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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뷰]연구
미디어 리뷰 | 등록일 : 2024-10-25

다양한 콘텐츠의 범람으로 뉴스 이용자가 줄면서 ‘뉴스 회피’ 현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뉴스 생산자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미국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국내 언론인 심층 인터뷰 내용을 요약·소개한다. 편집자 주

 

최근 들어 뉴스 회피 현상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뉴스 회피 개념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 지금과 같이 매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전, 지상파 방송사와 수십 개의 종이신문만 있었던 시절에도 방송사 메인 뉴스나 신문을 보지 않는 수용자들은 존재했고, 특정 방송사나 특정 신문을 이용하지 않는 수용자들이 존재했다. 이런 경험칙들은 뉴스 회피 현상을 정의 내리는 데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뉴스 회피는 단순히 뉴스를 적게 이용하거나 이용하지 않는 것만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평균 이상의 뉴스를 이용하는 수용자에게서도 특정 매체나 주제의 뉴스를 회피하는 사례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정의와 개념의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뉴스 회피가 공론장의 형성과 민주주의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주요한 의제가 되고 있지만, 언론 산업 입장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위협 요인이 된다. 전 세계적으로 확인되는 뉴스 회피 증가 추세는 언론 산업의 생존과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뉴스를 회피하려는 원인

 

이 연구는 회피 대상이 되는 뉴스의 생산자인 언론인들이 이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 기반하고 있다. 언론인들의 인식에 따라 그들이 생산하는 뉴스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또한, 언론인들이 생각하는 뉴스 회피 해결책과 수용자들의 뉴스 회피 이유가 부합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해결책은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점에서도 언론인들의 인식을 살펴볼 필요가 크다고 주장한다.

 

연구는 미국 언론인 1,543명에게 일관된 뉴스 회피자(consistent news avoiders)2)를 뉴스 소비자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지(폐쇄형 질문), 가능하다면 어떻게 할 수 있는지(개방형 질문) 질문한 결과를 분석했다. 응답자의 66.3%가 일관된 뉴스 회피자를 뉴스 소비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대부분은 저널리즘적 실천을 통해 뉴스 회피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들의 답변은 수용자의 일상과 관련성이 높은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고 지역사회에 더 밀착한 뉴스를 제공하며, 긍정적인 뉴스,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하는 뉴스를 생산하는 것과 함께 정치적 편향과 선정주의를 배제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수렴됐다. 이러한 해결책은 뉴스 회피자들이 뉴스를 회피하는 이유, 즉 뉴스가 일상의 관심사와 무관하며 부정적이고, 편향적이며 선정적이라는 이유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소수의 응답자는 뉴스 회피가 뉴스 콘텐츠에서 비롯된 문제라기보다는 수용자들이 어렸을 때부터 체화한 일상의 경험과 성별, 교육·경제적 수준, 정치적 관심도 등 사회 문화적 배경, 미디어 환경 등과 관련된다고 지적한다. 뉴스 회피는 언론인들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서, 뉴스 리터러시 교육과 함께 정부가 뉴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거나 소셜미디어 등에 뉴스와 관련한 책임을 부여하는 등 정책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뉴스 구조, 소비자 환경 고려 못해


연구는 언론인들의 이러한 인식을 저널리즘 경계짓기(boundary work)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언론인들은 그들의 담론과 실천을 통해 저널리즘 관행이 무엇인지, 누가 저널리스트인지 아닌지를 논하며 전문 영역으로서 저널리즘 분야를 정의하고 구분하며 방어하려 하는데, 이러한 행위는 변화나 위기의 시기에 더욱 두드러진다. 미디어 기술의 발달 속에 누구나 뉴스와 같은 정보를 생산할 수 있게 되고 전문직으로서 언론인의 권위가 도전받게 되면서 기존의 저널리즘 경계가 흐릿해지는 위협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뉴스가 보다 일상과 관련되고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해결책은 기존의 저널리즘 경계에 대한 변화 혹은 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일 수 있으며, 편향성과 선정주의를 배제해야 한다는 해결책은 언론에 가해지는 경제적 압박과 정치적 위협에 저항하고 직업의 자율성을 재확립해야 한다는 방어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언론인들이 인식하는 해결책이 수용자들이 뉴스를 회피하는 이유에는 부합하지만, 뉴스 회피의 구조적 원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행에 많은 장벽이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는 더 부정적이고 더 정파적이며 더 선정적인 뉴스가 주목을 끌기 쉽다. 또한, 정치와 범죄, 재난 등 경성 뉴스를 중심으로 경계짓기를 수행해 온 전통적 저널리즘의 관점에서 긍정적이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뉴스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쉽지 않다. 

