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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人사이드]인터뷰: 언론인들의 연구 모임 이야기
미디어 人사이드 | 등록일 : 2025-02-28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언론인들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언론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다양한 연구 모임들은 단순한 정보 교류를 넘어 전문성 강화를 실천 중이다. ‘함께 공부하고 있는’ 기자들에게 연구 모임의 역할과 의미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뉴스의 생산과 소비 방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 구조는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AI 기술의 발전과 플랫폼의 다변화는 뉴스의 형식과 소비 방식을 재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국내 언론의 경쟁 환경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으며, 기자들은 단순한 속보 경쟁을 넘어 심층적인 취재와 분석 역량을 갖춘 전문성을 요구받고 있다.

 

이에 언론인들은 개인적 역량 강화에서 나아가, 연구 및 학습 모임을 통해 전문성을 기르고 있다. 자발적으로 결성된 모임들은 단순한 정보 교류를 넘어, 지식과 취재력을 확장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신문과방송》은 ‘함께 공부하는 기자들’이라는 주제로 언론인 연구 모임의 역할과 의미를 조명했다. 이번 서면 인터뷰에는 <미래저널리즘연구회>의 신상순 전 한국일보 사진부장, <국제뉴스연구회>의 최명수 뉴시스 국제부장, <외교안보여기자모임>의 김아영 SBS 기자, <저널리즘클럽Q>의 박동해 뉴스1 기자가 참여했다. 다양한 언론인 연구 모임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Q1. 간단한 소개와 연구 모임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들려달라.

 

신상순 1984년 한국일보 사진부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사진부장, 편집위원, 선임기자를 거쳐 정년퇴직 후 현재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이다. 사진부장 시절 탐사보도를 정착시키려 노력했는데, ‘로드킬’ 기획이 계기가 되어 ‘한국기자상’을 수상했고, 이를 통해 사진기자의 역할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적당히 일하며 기자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공부하지 않으면 독자들에게 외면받는 시대라고 본다. 언론의 역할이 변하지 않듯, 기자의 전문성 역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현직에 있을 때도 공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지만, 퇴직 후 그 중요성을 더욱 실감했다. 그러던 중 후배 기자의 권유로 <미래저널리즘연구회> 연구 모임에 참여하며 저널리즘의 변화와 미래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최명수 뉴시스에서 부국장 겸 국제부장을 맡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에서 24년 동안 경제·국제 분야를 취재했고,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외신협력관으로 7년간 근무하며 정부와 해외 언론 간 소통을 담당했다. 2023년 뉴시스에 합류한 뒤 국제 뉴스 기획·취재·편집을 총괄하고 있다. 외신협력관으로 일하며 국제 뉴스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고, 국내 언론인들과의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국제 이슈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논의할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무렵, 초대 <국제뉴스연구회> 회장인 하종대 전 동아일보 국장(채널A 앵커)의 권유로 모임에 참여하게 됐다.

 

김아영 2008년 SBS에 입사했고 2018년부터 외교·안보 분야를 취재해 왔다. 외교·안보는 국가 정책과 국제 정세가 맞물리는 복잡한 분야로 깊이 있는 연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기자 개인이 독자적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11개 언론사의 여기자들이 뜻을 모아 <외교안보여기자모임>을 만들었다. 오마이뉴스 신나리 기자가 2021년에 제안해 줬다. 경험을 공유하기도 하고, 최신 이슈를 분석하고 전문가들과 교류하면서 취재 역량을 키워가는 중이다.

 

 

<미래저널리즘연구회>가 2024년 4월 5일 서울 광화문에서 ‘한국의 기자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연구 모임을 갖고 있다. 이날 모임에는 13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출처 - 미래저널리즘연구회 제공>

 

 

박동해 2015년 뉴스1에 입사해 사회계열 부서를 거쳐 현재 금융증권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저널리즘클럽Q(이하 Q클럽)> 창립 단계부터 참여해 올해 2월 회장을 맡았다. 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기사를 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공유하는 기자와 언론학자들의 모임에서 출발했다. 스스로도 항상 ‘조금이라도 더 좋은 기사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추천을 받아 모임 초창기부터 참여하게 됐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매일 쏟아지는 업무 속에 기사를 그저 ‘처리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게 됐고, 점점 ‘좋은 기사’와는 거리가 멀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결핍이 에 참여한 가장 큰 이유다. 또한, 기자로서 늘 ‘좋은 기사를 써야 한다’는 요구를 받아왔지만, 정작 ‘좋은 기사’가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기 어려웠다. 같은 고민을 한 기자들과 논의하며 저마다의 기준을 정립하고 싶었다.

