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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뉴스 알고리즘의 편향성은 해묵은 논란거리다.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포털은 대안을 내놨지만 오히려 비판만 키웠을 뿐이다. 포털 알고리즘 논란의 원인과 쟁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2018년 5월 네이버는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고, 뉴스 배열에 알고리즘을 전면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포털은 ‘기계가 하면 공정하다’거나 ‘의도가 배제된다’는 점을 전제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연합뉴스
2018년 포털의 뉴스 배열 알고리즘 도입을 계기로 설문조사를 설계한 적 있다. ‘뉴스 알고리즘 추천’의 적절성을 묻는 문항에 조사업체 관계자가 “설문은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담아야 하는데, 알고리즘이라는 표현이 너무 어렵네요”라며 난색을 보였다. 결국 ‘알고리즘’을 빼고 ‘개인 선호에 따른 맞춤형 제공’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3년 만에 알고리즘이라는 표현은 대중적 용어가 됐다. 추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서비스가 보편화한 영향이다. 유튜브 이용자들은 “알고리즘이 나를 여기로 인도했다”는 구절을 유행어처럼 쓴다. 포털 뉴스 추천을 사람이 아닌 알고리즘을 통해서 한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졌다.
정치적 편향성 논쟁
돌이켜보면 포털 뉴스의 정치적 불공정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을 분석한 결과 정부 여당에 불리한 기사를 더 많이 배열한다는 내용의 여의도연구원 보고서를 내놓으며 ‘사람 편집’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후 숱한 논란이 이어지자 포털은 ‘사람’이 아닌 ‘기계’가 뉴스를 배열하는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사람 편집을 중단했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며 여권과 친여 성향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포털 뉴스 알고리즘이 정부에 불리한 기사를 더 많이 노출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MBC <스트레이트>의 알고리즘 추적 보도는 ‘트리거’ 역할을 했다.
<스트레이트>는 네이버 모바일 알고리즘 추천 영역을 분석한 결과 중앙일보, 조선일보, 한국경제 등 보수 언론이 전체 48.0%로 절반가량을 차지했지만,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등 진보 언론은 3.6%에 불과하다며 네이버의 ‘보수 밀어주기’가 심각한 것처럼 다뤘다.
<스트레이트> 보도가 여권의 의심을 뒷받침하는 ‘물증’ 역할을 하면서 정치권이 전면에 나섰다. 네이버는 알고리즘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공개 검증을 받겠다고 발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만족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뉴스포털 이용자위원회를 구성해 알고리즘 투명성을 감독하는 법안(김남국 의원안)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포털로부터 알고리즘을 제출받는 법안(이원욱 의원안)을 냈다. 더불어민주당은 또한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를 통해 포털 뉴스 폐지까지 제안하기도 했다.
MBC <스트레이트>는 포털 뉴스 배열 알고리즘 도입 이후 추적 보도가 미미한 상황에서 알고리즘 문제를 ‘공론화’한 점에서 의미 있다. 그러나 정밀하지 못한 분석으로 불필요한 갈등을 키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언론사 성향 구분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특히 ‘중도’ 언론에 MBC와 JTBC를 포함한 게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뉴스통신사는 정치 성향 분류에 포함하지 않고 별도로 분류하는 등 기준이 일관적이지 않은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전문가들은 △기사 내용이 아닌 언론사를 기준으로 해 내용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고 △진보 성향 독자가 보수 언론 기사를 비판적으로 보면서도 동시에 열독할 가능성 등 이용자 요인을 반영하지 못했고 △매체별 기사 수, 발행 시간 등 온라인 대응 차이에 따른 정밀한 분석을 하지 못했고 △리버스 엔지니어링1)을 대대적으로 하지 않고 몇 개 사례로 일반화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지난 3월 MBC 시청자위원회에서도 <스트레이트>는 도마 위에 올랐다. 최항섭 시청자위원(국민대 사회학과 교수)은 “의도는 훌륭했지만,내용의 정당성에 있어 방법론적으로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 최장원 MBC 통합뉴스룸 국장은 “의견 주신 부분은 제작진이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부터 내부적으로 많은 논쟁과 토론을 거친 내용”이라며 “지적하신 많은 부분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저질 기사 양산 논란
MBC <스트레이트> 보도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한 알고리즘 이슈를 ‘정치 성향’이라는 틀로만 해석해 과도한 논쟁을 야기한 면이 있지만, 개별 언론의 노출 비중을 놓고 보면 우려스러운 대목이 있는 건 사실이다. 왜 포털은 중앙일보, 조선일보, 한국경제 등 특정 언론의 기사를 더 많이 노출해오고 있을까.