 

솔루션 저널리즘이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이를 구현하고 유지하는 데는 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더구나 이런 뉴스를 생산한다고 해서 뉴스 회피자들이 뉴스를 다시 소비할 것이라는 전망도 불투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해결책은 뉴스 회피의 구조적 원인, 즉 수용자들의 개인적·사회적·문화적 배경에서 형성된 뉴스 소비 태도와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는 대응하지 못한다. 선택지가 너무 많은 미디어 환경에서 뉴스 소비에 대한 구조적 장벽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뉴스 자체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뉴스 회피를 해결하는 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치적 편향성 없는 뉴스, 적극 이용 의사 있어

 

이러한 연구 내용은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뉴스 회피’를 주제로 대규모 심층 조사를 수행하고,3)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9월 2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뉴스 회피 현상과 언론사의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는 김영주 한국언론진흥재단 수석연구위원이 국내 수용자들의 뉴스 회피 실태를 소개하고, 이 글에서 다룬 논문의 저자인 팔머(Ruth Palmer) 교수가 스페인, 영국, 미국 등의 뉴스 회피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팔머 교수는 젊은 층, 여성,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 그리고 사회적·경제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이 뉴스 회피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뉴스가 부정적이고 신뢰할 수 없으며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끼거나 정치와 같은 주제에 대한 무관심이 뉴스 회피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뉴스 회피에 대한 대응은 뉴스 콘텐츠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독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김영주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수용자 3,0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 결과, 뉴스를 회피한다고 응답한 이들이 전체 응답자의 72.1%에 달했다고 밝혔다. 뉴스를 회피하는 이유는 뉴스 자체(콘텐츠)의 문제와 이용자 개인적 이유로 나뉘었다.

 

‘뉴스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어서’, ‘뉴스에 보고 싶지 않은 인물들이 나와서’, ‘특정 주제(정치 등)를 너무 많이 다뤄서’, ‘안 좋은 뉴스(부정적인 뉴스)가 너무 많아서’, ‘뉴스가 뻔하고 비슷비슷해서’ 등이 뉴스 콘텐츠의 문제라면, ‘뉴스를 보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너무 많은 양의 뉴스가 쏟아져 지쳐서’, ‘뉴스를 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등은 뉴스를 회피하는 개인적 차원의 이유였다. 

 

이외에 뉴스 회피자 10명 중 4명 정도는 ‘뉴스 이외에 볼만한 콘텐츠들이 많아서’, 10명 중 3명 정도는 ‘알고리즘이 뉴스가 아닌 다른 콘텐츠를 추천해서’ 뉴스를 회피하게 된다고 응답했다. 한편, ‘어떤 뉴스라면 적극적으로 이용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응답은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뉴스’가 55.8%로 가장 높았고,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뉴스’(46.1%), ‘문제 지적이 아닌 해결책을 제시하는 뉴스’(45.4%), ‘정치적, 사회적 비리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뉴스’(42.8%), ‘나의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뉴스’(39.2%)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진 토론에는 이경원 SBS 기자, 송승환 JTBC 기자, 유대근 한국일보 기자, 김승일 부산일보 논설위원 등 현직 언론인들이 참여해 뉴스 회피 현상에 대응해야 하는 현장의 어려움과 고민을 나누었다. 

