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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포털과 언론은 상생할 수 있을까] 언론과 포털의 상생 실험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1-02-02

전재료에서 광고 수익 분배, 조인트벤처와 유료 구독 모델까지 포털과 언론사는 다양한 상생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이러한 실험이 어떤 성과를 내고 있을까. 포털과 언론의 상생 가능성을 보여준 다양한 사례를 점검한다. 편집자 주

 


 

한국의 인터넷 언론 역사에서 포털이 갖는 위치는 특별하다. 네이버와 다음, 두 포털은 2000년대 중반 주도적인 뉴스 플랫폼 자리를 차지한 이후 주요 일간지뿐 아니라 방송보다 더 강력한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언론사들이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의존하는 건 비단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은 아니지만, 한국은 뉴스캐스트, 뉴스스탠드에 이르기까지 언론사들과 포털이 방법을 바꿔가면서 애증의 관계를 계속 이어왔다. 본 글은 포털과 언론의 관계가 의존이 아닌 상생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전재료 기반의 전통적인 모델 이외에 제기된 몇 가지 상생 모델에 대한 분석을 진행한다.

 

포털의 광고 수익 분배, 언론사 자생력 전제돼야


그동안 해외에서는 야후 뉴스 외에 뉴스를 종합적으로 모아 보여주는 포털 형태의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2015년 이후 주요 IT 기업들이 인링크 형태의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Instant Articles), 애플 뉴스(Apple News), 스냅챗 디스커버(Snapchat Discover), 트위터의 프로젝트 라이트닝(Project Lightning) 그리고 구글 등이 있다. 이들은 수익 분배에 있어서 광고를 기반으로 한 윈-윈(win-win) 모델을 택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기존의 검색 기반 뉴스 서비스를 뛰어넘는 새로운 뉴스 이용 경험을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 제공하는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의 주요 경향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수익 모델: 국내 전재료 기반의 제휴 모델과 달리, 콘텐츠 내 광고 수익을 쉐어하는 모델이 지배적. 언론사 조건 대부분 수용

△플랫폼의 에디팅 기능 제공: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 소비 경험을 만들기 위해 플랫폼 자체 포맷 제공

△편집(큐레이션): 플랫폼의 자체 에디터가 큐레이션에 개입하며,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에 대한 시도가 계속됨

 

국내 뉴스 콘텐츠에 대한 수익 모델이 전재료(네이버)와 플랫폼 내 트래픽 기여도에 따른 배분(다음)으로 나뉘어 있는 것과는 달리, 해외 플랫폼 사업자들의 수익 모델은 유료 판매 수수료, 트래픽 기여에 따른 배분, 콘텐츠 내 광고 영역 제공 등 다양한 형태를 보여 왔다. 최근에는 인링크 방식의 큐레이션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콘텐츠 내 광고 수익을 플랫폼과 언론사가 나누는 모델이 보편화하고 있다. 언론사는 플랫폼을 통해 창출되는 광고에 대한 안정적인 수익 배분 구조를 가지게 됐고, 플랫폼 입장에서도 뉴스 서비스를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사용자 유입 및 체류 시간 증대를 통한 자체 플랫폼 광고 수익 혹은 OS나 단말 확산 등의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광고 수익 배분 기준은 페이스북, 애플, 스냅챗 모두 언론사가 직접 집행한 광고에 대해서는 수익 100%를, 플랫폼이 집행한 광고에 대해서는 70%를 언론사에 배분한다. 스냅챗만 언론사 배분율이 40%로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해외에서 새로운 형태의 뉴스 서비스가 많이 등장한 이유는 자생력이 약해진 언론사와 사용자 트래픽이 절실한 플랫폼 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국내 포털 역시, 다음이 오래전부터 포털 내 잠재 광고 수익을 공유하는 모델을 채용해 왔고, 네이버는 기존 콘텐츠 제휴 모델과 별도로 2017년 ‘플러스 펀드’를 도입하면서 뉴스 플랫폼 내 광고 수익 공유 모델을 적용해 왔다. 2020년 7월, 네이버는 뉴스 서비스 수익 분배 구조에 변화를 발표했는데, 변화의 핵심은 콘텐츠 제공 계약을 맺은 언론사에 지급하던 전재료를 없애고, 대신 ‘메인 언론사 편집판’과 ‘메인 MY 뉴스판’의 광고 수익 전액을 언론사에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언론사도 전재료 기반의 의존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해 가겠다는 전향적인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 네이버 역시 언론사 트래픽 정산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의 오너십을 언론사에 넘겨 언론사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포털과 언론의 상생 실험, 조인트벤처1)


국내에서 언론사들의 포털 의존도가 매우 높다 보니 언론사 스스로도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이러한 와중인 2016년에는 그동안의 포털과 언론사 협력의 틀을 탈피한 독특한 방식의 제휴 모델이 탄생하는데, 그것은 바로 네이버와 언론사들이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새로운 뉴스 제공 및 유통을 한다는 계획이었다. 네이버와 언론사 간 조인트벤처가 시작된 것은 조선일보가 네이버에 취업, 창업 카테고리를 신설해주는 메인 콘텐츠 공급자(MCP) 역할을 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후 조선일보와 네이버가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은 첫 조인트 벤처인 잡스엔이었다. 잡스엔이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16년 2월이었다. 조선일보에 이어 매일경제(여행+), 한겨레(영화), 중앙일보(중국) 등이 연이어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면서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7년 들어서도 EBS, 동아일보, 한국경제 등이 연이어 판을 추가했으며, 전자신문도 테크판 운영을 맡았다.