지난해 기자협회보는 네이버 ‘많이 본 뉴스’ 랭킹을 분석한 결과 중앙일보 등 특정 보수 언론의 점유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기자협회보는 이를 ‘보수 편향’이 아닌 ‘실시간 이슈 대응’에 적극적인 언론이 두각을 나타냈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미디어오늘도 네이버, 카카오의 모바일 전체 뉴스 소비를 표본조사 방식으로 집계한 ‘한국리서치 DNI 조사’를 보도했는데, 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포털이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고, 특정 성향의 언론을 밀어준다는 가정보다는 보수 언론으로 분류되는 언론사들이 ‘알고리즘’에 올라탈 수 있는 온라인 대응에 적극적이기에 두각을 나타낸다고 보는 편이 더 설득력 있다. 실제 <스트레이트>가 지적한 점유율 높은 ‘보수 언론’은 온라인 대응 전담 조직을 두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7일, 그리고 24시간을 의미하는 조선일보의 ‘724팀’, 24시간 살펴본다는 의미의 중앙일보 ‘EYE24팀’이 대표적이다. 한국경제는 한경닷컴 기자들이 온라인 대응 기사를 쓰는데, 한경닷컴의 한 기자는 높은 트래픽을 기록한 대가로 받은 상을 페이스북에 공유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근 조선일보가 온라인 대응 기사를 집중적으로 쓰는 자회사 ‘조선NS’를 설립한 대목은 상징적이다. 조선NS는 온라인 대응 기사에 두각을 나타낸 여러 언론사의 기자들을 영입했다. 업무 시스템은 오전 6시 출근해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4교대로 온라인 대응을 한다. 장상진 조선NS 대표는 조선일보 사보를 통해 조선NS 기사가 조선일보 내 PV(페이지뷰) 55% 점유율을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등 진보 언론에선 이른바 ‘온라인 대응’을 하는 데 비판 정서가 있다. 최근 경향신문이 속보 대응팀을 신설하려다 현장 기자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보수 언론이지만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경제보다 온라인 대응에 소극적인 동아일보의 점유율이 높지 않은 점도 ‘성향’보다는 ‘온라인 대응’이 노출 비중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을 방증한다.
지난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기간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실시한 분석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언론노조가 선거 기간 네이버 언론사 구독 페이지의 ‘많이 본 뉴스’ 가운데 ‘선거 기사’만 추렸더니 전체 기사의 83.3%가 해설과 기획 기사가 아닌 스트레이트 중심의 이벤트 보도 기사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네이버 알고리즘이 기사 품질 평가에서 기사 제목, 본문, 이미지, 바이라인, 기사 작성 시간 등을 숫자와 벡터로 변환해 그 차이를 학습한다는 소개를 무색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포털 뉴스 알고리즘이 ‘양질’의 기사를 추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일찌감치 제기됐다. 2018년 6월 네이버 자문기구인 ‘네이버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의 김성철 위원장은 포럼 논의 결과를 발표하며 이렇게 제안했다.
“인공지능은 시의성 있고 사람들이 많이 볼 뉴스를 배열할 텐데, 사람들이 잘 보지 않지만 중요한 사회적 의미, 저널리즘 가치를 갖는 뉴스는 배제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객관적으로 검증된 뉴스 전문가가 내부에서 뉴스 배열을 담당하거나 언론사 기자와의 협업 아래 상호 추천을 통해 와서 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변죽 울린 포털의 응답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다.”
지난해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카오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카카오는 이 같은 입장을 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100% 기계가 한 일’이라며 책임을 피해왔다. 2018년 5월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고, 뉴스 배열에 알고리즘을 전면 도입한다고 발표할 당시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공간과 기술만 제공하는 역할로 물러나 네이버 본연의 정보와 기술 플랫폼에서 답을 찾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포털이 보인 이 같은 태도는 오히려 논란을 키운 면이 있다. 포털은 ‘기계가 하면 공정하다’거나 ‘의도가 배제된다’는 점을 전제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알고리즘은 개발자의 성향과 판단, 사회적 풍토, 외적인 압력이 개입되는 걸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보’, ‘보수’를 가르지 않더라도 매체나 기사 요소별로 가중치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바뀔 수도 있다.
정치권의 알고리즘 공개 요구에 포털은 ‘알고리즘은 그 자체로 영업 비밀’이며, 전면 공개할 경우 어뷰징에 악용당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타당한 면이 있지만, 포털이 알고리즘을 설명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온 사실을 덮어주지는 못한다. 포털의 뉴스 알고리즘 설명은 대중적이지 않고, 접근성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정치적 편향성과 저질 기사 양산 우려에 대한 직관적인 답을 제공하지도 못한다.2) 2015년 10월 5일에 게시된 카카오 뉴스 알고리즘(루빅스) 설명 페이지의 조회수가 1,400여 회에 그치는 점은 알고리즘 설명의 현주소를 드러낸다.
물론, 포털이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건 아니다. 특정 언론을 지나치게 많이 노출한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네이버와 카카오는 ‘언론사 차단’ 기능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는 필터버블을 부추긴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양대 포털이 저질 기사를 양산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질적인 측면을 강화해오기도 했다. 카카오가 기사 열독률(DRI 지수)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반영하는 비율을 높이고 있고, 네이버는 지난 5월 기준 저질 기사에 수익을 떨어뜨리는 NG팩터를 확대하고, 열독률이 높은 기사에 수익을 추가로 배분하는 G팩터를 도입했다. 지난 5월 팩터 개편 이후 일부 언론사들은 높은 트래픽을 기록하고도 수익이 저조하다며 네이버에 항의한 일도 있다.
그러나 포털의 이 같은 노력이 의문을 씻어줄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지난 5월 국회에서 개최된 포털 알고리즘 공청회에서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알고리즘 배열로는 좋은 뉴스를 보여주기 힘들다는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알고리즘이 저널리즘 영역에서 갖는 한계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알고리즘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에 앞서 포털은 본질적으로 ‘뉴스에 100%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했나’라는 질문부터 답할 필요가 있다.
1) 완성된 제품을 분석해 제품의 기본적인 설계 개념과 적용 기술을 파악하고 재현하는 것 <출처 – “리버스 엔지니어링”, 《IT 용어사전》> 편집자 주
2) 원고 작성 이후 네이버는 7월 21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뉴스 추천 알고리즘의 작동방식에 대한 QnA를 공개했다. 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naver_search&logNo=222439522292&parentCategoryNo=&categoryNo=&viewDate=&isShowPopularPosts=false&fr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