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사 상세
[미디어포럼] 코로나19와 한미 언론 합동 토론회
미디어포럼 | 등록일 : 2020-04-29

지난 49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미국 동서센터(East-West Center)와 공동으로 한미 언론 합동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과 미국의 언론학자와 언론인이 양국의 코로나19 관련 언론 보도를 점검하고, 감염 질병에 대한 언론의 공적 역할을 짚어보고자 마련됐다화상으로 진행한 이날의 토론회를 지면으로 옮겼다. 편집자 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는 11년 넘게 호황을 누렸다. 역대 최장의 경기 확장 국면은 언론이 수익을 다각화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할 시간을 벌어줬다. 광고 시장 점유율은 디지털로 옮겨갔지만, 적어도 전통 매체 광고 규모는 서서히 줄었기 때문이다. 그사이 선구자들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의미 있는 시도들을 이었다. 그러나 언론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상황은 반전됐다. 코로나19가 트리거였다. 실물경제는 얼어붙고 사이클 전환 신호가 하나둘 켜졌다. 기업은 허리띠를 졸랐다. 신문광고가 급감했다. 호황에 가려졌던 광고 중심 수익모델의 심각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조슈아 벤튼(Joshua Benton) 하버드대 니먼저널리즘연구소(Nieman Journalism Lab) 소장이 팬데믹과 한·미 양국 언론 보도를 점검하기 위해 열린 합동 토론회에서 언론사 존립 위기를 이야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 기인한 듯하다. 그는 처음에 미국 언론이 코로나를 보도하는 방식을 주제로 발제를 준비했다가 현장에선 코로나19가 언론 산업과 언론인을 어떻게 위협하고 있는지운을 뗐다.

 

 

지난 4월 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바이럴 뉴스미디어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한미 언론 합동 토론회는 서울·하와이·워싱턴을 원격으로 이어 진행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국 언론, 광고 수익 급감으로 경영난

 

벤튼 소장은 언론사 주 매출원인 광고와 행사 모두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쇄 매체는 1면과 전면 광고가 없이 발행되는 경우가 부지기수고, 뉴욕타임스조차 월 광고 매출의 10%감소하는 등 광고 시장의 전반적 위축을 설명했다. 더불어 콘퍼런스 같은 대규모 행사도 줄줄이 취소돼 행사로 벌어들이는 수익 역시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행사가 언론사 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적으로 5~10% 수준이다.

 

그는 특히 지역 언론을 걱정했다. 주 광고주인 상점·식당 같은 자영업자 경영 악화가 지역 언론의 생존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플로리다주 지역 언론 템파베이타임스(Tampa Bay Times)는 신문 발행을 주 2회로 줄였고,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한 언론사는 인쇄 자체를 중단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 벤튼 소장은 V자 반등이 이뤄지지 않고 경기 회복이 지연돼 매출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 많은 언론이 통폐합돼 사라지고 저널리스트 실업이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

 

국내 언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광고와 협찬, 그리고 행사가 취소되며 언론사들은 잇따라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많은 언론이 감면 발행, 임금 반납, 유급 순환휴직, 노동시간 단축, 희망퇴직 실시, 취재비·제작비 삭감을 넘어 신규 채용 중단 및 계약직 직원 만료 시 계약해지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기자협회보는 보도했다.1)

 

벤튼 소장은 위기 속에서 희망도 봤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한 언론사의 유료 구독자가 36,000 증가한 사례를 들며 유입된 잠재적 독자는 구독과 후원으로 이어질 새로운 기회라고 말했다. “휴교로 집에서 코로나19 정보를 얻고자 하는 어린 독자의 뉴스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며 새로운 독자층의 유입도 시사했다. 토론자로 나선 에이미 브리튼(Amy Brittain) 워싱턴포스트 기자 역시 광고 수익이 줄어든 건 맞지만, (워싱턴포스트의 경우) 기록적으로 높은 구독 수치를 기록하게 됐다구독을 새로운 매출의 축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의 구독 매출은 20144분기부터 광고 매출을 초과한 오래다.2) 구독이란 경제적 해자를 견고히 구축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뉴욕타임스 주가는 미국 증시 대표 지수인 S&P 500이 약 42% 승하는 동안 140% 넘게 올랐다.3)

