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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제20대 대선 보도를 돌아보다] 지방선거 보도 어떻게 해야 하나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2-04-29

선거 보도는 유권자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미 우리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치르며 선거 보도의 다양한 문제점을 확인한 바 있다. 오는 6월 실시될 지방선거를 앞두고 언론이 정확하고 신뢰 받는 선거 보도를 위해 유념해야 할 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선거 보도는 유권자들이 합리적, 이성적으로 후보자를 선택하는 주요 근거가 된다. 또한 미디어 정치 유형 중 유권자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큰 분야기도 하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에 대한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구교태·김동윤·이미나, 2018).1) ‘투표 시 귀하의 후보자 선택에 영향을 준 것’을 조사한 결과, 유효 응답자의 40.8%가 1순위로 선거 보도를 지목했다.2)


선거 보도의 영향력은 의제 설정(agenda-setting)과 점화(priming) 효과를 통해서도 지지돼 왔다. 특히, 그 영향력은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낮고 태도가 확고하지 못한 유권자에게 더 두드러진다. 유권자 인식과 행위 판단에 미치는 선거 보도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바람직한 선거 보도를 위한 제언과 대안은 지속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다.

 

 충분한 선거 보도와 유통 구조 검토 필요

 

지방선거에서 지역 유권자의 합리적 판단을 위해서는, 먼저 충분한 선거 보도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국지3)는 하루 평균 3.5개의 선거 보도를 한 반면, 지방지는 하루 평균 6.9개의 뉴스를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4) 또한, 분석된 5개 전국지 모두 서울 지역 관련 선거 보도가 가장 많았지만, 지방지들은 모두 자기 지역에 대한 선거 보도를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한 양적인 측면에서 지방지가 전국지보다 언론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알 권리를 위한 충분한 정보가 공론장의 전제이고, 선거 보도를 통해 얻은 정치 지식이 정치 참여의 주요 동인임을 고려한 충분한 선거 보도가 필요하다. 

 

유권자에 대한 선거 보도의 영향력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관련 뉴스가 실제 어떻게 유통·소비되는지도 검토돼야 한다. 유권자들의 적절한 선거 보도 이용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지방선거 공식 운동 기간 유권자들의 매체별 선거 뉴스 이용 빈도를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포털을 통해 선거 보도를 가장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구교태·김동윤·이미나, 2018).[표]


 

[표] 매체별 선거 보도 이용 평균 빈도 (n=900)

 

<참조: 빈도 측정값 1=‘전혀 이용하지 않음’, 2=‘1주에 1~2일’, 3=‘1주에 3~4일’, 4=‘1주에 5~6일’, 6=‘매일, 전국지로는 조선·중앙·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겨레가 조사됐고, 지역신문으로는 부산일보, 매일신문, 경인일보, 대전일보, 광주일보가 조사에 사용 됐다.>

 

 

포털 ‘네이버’와 ‘다음’에 선거 관련 기사를 많이 제공한 매체는 인쇄 매체, 뉴스통신사, 방송, 인터넷 신문 순이었다. 하지만 분석된 전체 1,362개의 선거 보도 가운데 지역 매체의 뉴스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온라인 뉴스 시장에서 지역 매체가 얼마나 배제되었는지를 보여준다.5)

 

선거 관련 뉴스에 대한 포털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지역 매체의 선거 보도를 효과적으로 편성·유통하려는 포털의 노력과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 지방선거에 대한 지역 언론의 역할과 기능이 회복될 수 있도록 포털의 뉴스 유통 구조도 과감히 수정돼야 한다. 예를 들어, 지방선거 관련 항목 속에 권역별로 선거 보도를 편성하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 무엇보다 포털은 온라인 플랫폼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한 공적 통로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지방선거를 위한 언론의 역할과 태도


선거에서 미디어는 유권자와 후보자 간 소통 공간이 돼야 한다. 후보자의 정치적 의지가 유권자의 의견과 어떠한 유사성 혹은 차별성을 보이는지를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후보자 PR이나 피상적 이미지 창출 공간이 아니라, 유권자의 필요를 묻고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평가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

 

