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사 상세
[집중점검] '게임 체인저' 꿈꿨던 스레드
집중점검 | 등록일 : 2023-08-25

2023년 7월, 메타가 트위터 대항마로 야심차게 준비한 스레드를 출시했다. 초기 1억 명이 넘었던 가입자는 불과 한 달 만에 급감했고, 기능을 추가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트위터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스레드의 탄생 배경과 특징, 전망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지난 7월 5일, 소셜미디어 공룡 메타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이은 새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 이름은 스레드(Threads). 출시 5일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넘긴 스레드는 인터넷 역사상 가장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한 서비스로 이름을 올렸다.

 

스레드는 철저히 트위터의 빈틈을 공략하려는 의도에서 탄생했다. 이른바 ‘트위터 킬러’로 불리는 이유다. 게시물을 올리는 방법, 표시되는 방식 등 전반적인 UI가 트위터를 쏙 빼닮았다. 트윗은 포스트로, 리트윗은 리포스트로 용어만 바뀐 수준이다. 일론 머스크의 개인 회사가 된 이후 트위터에 일어난 변화에 실망한 이들이 언제든지 갈아탈 수 있는 ‘일론 머스크가 소유하지 않은 트위터’에 가까운 형태다.

 

7월 첫째 주라는 출시일도 다분히 의도적이다. 트위터가 일일 트윗 열람 수 제한 조치로 이용자들의 반발을 크게 사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매체 더버지(The Verge)는 메타 측 내부 문서를 근거로 트위터의 이 조치가 실제 스레드의 출시를 앞당기는 역할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거셌던 초반 돌풍, 그만큼 가팔랐던 추락

 

앞서도 마스토돈(Mastodon), 하이브소셜(Hive Social)처럼 트위터 대안으로 주목받은 앱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레드는 이들과는 체급부터가 다르다. 메타라는 소셜미디어 공룡이 작정하고 만든 ‘트위터 대항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타는 스레드의 초반 흥행을 위해 자신들이 보유한 기존 서비스를 지렛대로 활용했다. 바로 인스타그램이다. 메타는 이용자가 인스타그램 계정만 가지고 있으면 별다른 가입 절차 없이 터치 몇 번만으로 스레드를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스타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0억 명으로 알려졌다. 이 중 5%만 스레드로 넘어와도 이용자 1억 명을 모을 수 있다. 실제 최단기간에 가입자 1억 명을 모은 앱이 됐으니, 메타의 이 노림수는 제대로 적중했다.

 

하지만 추락도 빨랐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지난 7월 21일 기준 스레드 일일 활성 이용자는 1,300만 명으로, 출시 첫 주 기록한 최고치 4,400만 명에서 무려 70%나 감소했다. 하루 평균 이용 시간도 19분에서 4분으로 반의반 토막이 났다. 감소세는 이어져 지난 7월 31일에는 하루 800만 명이 평균 3분 이용하는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같은 센서타워의 집계에서 트위터의 MAU는 평균 2억 명, 평균 이용 시간은 30분 내외를 유지 중이다.

 

메타가 폭발적으로 유입된 이용자들을 붙들어 두는 데 실패한 원인 중 하나는 처음부터 앱을 미완성 상태로 출시했다는 점이다. 트위터가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출시를 서두른 탓에 다이렉트 메시지, 해시태그 등 기본적인 기능도 없이 사실상 미완성 앱에 가까운 형태로 출시했다. 소셜미디어 연구자인 리처드 한나(Richard C. Hanna) 미국 밥슨칼리지(Babson College) 교수는 스레드의 가파른 이용자 이탈에 대해 “사람들이 스레드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걸 깨닫고 있다”며 “(사람들은) 다른 앱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스레드에서도) 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말했다. 메타는 업데이트로 뒤늦게 땜질하듯 기능들을 추가하고 있지만, 하락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인 듯하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달라도 너무 다른 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이용자의 성향이 다르다는 점에도 원인이 있어 보인다. 사진 기반 SNS였던 인스타그램은 태생이 일상을 공유하거나, 과시하는 방법으로 소비되는 서비스다. 인스타그램이 지난해 연말 결산에서 트렌드로 꼽은 키워드가 자기 관리에 충실한 삶을 의미하는 ‘갓생’이었다는 점만 봐도 이런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반면 트위터는 단문 메시지 기반 실시간 뉴스 플랫폼에서 커뮤니티로 변모해 왔다. 일상 얘기뿐만 아니라 온갖 정치적 발언과 논쟁이 일어난다. 아이돌 팬이나 애니메이션, 게임 마니아 등 이른바 ‘덕후’들의 ‘덕질 트윗’도 넘쳐난다. 익명성도 더 강하고, 콘텐츠 검열 기준도 느슨하다. 린다 야카리노(Linda Yaccarino) 트위터 CEO는 “우리는 종종 모방되지만, 트위터 커뮤니티는 절대 복사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스레드를 견제하기 위한 발언이었겠지만 SNS가 서로 다르면서도 비슷한 성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의 성격을 띤다는 걸 잘 보여주는 발언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빈 플랫폼을 인스타그램 이용자들로 빠르게 채워 넣은 메타의 전략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형국이다.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스레드가 페이스북처럼 결국 원래 트위터를 하지 않았을 이를 위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각기 다른 두 SNS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스레드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SNS일 수밖에 없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입장에선 그저 텍스트가 사진 위에 오는, 모양만 조금 다른 인스타그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트위터 이용자 입장에선 트위터보다 기능도 부족하고 낯선 이들로 가득한 타지일 뿐이다.

