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사 상세
[커버스토리1: 저널리즘은 안녕한가] 한국 언론은 안녕한가1: 해외에서 바라본 한국 언론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1-12-31

언론 산업의 위기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언론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고품질 저널리즘을 추구해야 하는 한국 언론의 구체적인 실천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의 언론 산업은 중대한 기로에 있다. 언론은 하나의 조직으로서, 운영을 위한 수익을 창출함과 동시에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책임도 지고 있다. 세계는 허위 정보와의 소리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무수한 미디어 채널은 시시각각 뉴스를 보도하고 이들 뉴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한다. 뉴스 전달 경로가 다양해지며 독자층은 더 넓어졌지만 언론 산업은 안정된 수익 모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적으로 저널리즘이 마주한 위기 속에서 언론이 산업으로서 그리고 사회적 역할자로서 지니는 가치를 진단하고 제안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한국 언론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모색해보고 앞으로 해야 할 역할과 과제를 살펴보도록 하자.

 

언론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

 

세계 각국은 문화적·구조적 차이로 인해 한 나라의 언론 산업 성공 사례가 일괄적으로 적용되진 않는다. 그 나라에 맞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언론 산업 구조는 여전히 디지털 수익보다 종이신문 수익이 강세다(김영주, 2021). 한국은 지면에서 디지털로의 수익 구조 전환 속도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느린 편이다. 이는 일본이나 인도와 유사성을 보인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은 디지털 광고와 구독 수익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각국의 언론 산업 특히 신문산업의 구조와 생태가 각기 다른 개별적 특성을 지님을 의미한다. 미국의 경우 종이신문 붕괴가 훨씬 빠르게 진행 중이다. 발행부수 감소로 인해 디지털 구독에서 해결점을 찾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신문 이용 문화와 인식으로 인해 유료 디지털 구독으로 이어지는 데 여러 난관이 있다. 그렇다면 종이신문과 디지털 신문 간 최적 조합을 모색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 언론 산업에서는 디지털 전환을 지속하되 종이신문의 역할도 그에 맞게 조정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국의 언론 산업은 위기 그 자체다. 광고 수익 모델 붕괴로 디지털 구독 모델로 산업의 구심점이 옮겨지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문제가 있다. 유료 구독의 주 고객인 중산층 이상에 보다 호의적인 기사를 작성하는 편향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구독을 하지 않는 독자들은 그만큼 불이익을 경험하는 일종의 디지털 격차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자본의 영향으로 미국 언론은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인 민주주의 수호를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언론 신뢰도 하락은 수용자로 하여금 진실한 뉴스를 찾게 했다. 그 결과 비영리 공공 언론인 PBS(Public Broadcasting Service), NPR(National Public Radio)을 더 믿고 찾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들은 정부와 민간 지원으로 운영되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고 투명한 시각을 전달하는 진실한 저널리즘을 원하는 사람들로부터 지지 받고 있다(Current Problems in the Media, 2021).

 

한국 언론 산업의 방향 전환을 위해 자체적인 수익 모델 개발 노력과 공공미디어의 등장을 통한 선의의 경쟁 및 저널리즘 품질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정부 기금 지원과 민간 재단의 자금 출연을 통해 공공미디어를 운영하는 데 있어, 언론의 편향성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공공미디어가 상업미디어에 비해 결코 정부 비판을 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정부 지원에 따른 언론의 종속 문제는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Pickard, 2020). 비영리 언론단체의 성공 사례인 텍사스트리뷴(The Texas Tribune)의 경우, 재단이나 기업, 회원의 후원으로 운영되지만 이들의 후원이 저널리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미국에서는 지방자치단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 언론을 지원하는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시민과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뉴스룸을 구성하면 바람직한 언론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언론 산업 전반에 대한 전국적인 공론화를 통해 신뢰할 수 있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언론 모델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고려할 때다. 수익 창출 실패로 인한 적자 운영, 허위 정보 난무로 인한 언론 신뢰도 훼손, 언론의 편향성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는 환경에서 수용자들은 진실의 언론, 믿을 수 있는 언론에 대한 갈망이 있다. 민주주의 근간을 지키는 언론은 국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언론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피해도 국민이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 진실한 뉴스를 접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언론 산업의 자체적인 노력에 더해 공공 투자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노력이 이뤄질 때 언론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

 

신뢰 회복은 성공의 열쇠  

 

한국의 정치·사회적 흐름에는 미국과 유사점이 있다. 언론이 진보와 보수로 갈라서 있다는 점이다. 미국도 폭스(Fox)와 CNN이 정치적 시각차를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대표적인 미국 언론인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ABC, CBS, NBC가 모두 진보 언론으로 분류된다. 반면 보수 언론은 폭스가 대표적이다. 그 외 다른 보수 언론사도 진보 언론사보다 규모가 작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국의 언론 산업 구조는 언론이 다양한 시각을 객관적이고, 투명하며, 책임감 있게 보도하고 또 비판하는 역할로부터 멀어져 있음을 나타낸다.