 

Q2. 연구 모임은 언제, 어떻게 시작됐으며,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가?

 

신상순 <미래저널리즘연구회>는 2022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찾아가는 저널리즘 특강’ 지원을 계기로 시작됐다. 신문·방송·통신·인터넷 매체·잡지 등 다양한 분야의 전·현직 기자, PD, 아나운서를 비롯해 해당 주제에 관심 있는 외부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모임은 매월 또는 격월로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운영된다. 특정 주제에 적합한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질의응답을 진행한 후, 참가자들이 함께 토론하며 논의를 심화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최명수 <국제뉴스연구회>는 2020년 전현직 언론인과 언론학자 15명이 모여 출범했다. 하종대 전 한국방송정책원장과 이창근 전 한국언론학회장(광운대 명예교수)이 3년간 공동회장을 맡았고, 2023년부터 내가 회장을 맡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모임은 연 7~8회 개최하며 가능하면 매월 두 번째 월요일에 진행한다. 1시간 동안 전문가의 강연을 듣고 이후 1시간 동안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김아영 <외교안보여기자모임>은 2021년 시작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되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강의를 듣고 궁금한 점을 함께 토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초청 연사는 주로 전직 외교 관료나 학계 인사들이었고, 회원들이 번갈아 섭외를 맡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윤의철 전 합참차장, 이백순 전 호주대사 등이 강연자로 참가해 주셨다. <국제뉴스연구회>처럼 우리도 보통 1시간 강연을 듣고 1시간 참가자들이 토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특이한 점이라면 모든 발언은 비보도를 전제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당장 기사화할 정보를 찾는 것이 아니라,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취재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안보 사안이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참가자들 모두 동의한 방식이었고, 강연자들 또한 이 점 덕분에 보다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었다고 평가해줬다.

 

박동해 은 2022년 12월 공식 출범했으며, 특정 언론사나 출입처의 제한 없이 저널리즘에 관심 있는 현직 기자들이 참여한다. 강연과 질의응답 중심의 세미나 형식을 기본으로 한다. 지난해까지 매월 세미나를 개최했으나 올해부터는 운영 방식을 조정할 계획이다. 또한, 월 1회 소모임을 병행해 정례 세미나와 비정례 행사 등을 통해 회원들이 한 달에 두세 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AI에서 외교·안보까지 폭넓은 주제 망라

 

Q3. 연구 모임에서 주로 다루는 주제와 활동은 무엇인가?

 

신상순 AI가 미디어 업계에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AI 앵커가 등장하면서, 기술의 발전이 업계의 확장과 혁신을 넘어 언론인들에게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MZ세대는 레거시 미디어 대신 숏폼 콘텐츠를 소비하며, 자신이 관심 있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찾아보고 있다. 이제는 타 매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뉴스를 만들어낼 것인지 더욱 깊이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에 연구 모임에서는 AI와 저널리즘의 미래, 기술 발전과 언론의 역할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최명수 주요 국제 이슈 전반을 다루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이슬람 문화, 미·중 전략 경쟁, 중국 경제 위기론, 북한 비핵화 이슈, 북한 사회의 변화와 탈북민 문제, 한일 관계와 한미 관계, 반도체 기술 진화까지 폭넓은 주제를 망라하고 있다. 앞으로는 AI 관련 이슈도 다룰 계획이다.

 

김아영 외교·안보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시의성에 맞춰 선정한다. 북한의 무기 체계 변화와 군사적 동향, 역대 정부의 외교정책 평가, 미·중 관계와 그에 따른 한반도 정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 안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깊이 있는 이해를 돕기 위해 서로 노력하고 있다.

 

박동해 은 정례 세미나, 소모임, 언론인 교육 등을 통해 저널리즘 발전을 모색한다. 지난해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정보공개 활용법, AI 도구 활용법, 탐사보도 기법 등 다양한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으며, 고려대 미디어 대학원과 ‘한국 정치기사 개선 세미나’, 삼성언론재단과 ‘AI 활용 교육’도 공동 개최했다. 소모임으로 해외 보도 연구회, 기자상 리뷰 모임, 내러티브 기사 쓰기 모임을 운영한다. 해외 보도 연구회는 퓰리처상 수상작을 번역·토론하며 저널리즘적 시사점을 찾고, 기자상 리뷰 모임은 수상자를 초청해 취재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다. 내러티브 기사 쓰기 모임에서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연구하며 기자·작가 강연을 진행한다. 또한, 2023년부터 좋은 기사를 발굴해 시상하는 ‘Q저널리즘상’도 운영하고 있다.