 

두 플랫폼에 서로 다른 성향의 이용자가 모일 수밖에 없는 건 근본적으로 다른 정책과 운영 방침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테크크런치는 “엉덩이 사진을 올릴 수 없다면 스레드는 망할 것”이라며 메타의 청교도적인 검열 가이드라인이 스레드가 트위터의 대체재가 되는 걸 가로막는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포르노그래피에 대한 검열이 비교적 느슨한 트위터와 달리 스레드는 인스타그램과 동일한 엄격한 가이드라인이 적용된다. 예컨대 메타는 인스타그램에서 의학적 정보나 산모의 모유 수유와 같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곤 노출 사진 게시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테크크런치는 포르노그래피를 예시로 들었지만, 꼭 포르노그래피에 관한 얘기만은 아니다. 메타가 추구하는 표백된 SNS에서는 블랙코미디, 의미 없는 농담, 풍자, 저질 콘텐츠 등 인터넷 특유의 문화인 ‘뻘글(shitpost)’이 피어날 수 없다는 걸 지적하는 것이다. 밥 아이거(Bob Iger) 디즈니 CEO가 트위터 인수를 포기하게 했다던 ‘더러움(Nastiness)’, 날것에 가까운 사람들의 속내를 볼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트위터만의 매력이자 개성이기도 하다.


소셜 네트워크 시대, 저물까

 

스레드 추락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어쩌면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텍스트 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페이스북이 1020 젊은 이용자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잃으면서 성장이 정체됐다는 건 비밀이 아니다. 트위터도 유명 정치인과 셀럽들이 소통 창구로 애용한 덕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긴 했지만, 만년 적자의 침몰 중인 기업일 뿐이었다.

 

소셜미디어의 대세는 유튜브와 같은 영상 플랫폼으로, 그리고 그중에서도 틱톡을 필두로 한 숏폼 미디어로 이미 넘어가고 있다. 일상을 동영상으로 기록하고, 정보를 검색엔진이 아닌 유튜브 쇼츠나 틱톡 숏폼으로 찾고 공유하는 세대가 등장하면서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틱톡 일일 평균 이용 시간은 95분으로 소셜미디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은 유튜브(74분), 인스타그램(51분)도 각각 쇼츠, 릴스를 통해 사실상 숏폼 미디어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더버지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으로는 돈을 벌지 못하지만, 사람들이 세로로 스크롤하며 시청하는 영상 사이에 광고를 넣는 걸로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소셜미디어의 시대가 ‘댓글 창이 있는 미디어 시대’로 바뀌고 있다. 이제 모든 것이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다”라고 진단한다.

 

트위터가 트위터라는 모든 것을 갖춘 앱(Everything App), 즉 슈퍼앱이 되겠다고 선포한 것도 SNS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징조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는 이제 ‘엑스(X)’라는 새 이름을 단 트위터에 상거래, 금융, 영상 통화 등의 기능을 추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소셜 네트워크 시대 이후를 준비하려는 머스크의 그림이다.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 등장한 스레드는 어쩌면 모두가 떠나버린 놀이판에 뒤늦게 도착한 불청객일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다른 미디어
  • 필자 : 권택경
  • 소속 :
  • 직함 :
  • 발행 : 2023-08-25
  • 조회수 : 5
  • 키워드 :
블로그 공유 트위터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