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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점검: 디지털 뉴스 유료화 향방은] 국내 언론사의 유료화 시도 현황
집중점검 | 등록일 : 2023-07-28

국내 미디어 업계에서 유료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신문사들은 이미 유료화 움직임을 시작했다. 미디어 업계가 유료화로 가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현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2023년 언론사 신년사 화두는 ‘유료화’”1)

“현재로서 가장 해볼 만하다는 가능성이 있다”2)


지금의 미디어 업계 분위기를 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일 것 같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한 미디어 전문지에서 보도한 기사의 제목과 내용 중 일부를 가져왔다. 2021년부터 유료화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회원제 로그인 서비스로 시작된 신문사들의 유료화 움직임이 계속해서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2021년 5월 조선일보가 자체 플랫폼 조선닷컴에서 하루에 10~15건 이상의 기사를 보려면 회원 가입 후 로그인을 해야 하는 ‘로그인 월’을 도입했고, 이어 8월에는 중앙일보가 회원 전용 콘텐츠를 보고 싶으면 로그인을 하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 지난해 4월에는 매일경제, 6월에는 한국경제가 회원 전용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 로그인 서비스를 도입했고, 드디어 10월에는 중앙일보가 나섰다. 돈을 내고 이용권을 구입해야 디지털 전용 콘텐츠 이용이 가능한 프리미엄 유료 구독모델 ‘더 중앙 플러스’를 내놓은 것이다.

 

한국일보와 한겨레 등도 유료화 도입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자체 서비스 개편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새로운 웹·모바일 사이트를 선보인 한국일보는 관심 있는 주제나 이슈 등을 골라 구독할 수 있는 구독 기능을 도입했는데, 여기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로그인 전용 콘텐츠 상품 개발과 유료 구독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모바일 앱을 먼저 개편해 지난 6월 서비스를 시작한 한겨레는 이번 개편을 유료화의 출발점으로 삼고 웹과 모바일 사이트 개편을 진행해 부분적으로 로그인 월을 도입하고 단계적으로 유료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해도 많은 신문사가 이미 발걸음을 내디딘 곳들의 유료화 진행과 성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유료화’는 미디어 업계의 2023년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언론업계의 온라인 뉴스 유료화 논의가 활발하다. 논의의 중심에는 신문업계가 서 있다. 이들은 ‘위기’를 말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 모두 꽉 막혀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한다 (…) 자구책이 필요했다. 다음 뉴스 서비스 체제를 기다리며 포털 사이트 입만 쳐다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포털에 뺏긴 온라인 여론 주도권을 넘겨받고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려면 답은 하나다. 다시 독자들과의 직거래에 나서는 것이다.”3)

 

위 기사는 최근의 유료화 움직임과 유료화에 이르게 된 미디어 업계의 고민을 나름대로 잘 정리한 기사로 보인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강산이 한번 바뀌기 전인 10년 전에 보도된 기사의 일부분이라는 점이다. 2013년 보도된 위 기사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사실 언론의 위기설은 온라인 뉴스 공급이 시작된 이후 늘 존재했다. 족히 10년은 더 된 얘기다. 그리고 위기설이 돌 때마다 단짝처럼 등장하던 게 바로 온라인 뉴스 유료화다. 그럼에도 그간 유료화 논의는 지지부진하게 흘러갔다. 언론사마다 ‘공짜 뉴스’ 덕을 톡톡히 본 탓이다.”4)

 

아마도 위와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만든 프리미엄 조선, 매경e신문, 모바일한경 등 초창기 유료 모델들이 첫선을 보였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비관적 전망도 있었지만, 이때도 이를 계기로 신문사들의 뉴스 유료화가 급물살을 타고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찻잔 속의 태풍. 전면 유료화에 앞서 야심차게 시작한 회원제 유료 서비스들이 론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 또는 성격이 좀 다른 상품으로 변용되는 데 그친 것이다. 

 

그런데 그 태풍이 10년을 돌아 다시 불어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태풍은 어떨까. 신문사들은 다시 한 번 양치기 소년이 되고 말 것인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번은 최소한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대한 해답은 먼저 ‘포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유료화, 미디어 업계의 숙원 사업

 

1996년 월스트리트저널의 유료화 이후, 온라인 유료화는 우리 디지털 미디어 업계의 숙원사업이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이렇게 오랜 염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나라 미디어 업계에서 유료화의 진도가 더뎠던 이유는 무엇일까. 콘텐츠에 지갑을 여는 데 익숙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문화부터 소비자들이 흔쾌히 지갑을 열 만한 콘텐츠를 개발하지 못한 책임까지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손에 쥔 사탕을 놓지 못해 포털이라는 병에서 손을 빼지 못한 우리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포털에 뉴스를 통째로 넘겨주면서 신문사 입장에서는 온라인 뉴스 유통 측면에서 여러 부작용을 겪기 시작했지만, 반대로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포털을 통해 의미 있는 규모의 고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유료화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체 플랫폼을 통해 진행해야 하고, 이렇게 하려면 포털에 뉴스 제공 대가를 요구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유료화에 필요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기 위해 지금까지는 하지 않아도 됐던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현실에 맞닥뜨리게 된다. 물론 포털을 통한 유료화도 생각해 볼 수 있고 실제로 과거 포털이 뉴스 유료 결제를 위한 시스템 개발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기존과 같은 뉴스 제공 대가를 확보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이렇다 보니 신문사들은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포털이 언제까지 좀 아쉽고 부족하게나마 화수분이 돼 줄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하긴 했지만, 지금까지는 이 생각이 기우로 비칠 만큼 그 구조가 탄탄하게 유지돼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판이 뒤집히기 시작했다. 미디어 업계는 물론 정치권과 정부 등 사회 각계에서 포털 뉴스 서비스에 대한, 그리고 그 정점(?)에 있던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대한 문제들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그 압력은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활동 잠정 중단이라는 상황까지 불러오게 됐다. 물론 이 같은 상황에 대해서는 여러 판단이 있을 수 있겠지만 최소한 신문사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구조, 하던 대로 뉴스를 제공하고 안정적으로 뉴스 제공 대가를 받는 구조가 계속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아주 현실적인 전망에 다다르게 됐다. 자의든 타의든 이제 포털과는 이전과 다른 관계를 설정해야 하게 된 것이다.