 

 

 



 [그림 1] 미국인의 인터넷 사용 행태 변화 <출처 – 뉴욕타임스>

 

 

그러나 트래픽을 매출로 발전시킬 구체적인 방안을 찾긴 쉽지 않아 보인다. 뉴욕타임스가 미국인의 인터넷 사용 행태가 어떻게 변했는지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두 달 동안 지역 언론 트래픽은 최대 150% 이상, 중앙 언론은 약 100% 증가했다.4)[그림 1] 뉴욕타임스는 동시에 미국인 600만 명의 카드 매출을 분석해 소비 행태가 어떻게 변했는지도 공개했다. 온라인 식료품 판매가 급증하고 항공·영화·외식 등 소비액이 급감한 가운데 뉴스미디어에 대한 지출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을 뿐이었다.5)[그림 2] 

 

이용자가 곧바로 매출이 되는 건 아니며, 언론이 ‘이용자와 매출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다.

 

 

 



[그림 2] 미국인 소비 행태 변화 <출처 – 뉴욕타임스>

 

전통 매체, 정보 취득의 최우선 순위

 

코로나19 언론 보도를 점검하고, 바람직한 보도 방향과 언론의 공적 역할을 모색하는 논의도 있었다.

 

팬데믹 국면에서 한국 언론은 다른 매체보다 훨씬 많이 이용됐다. 이소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관련 정보 이용 및 인식 현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6) 응답자 1,000명에게 코로나19 뉴스·정보를 어느 매체를 통해 얻었는지 물어본 결과, 포털 뉴스 또는 언론사 사이트’(92.7%), ‘지상파TV 채널’(89.6%), ‘종편 또는 보도전문TV 채널’(81.3%)1~3위를 차지했.[그림 3] 생산 주체가 명확한, 공신력 있는 매체가 선택 받은 셈이다. 언론이 제공한 정보도 긍정적으로 평가 받았다. 이용한 매체가 얼마나 믿을만한 정보’, ‘정확한 정보’, ‘도움이 되는 정보’, 심층 정보’, ‘신속한 정보를 제공했는지 물은 결과 언론이 제공한 정보는 메신저 서비스, SNS, 로그, 지인, 동영상 플랫폼 정보보다 나았던 걸로 조사됐다.

 

동시에 박한 평가도 받았다. 의료기관,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각 사회 주체가 얼마나 적절하게 코로나19 국면에 대응했는지 물은 결과에서다.. 언론은 7개 주체 중 6(63.7%)였다.[그림 4] 정부, 지방자치단체보다도 10%p 이상 낮았다. 7위가 확진자·유증상자(54.1%) 사실상 최하위였다. 로나19 정보를 가장 많이 얻은 경로가 언론이었고 제공한 정보의 수준도 긍정적으로 평가 받았음에도, 정작 적절하게 대응하지는 못했다고 꼽힌 역설이었다. 이소은 선임연구위원은 매년 국제적으로 최하위권인 한국 언론 신뢰 평가의 관성이 이어진 건지, 특정 언론의 특정 보도를 염두에 둔 평가인지는 더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그림 3] 매체별 코로나19 뉴스 및 정보 이용률(복수응답, %)  <출처 – 이소은 선임연구위원 발제 자료>

 

 

 

[그림 4] 코로나19 관련 주체별 대응적절성 평가(%) <출처 – 이소은 선임연구위원 발제 자료>

 

 

 

부정적 감정을 전염시킨 한국 언론

 

