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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메타버스를 이야기하는 요즘이지만 그 실체를 실감하기는 쉽지 않다. 메타버스는 과연 무엇이며 메타버스가 변화시킬 미래의 모습은 어떨지 전망해보고, 메타버스 시대를 주도할 기업은 누가될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메타버스: 현상을 규정하는 내러티브
메타버스(metaverse)라는 표현은 지난 2020년 매튜 볼(Matthew Ball)의 에세이1)를 통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매튜 볼은 새롭게 등장하는 인터넷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메타버스라는 내러티브를 사용했다. 메타버스의 정확한 정의가 무엇인지, 메타버스는 한때의 유행인지를 두고 논쟁이 뜨겁다. 유행하는 대상은 강력한 내러티브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 역사를 놓고 보면 사이버 스페이스, 웹 2.0, 애즈어서비스(as a Service), 우버화(Uberfication) 등이 내러티브의 힘을 보여줬다.
인간은 대화를 위해 이야기(stories)를 이용한다. 우리는 의도한 바를 설명하고, 어떤 대상을 평가하기 위해 이야기를 이용한다. 이야기는 우리가 인지하는 세상의 많은 부분을 정의한다. 내러티브는 사회에 확산하고 있는 이야기다. 내러티브를 매개로 사회 집단 또는 그룹이 형성된다. 내러티브는 이야기되는 것과 이야기되지 않는 것을 경계 지음으로써 특정 사회의 상상력을 정의한다. 내러티브는 복잡한 설명이 필요한 대상을 한두 단어로 설명한다. 설명이 성공하면 단어의 사회 수용성은 매우 빠른 속도로 높아진다. 그러나 풍부한 설명이 배제된 내러티브의 확산은 해당 단어의 불명료함과 모호함을 높인다.
메타버스가 이에 해당한다. 각 기업들은 메타버스라는 표현이 지닌 내러티브의 불명료함을 각자의 기업에 이롭게 이용하곤 한다. 메타버스가 내러티브로 성공하며 페이스북,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제페토 등 기업은 스스로를 메타버스 구현 기업이나 서비스라 칭한다. 자연스럽게 메타버스의 기표(signifiant)는 과잉생산되고 과잉소비된다. 메타버스는 확정된 그 무엇이 아직 아니다. 메타버스는 그 의미 세계를 채워가야 하는 개념이다. 메타버스는 닐 스트븐슨(Neal Stephenson)의 소설로부터 출발했고, 매튜 볼의 글을 통해 유명해졌다. 메타버스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진행될 다양한 기술 진화를 통칭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단계가 될 것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메타버스를 다음 단계의 인터넷이라고 주장한다. 주장의 타당성을 따지기 위해 현재의 인터넷과 기술 진보로 인해 가능해질 내일 인터넷과의 구별이 중요하다. 현재의 인터넷은 종이신문, TV와 같은 미디어의 진화와 혁명 또는 그 결과다. TV의 진화 형태는 벤 톰슨(Ben Thompson)의 주장2)처럼 유튜브, 넷플릭스, 틱톡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서비스지만 이용자가 상호작용하는 미디어라는 공통 특징을 지닌다. 현재의 인터넷은 상호작용 미디어에 더해 이커머스 및 SaaS 서비스를 주요 구성 요소로 포함한다.
유튜브, 넷플릭스, 틱톡 등은 서비스 요소와 상호작용 형태에 따라 구별되는 서비스이며 앞으로 그 발전 방향도 다르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틱톡과 달리 카메라를 서비스의 기본 요소로 갖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넷플릭스와 틱톡의 진화 방향은 다를 수밖에 없다. 모든 스마트폰에는 카메라가 있기 때문에 틱톡 이용자 모두는 잠재적으로 틱톡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틱톡과 스마트폰 카메라가 짝을 이뤄 독특한 서비스가 탄생하고 진화하는 것처럼, AR 안경과 VR헤드셋은 어울리는 새로운 서비스와 짝을 이루며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내일의 인터넷은 AR, VR과 짝을 이루는 다양한 서비스와 함께 진화할 것이다. 3D 기술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AR과 VR이 가능케 할 2D와 3D 간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3D 간의 상호운용성이다. 상호운용성이 갖춰질 때 비로소 AR, VR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와 관련 경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유튜브, 틱톡 등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와 짝을 이뤄 상호운용성을 가지듯, AR과 VR은 서로 다른 서비스에서 작동할 상호운용성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AR, VR과 짝을 이루는 새로운 서비스, 다시 말해 AR과 VR의 상호운용성에서부터 출발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언제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오는가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내일의 인터넷을 이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포트나이트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픽게임즈는 서비스 근간이 되는 언리얼 엔(Unreal Engine)3)이라는 그래픽 엔진의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포트나이트에서 이뤄지는 가상 공간 속 음악 콘서트는 동일 그래픽 엔진을 사용하는 다른 서비스를 통해서도 즐길 수 있다. 이렇듯 상호운용성은 열린 생태계와 새로운 기술 진화의 전제 조건이다. 에픽게임즈의 그래픽 엔진을 공유하는 다른 서비스에서 동일 콘서트를 즐기는 미래를 상상해 보자. 이는 스마트폰이 아닌 AR 안경이나 VR 헤드셋으로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상호운용성과 그래픽 엔진은 메타버스의 기초 기술에 속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기반 위에서 작동하는 가상 세계 아바타는 메타버스의 기초 기술이라기보다는 다수 특징 중 하나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메타버스의 경제적 재화 NFT
