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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현장] 트럼프 대 트위터, 통신품위법 개정 논란
미디어현장 | 등록일 : 2020-07-31

트럼프 대통령과 트위터의 대립 이후, SNS 규제 강화를 위한 통신품위법 개정 논의가 시작됐다. 통신품위법은 그간 소셜미디어 플랫폼 기업들의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면제하고, 이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와 관련해 짚어야 할 부분이 뭔지, 플랫폼의 책무에 대해 어떤 법적 논의가 가능한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우편 투표가 선거 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트위터가 ‘팩트체크를 제대로 해라’라는 경고 문구를 달았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의 이 같은 조치가 미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수정헌법 제1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즉각 반발했다. 반박한지 이틀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및 페이스북 등 SNS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진보 성향의 콘텐츠에 대해 편향성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기업들이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대부분 면제받을 수 있는 기초가 되는 것이 통신품위법 제230조(Section 230 of the Communications Decency Act)다. 통신품위법 제230조는 인터넷 업체들이 제삼자가 올리는 유해물 또는 명예훼손의 게시물로 인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 규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신품위법 제230조를 개정하거나 삭제하는 내용의 대통령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서명함으로써, 표현의 자유와 플랫폼의 책임에 대한 법적 쟁점이 부각하게 됐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통신품위법 제230조는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줄여주는 조항이지 인터넷이라는 파급력이 큰 매체를 통해서 타인의 명예나 신용을 훼손하거나, 음란물을 유통하는 행위자를 보호하는 규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법원은 인터넷상으로 아동음란물을 배포한 내국인을 아동음란물 배포, 자금세탁 등 혐의로 기소하고, 미국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른 강제송환을 요구한 바 있다. 이처럼 미국은 아동음란물을 인터넷에서 유포하는 행위자를 강력하게 처벌한다. 

 

소셜미디어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은 지난 1996년 제정된 통신품위법 제230조에 따라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트위터와 같은 플랫폼 회사에 대한 법적 보호가 걷힐 수 있게 됐다. 표현의 자유와 플랫폼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논의도 법적인 논쟁의 장에서 다시 조명받게 됐다. 이 글에서는 통신품위법 제230조의 내용의 세부적인 내용을 소개하는 대신 연혁과 의의, 그리고 최근 논란이 되는 통신품위법 제230조 개정 논의와 관련해 짚어야 할 점은 무엇인지, 플랫폼의 책무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법적 논의가 가능한지를 기술하고자 한다.

 

통신품위법 제정의 역사


통신품위법(The Communications Decency Act of 1996)은 원래 인터넷에 유포되는 포르노물을 규제하기 위해 빌 클린턴 대통령 정부 때 미국 의회가 입법했다. 하지만 기념비적인 ‘레노 대 미국시민자유연합 사건(Reno v. 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 521 U.S. 844(1997))’ 판결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대법관 전원일치로 1996년 통신품위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1996년 통신품위법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미성년자들에게 음란 메시지가 전달되는 것 또한 형사처벌 대상이었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은 1996년 통신품위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했고, 정부의 통신품위법 집행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기존의 유사 사례에서 법원이 합헌 결정을 한 바 있다고 대응했다. ‘긴스버그 대 뉴욕 사건(Ginsberg v. New York, 390 U.S. 629(1968))’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17세 이하의 청소년들에게 누드를 묘사하는 사진을 판매하는 행위는 그것이 음란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위법하다고 규정한 뉴욕주의 법이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연방대법원은 ‘미국연방통신위원회 대 퍼시피카재단 사건(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v. Pacifica Foundation, 438 U.S. 726(1978))’ 판결에서는 연방통신위원회(FCC)의 권한에 방송에서의 음란물을 규율하는 힘이 포함돼 있다고 판시했다. 또 ‘렌턴 대 플레이타임극장 사건(Renton v. Playtime Theatres, Inc., 475 U.S. 41(1986))’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성인용 영화관은 거주지 인근에 둘 수 없도록 하는 도시구획 조례가 합헌이라고 봤다. 미국 정부는 통신품위법은 일종의 ‘사이버 도시 구획(cyber zoning)’이라고 주장하며, 앞선 판례들을 합헌의 논거로 삼았다. 

