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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대한 불만은 일반 독자뿐 아니라 언론계 내부에서도 내력이 깊다. 연합뉴스는 왜 국민으로부터 질타받고 있는지, 언론계 내부에서조차 ‘공공의 적’으로 취급받는 까닭은 무엇인지, 국내 유일 국가기간통신사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연합뉴스에 국민 혈세로 지급하는 연 300억 원의 재정보조금 제도의 전면 폐지를 청원합니다.”
2019년, 연합뉴스 보도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연합뉴스에 지급되는 정부 구독료를 폐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11일 만에 답변 요건인 20만 명을 넘어섰다. 이 청원에는 총 36만 4,000여 명이 참여하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청와대는 답변을 통해 “이번 청원은 우리 모두에게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제도와 공적 역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는 ‘의심’과 ‘불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공적 지배구조를 갖춘 공영 언론이지만 이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 드러날 때마다 문제 제기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오랜 기간 지속됐지만 개선되지 않은 문제와 이에 따른 논란, 그리고 최근 불거진 새로운 논란까지 마주하게 됐다.
거버넌스와 정치적 불공정 논란
연합뉴스는 공영 언론이다.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을 뿐 아니라 뉴스통신진흥회라는 공적 기구가 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다. 이는 방송문화진흥회가 대주주인 MBC와 유사한 구조다.
공영방송보다는 주목도가 떨어지지만 연합뉴스 역시 공영방송과 같은 지배구조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뉴스통신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뉴스통신진흥법)에 따르면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진은 대통령 추천 두 명, 여당 추천 두 명, 야당 추천 한 명, 신문·방송협회 추천 두 명으로 구성한다. 정부 여당 추천 인사가 과반이기에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고, 이 같은 구조의 이사회가 사장을 선임하면서 보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문제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 뉴스통신진흥법 제정 이후 다수의 연합뉴스 사장들이 정치부 기자 출신이었다는 사실이다.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은 사장 출마 당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는 정치권과 연결돼야만 경영이 가능하다는 오판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2007년 이명박 대선 후보 캠프에서 언론 특보를 지낸 최규철 전 동아일보 논설주간이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을 맡아 낙하산 논란을 낳았다. 박정찬 사장 때는 끊임없는 불공정 보도 논란이 이어져 2012년 노조가 23년 만에 파업을 벌였다. 연합뉴스는 파업의 성과로 기자직 사원의 3분의 2가 참여해 과반의 찬성을 얻은 이가 편집총국장을 맡는 ‘편집총국장제’를 도입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박노황 사장 시절 편집총국장제 무력화와 보도 개입 논란이 불거졌다. 2016년 연합뉴스 기자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국정교과서, 비선 실세 의혹 보도 등에서 기사에 대한 부당한 개입이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당시 성명을 통해 “국가기간통신사가 아니라 국가기관통신사가 아니냐는 바깥의 야유에도 우리는 제대로 분개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 지배구조는 단순히 ‘친정부 논조’로 흐르는 점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사회가 여야 정쟁의 장이 되면서 실질적 관리 감독이 힘들어지고, 정치권과 인연이 깊거나 특정 정당에 친화적인 인사가 이사로 선임되며 ‘전문성’을 보장하기도 힘들어진다. 지난달 출범한 뉴스통신진흥회의 경우 박노황 사장 당시 불공정 보도 주역으로 거론되는 조복래 전 연합뉴스 콘텐츠융합 상무, 박병석 국회의장의 고등학교, 대학교 후배이자 2006년 지방선거에 출마한 이력이 있는 전종구 전 중앙일보 중부사업본부장의 이사 선임이 논란이 됐다.
포털 뉴스 공급, ‘도매업자’의 ‘소매’ 논란
언론계 내부에서 연합뉴스를 보는 시선은 달갑지 않다. 뉴스통신사로서 기사 전재를 통한 ‘도매’에 그치지 않고 포털을 통한 뉴스 유통으로 직접 ‘소매’까지 나서면서 언론계의 반감이 커졌다. 종합일간지라 하더라도 기사의 양과 속도에서 연합뉴스를 앞서기 힘든 상황이기에 제대로 된 경쟁이 힘들다. 여기에 연 300억 원에 달하는 국고를 지원받는다는 사실과 기자단 간사를 연합뉴스 기자들이 독식하는 점 등이 겹치며 언론계의 불만은 커졌다. 연합뉴스는 언론계의 ‘공공의 적’인 셈이다.