 

Q4. 연구 모임을 통해 얻은 내용이 취재나 보도에활용된 사례가 있는지? 또한, 모임을 통해 형성된 네트워크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신상순 ‘생성형 AI, 저널리즘의 현황과 전망’ 강의 후 매일경제 류 모 기자가 챗GPT로 인한 실직 문제를 다룬 기사를 보도했고, ‘생성형 AI와 저널리즘의 미래’ 강의 후에는 생성형 AI가 직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기사가 이어졌다. ‘선거 보도와 딥페이크’ 강의 후 뉴스핌 배 모 기자가 딥페이크 성범죄 처벌 강화와 입법 공백 문제를 다뤘으며, ‘인공지능의 명과 암: 챗GPT 중심으로’ 강의 후 연합뉴스TV 팽 모 기자가 AI 시대의 생존 전략을 조명하는 보도를 내놓았다. 이 외에도 다양한 강의를 통해 기자들이 새로운 취재 방향을 얻어 기사로 발전시킨 사례가 많다.

 

 

지난해 8월 12일 서울 정동 미디어교육원에서 열린 <국제뉴스연구회>모임. ‘북한의 2개 국가론과 한반도 정세’라는 주제로 김천식 통일연구원장이 강의하고 있다. 1시간 강의 후 1시간 토론으로 진행된 이날 모임에는 회원 15명이 참석했다. <출처 - 국제뉴스연구회 제공>

 

 

최명수 북한 비핵화, 미·중 전략 경쟁, 중동 문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출구 전략 등이 회원들의 칼럼이나 논문, 보고서 작성에 참고가 됐다. 강연 내용은 심도 있는 토론을 위해 비보도를 원칙으로 하지만, 보도를 원할 경우 강사에게 직접 확인받는 과정을 거친다. 특히 외교·안보와 같은 민감한 주제의 경우 이 원칙을 더욱 철저히 지키고 있다. 

 

연구 모임을 통해 언론 현업과 학계의 연결고리가 강화되고 내신과 외신 기자들 간의 네트워크도 확장됐다. 초기에는 한국외대, 광운대, 숭실대, 선문대의 언론학 교수들과 KBS,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국내 언론사 기자들이 주로 참여했지만, 2023년부터 BBC, AFP,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알자지라 등 해외 언론사의 서울지국 기자들도 합류했다. 현재 회원 중에는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장을 지낸 기자가 2명 있으며, 2024년부터 조선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주요 언론사의 국제부장들도 함께하고 있다.

 

김아영 공부 모임을 통해 평소 만나기 어려운 전문가들과 생각을 나눌 좋은 기회를 얻었다. 취재하다 보면 주로 그날의 이슈에 집중하게 되지만, 모임에서는 보다 넓은 시각에서 논의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인사이트를 얻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가 훗날 기사를 쓸 때 힌트처럼 떠오르기도 했다. 외교·안보 분야는 과거의 스토리를 많이 알수록 현재의 흐름이 더 잘 보이는 특성이 있는데, 이런 점에서도 모임이 큰 도움이 됐다. 이백순 전 호주 대사의 강연은 한국 정부의 인도태평양전략 속에서 호주가 차지하는 지위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해줬고, 우크라이나 취재를 마치고 온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 PD의 강연은 드론이나 SNS 등이 실제로 전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음을 체감케 했다. 매일 현장에서 쓰는 기사들은 어찌 보면 다소 거대담론인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생생한 강연들이 기사를 구체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물론 강연을 들은 경험은 인터뷰 섭외 때도 큰 도움이 되었다. 모임이 4년간 지속되다보니 교수 신분일 때 초청한 전문가가 공직을 맡아 취재원으로 만나게 된 사례도 있었다.


박동해 지난해 정진임 정보공개청구센터 소장을 초청해 진행한 정보공개 활용법 세미나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취재 중이었는데, 세미나에서 배운 방법을 적용해 관련 회의체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 결과, 복지부가 의대 정원 관련 회의록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보도할 수 있었다. 또한, AI 도구 활용법을 다룬 세미나 이후, 해당 기술을 이용해 금융사의 내부 규정 변경 공시 내용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한 금융사 이사회가 회장 연임과 관련된 규정을 수정했다는 사실을 밝혀 보도했다. 기존 방식대로였다면 일일이 문건을 대조해야 했을 것이지만, AI 도구를 활용한 덕분에 더 효율적으로 취재할 수 있었다.