코로나19 보도는 인포데믹스의 백신인가 원인인가를 주제로 마이크를 잡은 정준희 한양대 언론정보대학 겸임교수는 언론 보도가 감염병 국면에 도움이 되기보다 생존에 도움을 되지 않는 감정을 전염시키는 것 같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공포라는 감정의 전염은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사회적으로 확산할 경우 집단적 생존을 저해할 수 있어서다. 정준희 교수는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서 코로나19’위기라는 단어에 각각 어떤 감성어가 많이 동반됐는지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그림 5] 언론에 나타난 중립적·부정적 감성어 비율이 소셜미디어보다 높았다. 그는 언론은 중립적인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데 소셜미디어보다 부정 감성이 높게 나타나는 건 문제라고 해석했다. 언론이 필요 이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전염시키고 있단 얘기였다.

 

 

 

 [그림 5] 코로나19 감성어 분석언론 vs. 소셜미디어 <출처 – 정준희 겸임교수 발제 자료>

 

그는 부정성에 집중해 권력과 연결 짓는 건 언론의 오랜 관습이라며, 과잉 단순화와 혐오를 부추긴 기사(대림동 차이나타운 마스크 사재기 르포기사), 갈등을 조장하고 이슈를 정치화한 기사(천안, 아산·진천 우한 교민 격리 단독기사)를 예로 들었다. 토론자로 참석한 구정은 경향신문 선임기자도 정파성에 기반한 정부 비판이 많았고, 사회 갈등을 부추기고 혐오 감정을 선동하는 보도가 있었다고 평했다. 이견도 있었다. 박유미 JTBC 기자는 우한 교민 격리 기사가 주민과 사전 협의가 전무했던 정부의 의사 결정·소통 방식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이었다고 반박했다.

 

팬데믹엔 백신이 없지만 인포데믹스엔 있다

 

그럼 팬데믹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정준희 교수는 언론은 교정정보(re-information)’산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정정보란 악의적으로 거짓을 섞어 넣은 정보(disinformation)’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다. 그에 따르면 교란정보-교정정보의 관계는 가짜뉴스-트체크와 결이 다르다. 그는 가짜뉴스를 믿는 수용자는 그것을 받아들일 만한 심리 상태가 만들어져있고, 아무리 사실을 제시해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팩트체크의 한계를 말했다. 이어 그런 심리 상태까지 고려해 교정정보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며 건조한 사실 전달 그 이상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앨런 밀러(Alan Miller) 뉴스리터러시프로젝트(News Literacy Project) 대표는 팬데믹엔 백신이 없지만 인포데믹스(infodemics)7)엔 있다며 뉴스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밀러 대표는 LA타임스 기자로 20년 이상 재직했다. 그가 2008년 세운 뉴스리터러시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뉴스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 중 하나다. ‘코로나19와 뉴스 리터러시라는 주제로 발제한 그는 허위 정보는 저널리스트가 팩트를 찾는 것보다 더 빨리 확산한다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인 뉴스 리터러시는 시민의 공적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포데믹스의 백신”이라고 주장했다.

 

김빛이라 KBS 기자는 토론자 발언에서 언론에 기대되는 역할은 문제해결형 저널리즘이지만, 우리 언론은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문제 제기 수준에만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긍정 평가91%였지만 언론엔 40%밖에 안 됐다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언론이 신뢰를 잃은 이유를 속보 경쟁에서 비롯한 오보 확진자 중계식 보도 정치인 발언·SNS 가짜뉴스 재유포 등으로 분석했다.