 

 

[그림 1] ABC 뉴스의 BLM 보도 <출처 –ABC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https://abcnews.go.com/US/photos/black-lives-matter-movement-photos-44402442/image-77809565>;

 

 

언론이 사회의 주요 이슈나 사건의 정치적인 면을 부각하여 보도하는 점도 유사하다. 한국의 경우 촛불시위가, 미국에서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M, Black Lives Matter) 운동이 유사성을 보인다. 미국은 백인 경찰이 흑인 용의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가 BLM으로 연결돼 전국적인 인종 시위로 번졌다. 이후 언론과 정치의 좌우 대립 양상은 더 심해졌다. 이를 보도하는 언론사들도 진보·보수 배경에 따라 사회적 이슈를 보도하는 시각이 다르게 나타났다.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집단들 간 의견 양극화도 확대됐다. 따라서 양국은 진보·보수 진영의 국민이 서로 언론의 공정성을 원하며 신뢰도를 매우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2] 2021년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언론 신뢰도 조사. 한국3(2%)과 미국(29%)이 가장 신뢰도가 낮은 국가로 평가됐다 <. 출처 -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1>

 

 

최근 미국의 한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 진보 매체로 분류되는 ABC, CBS, NBC,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CNN의 신뢰도 평가가 50%로 나타났다. 보수 매체인 폭스는 44%였다(Watson, 2021). 공화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들은 65% 이상이 폭스를 신뢰도 높은 매체로 평가했고, 반대로 민주당 지지자들은 CNN과 NBC, CBS 등의 진보 성향 매체의 신뢰도를 60% 이상으로 평가했다. 정치적 성향에 따른 극명한 신뢰도 차이를 볼 수 있다. 세계 주요국을 대상으로 한 언론 신뢰도 조사인 2021년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언론 신뢰도는 29%, 한국은 32%로 타났다. 조사 대상국 중 두 나라는 가장 낮은 신뢰도 결과를 보였다(Reuters Journalism Institute, 2021). 한국과 미국의 언론 산업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신뢰도 회복임을 드러낸다.

 

기사 품질 높이고 저널리즘 가치 회복해야

 

한국 언론에 바라는 바는 언론의 품질과 가치다. 대부분의 한국 저널리스트들은 최선을 다해 기사를 작성하고 언론의 역할을 다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 존재한다. 미국 언론에도 개선이 필요한 점은 많지만, 한국과의 보도 방식에 있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살아있는 저널리즘 작품으로서의 고품질 기사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제안을 한다. 미국 기사들은 내용이 길고 매우 자세하다. 그리고 직접 인터뷰하고 독자들이 궁금해 할 내용을 기자가 직접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을 기사에 담으려고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사 하나를 읽는 데 시간이 더 걸리기는 하나 읽고 나면 배우게 된다. 하나의 짧은 전문 문서를 읽는 느낌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기자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을 거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한국도 기사 수에 연연하기보다는 더 깊이 있는 기사가 많이 생산돼 독자들이 자신들의 투자(구독)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게 되면 좋겠다. 물론 여러 제약이 있을 것이다. 저널리즘의특성인 시의성, 감시 기능으로 인해 맥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저널리즘 윤리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낮은 언론 신뢰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고품질 전문 기사들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허위 정보를 이기고, 수익 모델로 연결되는 결실로 이어질 것이다. 이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각 언론사가 새해 전략으로 고품질 저널리즘을 채택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면 독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탄력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본다. 내용이 알차고 직접 취재하며 분석하고 진단하는 기사를 더욱 자주 접한다면 각종 편향성 논란이 있더라도 기사 품질 자체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점차 신뢰도도 회복될 것이다. 물론 이를 하기 위해서는 저널리스트들의 노력과 노동이 더 필요하게 될 것이나 그만큼 가치가 있을 것이다.

 

둘째, 미국의 경우 반드시 인터뷰 대상자 이름과 소속을 밝힌다. 그리고 언론사 기자가 직접 연락하고 인터뷰한 내용임을 알 수 있다. 반면 많은 한국 언론 기사들은 A씨, B씨 등 익명으로 표시되며 ‘방역 관계자에 따르면’ 또는 ‘전자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으로 표시돼 기사에 대한 독자의 궁금증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한국 기사 중에도 직접 인터뷰하는 경우가 있지만 우선 기사 길이가 짧고 기자가 직접 찾아가거나 연락하고 취재한 내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인상을 준다. 대부분 기자가 열심히 취재하고는 있으나 아직 기사의 전문성, 투명성, 독창성, 정교함, 정확도에서 아쉬움을 느낀다.

