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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4일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컨퍼런스가 열렸다. 데이터 저널리즘의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조망하는 전문가 강연과 발표, 토론 등으로 이뤄진 본 행사에서는 한국 데이터저널리즘 어워드가 열려 더욱 뜻깊은 자리로 진행됐다. 컨퍼런스의 주요 내용과 어워드 수상작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세계는 데이터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저널리즘에서도 데이터의 활용은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데이터 저널리스트의 경험을 공유하고 성과를 격려하는 컨퍼런스가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열린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11월 25일, 국내 데이터 저널리스트들의 축제인 ‘2022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컨퍼런스’가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기후위기 시대 데이터 저널리즘의 방향을 묻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유튜브로 동시에 중계됐다.
행사는 ‘기후 위기와 데이터 저널리즘’, ‘데이터 저널리즘의 Tech & Method’, ‘데이터 저널리즘 보도 사례’ 등 총 3부로 진행됐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한국 데이터 저널리즘 어워드 시상식도 함께 열려 의미를 더했다. 행사 전날엔 프리 컨퍼런스도 열렸다. 올해 프리 컨퍼런스에서는 김강민 뉴스타파 기자가 ‘파이썬으로 재산공개 PDF에서 데이터 정제하는 법’1)을 주제로 강의했다. 본 행사와 프리 컨퍼런스에는 400명이 넘는 인원이 등록해 성황을 이뤘다.
지속 가능한 사회의 데이터 저널리즘을 꿈꾸다
여전히 물질주의가 팽배한 세계에서 사회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모든 분야에서 필수가 되고 있다. 그 핵심에는 기후변화가 있다. 그러나 국내 언론에서 기후변화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지는 감이 없지 않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세간의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1부 대주제 세션에서 기후 위기와 데이터 저널리즘을 다뤘다.
우선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연구팀 팀장과 유병혁 국립공원공단 사회가치혁신실 과장이 위성 공공데이터 등 각종 기후 데이터를 활용해 기후 위기를 분석하는 방법과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김형준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기후 위기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 메타버스 사례 등을 소개했다. 이주연 단비뉴스 편집국장은 ‘단비뉴스가 기후 위기 보도에 진심인 이유’라는 주제로 사내에 기후변화 전담 취재 부서인 환경부를 만들고 기후변화 관련 데이터 기반 탐사 보도를 수행한 경험담을 공유했다.
데이터 저널리즘의 고민 중 하나는 저널리즘 생태계 내에서 그 자체의 지속 가능성이다. 적지 않은 시간과 많은 인력을 투입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좀 더 쉽게 생산하고, 좀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다.
2부에서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저널리즘의 확장성과 지속성을 고민한 결과를 공유했다. 강태영 언더스코어 대표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BigKinds)와 공공데이터 및 오픈소스를 활용한 분석 사례를 소개했다. 강태영 대표는 “분석 사례 대부분이 포털 메인 화면 상단에 노출돼 수십만 명이 읽어봤다”며 잘 만들어진 데이터 저널리즘 기사의 사회적 파급력을 강조했다.
김조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활동가는 27명의 시민과 언론인, 활동가가 함께 전국 기초의원 의정 감시 데이터를 구축해 깃허브에 공개하고 기사화한 사례를 소개했다. PDF나 JPG 파일로 컴퓨터가 읽을 수 없게 만들어진, 내용도 통일돼 있지 않은 데이터들을 모아 표준화하고 모델링했다. 다양한 배경의 시민과 협업 도구를 활용한 공동 작업 프로세스도 마련해 이후 자발적인 시민 참여로 프로젝트가 지속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김민기 슬리버 대표는 뉴스를 기사 전체가 아닌 문단 단위로 읽고, 공유하고 댓글을 다는 식으로 사용성을 개선해 독자의 관여도를 높인 뉴스 애플리케이션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슬리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통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어워드 수상작
아동·여성·소수자 인권에 주목
데이터저널리즘 컨퍼런스의 꽃은 함께 열리는 한국 데이터저널리즘 어워드다. 이 상은 미국 탐사언론인협회(IRE)의 ‘컴퓨터 활용 취재 보도 컨퍼런스(NICAR)’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필립 메이어(Philip Meyer) 상에서 영감을 받았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탐사 보도, 특히 데이터 저널리즘이 위축되는 가운데 관련 어워드 역시 점차 사라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와중에 한국 데이터저널리즘 어워드는 5년째 이어져 더욱 뜻깊다.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국내 데이터 저널리스트들에게 힘을 주는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어워드에는 6개 부문 총 48편이 출품됐다.