 

속보 경쟁을 부추기는 신속성이란 뉴스 가치에 대한 토론도 있었다. 박유미 JTBC 기자는 확성과 공익성에 우선을 두고, 메시지 관리도 신중하게 해야 하는 건 맞다면서도 모든 정보가 각 언론사에 비슷하게 전달되고 있어서, 뉴스의 차별화를 위해선 신속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가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준희 교수는 신속한 보도는 개별 언론 차원에선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그게 우리 사회 전체에 어느 정도의 유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맞받았다. 한편, 앞선 발제에서 이소은 선임연구위원이 제시한 정보를 전달할 때 언론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인'을 물은 결과에 따르면 89%의 응답자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한 정보를 보도해야한다'고 답해 '불확실한 정보라도 신속하게 보도해야한다'고 답한 11%와 큰 차이를 보였다.

 

토론회 이후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가 한국, 미국, 스페인 등 6개국에 코로나19 뉴스와 정보를 어떻게 이용하고 가했는지 물은 결과다.8) 뉴스미디어에 대한 시민 평가에 주목할 만하다. ‘뉴스미디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다라는 진술에 동의한 비율은 65%로 한국 언론은 6개국 중 2위를 차지했다. 미국 언론은 최하위였다. 반면, ‘뉴스미디어는 코로나19에 대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설명해줬다뉴스미디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과장했다는 진술문에 대한 동의 정도에 한국 언론은 6개국 중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그림 6] 어떻게가 없었다는 아쉬움과 있는 그대로보도하려고 노력했단 평가가 공존한 셈이다. 현재진행형인 코로나19 보도가 받아든 언론의 중간 성적표라 생각한다면, 남은 팬데믹 보도의 방향타를 재설정하는 데 참고해 볼 수도 있겠다.

 

 


  [그림 6]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미디어 보도에 대한 태도 조사 <출처 – 미디어이슈 6권 특별호>

 

 

<바이럴 뉴스: 미디어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주제로 열린 이번 한미 언론 합동 토론회는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East-West Center)가 공동 주최했다. 한국 시각으로 지난 9, 서울·하와이·워싱턴 각지의 발제자, 토론자가 화상회의 솔루션에 접속해 원격으로 진행했다. 토론회는 유튜브를 통해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 송출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다.9)

 

 

 

 

 

 

1) 최승영·박지은, <언론사 코로나 경영난심각... “이대로면 지역매체 절반 문 닫는다”>, 기자협회보, 2020.4.15, https://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47553

2)  이성규, <뉴욕타임스 항목별 매출 추이>, 미디어고토사, 2019.11.9, http://mediagotosa.com/630 

3) 기간: 2015.1.~2020.4.

4) Koeze, E. & Popper, N., , The New York Times, 2020.4.7, https://www.nytimes.com/interactive/2020/04/07/technology/coronavirus-internet-use.html

5) Leatherby, L. & Gelles, D., , The New York Times, 2020.4.11, https://www. nytimes.com/interactive/2020/04/11/business/economy/coronavirus-us- economy-spending.html

6) 전문은 한국언론진흥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소은·오세욱, 미디어이슈 62, 2020).

7) 악성 루머나 왜곡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퍼지는 현상 <출처 - “인포데믹스”, 우리말샘>

8) 박아란·이소은, <인포데믹 탐색하기: 코로나19 관련 뉴스 및 정보 이용에 대한 6개국 조사>, 미디어이슈 6권 특별호, 2020.4, https://kpf.or.kr/front/research/issueDetail.do?miv_pageNo=&miv_pageSize=&total_cnt=&LISTOP=&mode=W&seq=590803®_stadt=®_enddt=&searchkey=all1&searchtxt=&link_g_topmenu_id=676f2f0f377b4b19840685a46f69a233&link_g_submenu_id=7022641eca65409fbe57c822e6f20026&link_g_homepage=F>;

9) (한국어) https://www.youtube.com/watch?v=7FP-5m5mUOQ 

(영어) https://www.youtube.com/watch?v=6dgPfzZkSEc 

저자의 다른 미디어
  • 필자 : 남궁윤
  • 소속 :
  • 직함 :
  • 발행 : 2020-04-29
  • 조회수 : 8
  • 키워드 :
블로그 공유 트위터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