2013년 연합뉴스와 전재 계약을 중단하는 ‘탈연합뉴스’ 바람이 불었던 것도 이 같은 불만이 누적된 결과다. 표면적으로는 가격 책정에 대한 대응이었지만, 연합뉴스의 ‘B2C’ 사업에 대한 반발 성격도 있었다. 당시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한 신문사 관계자는 “포털에도 서비스를 똑같이 하면서 신문사에서 돈은 돈대로 받는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연합뉴스의 포털 뉴스 공급은 정당하지 않은 행위일까.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 온라인 뉴스 유통 환경으로 전환되며 뉴스통신사가 온라인 공간을 통해 뉴스를 생산해내는 것은 보편적인 흐름이다. 연합뉴스 역시 자사 ‘Q&A’ 페이지를 통해 해외 통신사들도 온라인 대응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외국과 달리 포털 의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데다 포털 내 연합뉴스의 영향력이 독보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2017년 1월, 한국언론진흥재단 분석에 따르면 네이버 뉴스 내에서 연합뉴스 점유율이 28.8%, 모바일 서비스에서는 24.7%로 나타났다. 다음에서는 PC와 모바일을 합산해서 31.2%로 나타나기도 했다. 네이버 전재료를 지급하던 당시 기준으로 연합뉴스의 네이버 전재료 수입은 연 100억 원 대로 추정된다. 언론계에서 가장 높은 금액이다.
최근 연합뉴스의 포털 점유율이 떨어지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연합뉴스의 지분은 무시 못할 정도다. 포털이 연합뉴스 기사를 선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포털 측은 연합뉴스의 기사 수가 많고 속보 비중이 높기에 노출 비중이 높다는 입장이지만 ‘정치적 논란’에 대한 대응책으로 연합뉴스를 활용한다고 보는 분석도 있다. 포털 사업자들의 정치적 불공정 논란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비교적 논조를 드러내지 않는 스트레이트 중심의 ‘기계적 중립’을 선호하는 연합뉴스의 기사는 논란을 덜 수 있는 대체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저질 기사·오보 논란
독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연합뉴스는 어떤 모습일까. 독자들의 문제 제기는 주로 기사의 ‘질’적 측면에 있다. 물론 연합뉴스가 속도, 정확성 측면에서 다른 언론사보다 우위에 있고 양질의 팩트체크 기사를 꾸준히 생산해내는 매체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국가기간통신사라는 매체의 특성을 고려하면 연달아 터져 나온 연합뉴스 기사에 대한 논란은 비중 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가 오보를 내면 계약 매체에서 전재하고, 전재하지 않더라도 받아 쓰는 경우가 많기에 다른 매체가 오보를 낼 때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확산력이 높기 때문이다.
2017년 9월 연합뉴스의 <트럼프 “북한에 긴 가스관 형성중...유감이다”> 기사는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는 대형 오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긴 가스관을 만들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기사는 오보였다. 연합뉴스는 ‘Long gas lines forming in North Korea’라는 표현을 직역했는데 이는 기름을 사기 위해 주유소에 길게 늘어선 줄을 빗대는 표현으로 가스관과는 상관없는 내용이었다.
지난 3월 연합뉴스의 <오스트리아, AZ 백신 중단...“사망자 보고후 예방 차원”> 기사는 외신을 오역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고 보도했지만 실상은 사고가 발생한 것과 같은 일련번호의 백신 6,000회분만 중단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우려가 컸던 상황에서, 기름을 부은 보도였다. 연합뉴스는 지난해 1월 이라크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 현장을 담은 사진을 보도했지만 2019년 가자지구 공습 사진으로 밝혀진 일도 있다.
다른 언론의 ‘온라인 이슈 대응 기사’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확인 취재를 하지 않아 사고를 낸 경우도 적지 않다. 2018년 연합뉴스의 <“져서 미안하다”는 박항서의 말에 베트남팬들 응원글로 화답> 기사는 박항서 감독을 사칭한 계정이 올린 글을 박항서 감독이 올린 글로 착각해 낸 기사였다. 이 외에도 테슬라가 내연기관차를 만든다는 외신의 ‘유머 기사’를 실제 기사로 착각해 오보를 낸 일도 있다.