 

셋째, 한국 언론 보도의 범죄자 신분 보호 정도에 있어서도 미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 사생활 보호, 초상권 보호에 대한 법적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혐의가 확실하고 경찰·검찰에 검거되거나 법원 재판이 있을 경우에만 얼굴과 이름이 모두 공개된다. 미국 온라인뉴스협회(ONA, Online News Association) 강령에 따르면 범죄 증거가 있거나 기소된 경우 민주주의의 알 권리와 공공데이터 확보를 위해 얼굴을 공개하도록 한다. 반면 한국의 신문윤리실천요강 7조는 피의자나 피고 명예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얼굴 공개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독자들이 알 권리를 완전하게 행사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 또한 언론 신뢰도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넷째, 사회 트렌드 변화도 잘 읽어야 한다. 문화 흐름에 민감한 Z세대는 소셜미디어로 뉴스를 접하고 인플루언서에 익숙하다(Munslow, 2021). 공인이나 유명인과도 댓글로 소통할 수 있어 심리적 거리가 단축됐다. Z세대는 저널리스트도 인플루언서처럼 소통하기를 기대한다. Z세대는 정확성, 투명성을 선호하며 감정 표현에 솔직하다. 따라서 저널리스트가 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저널리즘 원칙을 지키면서도 그들이 원하는 것에 맞게 공감하는 방식과 글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뉴스 웹사이트와 앱의 이용이 쉽고 오류가 없어야 한다. 정확하고 정교한 장문 기사뿐만 아니라 투명하고 공감할 수 있는 단문 기사와 그래픽, 영상 뉴스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위 제안들은 결국 현재 저널리즘이 마주한 위기를 돌파하는 방법과 밀접한 연관 있다. 우선 디지털 환경으로 인한 광고 수익 모델 붕괴로 미국 70% 이상의 언론사들이 디지털 유료 구독으로 전환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조사 결과 독자들이 유료 구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고품질 뉴스를 꼽았다(Fletcher, 2020). 무료일 때보다 양질의 기사를 접할 수 있다면 구독료 지불 의사가 있다고 했다. 또한 구독 이유로 저명한 저널리스트들의 글을 읽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 밖에 중요한 이유로는 저렴한 구독료, 편리한 이용, 모든 언론사의 뉴스를 동시에 보면서 편향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지속가능한 고품질 저널리즘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로 구독료를 기꺼이 지불하겠다고 했다. 독자들이 고품질 저널리즘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은 언론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인정하는 것이며 앞으로도 그 역할은 계속돼야 함을 시사한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뉴스를 전달하는 강력한 채널이 되고 있다는 것도 뉴스 품질과 직접 연관된다. 전통 언론이 다루지 않는 부분을 소셜미디어에서 보충하는 것은 의미가 있으나 품질 차원으로 접근할 때 뉴스의 진실, 확인, 가치, 투명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즉 허위 정보가 생산되거나 확산하는 채널로 자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할 방법도 고품질 저널리즘에서 찾을 수 있다. 고품질 저널리즘을 위해서는 언론사들의 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 객관적인 조사에서도 나타나듯이 독자들은 언론으로부터 진실성, 투명성, 정확성, 책임성을 원하고 있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수익 모델 창출을 위한 변모와 함께 고품질 저널리즘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을 언론사들은 주지해야 한다.

 

고품질 저널리즘으로 거듭나는 한국 언론 되길

 

한국 언론 산업은 디지털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역량이 뛰어난 저널리스트들도 많다. 또한 여전히 종이신문이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과의 조화를 통해 최적의 수익 모델을 찾아낼 수 있다고 본다. 한국 언론 산업이 지닌 유리한 조건을 살리고 고품질 저널리즘도 함께한다면 미래는 밝다. 저널리스트들은 독자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책무가 있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움직임을 잘 간파하고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안내하는 것도 저널리스트들의 역할이다. 미디어 채널의 다양화로 독자들의 올바른 판단을 방해하고, 혼란을 일으키는 교묘한 방법이 늘고 있다. 이때 정통 저널리스트들이 의제를 잘 해석해주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사회의 흐름을 잘 읽고 선도해 나간다면 한국의 언론 산업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널리즘은 사회의 필수조건이며 강한 생명력이 있다. 2022년에는 새롭게 거듭나는 고품질의 한국 언론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저자의 다른 미디어
  • 필자 : 강석
  • 소속 :
  • 직함 :
  • 발행 : 2021-12-31
  • 조회수 : 5
  • 키워드 :
블로그 공유 트위터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