현재의 인터넷이 상호작용 측면에서 미디어의 진화 형태라고 한다면, 다음 단계의 인터넷은 상호작용의 가능성이 현재의 인터넷보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세계일 것이다.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인간이 아바타 등으로 표현돼 순수한 디지털 행위로 상호작용한다’는 주장의 타당성이 여기 속한다. 상호작용을 위해서는 그래픽과 같은 기술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메타버스에서 경제적 거래행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표준이 필요하다. 메타버스라는 평행 세계에서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그 무언가가 진짜라고 평가하고 신뢰할 기준 또는 표준이 필요하다. 여기에 암호화폐 패러다임이 적용될 수 있다. NFT는 평행 세계 또는 가상세계에 존재하는 사물의 거래를 기술적으로 가능케 할 기초를 구성한다. NFT는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은 디지털 재화다. NFT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디지털 재화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의 기초 기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과 같은 상상이 가능하다. 뮤지션 A의 포트나이트 콘서트 입장권이 NFT로 뮤지션 A의 팬클럽 회원에게만 판매된다고 가정하자. 팬클럽 회원 B가 구매한 입장권을 다른 회원 C에게 판매한다면 회원 B는 콘서트에 입장할 수 없다. NFT는 배제성(exclusivity)을 지니며, 디지털 재화에 희소성(scarcity)이라는 특성을 부여한다. 뮤지션 A는 콘서트장에 VIP 좌석 10개를 설치한다. 뮤지션 A의 팬 중에서도 뮤지션 A가 판매한 모든 앨범의 NFT 버전을 소유한 팬들만 VIP 좌석에 입장할 수 있다. NFT 앨범의 희소성으로 인해 VIP 좌석 수가 제한돼 있다는 사실이 더해지면 뮤지션 A 앨범의 NFT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NFT는 재판매 과정에서 원작자에게 로열티를 자동 지불하는 특징을 지닌다. 팬덤을 보유한 창작자로서는 NFT 위에 작동하는 메타버스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자연스럽게 수많은 창작자와 더 많은 팬이 메타버스로 들어올 가능성이 증가한다. 물론 NFT의 대중화 또는 NFT와 짝을 이룬 메타버스의 대중화에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메타버스의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사명을 메타(meta)로 바꾼 기업 페이스북이 일찌감치 메타버스에 발을 디딘 것은 득이 될 수도 있고 손실이 될 수도 있다.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그 의미는
매튜 볼은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등을 통해 앞으로 인터넷 이용 방법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할 수 있고 미리 맛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매튜 볼도 메타버스의 전제가 되는 기술이 언제쯤 성숙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메타의 저커버그는 메타버스로 기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iOS, 안드로이드에서 작동되는 하나의 앱이었을 때는 기업 운영 측면에서 유용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될수록 페이스북 앱은 그만큼 많은 사람에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30억 명의 적극 이용자를 얻을 수 있었다. 이는 인스타그램, 왓츠앱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iOS, 안드로이드의 어깨 위로 올라타면서 기업 메타는 빠르게 성장했고, 세계 디지털 광고시장 넘버 2가 됐다. 그러나 애플과 구글이 허락한 범위 내에서만 경제활동을 할 수있고, 애플과 구글이 제공한 기술 범위 내에서만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애플과 구글은 페이스북의 행동 범위를 제약했을뿐 아니라 페이스북의 광고 비즈니스를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다.
기업 메타의 총매출 중 광고 비중은 2021년 3분기 기준 97.47%다.4) 높은 광고 의존도는 결국 애플과 구글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뜻한다. 페이스북 스스로 밝힌 바5)에 따르면 애플 iOS 14.5 업데이트로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광고 효율이 평균 15%의 차이를 보였다. 기업 메타에게 애플과 구글은 위협 요소가 됐다. 저커버그는 2017년 정례 F8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독립 플랫폼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6) 그 이후에도 저커버그는 AR과 VR이 기업 메타의 미래라고 주장하면서 관련 계획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 그 결정판이 기업 이름을 메타로 바꾼 것이다. 앞서 살펴본 메타버스의 기술 진화 방향을 고려하면서 기업 메타의 메타버스 관련 자산을 살펴보도록 하자.
