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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AI 시대 디지털 뉴스 저작권] 뉴스 저작권을 둘러싼 정책·법제적 이슈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3-06-30

인공지능 시대가 되면서 이를 둘러싼 저작권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 콘텐츠는 필연적으로 학습이 필요한 인공지능에게 중요한 데이터가 된다. 인공지능의 뉴스 콘텐츠 이용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 이를 둘러싼 법과 정책 측면의 쟁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뉴스, 공공재인가 사익 추구의 대상인가 

 

뉴스는 공공재라고 생각했다. 언젠가 뉴스 콘텐츠를 무단 사용한 자에 대한 언론사의 소송은 낯설었다. 그러나 법원은 뉴스 콘텐츠의 무단 이용이 저작권 침해라고 판결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구독료를 내고 뉴스 콘텐츠를 이용해왔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신문이 담벼락을 넘어 들어왔다. 구독료를 걷으러 방문하는 신문 배달원이 있었다. 언젠가부턴 지로를 이용해 구독료를 내왔고, 지금은 자동이체를 이용한다. 

 

나는 아직도 종이신문을 본다. 포털에서 쉽게 드러내지 않는 멋진 글들을 보기 위해서다. 우리 아이들이 문학이나 예술, 논리적 사설을 읽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한편, 포털에 쉽게 드러나는 기사들, 특히 정치적 입장이 다른 뉴스 콘텐츠는 여러 언론사의 기사를 균형 있게 읽으려고 노력한다. 

 

내게 뉴스는 공공재다. 공공재의 뒤에는 언론사가 있고, 근저에는 수많은 언론인이 있다. 인간은 식량이 필요하고, 더 나아가 의식주를 영위해야 하며, 우리의 욕망은 자연스레 재화를 원한다. 그래서 경제활동이 필요하다. 언론인은 인간으로서 경제활동이 필요하고, 언론사도 법인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활동이 필연적이다. 

 

그 결과 공공재인 뉴스는 사익 추구의 대상이기도 해야 하는 운명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공공재인 뉴스를 충분히 접하기 위해 구독료를 내야 했다. 뉴스 콘텐츠라는 정보에의 접근은 구독료를 통해 작동하는 배달원에 의해 이뤄졌다. 언론사는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가로 구독료를 받았고 가장 주요한 사익 추구는 광고 수익에 의존해 왔는데, 언론사의 광고 역시 배달원에 의해 우리 집에 배달됐다. 

 

공공재인 뉴스 콘텐츠는 사익에 의해 비로소 유지되는 것이다.


 뉴스의 가치, 저작물로서의 가치


뉴스 콘텐츠는 저작물이다. 우리 법원 역시 뉴스 콘텐츠를 저작물로 보호한다고 판시했다. 무단으로 뉴스 콘텐츠를 이용하는 업자들에게 뉴스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언론사의 허락과 이용료를 내도록 했다. 저작권법은 개정을 통해 “이용을 금지하는 표시가 있는 경우”에는 다른 언론기관도 함부로 복제할 수 없도록 했다. 

 

뉴스 콘텐츠는 비단 뉴스 보도로서의 가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내게 신문을 읽도록 했다. 뉴스 콘텐츠는 다양한 어휘의 습득, 논리적인 글쓰기와 함께 문학, 예술,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교양을 쌓도록 했다. 늘 새로운 이야기면서도 우리 사회 그 자체를 쓰는 뉴스 콘텐츠는 교육을 위한 소중한 교재가 되어왔다. 

 

뉴스 콘텐츠의 가치는 우리 인간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탄생은 인공지능이 이미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음을 인식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들 인공지능의 딥러닝을 위해 가장 좋은 교재는 단연코 뉴스 콘텐츠다. 가장 관심 있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고, 문법의 오류가 최소화돼 있으며, 수많은 언론사에 의해 다양한 표현으로 거듭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로서의 정형성이 일정 수준 보장된다.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는 어느 곳에나 뉴스 콘텐츠는 존재하고, 다양한 언어로 표현된다. 

 

아울러, 글로벌 정보통신망의 시대를 맞아 뉴스 콘텐츠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 콘텐츠가 됐다. 구독료와 배달원 없이도 손에 쥔 미디어 하나로 뉴스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N-스크린과 유비쿼터스의 시대는 뉴스 콘텐츠 시장도 진화하도록 했다. 

 

인공지능의 시대, 글로벌 정보통신망의 시대에, 뉴스 콘텐츠의 가치는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언론사와 뉴스 플랫폼, 우리는 왜 언론사를 보호해야 하는가

 

뉴스 콘텐츠를 둘러싼 논쟁 중 중요하면서도 국제적인 논의를 발발시킨 쟁점은 포털 즉, 인터넷 플랫폼에 의해 뉴스 콘텐츠가 배달되면서 발생한 포털과 언론사 간 ‘쩐’의 전쟁이다. 

 

뉴스 콘텐츠가 인터넷 플랫폼 또는 포털에서 소비되면서 더 이상 구독료는 필요하지 않게 됐고, 이를 인터넷 접속료가 대신하게 됐다. 언론사의 광고를 인터넷 플랫폼과 포털의 광고가 대체하기 시작했다. 뉴스 콘텐츠는 언론사와 기자가 만들고, 뉴스 콘텐츠의 이용 대가는 정보통신망 사업자와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가 가져가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재주는 곰이 넘고, 왕서방이 돈을 챙겼다. 이러한 현상은 국민의 정보 접근권이라는 논리를 토대로 강화됐다. 