 

뉴스 콘텐츠 변화만으로 흐름 바꿀 수 있나

 

오는 12월 발간 예정인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국민의 뉴스 이용과 뉴스 회피> 연구에는 보다 많은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 결과도 포함돼 있다. 중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언론인들은 정치나 권력 비판과 같은 뉴스만이 아니라 이용자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고 일상과 유리되지 않는, 독자에게 ‘유익하다’는 느낌을 주는 뉴스 생산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또한, 독자의 시각에서 더 쉽게 풀이한 해설 뉴스, 팩트체크 저널리즘, 데이터 저널리즘, 탐사 저널리즘, 솔루션 저널리즘과 같은 대안적 저널리즘을 확장해야 하며 유통에 있어서도 뉴스를 내보내는 창구를 다양화하고 더 많은 이용자에게 노출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언론사 차원에서 인력 배치와 자원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뉴스 회피 현상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결국 언론이 변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뉴스 회피를 줄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뉴스 이외에 볼만한 콘텐츠들이 많아서, 혹은 알고리즘이 뉴스가 아닌 다른 콘텐츠를 추천해서 뉴스를 회피하게 되는 경우처럼 미디어 환경 변화와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 습관 변화는 뉴스 콘텐츠의 변화만으로는 바꿀 수 있는 흐름이 아닌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현실의 장벽도 크다. 무수한 매체가 경쟁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당장의 수익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고, 언론사 내부의 오랜 관행과 조직 문화도 장애 요인으로 작동한다. 정치 뉴스를 가장 많이 보면서도 정치 뉴스를 가장 보기 싫어하고,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뉴스’를 보고 싶다고 하면서도 정파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에 대한 불신도 존재한다. 정치·사회 문제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부정적 뉴스와 함께 긍정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것이 모순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게다가 그 어느 시기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의 발전과 미디어 환경 변화를 언론사가 좇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뉴스 콘텐츠의 내용과 형식의 변화를 도모하고 품질을 제고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뉴스 생산과 유통을 시도하는 데는 많은 자원이 소요되고 시간도 필요하다. 

 

저널리즘 경계 안팎에서 함께 고민할 의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 회피가 우리 사회 공동체의 문제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허위 정보의 확산과 이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더욱 증가하며 모두가 공유하는 사실을 토대로 한 공론과 숙의의 장을 불가능케 함으로써 민주적인 의사 결정을 저해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뉴스 회피를 극복하는 것은 언론사와 언론 업계 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 사회의 신뢰 형성과 민주주의의 기반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논의돼야 하는 과제다. 이로 인해 뉴스 회피에 대한 대응은 저널리즘 경계의 안팎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의제가 된다. 

 

해결이 난망해 보이더라도 뉴스 회피에 대한 대응은 뉴스 생산의 주체인 언론인, 언론사, 언론 업계의 현실 인식부터 시작돼야 한다. 뉴스 회피를 ‘회피’해서는 대응의 시기만 늦출 뿐이다. 뉴스 회피를 현실의 문제로 직시하고 이용자들이 회피하지 않을 수 있는 뉴스 콘텐츠 기획과 유통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사회적·정책적으로는 민주 사회의 시민 양성 차원에서 뉴스에 대한 교육 방안이나 다양한 언론 지원 정책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뉴스 회피의 극복은 기존 언론 매체가 관행적으로 생산해 오던 뉴스를 다시 사람들이 소비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렇다고 지금과 같은 뉴스를 수용자들이 회피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를 개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진단에 그쳐서도 안 된다. 

 

뉴스 회피에 대한 논의는 이용자들이 소비할 의사가 있는 뉴스는 무엇인가, 어떤 뉴스를 원하지 않는가, 이용자의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뉴스는 무엇인가, 숙의와 공론을 가능하게 하는 뉴스는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뉴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이용자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찾을 수 있고 어떻게 관계를 형성하며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1) Ruth Palmer & Stephanie Edgerly(2024), <How Journalists Perceive News Avoidance: Reactions and Solutions to the Missing Audience as Boundary Work. Journalism Studies>, 25:12, pp.1,555-1,572

2) 이 연구에서는 뉴스 회피를 뉴스를 거의 혹은 전혀 소비하지 않는 일관된 뉴스 회피(consistent news avoidance)와 특정 뉴스 주제 등을 피하는 선택적 뉴스 회피(selective news avoidance)로 구분하고 있으며, 일관된 뉴스 회피자에 초점을 맞춰 언론인 인식 조사를 수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3) 김영주·오세욱(2024.8), <누가, 왜 뉴스를 회피하는가?> 미디어 이슈, 10(4),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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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 : 정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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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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