 

연방대법원(존 폴 스티븐스(John Paul Stevens) 대법관 주심)은 법정 의견(Opinion of the Court)에서 미국 정부가 미성년자를 음란물이나 불온한 표현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필요를 느끼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하면서도, 그럴 필요가 없는 어른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제약하는 것까지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한편 통신품위법은 위헌이지만, 동법 제230조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의 행위에 대한 일종의 ‘안전항(safe harbor)’으로 기능하므로 합헌이라고 봤다. 더해서 별개 의견을 작성한 샌드라 데이 오코너(Sandra Day O'Connor) 대법관과 윌리엄 랭퀴스트(William Rhnquist) 대법원장은 미성년자가 인터넷에서 음란물 등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것은 법이 아니라 기술적인 방법에 따라 이뤄질 수 있다며 위헌 의견에 동조했다.

 

‘표현의 자유’ 보호하기 위한 제230조

 

통신품위법 제230조는 앞서 언급했듯,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을 위한 안전항으로 기능하는 조항이다. 안전항이란 특정한 행위에 대해 마치 소도(蘇塗)와 같은 지역을 두어, 특정한 행위를 하면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의 책임을 면책시켜주는 것이다. 플랫폼의 속성상 다수 사용자는 특정한 플랫폼에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이용한다.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가 여러 가지 기술적 조처를 한다고 하더라도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모든 불법행위를 막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저작권 침해 행위의 발생, 음란물이나 명예훼손의 표현들이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서 유포되는 행위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통신품위법 제230조는 원래 연방상원(Senate)이 이 법안을 성안할 때 포함한 조항은 아니다. 이 조항은 뒤에 연방상원과 하원 합동회의에서 논의가 됐고, 이 조항이 입법됨으로 인해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은 인터넷상에서 이루어지는 사용자들의 각종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는 법적 기초를 가지게 됐다. 

 

플랫폼 기업들은 세 가지 정도의 콘텐츠와 관련 된 법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음란물(포르노그래피) △명예를 훼손하는 콘텐츠 △저작권 침해 콘텐츠가 그것이다. 통신품위법이 애초에 문제 됐던 것이 바로 음란물이었다. 플랫폼은 수많은 콘텐츠가 오가는 정거장의 역할을 하는 사이버 공간이므로, 만일 이에 대해서 플랫폼이 책임을 지게 되면 결국 플랫폼 기업들은 콘텐츠의 내용에 기초한 검열을 하게 된다. 이 같은 행위는 결국 표현의 자유의 가장 기본적인 제한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에 의한 규제(content based regulation)’가 될 수 있다. 미국 로스쿨의 헌법 강의에서도 ‘콘텐츠에 기초한 규제는 원칙적으로 허용할 수 없으며, 콘텐츠 중립적인 규제(content neutral regulation)를 해야 한다’는 것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기본원칙으로 강조한다.1) 원래 표현의 자유를 가장 억압할 수 있는 것이 검열(censorship)이고, 이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막으려고 했던 것이기도 하다. 

 