△소셜 그래프: 기업 메타의 가장 큰 자산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을 통해 확보한 다양한 소셜 그래프(Social Graph)다. 이는 다른 빅테크 기업뿐 아니라 몇몇 중국 빅데크 기업을 제외하면 지구상 어떤 기업도 갖고 있지 않은 자산이다. 기업 메타가 소유한 30억 명의 소셜 그래프는 인류의 인간관계 지도와 다름 아니다. 이는 가상 평행 세계, 다시 말해 메타버스에서도 유효하다. △자본: 기업 메타의 2021년 3분기 순이익(netincome)은 약 92억 달러(약 10조 원)에 달한다. 이 막대한 자본을 메타버스 관련 기술 및 서비스에 투자할 수 있다. 기업 메타의 가용 자본을 저평가해서는 안 된다. 현재 기업 메타를 압박하는 정부 규제를 벗어나려면 막대한 기업 메타의 자본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해 규제 당국을 설득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왓츠앱을 인수해 세계 디지털 광고시장의 넘버 2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규제 당국은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왓츠앱 인수 허가를 실수라고 평가했고, 현재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의 기업 분리에 관한 논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 메타가 소셜 그래프를 가진 다른 기업을 인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 메타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이 기업 메타의 미래다. AR과 VR이인터넷의 새로운 상호작용 패러다임을 만들어 낸다고 가정하자. 이를 위한 그래픽 엔진, 상호운용성, 표준, 새로운 OS, NFT 등 관련 기술은 갖춰졌다고 함께 가정하자.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풍부한 소셜 상호작용이 발생할 것이다. 이때 기업 메타가 갖고 있는 소셜 그래프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내일 인터넷의 등장은 이 세계에 강력하고도 새로운 승자를 낼 것이다. 누가 승자일까? 승자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구현하는 기업 또는 메타버스 관련 훌륭한 인재를 갖춘 스타트업을 가장 많이 인수하는 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가장 많은 인수를 위해서는 가장 일찍, 가장 많은 돈을 써야 한다. 저커버그의 결정은 바로 이것이다. 기업 메타는 메타버스 관련 기술과 서비스에 큰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힘과 동시에 관련 기업과 스타트업을 가능한 많이 인수하는 데 자본을 아낌없이 쓰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기업 메타가 그래픽 엔진 관련 기업, NFT 마켓플레이스를 사들인다고 정부 당국이 규제에 나설 수 없다. 규제할 근거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즉 내일의 인터넷에서 광고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메타버스에서도 기업 메타는 어떤 식으로든 광고로 큰돈을 벌 가능성이 높다. 기업 메타가 VR과 짝을 이루는 서비스를 통해 광고로 거대한 수익을 올릴 때 애플과 구글은 이를 위협하지 못할 것이다. 인스타그램의 이커머스 행보를 보자. 오늘의 인터넷에서도 이커머스는 큰 성장을 거두고 있지만 내일의 인터넷에서도 이는 유효할 것이다. 인스타그램의 인플루언서와 팬 간 구조는 메타버스에서도 작동하는 원리다. 이렇게 기업 메타는 다가올 내일의 인터넷에 누구보다 먼저 발을 걸치고 있다.
페이스북과 저커버그는 늘 저평가 대상이었다. 기업 메타의 경영, 데이터 관리의 잘못을 두둔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업 메타가 규제로 몰락할 것이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수명을 다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기업 메타의 다양한 시도는 실패를 경험했고 앞으로도 실패할 것이다. 그러나 막대한 자본과 풍부한 소셜 그래프라는 무기를 들고 돌격하는 기업 메타를 막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2020년대를 주도하는 기업을 꼽을 때 기업 메타가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1) Matthew Ball, <The Metaverse: What It Is, Where to Find it, and Who Will Build It>, MatthewBall.vc, 2020.1.13, https://www.matthewball.vc/all/themetaverse
2) Tompson, B., <Clubhouse’s Inevitability>, Stratechery, 2021.2.15, https://stratechery.com/2021/clubhouses-inevitability
3) https://www.unrealengine.com/en-US/download
4) Condon, S., <Facebook delivers light Q4 revenue guidance, mixed Q3 results>, ZDNet, 2021.10.26, https://www.zdnet.com/article/
facebook-gives-light-q4-revenue-guidance-after-mixed-q3-results/
5) Mudd, G.,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성과 및 측정 개선하기>, Meta for Business, 2021.9.22, https://www.facebook.com/business/news/navigating-change-and-improving-performance-and-measurement
6) Kokalitcheva, K., <Everything Facebook unveiled on Day 1 of its conference>, Axios, 2017.4.19, https://www.axios.com/everythingfacebook-unveiled-on-the-first-day-of-its-conference-2367619982.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