단순한 정보 중개자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이슈를 개발하려는 접근이 필요하다. 정당이나 후보자가 쏟아내는 보도자료에 매몰된 후보자 중심의(candidate-oriented) 취재 활동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민의 관점에서 기획하고, 점검하며, 탐구하는 언론 중심의(media-oriented) 뉴스 제작이 요구된다. 출마 예상자나 후보자를 중심으로 한 선거 구도나 동정 기사를 넘어 이들에 대해 청문회와 같은 검증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단순 사실 전달보다 이용자의 가치판단에 보탬이 되는 심층성도 더해져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 기간 언론의 선거 보도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을 보면, 응답자들은 ‘공정 보도’, ‘충분한 정보 전달’, ‘정확한 보도’, ‘중립 보도’ 수준을 보통6) 이하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 보도와 관련해 유권자들은 관련 정보가 부족하고 공정하고 중립적인 그리고 사실에 근거한 정확한 취재·보도 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뉴스 속성상 기자의 주관성이 일정 부분 개입되더라도 팩트의 객관성을 토대로 한 다층적 접근이 요구된다. 취재 과정의 공정성이 확보될 때, 정파 저널리즘의 비판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의 정파성과 더불어 선정성도 퇴행적 보도 관행으로 지적되고 있다. 독자나 시청자 수 확보에만 집착한 보도 관행과 시장 지향적 가치에 매몰된 보도 관행은 선거 보도의 질적 수준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는 언론의 공적 신뢰를 위협하는 요인이며, 회의주의와 냉소주의 유발을 통해 선거 과정과 결과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선거 보도에는 구도와 전략, 화려한 플레이로 승패를 논하는 스포츠 중계가 아니라 현실을 기록하고 후보자를 질적으로 조명하는 다큐멘터리와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 판세 분석, 히든카드, 역전 가능성,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 등의 호기심 유발 언어나 이미지와 관련된 영상 미학적 장치들을 과감하게 제거해야 한다. 선거의 등장인물을 차분하고도 온전하게 담아낼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 뉴스의 주제와 구성은 정보 소비자의 관점에서 결정되고 소통 가능한 방식으로 다뤄져야 할 것이다.

 

 정확하고 신뢰받는 선거 보도

 

일반적으로 정보원의 실명 제시, 공신력 높은 정보원 활용, 다양한 관점 제시는 뉴스의 신뢰도와 설득력 제고에 효과적이다(표시영·정지영, 2020). 선거 보도에서도 논쟁적 이슈를 단일 관점으로 다룬다면 유권자의 객관적 판단을 해칠 수 있다. 또한, 명확한 출처 인용은 유권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객관적 인식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뉴스 신뢰도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

 

충분한 근거 없이 특정인의 말을 쫓거나 단순한 말실수를 잡고 늘어지는 흥미 유발식 보도도 지양돼야 한다. 근거와 주장들이 연결되는 합리적 방식의 보도가 필요하다. 특히, 갈등적 이슈에 대해서는 반론권이 철저히 부여돼야 한다. 편협한 취재는 누군가에게는 언론 권력의 횡포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적 글쓰기의 책무를 고려하면, 독자의 이해를 방해할 수 있는 모호하거나 자극적 언어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 언론인의 억측, 편향, 그릇된 논리는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인했다’, ‘회피했다’ 등과 같이 나쁜 행위를 암시하는 감각적인 언어 사용이나 기간에 대한 언급 없이 ‘~주장을 오랫동안 펴 왔다’와 같은 근거 없는 진술도 지양돼야 한다. 자신의 관점을 관철하기 위한 ‘위험한’, ‘극단적인’, ‘의심스러운’ 등과 같은 주관적 수식어 사용에도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표현들이 사실을 왜곡하고 편견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스는 중재되고 가공된 결과물이다. 미디어 조직의 이데올로기, 정치 권력적 욕망, 언론인의 자질 등과도 일정 부분 연계돼 있다. 동일 사건이나 이슈라도 매체마다 바라보는 대상이 다르고 설명이 차별적인 이유다. 현실을 다루는 미디어의 불완전성에 대한 자각이 선거 보도를 성찰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1) 본 글에 사용된 통계자료는 필자가 참여했던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정과제, ‘지방선거와 언론 보도’에서 획득된 데이터에 근거하고 있음을 밝힌다.

2) 선거 보도 다음으로 방송 토론(35.5%), 후보자의 오프라인 활동(10.9%), 후보자의 온라인 활동(홈페이지, 블로그, SNS 등), 정치광고(2.8%) 순이었다. 지방선거에서 언론 보도의 중요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라 할 수 있다.

3) 전국지로 한겨레와 경향신문 그리고 조선·중앙·동아일보가 분석됐고, 지방지로는 매일신문·경인일보·광주일보·대전일보·부산일보가 분석에 사용됐다.

4) 같은 시기에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의 지방선거 보도 건수는 방송사당 하루 평균 3건 미만이었다.

5) 현재 네이버의 제휴 지역 언론사 수는 지난 2018년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확대됐다. CJB청주방송, kbc광주방송, 대구MBC, 전주MBC, JIBS제주방송, 부산일보, 매일신문, 강원일보, 국제신문, 강원도민일보, 대전일보 등이 제휴 언론사로 등록돼 있다. 포털 ‘다음’이 제휴하는 언론사는 네이버의 사례보다 적다. 부산일보, 매일신문, 강원일보 등이 빠져 있다. ‘스포츠, 연예’로 분류된 23개 언론사와 ‘스포츠 전문지’로 분류된 21개 언론사보다 적은 8개가 전부다. 제휴 언론사 수가 적은 것도 문제지만,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뉴스 서비스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6) 5점 척도에서 4개 항목의 평균값은 각 공정 보도 2.89, 충분한 정보 전달 2.89, 정확한 보도 2.88, 중립 보도 2.8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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