 

이와 동시에 온라인 뉴스 유통 측면에서도 신문사들은 ‘탈 포털’이라는 명제를 생각해야만 하는 입장이 됐다. 지금까지는 눈 한 번만 질끈 감고 종이신문만 만들던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은 패턴으로 뉴스를 만들어 포털에 제공하면 됐고, I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도 포털이 수용해 주지 않는다거나 투자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적당한 선에서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뉴스 유통에서 포털의 지위가 예전 같지 않아지고, 포털 외에도 뉴스를 제공해야 하는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정보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탈 포털을 위한 자체 플랫폼 강화를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제 생존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자사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여러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면서 다양성을 확보하고, 자체 플랫폼을 통한 유료화 등 수익 확보 방안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뉴스를 떠나 어떤 콘텐츠든 유료화의 기본 전제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디어 업계의 뉴스 저작권에 대한 인식도 과거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함께 AI 시대의 뉴스 저작권 보호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필요한 저작권 관련 논의는 주로 B2B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이런 ‘뉴스 제값 받기’ 분위기도 간접적으로는 뉴스의 B2C 유료화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만의 새로운 길 개척해야

 

하지만 아무리 유료화가 미디어 업계 전반의 트렌드가 된다 해도 모두가 천편일률적인 구독 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언론사가 온라인 뉴스 생산과 유통에서 제자리를 찾고,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자기조직에 가장 적합한 내용과 방식의 유료화를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차원에서 콘텐츠는 그대로 두고 페이월의 구성이나 가격 구조 등과 같은 문제를 먼저 고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순서라 생각한다.

 

이보다 먼저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첫 번째는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차별화된 콘텐츠의 개발이다. 이제 경제지의 콘텐츠가 유료화하기 쉽고, 투자나 재테크 관련 콘텐츠만 유료화에 유리하다는 류의 생각은 너무 관행적인 것이 아닐까 싶다. 정보의 가격과 가치를 결정하는 데는 그 내용 못지않게 접근할 수 있는 범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문사별로 자사만의 주특기와 컬러를 살릴 수 있는 콘텐츠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같은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지속가능한 생산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미 앞서 회원제 서비스를 도입한 일부 신문사들의 경우 기자들의 업무 과중 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이는 자칫 잘못하면 꼬리가 머리를 흔들면서 조직의 유료화 동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기존의 조직 구조에 콘텐츠의 내용적 특성이나 생산 주기 및 방식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을 하나 더 얹는 방식보다는 지속가능한 콘텐츠 생산 구조에 대한 내부적 논의와 합의가 선행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데이터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일반적인 기성 신문사들의 현황을 고려할 때 회원 데이터와 이용자들의 로그 데이터라는 두 가지가 모두 정비돼야 한다. 회원 데이터는 전화번호, 주소, 이메일이나 인구통계학적 정보 등 관행적으로 구성된 필드에서 탈피해 자사의 서비스 또는 콘텐츠와 연계해 분석 가능한 필드를 연구하고 추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기존에 구글, 네이버 등의 애널리틱스를 그대로 사용해왔던 로그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시스템도 이용자들의 사이트 이용 행태를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자사 서비스의 구성이나 콘텐츠의 특성에 따라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 유료 상품 구성과 구독 모델 구축 등에서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료화가 숙원 사업이었던 우리는 지금까지 월스트리트저널부터 폴리티코까지 참 많은 해외 매체들의 유료화 정책을 공부해 왔다. 하지만 대부분 분석은 분석으로, 보고는 보고로 끝났던 기억이 있다. 기본적인 시각이나 철학 등 일정 부분 참고할 내용은 분명히 있었지만, 해외 미디어 업계와 우리는 사회문화적 특성이나 일하는 방식, 시장 규모 등에서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미디어 업계의 유료화 추진 역시 우리만의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하나하나 개척해 나가게 될 것이다. 앞으로 5년 후, 10년 후에는 지금 이 시기가 우리 미디어 업계의 유료화에서 아주 의미 있는 시기였다는 평가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유료화라는 미지의 세계를 헤쳐 나가고 있는 여러분과 탐험가의 자세를 함께 나누고 싶다.

 

“나는 내 길을 가는 것이 아니다. 내 뒤에 생기는 것이 나의 길이다.” 

(쥘 베른(Jules Verne), 《기구를 타고 5주간》에서) 

 

 

1) 박서연, <2023년 언론사 신년사 화두는 유료화>, 미디어오늘, 2023.1.3,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740

2) 박서연, <유료독자 5000명 모은 중앙일보에 자극? 콘텐츠 유료화 발걸음 빨라진다>, 미디어오늘, 2022.11.30,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190

3) 서어리, <'포털 독립 전쟁' 벌이는 언론… 유료화, 탈출구 될까?>, 프레시안, 2013.9.9,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7257

4) 서어리, 위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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