3부에서는 한국 데이터저널리즘 어워드 수상작 사례가 소개됐다. 가장 권위 있는 부문인 ‘올해의 데이터 기반 탐사보도 상’에는 KBS창원의 차주하·이형관·윤경재·정한진 기자 등이 참여한 <암수범죄, 아동학대를 부검하다> 편이 선정됐다. 암수범죄란 범죄가 발생했지만 수사기관이 인지하지 못했거나 인지했더라도 증거불충분 등으로 검거하지 않은, 공식 통계로 집계 안 된 숨겨진 범죄를 뜻한다. 취재팀은 지난해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최근 2년간 아동 학대와 관련된 법원 판결문 1,400여 건을 전수 분석해 아동 학대의 ‘사회적 부검’을 시도했다. 심사위원단은 “17편이 출품돼 열띤 경합을 벌인 끝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올해의 데이터 기반 탐사보도 상에 암수범죄 보도가 선정됐다”고 전했다.
총 13편이 출품된 ‘올해의 데이터 시각화 상’에는 한겨레21 엄지원·박다해·고한솔·이정규 기자의 <페미사이드 500건의 기록>이 뽑혔다. 법적 정의가 모호한 ‘페미사이드’, 즉 젠더 폭력에 의한 여성 살해를 정의하고, 이들 여성의 기록을 판결문과 언론 보도에서 찾아내 그중 500건을 분석했다. 페미사이드가 어떤 이유로 어떻게 일어났으며 왜 죽음을 막지 못했는지, 그 대책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심사위원단은 “인터랙티브 시각화는 물론 반응형 웹 기반 게임을 제작해 독자의 몰입감을 극대화했다”라고 평가했다.
‘올해의 데이터 저널리즘 혁신 상’에는 총 일곱 작품이 응모했다. 수상작은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 신지혜·이수민·이아름·조형국 기자의 <헤드라인 속의 ‘00녀’> 편이다. 10대 전국 일간지 10년 치 헤드라인 763만 건을 딥러닝 기반으로 감성 분석했다. 10년간 보도를 통해 나타난 여성에 대한 인식 변화를 데이터를 통해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올해의 오픈데이터 상’에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지금까지 이런 데이터는 없었다: 전국 기초의원 의정 감시 데이터 구축 대작전>과 이를 기사화한 한국일보의 <내가 뽑은 의원님도 수상한 투잡 중>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수상작들의 주제가 정치, 경제 중심에서 아동 학대, 젠더 이슈, 성 인지 감수성과 같은 인권 중심으로 옮겨간 것도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올해의 영 데이터저널리스트 상’ 수상한 연합동아리 서퍼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올해의 영 데이터저널리스트 상’에는 데이터 저널리즘 대학 연합 동아리 서퍼(SURFER)의 <환경미화원의 가슴에 만보기가 달린 이유>가 뽑혔다. 심사위원단은 “에브리타임 모임에서 시작해 한 해 동안 환경미화원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데이터 분석과 현장 취재를 통해 심층적으로 보도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주목할만한 데이터저널리스트 상’에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데이터팀 팀장 최윤원 기자가 선정됐다. 뉴스타파 창간 초기부터 데이터팀을 이끌었으며, ‘뉴스타파 공공아카이브’와 ‘고위공직자 재산정보공개’ 사이트 등을 공개했다. 특히 비영리 무료 교육 과정인 KCIJ 데이터저널리즘스쿨을 운영하고, 데이터 저널리즘 교재인 《세상을 바꾸는 데이터저널리즘 with 뉴스타파: 쉽게 배워 실전에 바로 쓰는 데이터 활용법》을 출간해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한국 데이터저널리즘 어워드는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건국대 디지털커뮤니케이션 연구센터가 공동 주최하고 구글뉴스이니셔티브(Google News Initiative)와 한국언론진흥재단, 방송기자연합회가 후원했다. 수상작은 [표]와 같다. 각 수상작은 어워드 홈페이지2)에서 볼 수 있다.
1) 해당 자료는 유튜브(https://youtu.be/BFu7L7-AUGc)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