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사 상세
[기획연재] 6개의 시선 08 - 펜데믹과 인포데믹
기획연재 | 등록일 : 2021-10-29

2019년 12월 처음 세상에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는 2년 동안 전 세계를 휩쓸면서 2021년 10월 말 기준 2억 4,400만 명이 넘는 감염자와 496만 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비공식적으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감염으로 인한 인적 피해 외에도 코로나19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불러일으켰으며, 2021년 초 한국바이오협회가 공개한 보고서에 의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GDP 손실액이 약 5조 6,000억 달러(약 6,2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피해 외에도 코로나19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나게 했고, 이러한 것 중 하나가 언론 신뢰도에 대한 문제다.

 

올바른 정보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진단 검사, 예방 접종, 치료법 등의 의학적인 수단 외에도 대중에게 신종 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교육하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이 필요하다. 자연재해가 발생하더라도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대처법을 익히고 있는 경우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자연재해는 그것이 위험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기에 대중의 부적절한 대응을 통해 큰 피해가 발생한다. 2004년 2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인도양 쓰나미에서, 해변가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사망했으나 해변의 물빠짐이 쓰나미의 전조임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대피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따라서 대중이 신종 감염병의 위험성을 이해하고 최선의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러한 역할은 언론이 담당해야 한다.

 

그런데 신종 감염병과 같은 미지의 재난에서는 항상 정확한 정보만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신종 감염병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기에 정확한 지식 부족으로 인한 부정확한 정보 전달이 있을 수 있으며, 때로는 의도적인 왜곡을 통해 틀린 정보가 대중에게 알려지기도 한다. 코로나19에 대해 성공적인 대응을 했던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기성 언론이나 유튜브 같은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유통됐다. 예를 들어, 정부가 방역을 통해 사회를 통제하기 위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과장하고 있다거나 코로나19는 백신에 있는 전자칩을 통해 사람을 노예화하기 위해 특정 회사가 만들어낸 질환이라는 등의 심각한 음모론이 속하는 조작된 정보(Disinformation), 예방접종 이상 반응의 선후 관계를 인과 관계인 것처럼 전달하는 것처럼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특정한 의도를 담아 대중에게 혼란을 주는 방식으로 전달되는 악의적 정보(Mal-information), 틀린 정보를 언론이 가려내지 못하고 전달하는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가 여러 경로로 전달됐다. 이러한 정보들은 결국 대중에게 혼란을 주고, 신종 감염병에 대한 잘못된 반응을 유도한다. 따라서 틀린 정보의 유행(인포데믹, infodemic)을 막는 것은 신종 감염병에 대한 의학적인 대응만큼 매우 중요하다.

 

올해 2월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위기 대응 문서’1)를 통해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8가지를 발표했는데, 그 중 리스크 커뮤니케이션과 커뮤니티 관여(RCCE, Risk Communication, Community Engagement), 인포데믹 관리(Infodemic Management)가 포함돼 있다. 개인이나 사회가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시기에 온·오프라인으로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 극복에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인포데믹 해결에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은 해당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에게 의견을 묻고 이를 정리해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가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코로나19 정보와 의견을 제공했다. 덕분에 국민들이 코로나19를 이해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코로나19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 또한 이러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사회적인 공론을 통해서 정책에 반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지고 대응이 복잡해짐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의 의견 불일치가 발생했으며, 언론에 의해 전달된 상반된 의견은 오히려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따라서 적절한 의견을 제공하는 전문가를 선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미국 의학 전문 포털인 메드페이지투데이는 올해 5월 서로 다른 의견을 주는 전문가 중에서 신뢰할만한 정책 제안을 하는 전문가를 가려내기 위한 조언을 기사화했다.2) 도움이 될 만한 일부 내용과 개인적인 의견을 함께 소개하려 한다. 물론 신뢰할만한 정책 제안과 정확한 의학적 사실 사이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적절한 전문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측면에서는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못지 않게 중요한 언론의 전문성


해당 기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사회에는 코로나19의 위험을 부정하는 의견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위협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의견까지 매우 다양한 극단이 존재하는데, 진실은 적절한 균형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전문가들의 의견 또한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일에도 균형이 필요함을 얘기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례 없는 위협에서도 실현 가능한 방법들을 현명하게 선택하는 사람이 적절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으며,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고려해 제시하는 의견이 적절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으며, 이러한 결과는 완전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의 한계를 인지하고 제공된 의견이 적절한 의견이다.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를 무시하고 이상에 치우쳐진 의견들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의료 행위는 기본적으로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므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일련의 행위들은 아프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봉사라는 측면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중에게 인기 있는 발언들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전문가의 의견은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전문가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본인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객관적인 자료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의학논문 검색사이트 펍메드(PubMed)3)에 의하면 코로나19 관련 논문은 2020년에 61,273건, 2021년 10월 말까지 67,689건이 발표됐다. 하루에 200편 전후의 논문이 게재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높아진 이해도를 근거로 해 본인 주장의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해 다른 나라 사례를 분석하는 경우도 흔한데, 감염병 발생이나 관리는 국가별 특성에 따라 다른 경우도 많으므로 이러한 점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가라 하더라도 신종 감염병에 대해서는 본인의 한계를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도 사람이고 실수를 하거나 틀릴 수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해당 분야의 여러 전문가를 통한 교차 검증이 정확한 정보 습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상기 원칙들은 적절한 의견 및 전문가를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이러한 원칙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언론인의 전문성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언론인이 해당 분야 전문가와 동일한 정도의 지식과 소양을 갖추는 것은 어렵다. 실제로 의사 출신 전문 기자도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잘못된 내용을 보도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정보가 불완전하고 의학이 매우 다양한 전문 분야로 구성돼 있기에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오류다. 하지만 해당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전문성은 필요하다. 이러한 소양은 단기간의 학습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해당 분야에서 다년간의 경험을 쌓아야만 구축이 가능하며, 이러한 중장기의 경험은 지식 외에도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언론인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1) <COVID-19 strategic preparedness and response plan>,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1.2, https://www.who.int/publications/i/item/WHO-WHE-2021.02

2) Prasad, V., <Op-Ed: Will the real COVID experts please stand up?>, Medpagetoday, 2021.5.18, https://www.medpagetoday.com/opinion/vinay-prasad/92652

3) https://pubmed.ncbi.nlm.nih.gov 

 

저자의 다른 미디어
  • 필자 : 이혁민
  • 소속 :
  • 직함 :
  • 발행 : 2021-10-29
  • 조회수 : 5
  • 키워드 :
블로그 공유 트위터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