 

조인트벤처의 수익 모델은 크게 두 가지다. 가장 큰 재원은 네이버가 지원하는 연간 10억 원의 지원금이다. 이 정도 금액이면 인건비와 각종 운영비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참여 언론사 입장에선 연간 운영비 부담을 줄이면서 마음껏 새로운 실험을 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조건인 건 분명하다. 두 번째 수익 모델은 네이버 판 내에서 자체 집행하는 광고 모델이다. 광고는 일반적인 배너와 모바일 페이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페이지를 옆으로 미는 방식의 광고, 그리고 콘텐츠 광고 등 세 가지다. 하지만 여기엔 한 가지 조건이 붙어 있다. 하루 방문자 20만 명을 넘겨야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는 조건이다.

 

네이버와 언론사 간 합작법인이 운영하는 채널은 [표]와 같다.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13개 조인트벤처는 2019년 기준으로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당장 재무적으로는 해당 모델이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인트벤처는 모바일 시대 독자들의 변화된 이용 행태에 대응하기 위해 플랫폼 사업자와 언론사가 긴밀하게 협업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선 큰 의미가 있다. 회사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2018년 대비 이익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렇게 모든 조인트벤처가 흑자를 기록하면서 시장에 안착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JOB&, 여행+ 등 상대적으로 조인트벤처를 일찍 시작한 곳에서는 광고 수익과 네이버 외 콘텐츠 판매 수익이 증가하는 등의 성과들이 관찰되고 있다. 이런 성과는 후발 조인트벤처들 역시 장기적으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겠다고 기대하게 만드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3개 조인트벤처 내에서 수익의 규모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후발 주자들의 경우, 광고 이외에 해당 버티컬 영역에서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실제로 조인트벤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평가가 필요할 것이다.

 

한편, 조인트벤처는 콘텐츠 생산자들을 한곳으로 묶어 하나의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 낸 시도로도 평가할 수 있다. 향후 이렇게 커진 생태계 위에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들이 접목되면서,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영역의 콘텐츠 비즈니스가 확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콘텐츠 영역이 13개에서 멈췄고, 참여자 역시 대형 언론사 및 소수의 사업자로 제한돼있다는 점은 향후 지속적인 콘텐츠 생태계 확장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든다. 향후 기존의 언론사 외에 다양한 참여자들이 콘텐츠 영역에 투자하고 이러한 투자가 지금의 조인트벤처에 일부 흡수될 수 있는 보다 개방적인 거버넌스 구조를 고민해 볼 수 있다.

 

유료 구독 시작하는 포털과 언론사

 

조인트벤처 모델이 성공적으로 평가되면서, 포털 내 양질의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주체로 언론사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0년 하반기에 네이버가 준비 중인 ‘구독형 지식 플랫폼’에 일부 언론사가 참여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총 20개의 콘텐츠 제공자(CP)를 선정했는데 이중 다섯 곳이 기성 언론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니투데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5개 언론사가 각각 부동산, 실리콘밸리, IT 동향, 해외주식, MZ세대2) 등을 테마로 특화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그동안 네이버가 네이버 판 내 조인트벤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특정 영역에서 독자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 왔고, 이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콘텐츠를 유료 기반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기존 뉴스 서비스와 달리 유료 구매를 기반으로 서비스가 제공되면, 언론사 입장에서 기존의 전재료와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구독료를 챙길 수 있어 유리하다. 그러나, 언론사 앞에 닥친 당면 과제들도 만만치 않다. 향후 언론사들은 자신들의 콘텐츠에 대한 팬덤을 형성하고 독자들의 관심사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며 장기적 관점에서의 고객 관리를 요구받는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국내 포털과 언론사 사이에는 다양한 종류의 상생 모델들이 실험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언론사는 독자들의 취향을 파악하고 피드백을 분석해 양질의 뉴스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토대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포털 역시 언론사를 단순히 콘텐츠를 제공자로 여기지 않고, 언론 생태계가 지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으로 정부 역시 포털과 언론사가 다양한 형태의 실험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섣부르게 정부 주도의 상생 방안을 강요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1) 해당 내용은 2018년 8월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발간된 <포털과 언론사 간 조인트벤처 성과와 과제>(양승찬·류민호·곽규태·김익현) 연구보고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됐다.

2)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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