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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AI 시대 디지털 뉴스 저작권] 언론사-플랫폼 간 계약에 의한 뉴스 '대가'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3-06-30

생성형 AI의 시대가 열리며 포털과 언론의 새로운 관계 정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전의 ‘제휴’와는 다른, 보다 현실적이고 획기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언론은 AI 학습에 필요한 뉴스 콘텐츠 제공자로서 합리적인 대가를 받을 수 있을지, 뉴스 저작권을 둘러싼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두 포털에 뉴스를 제공할 수 있는 뉴스 ‘제휴사’ 심사 역할을 하던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활동 잠정 중단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포털에서 뉴스를 보는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영향이나 변화를 느끼기 어렵고 왜 화제가 되는지도 이해하기 힘든 뉴스였겠지만, 언론사 입장에서는 포털의 뉴스 아웃링크 관련 논란과 함께 상당히 큰 파장을 몰고 온 소식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구체적으로 예상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미 사회적으로 가장 주요한 온라인 뉴스 유통 창구로 자리 잡은 포털 그리고 뉴스의 원저작권자인 언론사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큰 사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의 급속한 발전 및 생성형 AI와 포털의 결합은 검색을 통해 일방향, 나열형으로 정보를 제공해온 포털의 고유 기능에 대해서도 활발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매우 중요한 데이터인 뉴스를 제공하고 있는 언론사의 포털에서의 역할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포털과 언론사가 ‘제휴’ 맺기까지

 

포털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2001년 9·11 테러와 2002년 한일 월드컵 등을 거치며 가장 주요한 온라인 뉴스 유통 창구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 뉴스 시장에서 포털 뉴스의 영향력은 언론사 사이트를 뛰어넘은 지 이미 오래라 할 수 있다. 직접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와 개별 언론사로부터 공급받은 뉴스들을 한데 모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재배열해 제공하는 온라인 뉴스 서비스 사업자인 포털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관계를 형성한 채 온라인 뉴스 시장의 두 축을 이루고 있다. 

 

아무리 대가를 주고받는 계약으로 묶인 사이라 하지만 흔히 얘기하는 ‘갑을 관계’로만 설명하기는 어렵고, 꾸준히 제기되는 온라인 뉴스 유통에 대한 입장이나 견해 차이를 보면 협력이나 상생 관계라고만 보기도 어려우며, 또 경쟁 관계라고 하기에는 서로의 성격과 지향점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온라인 뉴스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거대한 사회적 조류와 함께 형성된 지금의 언론사와 포털의 관계를 가장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용어가 바로 ‘제휴’ 아닐까. 언론사는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고 포털로부터 그 대가를 지급받고 있는데, 굳이 ‘제공’이 아니라 ‘제휴’라는 표현을 섞어 부르는 것은 둘의 관계가 계약 관계면서도 협력적 관계라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가 아닐까 싶다(또 비슷한 이유로 뉴스 ‘제공’에 대한 대가에도 ‘상생’이나 ‘조화’ 같은 이름을 붙이는 것 아닐까).

 

그럼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쳐 포털과 언론사는 지금의 제휴 관계를 맺게 됐을까. 좀 거칠지만 간략하게나마 그 역사를 살펴보자. 한국온라인신문협회가 2006년 펴낸 《온라인 신문, 경쟁과 생존(커뮤니케이션북스)》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언론사들이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로 파악된다. 중앙일보의 조인스닷컴, 한국경제의 한경닷컴, 조선일보의 조선닷컴이 1995년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어 1996년에는 한국일보의 한국아이닷컴, 한겨레의 인터넷 한겨레, 전자신문, 경향신문의 미디어칸, 동아일보의 동아닷컴이 뒤를 이었다. 1997년에는 매일경제와 세계일보의 세계닷컴, 그리고 1998년에는 국민일보가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서비스했고, 2000년에 들어서면서 오프라인 매체를 발행하지 않는 인터넷 기반의 뉴스 매체들이 본격적으로 창간됐다. 네이버 등 포털이 뉴스를 서비스하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었다.


포털과의 제휴, 언론사가 얻은 것은?

