부터는 심화 단계로 넘어가 보자.


 

[그림 1] 매일경제신문 지면 기사 헤드라인

[그림 2] 매일경제신문 홈페이지 및 네이버 온라인 뉴스 노출


핵심을 드러낼 것인가, 숨길 것인가

헤드라인의 맥


‘드러내라.’


좌뇌 중심인 종이신문 헤드라인의 핵심이다. 좌뇌적 미디어는 익숙한 이들이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고 읽어가는 아날로그형 플랫폼이다. 종이신문의 가치는 신뢰성이다. 헤드라인에 신뢰성을 줄 수 있는 모든 것이 들어 있어야 한다. 제목(헤드라인)만 전문적으로 뽑는 편집기자들은 아예 3요소를 정해두고 있다. 팩트(핵심 정보)와 차별 포인트, 그리고 감정을 자극하는 키워드다.


핵심 정보에는 ‘누가/무엇을/왜 했는지’가 담긴다. 이게 기본형이다. 예컨대, ‘트럼프 한마디에...전국 주유소 기름값 2주째 상승’ 같은 식이다.


우뇌 중심인 플랫폼, 즉 유튜브, 블로그, 숏폼에서는 정반대다. 핵심을 숨겨야 한다. 숨기는 순간, 뇌의 깊숙한 곳에서 자극이 일어난다. ‘뭐지?’ 하며 클릭한다. 글을 읽게 된다. 앞에서 강조했듯, 플랫폼 생태계에서 만약 핵심 정보를 노출한다면? 독자들은 ‘아, 그렇구나’ 하며 그냥 지나간다. 클릭도 하지 않는다.


필자는 좌뇌적 플랫폼에서의 헤드라인 3요소를 ‘자간도(섬 이름)’라 표현한다. ‘자극하라, 간지럽혀라, 도발하라’의 앞 글자를 딴 조어다. 예를 들면, 까닭, 이유 등의 키워드나 말줄임표를 적절하게 활용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헤드라인의 자극을 위해, 키워드를 적절히 섞어 쓰면 된다. 만약 헤드라인 자극이 약하다면, 헤드라인 클릭 증폭 키워드인 쿼트와 숫자를 적절히 섞어주면 된다.


최근 네이버 모바일판의 매일경제신문 ‘픽’ 뉴스들을 보면 전체 6개 메인 뉴스 중 6개 전부에 ‘쿼트(인용문)’가 삽입돼 있다. 쿼트의 파괴력을 언론사 편집자들이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40~50만 페이지뷰가 나온다. [그림 3]은 MBC의 2026년 4월 9일 자 실시간 뉴스다. 내리 3개의 뉴스 제목에 공통으로 쿼트가 들어가 있다.



[그림 3] 2026년 4월 9일 자 MBC 실시간 뉴스

 

헤드라인에 숫자를 삽입하는 방식도, 클릭을 유발한다. 텍스트에만 익숙한 인간의 눈에 숫자는 그 자체로 클릭 촉매제가 된다. 숫자의 자극 효과를 간파한 칩 히스(Chip Heath)는 《넘버스 스틱》이라는 책을 통해 ‘숫자의 파워풀한 효과’를 강조한다.


[표 2]는 지난 3년간,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 노출된 매일경제신문 기사 중 상위 톱10만 추려, 클릭을 자극한 ‘숫자 노출’ 경우의 수를 추려낸 결과다. 필자가 최근 출간한 《챗GPT를 이기는 글쓰기》에 일부 내용이 공개돼 있다.



[표 3]의 클릭 랭킹(매일경제신문)을 보자. 2위에 오른 신수현 기자의 기사 ‘1조 매출’, 6위와 7위에 오른 기사의 키워드 ‘월 350만원’과 ‘비트코인 150개 줘야 하는 200억 짜리 트리’가 모두 넘버링(숫자)으로 이뤄져 있다. 모드 필살기 ‘M(머니)’에 해당한다.



15위에 오른 <31만원 뚫은 현대차, 2가지 무기가 더 있다는데> 기사도 제목 점수 만점 급이다. ‘31만 원’으로 주가의 고점(모드의 D, 데드라인)을 한정하면서 무기 개수도 ‘2개’로, 숫자를 활용했다. 잘 단 제목이다.






고수들만 써먹는 헤드라인 스킬


우뇌, 좌뇌 모두에게 통하는 범용 헤드라인 스킬도 있다. 실제 편집 기자들이 쓰는 실전용 헤드라인 ‘고급 스킬’이다.


▲앞부분에 강렬한 단어를 배치하라

요즘 독자들은 제목도 앞부분만 읽는다. 길어야 5글자 정도만 본다는 ‘5글자 법칙’이다. 그래서, 앞부분에 무조건 강한 단어를 배치하면 된다.


예) 봄 여행 할인 주간, 4월부터 시작한다(X) → 최대 50% 할인… 봄 짠내 여행 풀린다(O)


첫 번째 헤드라인 제목은 안된다. ‘봄 여행 할인 주간’까지 읽는 순간, 벌써 지겹다. 반면 두 번째 헤드라인은 한방에 쾅 하고 박힌다. ‘최대 50% 할인? 뭐지?’ 클릭도 하고 기사문도 보게 된다.


▲멀티플 스킬…한 줄에 2개 정보 넣기

헤드라인 한 줄에 핵심 하나로는 약하다. 아예 2개의 정보를 섞어 넣기다. 짬짜면, 탕볶면 같은 식이다.


예) 겹벚꽃으로 힐링… 숙박비도 반값(O)


봄 겹벚꽃 구경으로 힐링까지 하면서 숙박비도 반값이라고? 이 기사는 읽어야 한다. 클릭이다.


▲요즘 핫한 ‘구어체’

요즘 가장 핫한 방식이다. 종이신문도 트렌드를 따라가면서 연성으로 바뀌고 있다. 플랫폼은 아예 쿼트(직접 인용)로 자극하는 방식을 쓰기도 한다.


예) “이 가격 실화?”… 일본행 난리났다(O)


이 가격 실화냐? 감탄사를 그대로 옮겨 시선을 잡는다. 도발하는 헤드라인 키워드 ‘난리난’을 서술어로 가져와, 클릭률을 높인다.


[그림 4]는 SBS의 2026년 4월 최근 뉴스 두 꼭지다. 제목에 구어체 인용문을 그대로 쓴 게 보인다. 트렌드를 잘 반영한 헤드라인이다.



[그림 4] 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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