수정헌법 제1조는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청원의 자유 등을 규정하면서, 미국에서 어떤 메시지가 그 아이디어(idea)나 대상(subject matter), 콘텐츠(content)에 의해서 규제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정립한 콘텐츠에 의한 규제의 기준을 보면, 연방정부는 국익을 보호하기 위한 필요가 있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세밀하게 정립된 기준에 의해서만 콘텐츠에 의한 규제를 할 수 있다(아칸소주라이터스프로젝트 대 래글랜드 사건, Arkansas Writers' Project, Inc. v. Ragland, 481 U.S. 221, 231, 1987).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제230조에 따른 면책은 플랫폼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플랫폼 기업들이 콘텐츠를 방치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기술적 조치로 앞서 언급한 포르노그래피, 명예를 훼손하는 콘텐츠, 저작권 침해 콘텐츠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저작권법 관점에서의 대응이 바로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igital Millenium Copyright Act)의 통지삭제(notice and takedown) 조치다. 이 제도는 만일 온라인서비스제공자(Online Service Provider, 플랫폼 사업자)가 저작권 침해나 그 밖에 법적으로 보호되는 권리를 침해하는 콘텐츠를 발견하는 경우, 피해를 주장하는 자가 플랫폼 사업자에게 통지해 그 콘텐츠를 내리게 되면 해당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면책시켜주는 제도다. 이 제도는 우리나라 저작권법에도 도입돼 있다. 저작권법 제102조(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 제한) 제1항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다음 각 호의 행위와 관련해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가 침해되더라도 그 호의 분류에 따라 각 목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는 그 침해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라고 해 제1항 제1호 내지 제4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플랫폼 사업자)가 그 침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존재하지 않으면 시민들이 인터넷 환경에 접근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다른 이용자와의 교류를 통한 자아실현이나 정치적 여론형성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으며, 헌법상의 알 권리나 정보 접근권을 통한 민주주의 활성화가 저해될 수 있다는 이유다.2) 저작권법은 이어 제103조, 제103조의2 및 3을 두어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면책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플랫폼 기업들이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고, 한편으로는 명예·신용훼손의 피해자나 저작권 침해가 우려되는 저작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인터넷의 파급력을 고려한 즉각적인 장치를 제공한다. 즉 양자의 균형을 달성하려고 한 장치인 셈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트위터로 촉발된 통신품위법 개정논의는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 발동엔 의문

 

2013년 7월, 통신품위법 제230조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의 플랫폼 감독 의무를 소홀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며,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의 민형사상 책임을 면책하는 이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미국 상원에 제시됐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등 단체는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 위축 등을 이유로 이 의견에 반대했다. 2020년 트럼프 대통령도 통신품위법 제230조를 개정하거나 삭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행정명령의 목적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통신품위법 제230조는 미디어 플랫폼의 책임 제한과 표현의 자유 사이의 균형을 확보하기 위한 기능을 해왔고, 그에 따라 법적으로 논란이 돼왔다.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만, 기본적 제한의 문제는 항상 관련 법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인터넷은 진입장벽이 낮고, 표현의 쌍방향성이 보장되며, 그 이용에 적극적이고 계획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특성을 가진 가장 참여적인 매체이고 표현 촉진적인 매체다(우리나라 헌법재판소 2002. 6. 27. 자 99헌마480결정 및 우리나라 대법원 2009. 4. 16. 선고 2008아53812 전원합의체 판결). 통신품위법 제230조도 바로 이와 같은 인터넷의 속성을 고려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입법된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를 들어 이번 행정명령을 발동한 것이 통신품위법 제230조의 입법 취지와 부합하는지 의문이 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삭제 또는 수정하려는 조항이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콘텐츠 편집에 대한 책임을 면제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역할을 했던 조항이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통신품위법 제230조가 삭제될 경우, 플랫폼은 더 이상 예전처럼 게시물에 대한 책임을 면책받지 못한다. 따라서 플랫폼에 올라오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게 될 것이 고, 이러한 활동은 건전한 시민사회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할만하다. 통신 품위법 제230조를 둘러싼 이 논란이 어떻게 정리될지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할 이유다. 

 

 

 

 

 

 


1)   필자의 생각에 가장 유명한 사례로 ‘미국 대 플레이보이엔터테인먼트그룹 사건(United States v. Playboy Entertainment Group, Inc., 529 U.S. 803, 818, 2000)’, 관련 판례로 ‘미국 대 오브라이언 사건(United States v. O’Brien, 391 U.S. 367, 376, 1968)’ 및 ‘샌프란 시스코아트 대 애슬레틱스 대 미국 올림픽위원회 사건(San Francisco Arts & Athletics, Inc. v. United States Olympic Comm., 483 U.S. 522, 537, 1987)’을 꼽을 수 있다. 
2)  박 성호, «저작권법», 박영사, 718쪽,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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