 

포털 뉴스가 태어나기 이전인 인터넷 뉴스 서비스 초창기 주요 신문사의 사이트는 대부분 종이신문에 게재된 뉴스를 그대로 인터넷에 옮겨 싣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당연히 뉴스 업데이트 역시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졌고, 인터넷 서비스만을 위해 뉴스를 생산하는 것도 과거의 ‘호외’처럼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이 아니라면 흔한 경우는 아니었다. 그런데 2000년대에 들어 사회 전반에서 인터넷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처음 거쳐야 하는 ‘관문’으로서 포털 서비스가 등장해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양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포털 뉴스 서비스는 여러 매체에서 제공받은 뉴스와 실시간 속보를 한데 모아 한꺼번에 제공함으로써 뉴스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았고, 앞서 언급한 9·11 테러와 한일 월드컵, 현직 대통령 탄핵소추 및 심판 등 굵직한 사건들을 거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 2000년대 중반 이후 온라인 뉴스 소비의 가장 주요한 통로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가 온라인 뉴스레터 형식으로 발간했던 ‘유미디어저널(UMedia Journal)’이 2008년 10월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때 이미 온라인 뉴스 창구로서 포털 뉴스의 이용률은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언론사는 포털과 정보 제공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포털로부터 그 대가를 지급받는 제휴 관계가 됐다. 사실 인터넷 서비스 초기 언론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이 생겼다는 측면에서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자체 뉴스 사이트에 대한 온라인 광고 수익이나 쇼핑몰 또는 매체별 특성을 살린 전문 정보 서비스로 구성된 부가 서비스 등이 신규 매출 확보 측면에서 기대치에 비해 큰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포털의 경우 뉴스를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자사의 여러 사업 부문에 다양하게 활용함으로써 뉴스 서비스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언론사들의 자체 서비스는 그 사회적 영향력이나 온라인 뉴스 유통 경로로서의 이용률이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언론사들이 포털과의 제휴를 통해 얻게 된 뉴스 제공의 대가가 과연 반대급부를 상쇄할 수 있는 규모일까. 사실 언론사와 포털의 관계에 대한 논의에서 가장 핵심적일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이에 대한 이야기는 좀 미뤄두고자 한다. 다만 과거와 현재를 함께 돌아보며 언론사 입장에서 포털과의 관계를 복기해 보고, 앞으로의 발전적 방향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뉴스 제공 대가의 ‘이름’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나

 

기본적으로 언론사는 포털에 뉴스라는 디지털 콘텐츠 저작물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고 있다. 보통 삼라만상은 이름을 통해 그 의미를 얻게 되는데, 언론사가 포털에서 지급받는 대가의 이름이 그 의미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자. 뉴스 저작물에 걸맞게 뉴스 전재에 따른 전재료나 저작권의 일부에 대해 이용 허락을 받았다는 의미의 저작권료 같은 명확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 제공 대가, RS(수익배분), 정산 금액 등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전재료는 말 그대로 뉴스 전재에 해당되는 대가고 저작권료는 또 다른 의미일 수 있는데 우리는 초기부터 명확한 의미 규정, 엄밀히 말하면 범위나 용도 등의 제한 없이 정보 제공에 대한 대가 정도로 표현하고 이해해 온 것이 사실이다. 물론 명확한 것과 모호한 것 모두 일장일단이 있을 수 있고, 어차피 서로 의미를 아는데 이름에 대한 시비는 공연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맞다. 단지 이름이 중요한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언론사가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초기부터 그 대가 관련 계약을 체결할 때 뉴스 저작물의 이용 범위와 용도 등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갖고 이에 걸맞은 이름을 지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처럼 언론사가 생산하는 모든 기사의 전문을 포털에 제공하고, 이렇게 제공된 기사는 포털이 데이터베이스화해 평생 이용할 수 있으며, 포털 뉴스 서비스에 국한하지 않고 포털 서비스 어디에나(물론 철회되긴 했지만 계열사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정보 제공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원저작권자인 언론사가 자신의 저작물을 적절한 범위와 용도에 한해 포털에 제공하고, 이 범위와 용도에 합당한 대가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언론사가 포털에 제공하는 기사의 수량이나 범위 등을 자사 뉴스의 특성에 맞춰 결정하고, 자사 기사를 포털이 데이터베이스화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간에도 제한을 둠으로써 언론사가 자체 사이트와 뉴스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면 과연 지금처럼 온라인 뉴스 유통 환경에서의 주도권을 완벽하게 포털에 내주는 상황이 초래됐을까. 