 

하지만 언론사와 기자도 식량이 필요하고, 의식주를 영위해야 하며,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재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자연스레 언론사와 기자의 공급은 줄고, 이는 뉴스 콘텐츠의 공급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언론 산업과 국민의 정보 접근권마저 악영향을 받게 된다. 이것이 시장의 원리다. 

 

특히, 인터넷 플랫폼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라면, 우리의 뉴스 콘텐츠가 글로벌 플랫폼에 의해 무상으로 이용되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이로부터 글로벌 플랫폼은 큰 수익을 얻게 되는 데 반해, 국내 언론사의 수익은 기대하기 어려운 불균형이 초래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은 2019년 EU 저작권 지침을 개정했다. 언론사가 뉴스 포털(News Aggregator)의 온라인 이용에 대해 복제권과 전송권을 갖도록 했고, 뉴스 포털은 언론사에 수익의 일부를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 EU 저작권 지침 개정 이후 회원국들은 2년 내 자국의 법률을 개정할 의무를 갖게 됐는데, 독일 등 회원국들은 언론사의 뉴스 콘텐츠를 웹사이트 등에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료를 징수하거나 수익의 일정 부분을 나누게 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러한 법 개정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데, 언론사의 지원·육성과 민주적인 여론 형성, 뉴스통신의 공익성 및 공공성의 제고를 위해 제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과 「뉴스통신 진흥에 관한 법률」의 목적인 “언론사의 지원·육성과 민주적인 여론 형성, 뉴스통신의 공익성 및 공공성의 제고”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언론사가 괴멸된 우리 사회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그 필요성은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AI에 의한 도전 

뉴스는 딥러닝을 위한 지식일 뿐인가?

 

인공지능은 필연적으로 학습이 필요하다. 이를 머신러닝으로 설명하기도 하고 딥러닝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 기술의 발전으로 이들 학습에는 저작물 등 학습을 위한 데이터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필요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생성형 인공지능에게는 일반적으로 학습을 위한 데이터가 필요한데,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것은 웹크롤링에 의해 수집된다. 이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뉴스 콘텐츠다. 

 

인공지능이 학습용 데이터를 이용하는 데 대해서는 상반된 두 개의 시작이 존재한다. 데이터에 대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관점과 그렇지 않다는 관점이다. 전자는 저작권 보호에 의미를 크게 두지만, 후자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데이터 산업 발전에 방점을 찍는다. 

 

주요 국가들은 대체로 후자에 방점을 찍는 입법 노력을 경주해왔다. 일본은 2019년 저작권법 제30조의4를 통해 TDM(Text and Data Mining)을 폭넓게 허용하기 시작했고, EU 저작권 지침에서도 2019년 제4조를 둠으로써 상업적 영역에까지 학습용 데이터 이용을 허용했다. EU 국가들에서 법률 개정 노력이 전개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미국은 공정이용의 원칙(fair use doctrine)을 통해 학습용 데이터 이용을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게티이미지와 오픈소스(open source) 진영에서 이에 반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있고, 최근 뉴욕지방법원은 인터넷 아카이브의 공개 도서관 프로젝트에서 공정이용의 원칙을 확장해달라는 피고의 요청을 거부했다. 뉴욕지방법원 판결은 학습용 데이터에 관한 판결은 아니지만, 공정이용 원칙 확장 여부에 관한 법원의 신중한 태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게티이미지 등이 AI 산업계를 상대로 하는 소송에서 원고의 논리는 “우리의 데이터를 그렇게 많이 무단으로 이용하면서도 아무런 대가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형성되어온 공정이용의 원칙에 따르면 AI의 학습용 데이터로서의 저작물 이용은 ‘변형적 이용(transformative use)’에 해당하므로 공정이용으로 볼 여지가 크다는 것이었고, 각국의 입법 역시 이러한 이론적 토대 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이들의 소송 제기는 기존의 해석론에 대한 논쟁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따라서, 뉴스 콘텐츠의 이용에 대한 저작권 제한 논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국내에서도 TDM 규정을 위한 다수의 저작권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논의 중이며, 일부 학자들은 TDM 규정이 없어도 공정이용의 원칙 규정인 저작권법 제35조의5를 적용해 면책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새로운 논쟁이 벌어지는 작금의 현실은 새로운 과제 해결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학술적·실무적 논의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뉴스는 인간 군상의 모니터이자 철학의 표현, 법 정책의 과제는

 

인공지능은 학습을 위해 오픈된 정보들을 대량으로 수집한다. 웹 크롤링이 대표적인 데이터 수집 방법인데, 수집된 데이터의 출처는 블로그·위키피디아 등 집단지성의 축적물들, 오픈소스, 뉴스 콘텐츠 등으로 다양하다. 이 중 뉴스 콘텐츠와 오픈소스는 수집과 이용이 저작권자의 의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뉴스 산업이나 오픈소스 진영의 생태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판매를 전제로 정형화된 데이터들 역시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수집으로 인해 해당 데이터 산업 기반이 붕괴될 우려가 있다. 

 

그중에서도 뉴스 콘텐츠는 우리 사회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대표하는 저작물 중 하나며, 뉴스 산업 붕괴의 위험은 결국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악영향을 미쳐 인간 군상의 모니터이자 철학 표현인 뉴스의 형해화를 야기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뉴스 저작권에 대한 여러 관점을 검토하고 새로운 법 정책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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