공부하는 언론인이 언론의 판을 바꾼다

 

Q5. 기존 사내외 연수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연구 모임만이 가지는 차별점은 무엇인가?

 

신상순 연구 모임의 가장 큰 차별점은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다. 언론사의 재교육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교육은 수습기자 대상에 한정되거나 평일 근무 시간에 진행돼 일반 기자들의 참여가 어렵다. 더구나 기존 사내외 교육은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수동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연구 모임은 구성원들이 스스로 주제를 선정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단순히 정해진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실제 취재와 보도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배움을 제공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최명수 공식적인 교육이나 연수와 달리, 연구 모임은 강의 형식이 아니라 주제 발표와 토론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데 중점을 둔다. 원로 교수부터 주니어 기자까지 폭넓은 구성원이 참여해 각자의 시각에서 활발하게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특히 내·외신 기자들이 함께하는 만큼, 동일한 이슈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김아영 가장 큰 장점은 비슷한 또래의 여성 기자들이 모이다 보니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한 달에 한 번 관심사가 비슷한 동료들과 긴 호흡의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팍팍한 출입처 생활 속에서 오아시스 같은 시간이었다. 또 요즘은 외교·안보 출입처에 여성 기자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모임을 구상할 때만 해도 소수라는 생각이 많았다. 군사 문제, 전통적인 안보 이슈에 있어 남성 기자들이 주로 전문성을 보이고 있었고 관료와 전문가 또한 중년의 남성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런 모임을 통해 여성 기자들이 외교 안보 분야에서도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출입처가 겹치는 경쟁 관계에 그칠 수도 있었지만 끈끈한 관계가 유지된 것은 이런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 전문가들을 발굴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박동해 의 가장 큰 특징은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이끌고, 주체적으로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이다. 일방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정말 쓰고 싶은 이야기’를 고민하고 이를 기사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중심이 된다. 연구 모임에서 선배 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이 한결같이 주제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깨달았다. 반면 나는 눈앞의 업무를 해치우는 데 급급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고, 모임을 통해 보다 주도적으로 취재에 접근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 언론사의 울타리를 넘어 기자들이 협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지난해 운영한 ‘기획·탐사보도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경험이 적은 기자들이 취재 아이템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했고, 이를 바탕으로 언론상을 수상한 사례도 나왔다. 기존의 사내외 교육과 달리 기자들이 스스로 모임을 운영하며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Q6. 마지막으로 연구 모임을 고민하는 다른 언론인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또한 향후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신상순 여전히 많은 언론사가 기자들의 학습보다는 기사 생산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공부하는 언론인들이 결국 언론의 판을 바꾼다고 하지 않던가. 만약 스스로 공부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자신에게 필요한 연구 모임에 참여해 보길 권한다. 연구 모임은 언론인들이 전문가들과 자유롭게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하지만 갈수록 지원 규모가 줄어들면서 모임 횟수를 줄여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연구 모임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보다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명수 앞으로 ‘폭넓은 네트워크’와 ‘심도 깊은 담론과 보도’에 초점을 맞춰 연구 모임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회원들이 있는 만큼, 내외신뿐만 아니라 학계와 언론계를 아우르는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한다. 또한,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강사를 초청해 회원들이 교류하는 정보와 의견의 수준을 한층 높이고자 한다.

 

김아영 선후배 동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10년 차에 즈음해 ‘고갈된다’는 느낌을 받았단 사례들이 적지 않았다. 일반화하기는 쉽지 않지만 특히 방송 기자들이 이런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혹시 그런 시기를 겪고 있다면 공부 모임을 적극 추천한다. 쏟아내기에 집중했던 시간이 있었다면 채워 넣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단독이나 기획거리를 얻을 수 없으면 당장에는 시간 낭비 같아 보이지만, 기자란 업을 더 보람 있게 오래 하는 것이 목표라면 연구 모임이 이를 실현하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임의 경우 출범 직후에는 전부 외교 안보 출입처를 맡던 기자들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출입처가 다양해졌다. 이것이 오히려 연구 범위의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트럼프 2기로 이미 경험하고 있듯 경제 문제 또한 외교 안보와 별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런 기조하에서 모임을 꾸려 보면 어떨까 한다.

 

박동해 올해부터 정례 세미나를 매월에서 매 분기로 조정해 더욱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소모임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확대해 기획 기사뿐만 아니라 기자 생활 전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언론의 위기’라고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인들의 ‘좌절’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은 기자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저널리즘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연구 모임이다. 모임이 지속되려면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함께 고민하고 싶은 기자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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