 

특히 뉴스 제공 대가 산정에 있어서도 지금과 같이 일괄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 저작물의 이용 방식이나 활용도, 이용 효과 등에 따라 보다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했다면 뉴스 제공 대가의 ‘제값’에 대한 논란도 상당 부분 선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또 뉴스를 제공하면서 당연히 자사 뉴스를 편집하는 방식의 선택권이나 자사 뉴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에 대한 데이터는 필수적으로 요구했어야 하는 것 아니었을까. 단순히 뉴스 제공 대가의 많고 적음에 대한 문제 제기에 앞서 언론사가 근본적으로 포털에 요구하고 해결해야 하는 논제들은 바로 위와 같은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언론사 입장에서 지금까지 이를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고 항변하고 싶다. 한국온라인신문협회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뉴스 저작권 집중 관리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이에 참여하는 주요 언론사들의 포털 뉴스 제공 방식을 기존의 데이터베이스를 통째로 제공하는 벌크(bulk) 방식에서 서비스 및 검색 기간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자는 시도도 있었고, 한국신문협회 등 협회 차원에서 포털과 언론사 사이의 권리와 역할을 표준화하는 표준 계약서를 집단적으로 도입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포털과 언론사 사이의 뉴스 제공 및 대가 지급에 대한 계약은 사적인 기업 간의 계약으로 공동 대응이 거의 불가능한 데다 대가를 지급하는 쪽과 지급받는 쪽의 관계에서 힘의 논리가 명확히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논의가 진전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AI 시대,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

 

하지만 최근 해외 사례들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포털로 대표되는 디지털 뉴스 플랫폼과 여기에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 사이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되는 경우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먼저 지난 2021년 호주에서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에게 뉴스 콘텐츠에 대한 대가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 법안인 「뉴스미디어협상법(News Media and Digital Platforms Mandatory Bargaining Code)」이 통과됐다. 

 

그리고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AI 시대는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과 활용이 필수가 된 디지털 플랫폼 기업과 언론사의 뉴스 제공 및 대가 산정 방식을 크게 바꿔놓게 될 것이라 전망된다. 이제 뉴스가 이용자들에게 직접 제공되는 콘텐츠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의 순위를 결정하게 될 인공지능 기술의 학습용 데이터로 활용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실제 챗GPT 등 최근 등장한 생성형 AI 서비스들은 국내외 미디어의 뉴스를 학습 데이터로 삼았다고 밝혔고, 기존의 검색 서비스와 결합된 AI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네이버도 주요 학습 데이터 중 하나로 뉴스를 꼽기도 했다. 최근 구글이 뉴욕타임스에 뉴스 사용료로 향후 3년간 1억 달러(약 1,291억 원)를 지불하기로 했다는 소식 역시 단순한 게시용 뉴스 콘텐츠 사용료 지급 계약이라기보다는 AI 기술의 공동 개발과 활용에 따른, 말 그대로 제휴 계약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6월 파이낸셜타임스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등이 뉴스 콘텐츠의 합법적인 사용을 놓고 주요 미디어 기업들과 ‘획기적인 협상(landmark deals)’을 벌인다고 보도했는데, 그 내용은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AI의 학습 데이터로 뉴스를 사용하기 위해 언론사들에 매달 구독료를 내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앞서 미국 내 2,000여 개 언론사가 참여하고 있는 뉴스미디어얼라이언스(NMA, News Media Alliance)는 생성형 AI 시스템이 언론사가 만든 뉴스 콘텐츠를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것은 지식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생성형 AI가 최신 정보를 학습하려면 언론사의 뉴스 콘텐츠가 필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이 같은 저작권자들의 입장의 반대편에서는 기술의 발전이나 사회적 공익 추구 등의 명분으로 TDM(Text and Data Mining) 예외에 따른 공정이용을 인정해야 한다는, 즉 기술 개발을 위한 콘텐츠 이용은 저작권 보호에서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물론 저작권법 등 법제적으로는 이 역시 일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미 포털 뉴스 서비스 시대에 시행착오를 겪은 언론사의 입장에서는 AI 시대에서만큼은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뉴스 저작물 제공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언론사가 단순히 수익을 많이 올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유지해 나가는 데 가장 기본적인 기반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언론사와 플랫폼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때, 뉴스 서비스의 질적 제고와 뉴스 소비 활성화를 통한 사회적 공론의 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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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 : 신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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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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