이들 기사는 연합뉴스만의 오보로 끝나지 않았다. 다른 언론사들이 연합뉴스 기사를 전재하거나 인용해 보도하면서 오보가 확산했다. 그러나 연합뉴스가 슬그머니 기사를 수정해놓고 끝내거나, 사실관계가 틀렸다는 사실을 공표해도 다른 언론이 확인하지 않아 연합뉴스 인용 보도의 오보가 바로잡히지 않는 일이 반복됐다. 지난해 1월 연합뉴스의 독자위원회인 수용자권익위원회에서 “1차적 책임이 연합뉴스에 있다고 한다면 다른 매체에 전파했다고 끝내지 말고 해당 언론사에 요청해서 수정하는 작업도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연합뉴스가 포털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기사의 질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 있다. 2017년 연합뉴스의 잇단 오보에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책임 있고 균형 잡힌 보도보다 자극적으로 시선을 잡아끄는 보도, 먼저 써서 포털 뉴스를 선점하는 보도가 강조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기사형 광고 논란
연합뉴스 오보가 ‘부실’에서 비롯된 문제라면 기사형 광고는 명백한 ‘부정’행위다. 지난 7월 미디어오늘은 연합뉴스와 언론홍보대행사 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편집총국이 아닌 정보사업국 홍보사업팀 임시직 사원 명의로 기사형 광고 2,000여 건을 송출했다고 보도했다. 거래 내역 자료에 따르면 <○○○종합시장, 스마트한 디지털전통시장으로 탈바꿈>, <○○익스프레스,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진행>, <‘신의 예술가, ○○○ 특별전’, 12월 대개막>, <○○전자, 스타일러 신규 디지털 영상 캠페인 4편 공개>, <○○○, 첫 ○○랩 브랜드데이 언택트 행사 성황리 마쳐> 등의 기사를 돈을 받고 작성해 포털에 기사로 내보냈다.
신문법상 ‘기사’와 ‘광고’를 분리하게 돼 있고, 포털 계약 약관 및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규정상 ‘광고’를 기사로 송출해선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 더구나 공영 언론이 이 같은 사업을 지속해온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힘들었다.
미디어오늘이 후속으로 보도한 연합뉴스와 언론홍보대행사 간 계약서에 따르면 연합뉴스는 표면적으로는 언론홍보대행사와 ‘배너 광고 계약’을 맺지만 실제로는 ‘뉴스정보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기사형 광고를 계약했다. 계약 유형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1,0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사전에 입금하고, 이후 기사를 쓸 때마다 금액을 차감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사업은 2009년 시작했으며 하루 10건가량의 기사형 광고를 송출하고 있고 연간 억 단위의 수익을 내고 있었다.
연합뉴스는 미디어오늘 첫 취재 당시만 해도 ‘입장을 줄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기사가 나오자 문제가 된 기사 2,000여 건을 포털에서 삭제했다. 이후 연합뉴스는 기자협회보를 통해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며 미디어오늘에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계약서 공개 등 후속 보도가 이어지고,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제재 절차에 착수하면서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를 시인하고 관련 사업 전면 폐지를 선언했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연합뉴스의 기사형 광고가 보도자료를 기사로 송출했다는 점에서 ‘등록된 카테고리 외 전송’으로 판단해 32일에 달하는 노출 중단과 재평가(퇴출 중단)를 의결했다. 연합뉴스로서는 전례 없는 장기간 포털 노출 중단 사태를 맞게 됐다.
끊임없는 질문, 불성실한 답변
2021년 7월 연합뉴스 수용자권익위원회에서 2년 전 청와대 국민청원이 언급됐다. 강성국 수용자권익위원은 연합뉴스 ‘기사형 광고’ 문제를 언급하며 “국민청원에 30만 명이 넘는 국민이 동의를 했다. 국민들의 여론이 이렇게 매섭고 공정에 대한 요구가 거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상기시켰다.
연합뉴스는 크고 작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연간 300억 원가량의 재정 지원이 적절한 것이냐는 질문을 마주하고 있다. 이는 ‘국가기간통신사가 필요한가’, ‘재정 지원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연합뉴스는 홈페이지에 따로 설명 페이지를 만들고 공적 재원으로 공적 책무를 하고 있고, 전체 경영에서 재정 지원 비중이 크지 않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 페이지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반성하거나 개선을 약속하는 대목은 찾아볼 수 없다.
기사형 광고 논란으로 100명이 넘는 기자들이 성명을 내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자 연합뉴스는 내부 입장문을 통해 연합뉴스가 쓴 기사형 광고 내역과 대동소이한 내용의 기사를 다른 언론도 썼다며 이를 전수 조사해 공개했다. 복수의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도 같은 소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 같은 소명은 안팎의 반발을 키웠다.
연합뉴스가 마주한 질문은 ‘공영 언론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인데 연합뉴스의 응답은 ‘다른 언론도 그렇게 한다’였다. 이는 연합뉴스가 스스로를 어떤 정체성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자,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